Wednesday, April 30, 2025

밥 알

 


핑크빛 붉은 밥을 먹으며 '박태기 나무'의 분홍빛 밥알같은 꽃이 떠올랐다. 꽃이 지고 가을이 되면 콩과 식물로 칼처럼 생긴 꼬투리 열매가 달린다고 한다. 지금의 밥 그릇에 비하면 커다란 밥 그릇에 담긴 하얀 쌀밥에 바다 냄새가 나는 쌉싸름한 파란 파래를 얹어 먹었던 오래되고 지금은 머나면 고급진(?) 기억이 내게 있다. 쌀이 귀한 시절이었고 밥 그릇이 커다란 때였다. 따끈한 흰 쌀밥에 '마아가린'과 간장을 넣어 비벼먹던 기억은 국민학교 1학년의 잊지 못할 밥맛으로 기억한다. 아무런 맛이 없지만 '흰밥의 힘'은 저력이 있어 여러가지 짭쪼름한 반찬과 항상 잘어울렸지 싶다. 또 엄마 생각난다~~~

세월이 무지 흘러, 이제 한식 명인의 핑크빛 붉은 밥을 먹는 시간이 도래하였나 보다. '비트'를 이용해서 색을 분홍색으로 하였을까 궁금하였다. 단순당의 주범인 흰 쌀밥과 이별한 사람이 나뿐이겠는가. 아무 근거도 없이 한식 명인의 '분홍색의 힘'을 믿고 그냥 먹고 말았다. 명성이 있는 한식 명인의 반찬의 맛은 고급지고 맛있었지만 지금의 나에게는 위험한 '달작지근하고 달달한' 맛이다. 그리고 난 해서는 안될 '과식'을 하고 말았다는 것이다. 달달함을 버려야 할 노년(?)의 시간이 분명 오고 있는데, 뭔 짓을 한 것인가. 

삶의 봄은 참으로 빨리도 간다~~~그려, 노년이 온다~~~ 주름살 하나에 삶의 기억이 얼굴엔 삶의 흔적이 차곡차곡 쌓여있다(할머니 주름살이 좋아요)는 동화를 학교 교실에서 어린 친구들과 들었다. 어린 친구가 나를 바라보며 '할머니'라며 내 얼굴에서 주름을 찾아 가리키며 웃는다. 이렇게 노골적으로 '할머니'란 말을 받아본 적이 없었기에 얼굴이 조금 붉어졌지 싶다. 그런데 왜 내가 창피하지? 머리에 염색을 하지 않고, 나이 먹은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자신만만 당당하게 살고 있는 내가 왜 그 순간 부끄럽지?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엘리베이터 거울에서 나를 보았다. 주름살이 창피한가? '노년'에 대한 '사랑'을 간직하자.(빅토르 위고)'란 문장을 기억하자. 늙은 나무가 부끄러워하지 않듯이, 시간 먹은 나를 창피해 하지 말자.  늙어서 좋은 것이 뭐가 있드라?  



Tuesday, April 29, 2025

다시, 봄

 

                    '절대의 탐구', 르네 마그리트(캔버스 유화, 1940년대, 50X65 센티)

우연히 '르네 마그리트'의 작품, '절대의 탐구'을 보면서 학부시절 '믹스미디어 수업 시간'에 주어진 과제를 하려고 다양한 재료들을 탐험했던 그 시간의 나와 만났다. 정교한 잎맥만 남은 나뭇잎의 아름다움을 거부할 수 없어 스튜디오에 가지고 와서 여러 실험을 했었던 더 젊었던 나.

푸른 밤 풍경 속의 겨울 나무~~~

'사실적이지만 몽환적이고 초현실적인' 르네의 작품은 그만의 '통찰력'에서 나오는 사유와 그만의 비틈과 변형이 깃든 스타일로, 삶의 모순과 역설을 잘 보여주는 것 같다. '상식'에 대한 도전으로, 굳어져가는 '고정관념'을 흔들고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여전히! 

'심안과 혜안이 열리도록 오늘 하루도 다시 보자~~~'




Monday, April 28, 2025

습관은 천천히

 어린 학생들의 바른(?) 글쓰기 교육을 위해서 천천히, 똑바로, 반듯이, 바르게 등등의 모범적인(?) 단어들을 자주 사용하는 요즈음이다. 소근육이 발달되어 있는 친구, 손의 악력이 좋은 친구들은 연필을 바르게 잡고 똑바로, 반듯이, 바르게 글씨를 쓸 수 있다는 것이다.  바른 자세에서 바른 글씨가 나오며 이 또한 바른 자세를 유지할 수 있는 체력에서 나오는 것이라는 것을. ('아침 밥은 먹고 왔니?'하며 물으면 생각외로 대충 아침을 먹고 오는 어린 아이들이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 소중한 아이들의 아침을 챙기지 못할 정도로 무엇이 더 소중한 것일까?)

 '글자의 조형감'을 익히고 연습하며 필력을 기르다보면 자유할 수 있는 힘으로 자신의 꽃을 피어낼 시간이 도래할 것임을 난 알고는 있다. 장차 개성있는 손 글씨체를 갖게될 것이지만 지금은 기초를 닦아야 할 시간이다. 좋은 습관 하나를 자신으로 것으로 하기 위해서 매일매일 반복해서 익히며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란 문장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바른 자세에서 바른 글씨가 나온다는 사실을 어린 시절 그때 알았어야 했다^^ 악필을 쓰는 사람들의 성격 특징으로, 글씨에 관심이 없고, 필기구 잡는 자세가 나쁘고, 글씨의 조형적 이해가 부족하고, 성격이 급해서 글씨를 빨리 쓰고......뭐든지 그에 맞는 시간이 있는 것인데, 나는 고치고 수정할 시간이 없었던 것이다. 그때도 삶의 시간이 빠르고 해야 할 일이 많았다.

가르치면서 배운다고 하더니 지금이 그 상황이다. 필체를 보면 그 사람의 사고방식과 성향을 알 수 있다고 한다. 무섭다! 이상하게 '한글'을 쓰는 호흡을 맞추는 것이 어렵고 대신 나는 흘러가는 영어를 쓰면 훨씬 편안하고 만족스럽다. 받침이 있는 한글의 복잡한 구조보다는 옆으로 흘러가는 영어의 구조가 활기찬 성격에 더 편안한 모양이다. 

'습관은 천천히 자리잡는다'는 말을 발견하였다. 작은 꽃들이 아름다운 봄날, 좋은 습관 하나를 꾸준하게 천천히~~~오늘 하루도!

Sunday, April 27, 2025

너무 너무 좋아, 봄과 여름 사이

 '대추 야자와 호두'가 너무 너무 좋아~~~ 그러면 안되는 줄 알면서도, 참을 수 없는 강력한 달콤 고소한 맛을 거부할 수 없다. 달달한 아이스크림은 먹지 않아도 되고, 쓰디쓴 술 한잔은 마시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대추 야자의 적당하게 말려진 촉촉한 달콤한 섬유질이 고소한 호두를 감싸는 맛은 거부할 수 없다.  소중한 몸에 대한 '죄책감'(Guilty Pleasure)이 들지만 그야말로 그냥 먹고 죽고 싶은 맛이다. 

'이러면 안되는데......' 도저히 한 개로는 안되겠고 두 개로 내 삶의 최대(?) '호사'를 누려보는 것이다.

'눈이 열리고 온 몸에 생기가 도는 느낌'은 분명 몸에 흡수된 악마가 주는(?) '당'의 기운일 것이다. 피할 수 없으니 즐기면 되는 것이다. 천천히 음미를 한 다음, 슬기롭게 대처를 하는 것이다. '얼른' 몸을 움직여 집안 일을 하고 밖으로 나가 몸을 움직이며 죄책감을 덜어본다. 이럴 때는 차를 타고  멀리 봄구경을 나간다며 '가만히' 차 안에 앉아 있는 것보다는 위험하다.

으쌰 으쌰 달뜬 기분으로 밖으로~~~

봄 바람이 기분좋게 쌀쌀했지 싶다. 횡단보도 근처에 접시꽃이 때를 알아 커다란 초록색 이파리를 올리며 일어나고 있었다. 달달함에 취한 느낌은 술에 취한 것과 흡사하더라도 4월의 풍경은 참으로 아름답다. 길가 어느님의 감나무 어린 잎들도 쫑긋거리며나오기 시작한다. 감나무를 보면 항상 친정집 마당에 서 있었던 두 그루의 감나무들이 생각난다. '감'은 실컷 먹었었다. 

어린 감나무 이파리로 녹차가루를 만들어 보내 주셨던 친정엄마 생각을 했다. 감나무에 올라앉아 유행가 노래를 불렀던 목청이 좋던 '어린 나'도 생각이 났다. '당신은 모르실거야~~~' 그 시절(1975) 그 노래는 국민학교 5학년의 가슴에도 낭만적이었다. 

동네공원은 철쭉과 영산홍으로 붉게 불타오르고 있었다. 역시 빨간 영산홍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나이가 들면 붉은 색이 더 좋다더니......맞는 말인 것 같다.  하얀 철쭉꽃을 보면서 엄마 생각을 했다. 나의 엄마는 꽃을 좋아한 것이 분명하다. 정갈한 일본식 정원이라고 할 수 없는 자연스런(?) 정원으로 있을 것은 다 있었다. 향기나는 장미들이 있었고, 모란과 작약이 있었고, 감나무와 석류 그리고 대추 나무가 있었다. 대파도 있었고, 김치 항아리도 있었고......하옇게 질린 연탄도 한 부분을 차지 하고 있었다. 그 하얀 연탄을 세재와 함께 섞어 북북 문질러 그릇을 딱던, 부지런하고 말씀이 없던 엄마의 모습이 보인다. 

작은 넝쿨 장미가 담장 벽을 올라타 있었고, 친정 아버지가 직접 페잍트 칠한 파란색 대문을 열면 하얀 철쭉꽃이 청초하게 피어있었던 때가 4월이었구나 싶다. 화장실(변소) 위에는 시디슨 맛의 포도나무가......그 집은 이제 사라졌다. 꽃이 마음 속에 있기에 꽃이 예쁘고 아름답다는 말은 지금 내게 맞다. 

봄꽃이 피고지는 사이 새로 시작하는 초록은 아름답다.  봄과 여름 사이가 너무너무 좋아~~~

Thursday, April 24, 2025

지금의 나로

 '지금의 나로 충분한가' 자문해 본다. 삶의 변혁기에 들어선 지금, 나의 하루하루에 만족하는가 묻자면 '그런대로 괜찮다' 싶다. 오전엔 옷을 챙겨 입고 나가 '할 일'이 내게 있고, 오후엔 몸을 움직여 하루를 뒷받침 할 수 있는(?) 기본적인 일을 성실히 이행하고 있질 않는가. 세월을 먹은 몸이 피곤하여 과한(?) 욕망을 꿈꾸지 않는 나이에 들어선 지금의 나는 하루하루의 특별하지 않는 일상의 시간이 감사하다는 점은 젊었던 날과는 다르다. 

'우아한 할머니'가 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건강관리'를 해야 한다며 매일 다짐한다. 하지만 '노동'과 '운동'을 구별하기 힘들다. 집안 일을 하다보면 그만 지쳐 '운동'을 챙기기가 힘들어지기 기 쉽상이다. '에너지가 들어가면 움직인다'는 간단한 다짐을 실천하기엔 몸이 예전같지 않다는 것이다. 기초학력인 국어와 수학은 지금도 중요하다. 주제파악과 분수를 제대로 하고 적당함을 찾아야 하는데 말이다. 

'숲속체험' 수업을 야외 공원에서 내리 4교시를 서 있었더니만 두 다리가 걱정된다. 몸을 지탱하는 두 발의 유난히도 굵게 튀어나오는 퍼런 심줄에 미안함과 불안함이 들어섰다. 후다닥 점심을 먹고 그만 쇼파에 누워 쉬어야 한다는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 소중한 몸을 내가 아껴야 한다. 젊었던 그 몸이 아니라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 오히려 과하게 몸을 사용한 것은 아니었을까. 혹시 '나이'가 장애가 될 것 같아 과하게 힘을 낸 것은 아닐까.

죄책감이 느껴졌으나 음식물을 배안에 넣고 쇼파에 드러 누웠다. '할 수 없다! ' 짧은 낮잠으로 회복감이 어느 정도 들었다. 이제 뭘 해야 하드라? 천천히 읽는 소설을 20페이지만 읽기로 하자. 돋보기로 읽는 작은 글자들을 차분하게 조바심 내지 말고 천천히 읽어보자. '비를 맞으며 춤을 추는 법을 배워야 해.'란 문구를  꽃처럼 발견하였다. 

봄날 아침, 춤을 추고 집으로 돌아간다는 친구의 카톡 문자가 부러웠다. 나이가 들면 꼭 춤을 추고 싶었는데......'설렘'이 있었던 순간들이 내게도 있었다. 스튜디오로 향하던 아침 시간, 수영장을 가던 아침 길......지금 나는 아침 출근을 할 때 살짝 설렌다. ㅋ 꼬물꼬물거리는 어린 친구들의 삐뚤빼뚤이 그리 싫지 않다. 감사하다~~~

Wednesday, April 23, 2025

민들레 홀씨 되어

 '유령처럼, 존재감 없이, 이름 없이......그냥 한 일부분이 되어......' 어제의 마음 스크레치다. 작은 배려 한 마디를 기대했던 내가 잘못인것을. 주인공들이 빛나게, '배경'으로 있는 것이 서툴고 아직은 불편한 모양이다. 어느 노래의 가사처럼 내가 빛나는 '별'인줄 알았던 그 시간이 흘러, 하찮은 '벌레'라는 사실을 깨닫는 그런 순간이 있다. 

'숲체험 행사'는 '민들레'와 '개구리'로 기억될 것 같다. 오랜만에 올챙이들이 꾸물거리는 것을 보았다. 논에서 검은 고무신에 꾸물거리는 검은 올챙이를 잡고 놀았던 오래된 어린 내가 생각났다. 그리고 올챙이 주위로 맴도는 '뱀'을 본 후론 그 놀이도 하지 않았던 것 같다.

 우리나라에서 약초로 쓰이는 '민들레'는 미국에서는 잔디밭에서 제거해야 할 잡초이다. 잔디밭을 해치는 잡초로 잔디 비료를 뿌리면 쉽게 없어지는 그나마 착한 잡초로 기억된다. 한국 사람들이 민들레 잡초를 뜯어 쌈으로 먹는 모습을 보고백인들이 놀라서 당황했다는 이야기는 일종의 문화충격으로 기억할만한 에피소드이다.

'숲속 체험'에서 새로 알게 된 것은 민들레는 '통꽃'으로 '100개에서 200개의 꽃이 모여 한 송이를 이룬다'는 사실이다. 노랗던 꽃이 솜털 모양의 씨앗들을 품은 모습은 언제나 환상적인 느낌을 주지만 벨벳 푸른 잔디정원을 꿈꿨던 나에게는 공포와 두려움으로 다가왔었다. 그때는 그랬고 지금 여기 잔디정원이 없는 나는 노란 민들레는 그저 귀엽다.

'민들레 홀씨되어~~~'란 노래가 기억난다. 하얀 홀씨로 바뀌면 '자가수분'(수술에서 나온 꽃가루를 암술머리에 붙이는 현상)이 가능하여 씨앗을 쉽게 번식시키고, 독특한 씨앗의 비행 원리로 '바람'을 타고 이동을 하여 척박하고 험한 땅을 구분하지 않고 생존한다고 한다. 참고로 '토종민들레'는 흰색과 연노랑색이고 노랑색 민들레는 '서양민들레'란다. 

그려, 민들레 홀씨되어 그냥 훨훨 살아보는 것이지~~~멀리서 빛나는 별 아니고 자체발광하는 홀씨로 말이야~~~바람을 타고~~~



Tuesday, April 22, 2025

Useless

새로 시작한 '쓸모없는(?) 습관' 하나를 일상의 삶 속에 끼워넣지 못하고 나의 시간을 길들이지 못하는 마음은 불안하다. 하루하루를 지탱하는 일상의 루틴을 흔들어 재정립한다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다는 것을 인정하는 데에는 '용기(?)'가 필요하다. '우선 순위'를 정해서 선택하는 일이 '그냥 편한대로~~~' '건강'을 최우선으로 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일엔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을. 그러자니 새로운 쓸모없는 습관이 들어설 시간이 없다. '간절함'이 힘을 받지 못하고 일상의 필요한 일에 밀려 내 정원의 구석지로 몰려 어두운 실패감을 만든다.

하루 하루의 일상을 잘 살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해야 할 일이 있다. 신선한 먹거리를 구입해서 다듬어 냉장고에 집어 넣고, 밀린 세탁을 해야 할 적당한 시간을 마련하고, 청소도 해야 하고......일단 일상의 생활을 보수적으로 튼튼하게 하고 볼 일이다. 게으르고 비겁한 변명같지만, 이상하게(?) 시간이 나지 않는다. 

'무작정' 빨갛게 덤벼들어야 하는데, 자꾸 그만 안주하고 싶은 생각이 드는 것도 나이탓일까. 사실, 피곤하다. '근육량'이 부족하니 주제와 분수를 겸손하게 하는 것일까.  부정적인 생각이 잡초처럼 내 마음의 정원을 다 덮어버리기 전에  몸을 움직이는 일을 해야 한다. 

일단 일부러 마트에 나가고 본다. 겨울 동안 혼자 파랗던 맥문동이 모두가 새날인 봄날에 허름하고 초라한 모습으로 나름 새봄을 맞이하고 있는 것이 보였다. 봄이 깊어질수록, 꽃들은 오가고 은행나무의 작고 귀여운 이파리들이 푸른 색이 오르고 크기를 키우고 있는 중이다. 아름다운 4월~~~

뉴스에서, '토끼풀'로 '잔디' 대신에 땅을 메우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잔디밭의 토끼풀(클로바)를 없애려고 고생했던 경험이 있던 터라, '토끼풀의 재발견'에 대한 뉴스에 '웃음'이 나왔다. 토끼풀에 꿀이 많아 '벌'들에게도 유익하고, 잔디처럼 시간을 내어 일부러 깍을 필요도 없고 여러모로 유익한 모양이다. 하긴, 내 정원에서 몸둥이가 크고 줄무늬가 있는 뚱띵이 벌이 크로바 꽃 주위를 맴돌던 모습을 나는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푸른 잔디밭을 공격하는 토끼풀을 죽이는 비료가 없어, 할 수 없이 연장을 들고 직접 그 뿌리를 캐내느라 끙끙거렸던 봄날이 생각난다. 어김없이 그 다음날은 다리가 아파 어그적거리며 걸어야 했었다. 잔디깍기 기계가 지나가면 옆으로 누워버려 잘리지도 않았던 토끼풀! 지금 여기서 일부러 잔디처럼 심는다는, 쓸모없는 것에 대한 재발견! 세상엔 쓸모없는 것이 없는 모양이다. 힘내자!

Monday, April 21, 2025

역경 속의 아름다움

 


월요일 아침이라 학교 선생님께서 협의실에 꽃을 바꿔 꽂아 놓았다. '케모마일(Chamomile)'이란 가녀리고 귀여운 작은(?)얼굴을 가진 꽃을 월요일 아침, 실내 공간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은 행운이다.

'역경에 굴하지 않는 강인함'은 가녀리고 부드럽고 귀여운 아름다움이 있고나!'
 여리여리한 부드러움으로 부러지지 않는 '회복탄력성'을 키우고, 환경을 탓하지 않고 해처럼 웃는 얼굴로 날마다 피어나는 긍정적인 힘을 지니고 있는 것이고나!

불면증과 심신안정에 도움이 된다하여 갱년기 시절부터 쟁여두고 마시곤 했는데, 이렇게 가녀리고 귀여운 모습일 줄은 몰랐다. '러시아 국화'로 러시아의 문화적 상징으로 사용된다고 한다. 사과향이 나는 국화과 식물로, '땅에서 나는 사과'라는 명성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가까이에서 킁킁거려 보았지만 사과향이 나지는 않았다. (아침에 볕이 들어 활짝 피었을 때 꽃잎이 온전히 달린 여린 꽃을 따서 물에 담궈 작은 벌레가 빠져 나오게 한 다음, 그늘에서 말리거나, 살짝 쪄주면 사과향이 나는 차로 만들 수 있다고 한다.)


Sunday, April 20, 2025

아버지의 꽃

 

                                                아버지의 꽃, 노력

튀겨낸 좁쌀의 모양과 흡사해서 '조팝나무'라고 불려졌다는 꽃을 보면 나는 항상 친정 아버지 생각을 한다. 어느 4월의 봄날 아침이었을 것이다.  아침 등산길에 피어있는 조팝나무 꽃을 꺽어서 딸에게 내밀던 나의 아버지. 온 식구가 바글바글 모여살던 그 당시에  어디 꽃을 사치스럽게 구입해서 딸 책상에 꽂았겠는가. 지천으로 하얗게 피어있는 꽃을 보며 딸 생각을 했던 것이다. 아버지에게 받아본 처음이자 마지막 꽃 ㅋㅋ정말 향기가 진했었다. 나의 작은방은  진한 꽃향기로 가득찼었다.  길을 걷다가 하얀  조팝나무를 만나면 킁킁거리며 향기를 맡곤한다. 이상하게 거리에 서 있는 조팝나무에게선 그 향기가 나지 않는다.


Thursday, April 17, 2025

오늘, 봄

                                                      오늘, 봄

비바람을 맞고 견딘 힘으로 부드럽지만 강하게 새로 피어나는 것이다. 천천히 하지만 멈추지 않고~~~'영산홍'이 토끼처럼 귀를 쫑긋거리며 자신의 때를 기다리고 있다. 양지바른 곳에 선 꽃들이 서둘러 하늘을 향해 활짝 피었지만, 아직 자신의 시간을 묵묵히 기다려야 하는 것이다. 꽃들이 조용히 피어나고 있어요~~~첫사랑, 진실, 열정, 무한한 사랑, 영원한 기다림~~~

Wednesday, April 16, 2025

친절과 감사

 일주일 동안, 허둥지둥 하는 사이에 스트레스성 과다흡입으로 인한 흐물흐물한 지방이 차오른 것일까 아니면 새로이 작동한 뇌의 한 부분이 근육을 늘렸을까. 다행인 것은 체중의 증가와 감소가 어떤 생활 습관으로 인해 알고 있다는 것이다. 

새롭게 추가한 습관 하나가 잠시 '혼돈'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새로운 질서을 위한 적극적인 혼돈! 옛 습관을 흔들어 다시 정립하지 않으면 얻을 수 없는 것이기에 역시 'No Pain, No Gain'의 규칙이 적용되는 중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고민한다. '내려놓고 그냥 편하게 물 흘러가는 대로 순하게 살아야 하지 않을까!' 내 이름 그대로 '천천히 은은하게 순하게' 남은 시간을 평안하고 고요하고 맑게 살아야 하지 않을까! 제2막 삶의 시간에 들어선 요즘처럼 나의 이름 석자가 맘에 들은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쉬는 시간에 잠깐 앉아있는 공간에 한 선생님이 꽃과 간식을 가져다 놓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맑고 밝은 얼굴을 가진 선생님을 닮은 꽃 한 송이가 나를 바라본다. 그리고 나도 바라본다. '이쁜 꽃이어서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꽃이어서 사랑한다~~~' 선생님의 이쁜 마음이 내안에서 햇살처럼 따스하다. 

                                           거베라

Tuesday, April 15, 2025

무작정

 막막한, 쪼그라드는, 초라한, 집어치우고 싶은......등등의 부정적인 단어로 '처음 시작'이라는 것을 하였다. 일단 '무작정' 달라들어 시작하고 보았다. 때때로 용감무식한 추진력을 장착한 '무작정'이란 단어는 지금 바로 시작하기 딱 좋은 단어이다. 

가슴에 통증을 유발하며 놀라겠지만 '현실'을 직시하는 것이 필요하다. 늘상 지난날의 자부심으로 가지고 있지만 지나간 세월만큼이나 녹슬어 버린 것! 

긴 세월 동안 닫아버렸던 그 붉은 '문'을 이제 열어야 한다. 치열한 시절의 그때의 내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아무것도 아닌 자신으로 시작하는 용기를 가져야 할 때, 지금의 나는 무작정 시작해야 한다.

'시간'을 만들어야 한다. 습관삼아 켜뒀던 TV를 끄고, 집안 일을 슬기롭게 하고, 삶을 더 단순화 시켜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야 한다. 역시 처음은 미약하고 심란하였지만 덕분에 내가 해야 할 다음의 구체적인 일을 알게되어 앞으로 나아가게 하지 않았는가. 

좀 더 차분히 맑은 정신으로 집중하고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슬기로운 시간 활용'을 해야 한다. 이 또한 '건강'이 없으면 할 수 없는 것! 조급함을 가라 앉히고!!

Monday, April 14, 2025

다시 시작

 손목의  향수 한 방울의 향기가 은은하게 내 주위를 맴도는 아침이 행복하다. 두 주가 지나서야 맛있는 냄새와 꽃향기를 맡을 수 있다는 사실은 코막힘을 당해 본 사람이 오로지 알 수 있는 일 아닐까.  마침내 코로 냄새를 맡게 되었다. '킁킁~~~기억하는 장미 향기가 느껴진다~~~'

느닷없는 겨울 날씨를 데려온 봄비가 그치고, 내일이면 예전 봄날씨로 돌아간다고 한다. 오늘 하루는 차분하게 몸에서 더 힘빼고, 더 고요하게 보내 봐야겠다. 내가 '괜찮은 사람'이라는 것을 깨닫는 순간이 점점 많아지고 있는 것은 긍정적인 변화이다. 

마침내 묵혀 두웠던 작은 스케치북 한 권을 챙겨 보았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고 젊은 순간임을 기억하기로 하자. '처음부터 시작하는 것이다. 처음 마음으로~~~' 부디 필요한 일과 불필요한 일을 구별할 수 있는 지혜를 허하기를 바래본다. 

드디어 때가 되었다. 다시 시작할 때, 봄이다! 봄은 취소될 수 없다!!

Sunday, April 13, 2025

거름

비가 오는 날은 푹신에 쇼파에 기대어 다큐멘터리 '어른 김장하'를 보기 좋은 시간이다. 비오는 날이라고 기름기 흐르는 부침개를 하여 먹고 싶은 것을 물리치고, 그냥 치즈와 견과류를 먹으며 감히 만나 볼 수 없는 살아있는 위인을 화면으로나마 만나 볼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감사할 일인가.

한약방을 운영하면서 쌓은 물질을 사회(진주시)와 도움이 필요한 약자들을 위해 사용하고, 자신은 검소한 생활과 '겸손'으로 삶을 실천하는 사람, 김장하! 그 흔한 승용차도 타지 않고 자전거와 두 발을 사용하여 출퇴근을 하는 모습은 아름다웠지 싶다. 자신의 선한 행동을 '자랑'하지 않는 모습 또한 인상적이었지 싶다. 사람들이 내미는 가장 좋은 자리인 '상석'이라는 곳에 앉기를 싫어했던 사람, 타인에게 넉넉히 베풀줄 아는 사람, 어른 김장하 !

'돈이라는 게 똥이랑 똑같다. 모아두면 냄새만 풍길 뿐이다. 그러나 밭에 뿌리면 거름이 되는 것이다.'-김장하 인터뷰 중

꽃 목련

 

살다보니 어느날 갑자기
시간과 함께 애쓰게 들어올린 것들이
싹뚝싹뚝 잘려나가고 말았다.
어두움 속의 뿌리를 잡고 한참을 울었나 보다.
그렇다고 봄을 취소할 수는 없다.

꽃 목련이 꼼지락꼼지락 꽃을 올렸다. 


Saturday, April 12, 2025

봄은 취소될 수 없다

 주말 동안 비가 내린다고 해서 이른 점심을 먹고 서둘러 동네 벚꽃 구경을 나갔다. 나간 김에 일주일을 무사히 잘 보낸 자신을 위해 전통시장에서 귀여운 '다육이'를 선물로 주기로 하였다. 봄햇살은 화창했고 꽃들은 찬란했지 싶다. 심한 가지치기를 하지 않은 아파트도 주변에 있다는 것이 참 다행스런 일이다. 

목련꽃도 하늘 한가득, 벚꽃도 하늘 한가득 아름다운 4월의 봄날이다.  꽃이 하늘을 가리운 거리를 걷자니 마음밭이 봄이다. 30여분을 걸어 전통시장에 도착하였다. 많은 사람들이 봄날을 즐기러 밖으로 와글와글 나왔나 보다. 귀엽고 이쁜 '스노우 클락'이라고 불리는 다육이를 구입했다. 꽃처럼 예쁜 다육이가 붉은 립스틱을 바른 것처럼 곱다. 

봄바람이 들었는지 밤에도 벚꽃으로 유명한 곳에 꽃구경를 가자며 밖으로 나갔다, 비가 와서 봄꽃이 다 떨어지기 전에. 사람들이 또 와글와글 모였다. 초저녁 파란 밤하늘 아래 벚꽃의 풍경은 낮의 것과는 달랐다. 벚꽃길을 걷는 사람들의 얼굴 표정은 분명 봄이다!  봄축제가 취소되었다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하지만 봄은 취소되지 않고 마침내 도착하고 말았다. 

                                          '봄은 취소될 수 없다'

Thursday, April 10, 2025

가위, 바위, 보

 게임은 정해진 규칙에 따라 행해진 결과에 따라 '승자와 패자'가 생기기 마련이다. 어린시절 시골 언니들을 따라 뒷산에 나무를 하러 갈때면 언니들의 커다란 결과물이 나의 작은 결과물을 초라하게 만들지는 않았었다. 그러나 그 옛날 국민학교 시절,  옆 짝궁의 공책에 박혀있는 '참 잘했어요' 퍼런 도장은 부러움과 함께 자신을 참 잘하는 것 없는, '별 볼 일 없는' 아이로 정체감을 만들지 않았나 싶다. 강력한 '동기유발'의 자극제로 쓰였으면 좋았으련만. '난 원래 그런 아이야~'하는 부작용을 만들기도 하였다는 변명을 하고 싶다. (ㅋ)

삶을 돌이켜 보니, 절대 지지 않고 싶은 부분이 있곤 했었다. 그래서 시간과 정성을 들여 공부하고 내것으로 만들었던 시간이 내게도 있었다. 개인적으로 난 '운동'이 필요했었고 좋아했었다. 게임이란 승자와 패자가 있기에 상대를 이기고자하는 '승부욕'도 생기고, 무엇보다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라는 것을 깨우치기도 하였다. 기본을 연습하고 익히고 실력을 쌓아야만 승리를 떠나 즐거움을 맛볼 수 있다는 것을. '정정당당'하게 게임에 임하고 쿨하게 승리와 패배를 받아들이는 것과 실패를 통한 배움을 한 수 배우는 것을. 

아, 미국 학부시절에 RZ쇼 전시회에서 수상자로 되지 않았을 때 컴컴한 스튜디오에 앉아 조용히 눈물을 흘렸다. 지금은 웃으며 이야기 할 순 있지만, 운(?)이 따라주지 않은 것에 대한 약간의 억울함(?) 그리고 그동안 노력했던 것에 대한 허무함(?) 등등의  여러 감정들이 섞여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그때 내 나이 40대였으니, 그냥 쿨하게 받아 들였다. 어쩔 것이여~~~ 그리고 그것은 게임이 아니고 심사위원의 취향과 의도가 중요했으니 게임이라고는 할 수 없겠다. 

놀이게임을 하다가 어린 학생들이 가끔 눈물을 짓고 감정이 흐트러지는 것을 목격하곤 한다. 승리의 쾌감을 맛볼 수 없이, 연속하여 '패배감'을 맛보는 아이들이다. 심각하지(?) 않고 '그냥 즐겁게'라는 말은 무책임하다. 아무리 '게임은 게임일 뿐'이라고 하지만 하루 종일 자신의 약한 부분만 드러난 그 패배감은 잊혀지지 않을 것이다. '가위 바위 보'를 할 수 없는 아이들도 있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알았다. 학원 몇개를 다녀도 사람은 강한 부분과 약한 부분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는  '가위 바위 보'(rock, paper, scissors)를 가르치지 않는다는 것을 알지 못한 것이다. 

가위는 보자기를 자르고, 보자기는 바위를 감싸고, 바위는 가위를 자르지 못하는 돌고 도는 상성관계가 있는 놀이는 상대방의 '패턴'을 관찰하고 적절한 대응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나는 무엇을 낼거야.' 혹은 '나는 안 바꿀거야.'하며 신속하게 결정하고 임해야 하는 것으로 '연습'이 필요하다. '가위바위보'에서 이기기 위한 요령으로, 먼저 내지 않기(타이밍이 중요), 무작위로 내기(예측 불가능으로 상대진압), 상대의 패턴을 읽기'의 세가지 팁은 참고할 만하다. 

Wednesday, April 09, 2025

친절함의 힘

 자꾸만 침침해지고 시력이 떨어지는 '눈'을 검진하러 안과에 들려야 한다. 시간과 함께 익숙해진 '불친절한' 의사 선생님이 있는 병원과 '친절하다고' 입 소문난 새로 개업을 한 미지의 의사 선생님 사이에서 고민을 하다, 그만 지쳐 게으름을 피우고 있나보다.  스마트폰 달력에 오늘은 '안과'라고 써 있지만 가고 싶지 않다. 돋보기를 쓰고 오랫 동안 글씨를 보는 것이 피곤하다는 것이 가장 불편한 일이기도 하다. 

새로 발견한 먹거리가 생겨서 동네 슈퍼에 날마다  발품을 팔고 있는데, 할인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는 알뜰한 경쟁자가 생긴 것이다. 며칠 째 허탕을 치고 있다. 것이다. 슈퍼가 문을 여는 시간에 나는 일을 하고 있을 시간이니,  할인된 가격을 그만 포기하고 값을 다 지불해야 할 모양이다. 비싸다는 것이 문제이다!

학교 일을 마치고 걸어서 집으로 돌아 오는 길은 참으로 기분이 좋다. 봄꽃들이 여기저기 피어나는 봄날이어서 더 그럴 것이다. 무슨 연유인지 상가 앞, 노상에서 야채와 과일을 파는 곳에서 저렴한(?) 딸기를 이리저리 살피며 구입하며 품질을 의심하면서도 친절한(?) 가격에 그만 구입하고 말았다. 아니나 다를까 딸기는 '떨이'를 할 수 밖에 없는 물러진 상태이다. 딸기쨈과 딸기 우유 스무스를 즐길 수 없는 지금의 처지를 고려하면 달리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나마 괜찮아 보이는 딸기를 입안에 넣었더니 딸기는 달콤하다. 

단순 탄수화물을 절제하는 식단의 급진적인 변화 속에서 달콤한 '딸기의 유용성'(식이섬유)을 알게 되었다. 달콤함을 '절제'할 수 있다면!  할 수 없이, 딸기를 키위와 사과 대신에 으깨어 어린 등갈비를 재우기로 하였다. 달콤한 딸기맛이 스며든 부드러운 등갈비를 먹을 수 있다는 것은 즐거움이다. 뉴스에 의하면 그동안 멀리하던 돼지기름이  제일 좋은 기름이라는 발표가 있었다고 한다. 물론 이 또한 고소한 돼지기름맛에 대한 '절제'가 필요한 일이지 싶다. 

아직은 서투른 어린 학생들을 위해 아주 조그마한 긍정적인 진척이 보이면 어김없이 '엄지척'을 소리없이 해주곤 한다. 서투름에 대한 지적질과 잔소리 대신에 친절함을. 지금은 느리고 서투르나 장차 '시간'이 지나면 꽃처럼 피어날 것임을 난 알고 있다. 일등, 이등 서열을 정하여 줄을 세우는 것이 아니라 주저앉은 '자신감'이 일어날 수 있도록 관심을 갖고 관찰하고 격려하는 것이 '지금 내가 하는 일'이라는 긍지를 잃어버리지 않도록. 오늘 하루도 더 나은 내가 되기로~

Tuesday, April 08, 2025

행복한 사람

 오후에 야속하게(?) 비가 내린다고 한다. 환상적인 벚꽃 구경을 제대로 하려면 주말까지 비가 내리지 않아야 하는데, 비에 젖은 여린 꽃잎들이 떨어지겠다. 싹뚝싹뚝 가지를 쳐낸 아파트의 조경은 봄이 되었어도 삭막하기 그지없다. 위로 올라간 어린 잔가지들이 없기 때문이다. 인간의 이기심이란 어디까지인가. 어쩔 수 없이 행해진 것이었겠지만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장을 보러 가는 길에 어느새 팝콘처럼 피어있는 벚꽃길을 걷게 되었다. 벚꽃 그늘 아래에서 꽃향기를 맡을 수 없는 것은 심히 유감이다. 싱싱한 먹거리를 구입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개나리가 춤을 추고 귀여운 앵두나무 꽃이 더 활찍 피어나는 봄길이었다. 엘리베이터 대신에 조심스럽게 계단을 올라 집으로 돌아왔다. 이만하면 오늘은 봄으로 족하지 않는가! 

짧은 낮잠을 청하기 전에 몸을 움직여 기본적인 먹거리를 준비해야 한다. 불려놓은 병아리콩을 삶고, 포근포근한 고구마를 삶고...집안에 수증기가 가득이라 이쪽저쪽 창문을 열다가 냄새를 맡지 못하는 코를 위하여 수증기에 코를 가져가 본다. 코안에 혈류가 왕성해져 얼른 4월의 꽃향기를  맡게 해주세요~~~

가장 행복한 사람은 '자기자신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말을 발견하였다. 그렇다. 나이가 이쯤 되었으면 자기자신을 소중히 여기고 챙겨주고 사랑해줘야 한다. 붉은 호기심 잘 챙겨서 다양한 자극에 노출될 수 있도록 새로운 것도 배우고, 쉽게 빠져나가는 근육도 보존하고 키워야 하고, 생각나면 전화할 수 있는 관계도 유지하고......자신을 잘 돌봐야 한다.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 할 일이 있었지만 친구의 전화를 받았다. 저녁으로 오징어와 부추를 넣은 전을 준비했다는 친구의 말에 침이 꿀꺽거렸다. 몇달째, 흰 밀가루가 들어간 음식을 절제하고 있었는데, 몸이 바삭거리며 고소한 '전의 맛'을 기억하고 흔들린다. 벌떡 일어나 냉장고 문을 열때, 다행히도 침흘리던 '전의 맛'은 사라졌다. 그냥 슬기로운 나는 싱싱한 샐러드를 챙겨 먹고 나름의 운동을 챙겼다.

단백질 섭취로 적당한 '오징어'가 '금징어'가 된 요즈음이다. 해수면의 변화도 있고 씨를 말릴 정도로 포획한 결과라니 안타깝기 그지없다. 생일이면 막걸리 식초를 이용하여 '오징어 도라지 오이 무침'을 새콤달콤하게 해주시던 친정 엄마의 기억과 마른 오징어를 사와 치아가 아플 정도로 질겅거리며 씹던 젊었던 기억이 난다.  

불필요한 욕심을 챙기지 않은 것을 칭찬하며, 대화하고 웃을 수 있는 친구의 전화를 선택한 자신을 칭찬해 주고 싶다. 




Monday, April 07, 2025

자기 존중

 봄이 오는 길은 바람이 분다. 만약에 적절한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얇은 옷들을 겹겹이 껴입고 나가야 한다. 만물이 요동치는 봄의 기운은 밋밋한 것이 아니기에 봄에게 내가 맞추는 것이다. 가지고 있는 옷 중에서 날씨를 고려하여 장소와 시간 그리고 경우에 알맞은 옷을 골라 코디를 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 중에 한 사람이다. 다행히(?) '자기존중'의 좋은 방법을 나는 알고 있는 것 같다.

여린 꽃들이 피는 봄날에 건조한 봄바람이 강하게 불어 아주 작은 불씨 하나가 큰 '불'로 번지기 쉬운 날씨라는 뉴스이다. '좋은 것은 공짜가 없다.'란 말이 이에 적당한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더 많은 주의와 관심이 필요한 때인 것은 분명하다. 불처럼 번져야 할 것은 꽃바람인데......

내가 꾸리는 '삶'에 대해 떳떳할 수 있고, 자랑하지 않는 '겸손'을 겸비하며, 불필요한 '욕심'을 내려놓을 줄 알며,  맑은 마음으로 하루 하루를 잘 살 수 있기를~~~특히, 남탓 하지 말자!

                                              수줍음(25)

Sunday, April 06, 2025

진달래의 기쁨~

유명하다는 꽃구경과 한국 거장들의 작품을 전시하는 미술관을 가는 대신에 동네 산의 둘레길을 선택하였다. 꽃분홍 진달래가 피어있을 동네 근처 산을 향하기로 한 것이다. 삶은 끝없는 '선택'이다. 조마조마 조심스럽게 주차를 하고 '봄산'을 올려다보니, 아직 푸른 기운이 없지만, 착시인 듯 분홍 기운이 군데군데 보이는 것 같았다. 올해는 '김소월'의 진달래를 제대로 만나야 하는데......  

꽃이라고는 볼 수 없었던 삭막했던 2주전에 비해 사람들이 와글거린다.(주차난이 심각하다. 시가 관리할 돈이 없다!) 알아서들 조심조심 좁은 진입로를 접어들고 주차를 한다. 초록 물감을 아주 적은 양으로 뿌려놓은 것처럼 푸른 기운이 맴도는 나무들을 배경으로 하얀 목련과 노란 개나리가 동시다발적으로 피어나는 4월의 봄은 사람들을 함께 '생동'하게 만드는 모양이다. 거리적으로 가까운 '친근감'으로 다들 나처럼 집에서 나와 근처 산으로 나온 것일까.

이름있는 유명한 산이 아닌게 얼마나 다행인가. 산을 오르는 길은 진입로의 번잡함과 달리  사람들이 그리 많지 않아 좋았다. 사람들이 바글거리지 않고 적당한 거리가 있어 사람들의 잡담을 듣지 않고 고요하게 산행을 할 수 있다는 것은 평화로운 즐거움이다. 아무말 없이 조용히 지저귀는 새소리를 들으면 더할 나위없다. 

둘레길에 들어서기 위해서  처음 올라서는 산의 진입로는 언제나 힘들다. 등산 스틱을 사용한다하더라도 경사가 있는 산을 오르는 것은 쉽지 않은 도전이다. '멀리 올려다 보지 말고, 한 걸음 한 걸음 올라가자!' 예전에 비해 덜 힘든 것은 다행이다 싶었다. 전날에 비가 온 탓인지, 계곡에 물이라는 것이 조금이나마 맑게 졸졸 흐르고 있었다. 아쉬움 하나는 계곡에 물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치수를 잘못한 것일까? 산의 물이 급속도로 빠져 나가는 것을 조절하는 방법이 있을 것 같은데, 어찌하여  계곡에 물이 없는 것인가.

여기저기 귀여운 흰색 제비꽃을 보았다. 동네 아파트에서 만난 연보라빛 제비꽃과는 다른 이파리를 가졌다. 예상대로 진달래가 여기저기서 하늘하늘 봄 햇살과 봄 바람을 즐기고 있었다. 사진을 찍지 말고 즐기며 걸어보자며 스마트폰을 쉽게 꺼내지 않았다. 생각외로 사람들이 사진을 찍지 않고 산행을 하는 모습을 보고 조금은 놀랬지 싶다. 

봄비를 머금은 산길은 부드럽고, 고개를 들면 하늘거리는 진달래가 있어 행복했고, 고개 숙이면 하얀 제비꽃은 귀여웠다. 일년을 기다려야 만날 수 있는 봄날이 호르륵~~~빨리 가고 있다. 봄을 팝콘처럼 담는 벚꽃이 이번 주에 한창일 것이라고 한다. 꽃구경에 조바심이 나는 것이 아무래도 난 나이를 먹을만큼 먹은 것이 분명하다. 


Friday, April 04, 2025

확신이 가장 두려운 죄

 어지간하면 병원엘 잘 가지 않는 편이다. 하지만 냄새를 며칠 째 맡지 못한다는 사실은 흔하지 않은 현상으로, 전문 의사님의 진단이 필요로 하는 일이다. 오래된(?) 몸이 자꾸 늙어가고 있다고 신호를 보낸다. 건강한 삶을 유지하려면 하지 말아야 할 행동들을 제거해야 하는 것으로 나름 노력이란 것을 했음에도 어쩔 수 없는 것이다. 

냄새를 맡지 못한다는 것은 코안에 염증이 생긴 것으로 할 수 없이 '항생제'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모양이다. 미국에서의 생활은 항생제가 없는 시간이었고, 한국에 돌아오자 마자 초미세먼지와 갱년기 시간이 겹치면서 이래저래 병원 갈 일이 많아짐에 따라 '항생제'를 처방 받는 횟수가 차차 늘어나고 있어 불안하다. 아플 땐 병원을 가고, 아픔을 통해서 또 배우고 문제가 되는 행동을 자제하고 생활 습관을 개선해 가면 되는 것이니 두려움을 너무 크게 가지는 말자며 연약한 자신을 다둑거리고 있는 중이다. 

요즈음은 먹거리 가격이 참으로 비싸다. 운동 삼아 동네 마트에 가서 기획특가 50프로 세일가격으로 구입한 전복을 다듬을 때,  바다 비린내를 맡지 않아서인지 좋았지만 파기름으로 구워진 전복구이의 맛을 제대로 누리지는 못한 것 같다. 후각장애로  화재 발생이나 가스 노출 시 위험을 감지할 수 없기도 하고, 상한 음식을 분별하지 못한다고 하니, '항생제'가 별 것인가 싶다. 

봄비가 봄꽃 떨어질라 살포시 내리는 토요일이다. 봄바람을 타고 이리저리 돌아다니고 싶었는데 봄비가 내린다. '확신이 가장 두려운 죄이며, 통합과 포용을 방해하는 강력한 적'이란 문장이 와닿는 요즈음의 시국에 봐야 할 영화, '콘클라베'를 보기 좋은 날이 비오는 봄날인 오늘이다.




Thursday, April 03, 2025

천천히

새로운 환경에 놓이다 보니 시간이 천천히 간다. '주말'을 기다리는 바램은 세월을 재촉하고 있는 것이다. '깜짝이야, 그러면 안돼 안돼.'  마침내 금요일이다~~~보통 금요일이 아니라 온 국민이 기다리고 기다리던 역사적인 판결이 나오는 날이기도 하다. 길가에 벚꽃 꽃망울이 팝콘처럼 나올 적당한 때를 기다리고 있는 지금.

'나이탓'을 하며 아무 것도 하지 않은 것과, 가능하길 바라며 노력하는 것 중에서 선택하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 주저주저하다 손가락 사이로 시간은 빠져나가고 마는 것이다. 결심을 뒷받침할 수 있는 건강과 용기가 필요하다. '난 할 수 있고, 지금이 가장 젊은 때야~~~' 잠에서 깨면 스스로에게 주문을 왼다. 

오늘 하루가 마지막 날인 것처럼, 할 수 있는 일부터 성심함을 갖고 해보는 것이다. 교실에서 학생 지도를 할 때, 조급하고 불안한 마음을 없애기 위해 '천천히'란 말을 반복해줬다. 글자를 쓰며 익힐 때 필요한 것은 바른 자세와 서두르지 않는 마음인 것 같다. 나는 안다, 어느 순간 채워지면 벚꽃처럼 꽃을 피울 것을~~~


Wednesday, April 02, 2025

겸손과 사랑



슈퍼에서 먹거리를 구입해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돌팍 사이에서 꽃을 들어올린 작고 귀여운 보라색 제비꽃을 보았다. '조동진'의 제비꽃이다! 소녀시절의 나는 조동진의 제비꽃 노래를 들으면 뭔지 모를 슬픔을 느꼈었는데......  올해 들어 처음으로 만나는 작고 귀여운 보라색 제비꽃을 스마트 폰을 꺼내어 사진을 찍지는 않았다. 추운 겨울을 이겨내고,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살아남아 꽃을 들어올린 작고 강하고 아름다운 보라색 제비꽃.

제비꽃의 범주에 들어가는 꽃이 70여종이나 된다고 한다. 꽃잎 한쪽에 흰털의 유무에 따라 제비꽃이나 호제비꽃으로 구분된다고 하니 다음엔 더 고개를 숙여 관찰해 봐야겠다. 보라색 제비꽃 꽃말은 겸손, 겸양, 성실 그리고 사랑이라 한다. 어제 만난 보라색 제비꽃에서 겸손과 사랑의 에너지를 받아 오늘 하루도 더 나은 사람으로 성숙해보자고~~~

인사

  '안녕하세요'하며 인사하며 처음의 시간을 열고 '감사합니다'라고 마무리 인사를 야무지게(?) 챙겨주시며, 인간의 기본적인 '예'를 바쁘다는 이유로 소홀히 하지 않던  분이 유난히도 생각난다. 

대처문장 얼른 챙겨 먹는다. '뭐 그럴 수 있지, 뭐가 중헌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