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달래의 기쁨~
유명하다는 꽃구경과 한국 거장들의 작품을 전시하는 미술관을 가는 대신에 동네 산의 둘레길을 선택하였다. 꽃분홍 진달래가 피어있을 동네 근처 산을 향하기로 한 것이다. 삶은 끝없는 '선택'이다. 조마조마 조심스럽게 주차를 하고 '봄산'을 올려다보니, 아직 푸른 기운이 없지만, 착시인 듯 분홍 기운이 군데군데 보이는 것 같았다. 올해는 '김소월'의 진달래를 제대로 만나야 하는데......
꽃이라고는 볼 수 없었던 삭막했던 2주전에 비해 사람들이 와글거린다.(주차난이 심각하다. 시가 관리할 돈이 없다!) 알아서들 조심조심 좁은 진입로를 접어들고 주차를 한다. 초록 물감을 아주 적은 양으로 뿌려놓은 것처럼 푸른 기운이 맴도는 나무들을 배경으로 하얀 목련과 노란 개나리가 동시다발적으로 피어나는 4월의 봄은 사람들을 함께 '생동'하게 만드는 모양이다. 거리적으로 가까운 '친근감'으로 다들 나처럼 집에서 나와 근처 산으로 나온 것일까.
이름있는 유명한 산이 아닌게 얼마나 다행인가. 산을 오르는 길은 진입로의 번잡함과 달리 사람들이 그리 많지 않아 좋았다. 사람들이 바글거리지 않고 적당한 거리가 있어 사람들의 잡담을 듣지 않고 고요하게 산행을 할 수 있다는 것은 평화로운 즐거움이다. 아무말 없이 조용히 지저귀는 새소리를 들으면 더할 나위없다.
둘레길에 들어서기 위해서 처음 올라서는 산의 진입로는 언제나 힘들다. 등산 스틱을 사용한다하더라도 경사가 있는 산을 오르는 것은 쉽지 않은 도전이다. '멀리 올려다 보지 말고, 한 걸음 한 걸음 올라가자!' 예전에 비해 덜 힘든 것은 다행이다 싶었다. 전날에 비가 온 탓인지, 계곡에 물이라는 것이 조금이나마 맑게 졸졸 흐르고 있었다. 아쉬움 하나는 계곡에 물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치수를 잘못한 것일까? 산의 물이 급속도로 빠져 나가는 것을 조절하는 방법이 있을 것 같은데, 어찌하여 계곡에 물이 없는 것인가.
여기저기 귀여운 흰색 제비꽃을 보았다. 동네 아파트에서 만난 연보라빛 제비꽃과는 다른 이파리를 가졌다. 예상대로 진달래가 여기저기서 하늘하늘 봄 햇살과 봄 바람을 즐기고 있었다. 사진을 찍지 말고 즐기며 걸어보자며 스마트폰을 쉽게 꺼내지 않았다. 생각외로 사람들이 사진을 찍지 않고 산행을 하는 모습을 보고 조금은 놀랬지 싶다.
봄비를 머금은 산길은 부드럽고, 고개를 들면 하늘거리는 진달래가 있어 행복했고, 고개 숙이면 하얀 제비꽃은 귀여웠다. 일년을 기다려야 만날 수 있는 봄날이 호르륵~~~빨리 가고 있다. 봄을 팝콘처럼 담는 벚꽃이 이번 주에 한창일 것이라고 한다. 꽃구경에 조바심이 나는 것이 아무래도 난 나이를 먹을만큼 먹은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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