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December 13, 2017

B

자연에 대하여
-정현종

자연은 왜 위대한가
왜냐하면 
그건 우리를 죽여주니까
마음을 일으키고
몸을 되살리며
하여간 우리를 
죽여주니까

Tuesday, December 12, 2017

The Landscaping

한파주의보가 스마트폰에 날아 들어온  날답게 군데 군데 빙판을 피해 걸어야 한다. 며칠 전 내린 눈이 녹아 찬바람에 얼어 붙은 모양이다. 추운 날이 올 것을 알았는지 도시의 농부가 부지런하게 땅을 갈아 엎던 아침이 생각이 난다. 땅이 얼어붙기 전에 추수를 끝낸 땅을 삽을 들고 원시적으로 갈아 엎고 있던 장면을 사진으로 담고 싶었는데 망설이다가 그 수고롭지만 원시적인 힘이 느껴졌던 장면을 담지 못한 것이 조금은 후회로 남는다.

조심조심 길을 걸으며 그 도시농부의 땅옆을 걸어가며 그가 세워놓은 헌옷입은 허수아비들을 흘깃 바라보았다. 추수가 끝난 빈땅에 아무렇게게 서있는 허수아비에게서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희극미보다는 비장미가 흐른다고 생각을 하였지 싶다. 삽을 들고 땅을 갈아 엎을 힘은 있지만 도시의 사람들을 고려할 여유가 없는 것이다. 타인을 고려하지 않는 도시농부의 무배려 무유머 무센스 뭐라고 할까 재미가 없는 풍경이다. 그저 겨울을 지나 봄이 오기를 기다리는 성실하고 착실한 사람일 것이다.

뭘 기대하냐고?
ㅠㅠㅠ

4년이란 시간이 흐르는 동안 제대로 천변정리를 하지 않더니만 아침과 저녁을 걷곤 하는 천변이 대정리가 되었다. 흔들리던 갈대와 무서운 기세로 번지던 이름모를 덩쿨들도 사라지고 들고양이와 야생동물들이 몸을 숨길 수 있는 모든 것들이 사라진 깔끔한 그림이다. 그야말로 잡스런 것들을 다 정리하고 주변 나무도 자르며 랜드스케이핑을 하니 비좁았던 또랑물이 강처럼 넓어져 드넓기까지 하다. 그런데 왜 섭섭한 것이지?

덩그렇게 놓여져있던 종이박스의 존재의 의미를 한참이나 걸어간 뒤에 깨달았다. 야생 고양이를 배려한 사랑의 박스였던 것이다. 아~

지난주말 극장에서 영화를 보기전 광고에서 감동을 받은 광고카피가 있었는데, 정말 잊지않고 마음밭에 세기고 싶은 말이 있었는데 기억이 제대로 나지 않는다. ㅋㅋ 다른 사람들이 인정하지 않더라도 우리안에 있는 긍정적인 힘을 우리 스스로 믿고 전진한다는 그런 내용이었던 것 같다. 꽃한송이를 피우기 위해 비바람과 천둥번개가 있다는 말을 이해할 수 없었던 그런 시간이 내게도 있었던 것 같다. 내 마음 같지 않은 사람들 나와 다른 사람들이 있기에 자신이 원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을 알 수 있게 한다는 말에 공감하지 않을 수 없다. 피하고 싶은 사람들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기에 내 자신을 더 뚜렷이 알 수 있다는 사실이 위로가 되는 겨울 날이다. 그렇다고 내 자신을 밝히는 꽃을 피우지 않을 것인가?

타인의 흔적이 때로는 상처로 와닿을 때도 있지만 진정한 자신을 발견하게 만드는 여정속에 없어서는 안될 소중한 것임을 내안에 따뜻하게 간직해 본다.


The Immigrant Song, Led Zeppelin


Sunday, December 10, 2017

The Flowers in Winter

등꽃이 필 때
                        -김윤이

목용탕 안 노파 둘이 서로의 머리에 염색을 해준다
솔이 닳은 칫솔로 약을 묻힐 때 백발이 윤기로 물들어간다
모락모락 머릿속에서 훈김 오르고 굽은 등허리가 뽀얀 유리알처럼
맺힌 물방울 툭툭 떨군다 허옇게 세어가는 등꽃의
성긴 줄기 끝,  지상의 모든 꽃잎
귀밑머리처럼 붉어진다
염색을 끝내고 졸음에 겨운 노파는 환한 등꽃 내걸고 어디까지 가나
헤싱헤싱한 꽃잎 머리 올처럼 넘실대면 새물내가 몸에 베어 코끝 아릿한 곳
어느새 자욱한 생을 건넜던가 아랫도리까지 걷고 내려가는 등걸 밑
등꽃이 후드득, 핀다


something like happiness, 그녀가 버린 것들


물가에서 만나는 다양한 연령층의 여인들이 만드는 풍경속에 서있을 때 '젊음'이란 풋풋하고 싱싱한 단어가 눈이 부시게 아름답다는 것을 느끼곤 한다. 가을꽃과 같은 성숙한 여인들이 만드는 삼삼오오 조를 이루어 피어있는 그윽한 그림 또한 나름의 이야기가 그림자를 이루어 중후하다. 그리고 겨울처럼 다 떨구어낸 듯한 여인들의 그림은 아직은 절대로 내게는 오지 않을 것 같은 피하고 싶은 그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꽃피고 지는 여정을 즐기며 시간을 빗겨가려는 나름의 비밀무기를 가진 여인들을 만날 때 그녀들의 힘(?)에 대한 질투를 느껴 조금은 흔들리는 밤을 보내는 것 자백한다. ㅠㅠㅠ  나도 피부과와 성형외과에 가야하는 것 아닌가?


Why Does Sun Go On Shinning?

https://www.youtube.com/watch?v=sonLd-32ns4
Skeeter Davis, The end of the world

'마더!'란 영화의 끝에서 내 삶의 첫 팝송을 만났다.

염색약으로 흰머리를 감추는 나이에 들어선 여고 1학년 친구들 생각이 나는 밤이다. 그땐 팝송을 부르면 좀 괜찮아 보였던 시절이었던 것 같기도 하다. ㅋㅋㅋ 오빠들이 듣던 팝송을 얻어 들어 익힌 곡중에서 특별히 가사까지 외우는 열정과 정성으로 최선을 다해 불렀던 첫번째 팝송으로  덤으로 지금도 자신을  그 시간과 장소로 돌아가게 만드는 힘이 있나 보다.

영화는 메타포가 많고 복잡하며 신경질적이며 극장에서 상영을 했더라면 별로 손님이 들지 않았을 꽤 불편한 영화라고 말하고 싶다. 이마에 신경질나는 주름을 그리게 만드는 불편한 영화!



Thursday, December 07, 2017

inside of the box

뭔가 있을 줄 알고 그냥 살다가 인생 종치는 소리가 난다고 하더니 갑자기 어어라 여기가 어디인가 싶다. 그냥 잠들어야 하는데 날카롭게 일어나는 소리에 민감해지면 안되는데 말이다.

져물어가는 한해의 끝달에서 기본적인 예의를 챙긴다면 마땅히 치루어야 할 각성이며 반성이라고 해두자. 삶은 언제나 해석하기 마련이니 긍정적으로 창의적으로 잘 넘겨야 하는 보잘 것 없어 보이는 끄트머리를 보둠어야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어라~~~ 한해가 푸른 박스안에서 허우적(?) 거리다가 다 빠져갔네 그려 어휴~~~
그리하여 뭘 건진 것은 있냐고 텅빈 바구니 흔들려 추수하듯 묻는다면 요즘 말로 '그닥'이라고 김빠진 콜라맛을 내밀어야 하나.

스마트폰에 들어온 글중에, '한국사람은 불의를 못참고 중국사람은 불이익을 못참는다'란 말이 생각이 난다. ㅋㅋ 요즘 푸른 박스 안에서 하극상(?)의 이야기로 쓴맛을 느끼고 있는 중이라 과연 한국사람들은 불의를 못참는 것인지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삼삼오오 밥조직이 있는 젊은 여인들은 당당하다. 조직이 없는 더 주름진 여인의 쓸쓸한 퇴장 이야기를 들으면서 불의를 느꼈다. '텃세'라고 하는 것이기도 하고 문화라고 하는 것이기도 하다. 추한 모습에 수근거려는 봤지만 그 누구도 당당한 권리로 그 텃세에 반항하지 않고 그들의 문화에 적응하는 그림이다. 남의 일에 끼여들고 싶지 않은 나름 현명한 처세로 묵인되는 되는 것이다.

 그녀는 푸른 박스 밖으로 나갔다고 한다~~~

절이 싫은 스님은 절 밖으로 나가고 노는 물이 밀어낸 그녀는 밖으로 나가고 푸른 박스안의 물맛은 여전히 알 수 없는 화화물질과 소금기로 짧짤하다.  절여진듯한 가슴과 머리를 푸른 박스 밖으로 꺼낼 때가 된 것일까.

겉과 속이 다른 사람들을 교양인이라고 칭했던 까칠한 친구가 생각이 난다. 표리부동 겉과 속이 달라 속을 알 수 없는 사람들이 많아져야 '격'있다 하겠는가  속 감추기를 잘하는 그녀에게 묻고 싶다.




Tuesday, December 05, 2017

The Mouth

시장에서 밑반찬을 만들다가 200억 매출을 이루고 있는 50대 여사장의 이야기가 아침텔비에 나온다. 후덕하게 생기신 여사장님은 허허 웃으며 처음 시작했던 그 성스러운 성지순례를 하면서 지금의 성공이야기로 이어진다. 언제나 최선을 다하고 연구하며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성실하면서도 멋진 이야기 속에서 맛있는 간장게장을 만들기 위해 야무진 솔을 들고 꽃게를 씻는 장면이 가장 인상깊게 남는다.

"입이 가장 세균이 많아 더러우니 솔로 빡빡 깨끗하게 씻어야 한다"




Wednesday, November 29, 2017

The Hand

컵속의 공은 물이 차면 자연스레 위로 떠오르듯
다 때가 되면 내공에 걸맞는 평가를 받는다고?

인정받고자 하는 욕망을 내려놓으면
더 많은 것을 채울 수 있다고?

............

무우 생채를 서둘러 만들다 강판에 손을 다쳤다.
쥐고 있는 무우가 작아지면서, 알뜰한 욕망으로 인해 날카로운 강판에 손가락을 다칠까 조심조심했지만
내려놓지(?) 않아 결국은 손가락에서 피를 보고 말았다. ㅋㅋㅋ
.....




Sunday, November 26, 2017

Just Do it

동네 수영대회에 같은 조를 이루어 자유형 계주 단체전에 나간 동갑내기는 저조한(?) 성적에 아랑곳하지 않고,  상처를 받지도 아니하고 생기있는 얼굴로 참가의 즐거움을 숨기지 않았다. 동참함으로 해서 얻어지는 소중한 결실들중의 하나는 '함께'라는  단결력이 생기고 '우리의 이야기'가 생겼다는 것이다. 도전하지 않았으면 그 과정속에서 맛볼 수 있는  살아있는 느낌을 느껴보지도 못하고 '우리'라는 말은 역사가 없는 힘없는 울타리를 만들며 사라졌을 것이다.

일주일전 급조한 울선수들은 기본적인 것들이 부족했지만, 꼴찌를 할 것 잘 알고 있었지만, 무릎이 아프고 허리가 아프고 아니면  승부욕이 없거나 결여된 뭔가 선수같지 않은 캐릭터들로 뭉쳐졌지만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번 대회를 통해 적지 않은 것을 배웠던 것 틀림없다. 빠른 수영을 위한 발차기와 호흡의 중요성을 깨달았고 무엇보다 일주일의 짧은 준비과정에서 후원하는 언니들의 따뜻한 배려와 격려 그리고 부족하지만 절대 포기하지 않은 담담함과 대담함을 보였던 주부, 엄마, 여인이 융합되어 표출된 용기와 힘!

못하더라도 부족하더라도 나가길 잘했어~~~~ ㅋㅋㅋ


풀어 풀어 몸풀어~~~

Tom Misch, South Of Ri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