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February 28, 2024

유혹의 기술

 이른 아침 중고거래 고객님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가격을 할인해 달라는 말에 못이겨 결국  깍아주며 기다림이 없는 빠른 판매를 선택하였다. 구입시기를 연기하며 취소하는 스트레스를 받는 것 대신에 몇 천원의 할인을 선택한 것이다. 영리한 구입자는 그 점을 노려 할인을 제시한 것이다. '유혹의 기술'이 있는 고객님은 중고 사이트에서 주는 점수가 높으시다. 단호하게 뿌리쳤지만 한번 걸려든 유혹에 그만 넘어간다. 



Tuesday, February 27, 2024

봄이 오기 전에

 중고 사이트에서 물품을 내 물건을 팔아야 할 경우 결별의 스트레스와 사람 응대의 스트레스가 상당하다. 특히 정해진 시간에 처리해야 할 경우 구매자 중심의 헐값으로 판매해야 구매율이 올라간다. 알림을 설정해 놓은 고객들의 반응을 보면 얼마나 자신의 물건이 헐값인지 알 수 있다. 하지만 간혹 너무 저렴한 가격에 의심을 하고 질문을 꼬치꼬치 묻는 사람이 있긴 하다. 혹시 하자가 있어 저렴한 가격에 내놓지 않는가 하는 나름 합리적인 이유를 갖고 불안한 질문을 한다. 믿든 말든 상관없이 하자 없으니  '하자 없습니다'란 말을 하곤 한다. 듣고 싶은 것이다 그 말이. 

'안녕하세요'라고 시작하는 사람들은 쉽게 구매의사를 표현하지 않는다. 꼬치꼬치 캐묻고 시간과 장소를 잡자고 하면 의논하고 톡을 하겠다며 도망간다. 상대방의 톡에 답하느라 인내하며 귀중한 시간을 소비했음을 실감하고는 있을까. 반면 구입할 사람들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구입하겠다며 시간과 장소를 묻는 경향이 있다. 사진과 설명을 잘 살펴 보고 나름 리서치도 하고 비판적으로 잘 생각해서 결론을 내려 톡을 하는 예의가 있다는 것이다. 

시간과 약속을 잘 지키는 성격이라서 고객들의 늦은 답변과 잦은 약속 변경은 스트레스로 다가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용하지 않는 물건을 정리하고 처분하기 좋은 때가 지금이다. 화이팅!!! 꽃피는 봄이 오고 있다. 


Monday, February 26, 2024

구슬같은 눈동자

 금식을 하고 신체 검사서를 받으러 가야 하는 이른 아침이다. 아들의 댕댕이에게 아침을 챙겨 먹이고 데리고 나가 걷고 들어오니 식은 땀이 나려고 한다. 식후 댕댕이가 이끄는 힘은 생각보다 세다. '아이구 힘들어~~~' 

까만 눈으로 바라보는 댕댕이의 진한 호소를 견딜 수 없어 칭찬과 스트레스용으로 만들었다는 댕댕이 껌을 물려 주었다. 혼자 두고 외출할 때 두껍고 더 단단해 보이는 껌을 물려주고 나가면 마음이 덜 미안할 것 같다. 

더 달라고 낑낑 소리를 낸다. 헐! 절제력이 없구나!! 애써 구슬처럼 빛나는 눈동자를 피해본다. 

Sunday, February 25, 2024

댕댕이와 월요일 아침

 음악을 오랫동안 듣고 살지 않았던 것 같다. 오랜만에 스피커를 통해 제목도 알 수 없는 아름답고 고운 소리를 듣고 있자니 행복감(?)과 같은 감정이 에코를 만든다.

큰 아들의 댕댕이 보모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일주일의 월요일이다. 눈을 마주치면 말 없는 간절한 요구가 강하게 느껴진다. 간식을 주고 싶지만 애써 그 애절한 까만 눈을 피해본다. 아침 많이 먹었음을 기억하자. 댕댕이 넌 소중하니까 그만 그만.

이제 그동안 갈고 닦은 경험으로 댕댕이를 집에 혼자 두고 볼 일을 보러 나가야 한다. '꼼짝마'하고 지키고 있었던 시간이 내게도 있었다. 병원도 가야 하고 장도 봐야 한다. 댕댕이 너는 먹고 자고...개팔자가 상팔자이긴 하지만 심심하겠다 싶다. 홀로 남아 빈 집에서 사람을 기다릴 것을 생각하면 그냥 마음이 그렇다. 무슨 재미로 사는 것이지? 먹는 낙으로 사는 것인가.

댕댕이는 무엇으로 사는가? 월요일 아침의 질문이다.

 


Friday, February 23, 2024

봄눈이 내려온다

 


며칠 전 내린 하얀 봄눈이 

                                 소나무에서 내려온다

                            후두둑



Wednesday, February 21, 2024

도전하기 좋은 때

 대한민국 국가에서 나이를 줄여준 탓으로 난 아직 오십대이다. 오십대 끄트머리를 잡고 부지런히 지원서를 내고, 기다리고 그리고 몇 번째 거절과 거부(?)를 당하고 있는 중이다. 그런데 그리 실망하지도  놀라지도 않는다. '기승전 나이탓'을 하고 마음 편하게 먹어 버린다. '젊은 사람들도 마땅한 직업이 없는 마당에......'

'자신감'이 갈수록 떨어진다. 무엇이든 다할 수 있을 것 같은 때가 분명 있었는데 자꾸만 움추러든다. 눈치껏 나이를 먹는 것 같기도 하다. 지원서와 자기 소개서를 자꾸 쓰다 보니 요령도 생기고 그리 부담스럽지 않게 되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한 성과이다. 이 나이에 '건강'이 최고이지! 하지만 난 일을 하고 싶다.

분명 '무엇을 원하는지'를 알고 있기에 거절 당해도 지원 원서를 계속 제출할 생각이다. 난 아직 나 자신을 포기하지 않았다. 

나의 손

  봄을 부르는 비가 내리고 있는 오늘은 병원에 가야 하는 날이기도 하면서 중고 마트에 물건들을 내다 팔아야 하는 날이기도 하다. 결별을 앞둔 이제서야 지나간 시간과 함께 묻은 흔적들을 깨끗이 닦다 보니 자신의 게으름과 어리석음이 눌러 붙은 묵은 때와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일련의 수고로운 단순 노동 때문인지 잡념도 생기지 않고 정신이 맑아지는 것 같기도 하다. 일찍 잠이 들기도 한다. 물론 너무 이른 시간에 깨어나는 것이 문제긴 하지만 말이다.  몇 푼 되지 않은 수입(?)을 생각하면 그냥 내다버리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흐트러진 생활을 다시 다잡고 정리하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손이 거칠 거칠 고생을 한다^^-2월15일


Tuesday, February 13, 2024

흐린대로 좋아

 

흐린 날은 흐린대로 좋아

두 무릎 아직 썽썽하여 걸을 수 있는 것이 좋아

내가 나인 것이 좋았던 흐린 날~~~


Sunday, February 04, 2024

헤어질 결심

 연달아 기침 세 번이면? 갑자기 코에 콧물이 고이고...피곤한 모양이다. 불필요한 먼지와 물건들 그리고 쓰레기와 결별하는 일은 개운한 일이기도 하지만 피곤한 일이기도 하다. 스마트 폰 캘린더에 빈틈 없이 잔글씨들이 들어차 있는 요즈음이다. 출근을 하지 않아도 아침을 먹고 커피를 마시는 시간은 아직 사방이 어둡고 고요하다. 코를 훌쩍이는 소리와 노트북 키보드 소리 그리고 벽시계 바늘 움직이는 소리만 들리는 고요함이다. 

중고 거래에서 불필요한 물건을 판매 중이다. 상식이 통하고 기본이 있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다. 자신이 구매하고자 하는 물건에 대한 사전 지식도 불충분하고 무엇을 원하는지를 잘 알지 못하는 사람과 소통하는 것은 스트레스 쌓이는 일이다. 시간을 질질끌고 의사를 분명히 밝히지 않는 사람들은 거래를 하기 위한 준비성도 없을 뿐 아니라 자신의 미그적거리는 자신의 행동에 따른 결과를 전혀 예측하지 못하고 괜한 트집을 잡고 남을 탓한다. '죄송합니다'라고 말하며 얼른 도망가야 한다. 상식이 없고 기본이 없는 사람과 아까운 시간과 감정을 소비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겨울이면 동치미를 담그고, 여름이면 오이지를 만들고, 하얀 굵은 소금을 담아 두웠던 항아리를 더 이상 간직할 수 없어 버리게 되었다. '숨을 쉰다'는 항아리를 오래 오래 간직하고 싶었지만 '헤어질 결심'을 한 것이다. 어차피 동치미는 김치 냉장고로 들어가야 하고, 항아리 없어도 오이지 담을 수 있고, 소금을 담았더니 항아리가 힘들어 하고, 장소도 마땅하지 않고......헤어질 이유가 적지 않았다.

'천연 소재'이고 보관에도 매트리스와 달리 접어지는 일종의 '플렉서블'한 두꺼운 요를 드디어 버렸다. 누군가 '요'를 펴고 잠을 자야 할 특별한 경우가 점점 사라지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없애는 것이 맞다. 황색 봉투를 구입해서 버리면 된다. 이제 '명주 이불'을 버리기 적당한 때를 기다리면 된다. 아직은 못버리겠다. 뭔가 활용을 하면 좋을 것 같은 미련의 붙드는 힘이 아직 세다. 난 지금 헤어지는 중이다.


Friday, February 02, 2024

정리 모드

막상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그 순간이 닥쳐서야 급하게 정리하는 모습이 내게 있다. 한꺼번에 일을 치루자니 비장한 마음이 푸른 빛이고 손가락 끝은 거칠거리고 그리고 온 몸이 힘들다. 그때 그때 물건을 버리고 취하여 부분적으로 체계적인 정리라는 것을 했더라면 훨씬 삶이 간단하고 가볍게 살 수 있었을 것이지만 늘 모질하여 모으고 쌓는 습관을 버리지 못한다. 

씽크대 서랍 한칸을 열어 물건을 찾다가 나의 게으른 눈이 서랍 속 가득찬 못난 모습을 보고 내 눈이 아닌 듯 깜짝 놀란다. '다음에?' 아니 '당장!' 상호가 적힌 나무 젓가락들을 집어 들어 처단해 버려야 한다. '더 이상 미루면 안돼!'

속이 후련하다.

그 동안 방치했던 불필요한 것들을 정리하기 딱 좋은 시간이 도래한 것이다. 자학하지 말고 지금부터 하면 되는 것이다. '그럴 수도 있지^^' 우리 우리 설날이 오기 전에  '정리 모드'를 켜서 새로운 시간을 맞이해 보는 것이 시급하고 필요한 일이다.  2월은 삶을 재정리하고 염려 되는 건강 부분을 체크하고 그러다 보면 꽃 피는 3월이 될 것이다. 

Thursday, February 01, 2024

청소하기 좋은 날

 1월의 시험이 끝났으니 그동안 미루었던 일들을 해내야 한다. 책상 앞에서 벗어나고 보니 발 딛고 있는 지리멸렬한 일상을 새롭게 간단하게 바라보게 된 것은 일종의 기대하지 않았던 선물을 받은 기분이다. 딱히 여행이란 것을 다녀오지 않았음에도, 3주 동안 몰입했던 것에서 벗어남으로 생기는 자유와 안도 같은 것 또한 덤으로 얻어 익숙한 일상이 평화롭게 느껴진다.

일상의 반복이 주는 지루함과 무기력으로 인한  게으름으로 찐득한 먼지를 겹겹이 껴입은 것들이 내게도 있다. 머리가 쥐가 날 정도로 '모르는 것'에 열심히 집중해서 얻은 결과가 '죽밥'이었지만 반면에 익숙한 집안 일쯤은 대수롭지 않게 해결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은 분명 내게 일어난 '기적'이다. 

주변의 어수선한 것들을 정리하다 보니 평소와 다른 신선한 속도감이 느껴진다. 그리고 실패에 대한 아픔이 사라진다. 참고로 난 머리카락 길이도 싹뚝 잘라냈다. 모든 근심과 불안을 제거하듯이 맘이 후련하긴 하다. 

오늘은 정형외과에 가기 딱 좋은 날이다. 인터넷에서 동네 잘하는 정형외과를 검색하여 마침내 진찰을 받고 치료를 받기 좋은 '오늘'이 되었다. 수영을 하지 않는데도 시큰거리는 어깨를 검사를 해봐야 할 것 같다. 이제 몸이 슬슬 고장 날때도 된 것이다. 받아 들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