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January 30, 2017

How Far I'll Go

https://www.youtube.com/watch?v=79DijItQXMM
Dwayne Johnson, You're Welcome (from Moana)


 '하하하' 극장안에 퍼지는 어른들의 어린 웃음소리에 깜짝 놀라긴 했다. 만화영화를 보는 우리는 아직 어리고 순수하다. 기발한 상상력은 영화가 끝나도 의자에서 일어나지 못하게 만들었다. 최근 보았던 일본 만화 영화(너의 이름은) 상상 가능한  조미료 없는 단백한 친숙함으로 어른같은 각을 만들었다면,   '모아나'는 신비한 마우리 원주민의 토속적인 전통을 잘  활용하여 환상적이고 독특하고 뭉클한 매력으로  어른속의 어린아이를 깨울 수 있는 힘을 가진 만화영화라 할 수 있겠다. 대학원 미술사 시간에 잠깐 공부했던 지식이  더 흥미롭게 관심을 갖고 보게 하게 하였던 점도 없지 않아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 (등짝 넓고 숏다리 체구의 귀여움을 익히 아는 나로서는 등장 캐릭터들의 둥글둥글하고 귀여운 특징들에게 매우 끌린다는 것을 알았다. ㅋㅋㅋ )






Sunday, January 29, 2017

Knock Knock!

'Room N0.13' 이란 연극으로  붉은 닭의 시간이 열리는 기념을 하게 만든 것은 큰아들의 현명한(?), 재밌는(?) 선택이었다.   편하고 쉬운 영화로 가는 길을 돌려 명절을 맞이하여 연극을 보는 문화를 만들자며 먼길을 달려간 것은 뭔가 아날로그적이고, 오래된 느낌을 갖게 하여 앞으로도 그 땀이 베어나오는, 숨가쁜 호흡소리가 들리는, 목소리가 쉬어버리도록 외쳤던 그 무엇(?)을 탐닉하게 만들 것 같기도 하다. 결국 결론을 내야하는 습관으로 바람을 피우면 안된다고들 하고 집으로 돌아갔나? 거짓말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의 능력 즉 민첩성, 명석성, 야비성, 대담성,..등등의 능력이 없다면 그냥 그냥 살아야겠다는 생각에 도달하게 되는 것인가 했단다.

연극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줄을 서는 모습은 인상적이었지 싶다. 눈같은 비가 내리는 날에 우산을 쓰고 연극이 열리는 곳을 찾아가는 그 과정이 젊은 거리를 걷는 것처럼 살아있어서 좋았다. 젊은 사람들이 오가는 지하철속에서  한 민족의 다양성을 관찰하는 즐거움은 다양한 민족이 섞여있는 그곳의 그림만큼은 아니지만 나름 이곳 사람들은 다르다. 갈색 머리, 갈색 눈동자, 분칠한 얼굴, 스마트폰 읽기 등 공통분모가 많지만 나름 다른 것을 관찰해 보는 것도 색다르다 싶다. "어떻게 다들 다르게 입었지?" "한사람도 똑같은 옷을 입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 왜 난 신기하지요?" 성형수술로 얼굴들이 비슷해지긴 했어도 다들 나름 다름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왜 신기하기까지 하는 것인지.

젊은 사람들이 훨씬 많은 비율로 극장에 왔다는 사실을 알았다. 물론 가족단위로 연극을 보러 오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젊은 남여가 명절을 맞이해 연극을 본다는 사실이 왠지 뿌듯한 그림으로 보였지 싶다.  연극 극장가엔 구정 매진이란 소식에 표를 구할 수 없어 왜 연극인이 가난한지 궁금했더니만, 순수연극 시장은 자리가 텅텅비고 상업적인 연극 시장은 그런대로 먹고 산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웃기고 재밌는 그런 오락적인 연극은 부담이 없는데 깊이가 없고, 깊이가 있는 순수 연극은 부담스럽고 하는 이야기가 미술시장과 유사한 점이 있나보다.

'룸넘버13'은 열심이었지 싶다.  연극인들의 옷차림과 얼굴에 땀범벅을 기본으로 열심을 다해 극을 이끌어 나간 그 과정이 설령 과하게 반복되는 부분이 있다하더라도 보는 사람들을 족하게 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하나의 거짓말이 여러가지의 거짓말을 만들며 엮어지는, 진실이 들통날 것 같은 아슬아슬한 해프닝을 땀을 찍찍흘리며 꾸리는 연극팀에게 그냥 박수를 쳐야한다. 몸으로 연극을 하는 것 같은 이 기분은 무엇이지?

 들키지 말아야 하는 사람들의 임기응변과  뒷골이 스산한 땀내림을 코믹하게 전개하여 해피엔딩으로 마무리하는 연극의 모든 것은  결국 우리가 미워할 수 없는 삶과 사랑이야기이다.

Il Divo, Adagio

Wednesday, January 25, 2017

Some Deprivation (어떤 결핍)


작은 아들의 군입대 5주의 풋풋하고 시린 훈련을 마친 날은 몹시도 추웠다. 특별히 먹고 싶다는 음식을 다발다발 챙겨 의무적으로 혹은 운명적으로 임해야 하는 눈물이 쑥 나올정도의 애국심으로 포장하기까지 하는 푸르고도 젊은 시간이 갇혀있는 듯한 그 느낌을 애써 위로하고 싶었다.

혹독하고도 비이성적인 훈련은 오래된 남자들의 추억으로 넘겨지고, 좀 더 배려하고 합리적인 군문화가 형성되어지는 것 같아 다행이라 여겨진다. 조직활동을 해야하기에 규율을 잘지키고 정확하고 분명한 소통을 하는 것이 효율적인 일일 것이라 짐작을 해본다. 좋은 동기를 만나 서로 챙겨주고 용기를 북돋아주는 전우애를 맛보고 있노라 말하는 아들의 감사가 있어 엄마는 더욱 더 기쁜 마음으로 가슴이 따뜻해진다.

엄마가 경험하는 물가의 여인들도 조직이 나름 있다. 건강과 취미로 만나는 물가의 시간은 때로는 이해할 수 없는 조직의 쓴맛(쓰레기맛)을 보게 만들기도 한다.  물갈이가 되지 않는 오래된 기득권의 갑질은 헛웃음이 나올정도로 예의없고 경우가 없는 독특한 물가의 문화를 만들어 당황스럽고 황당한 느낌을 만드는데 물가의 물을 정화하는 36가지의 약품으로도 필터링할 수 없는 것임을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하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는 눈웃음 몸동작 하나만으로 족하지 않아 물가 운동이 끝나 뒷땅과 이기적이고도 몰이해적인 해석들을 하며 다졌을 돈독한 그들만의 오래된 조직감을 고려한다면 못본척 못들은척 척척하게 그냥 넘어가는 것이 마땅하거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귀한 입 열어 쓴소리 하는 것은 때로는 지혜로운 침묵 아니 이기적인 침묵이 그들의 입장을 동조하는 것과 같아 어둡고 더러운 기운이 장마비에 솟아오르는 잡초들의 키자람처럼 쑥쑥 자라 착한 에너지를 뒤덮기 때문임이다.

물가에 가서 운동하는 일을 사랑하기 때문에 참아야 할 것들이 몇가지 있다. 젊은 샘의 질문하기는 종종 황망한 시험에 어이없게 빠뜨린다. 정답은 입술을 질끈 물고 질문에 답하지 않고 젊은 샘의 정해진 답을 듣는 것이다! 그런데 왜 질문을 하는 것인지? 왜 난 매번 속아 답을 하는 것이지? 그리곤 답한 것을 후회하게 만드는 젊은 샘의 피드백은 정말 반응을 적극적으로 빨리 하는 나 자신에게 화가 치밀어 오르게 한다. 아는 것을 안다 느낀 것을 느낀다 말하지 못하는 세상에 사는 그런 기분이 바로 이런 것! ㅋㅋㅋ 이 세상에 어리석은 질문이 없고 바보같은 답이 없을텐데 왜 답한 사람을 무시하고 구박하고 면이 안서게 하는 것인지 내안으로 향하던 화살을 밖을 향해 쏘고 싶게 만들기도 한다.

몇명 안되는 물가의 여인들은 나름 조직이 있단다.  물가에 도착해서 깃털을 다듬은 역사가 길다하여 갓들어온 회원들에 대한 예의없는 행동들을 하며 마냥 조직이 있어 즐겁고 신난 여인들의 웃음소리를 들어 본적이 있는가! 먼저 도착하여 36가지 정화제가 섞인 물을 많이 마신 후유증이 아니길 바라며 나도 나름 물가 뒷땅 마무리를 할까한다. 어떤 결핍으로 이렇게 순수한 물가의 기쁨을 빼앗기는 것인지 셀프로 질문해 본다 나도 그런 여인들처럼 변하기 전에 말이다.

자이언티, 양화대교

Thursday, January 19, 2017

After Snow

-아침물가로 걸어가는 길에 보았던  작은 눈꽃 


깊은밤 눈내리는 소리는 나지 않았었다. 큰 눈이라고 해서 온세상이 하얗게 덮여 있을 것을 기대했었는데, 특히나 아침길에 마주치는 650년 묵은 느티나무가 선사할 오래됨의 품위가 하얗게 빛나는 자태를 보지 못함은 아쉬움이었다. 길에는 눈이 소복히 쌓여 뽀드득 소리를 낼 정도로 쌓였는데 어찌된 일인지 알 수 없었다. 

그래도 뽀드득 뽀드득 앞서 걸어간 사람이 만든 길을 따라 아침을 걷는 것은 색다른 즐거움이었지 싶다. 아무도 걷지 않은 하얀 눈밭을 걸어 가고 싶다는 천진한 생각은 눈이 신발에 들어와 생길 불편함을 견딜수 없다는 어른스럽고도 야무진 판단력에 물러나고 말았다. 방수가 되는 신발이니 얼마나 다행인가 하며 신발에 묻은 눈을 탈탈 털어내는 것을 잊지 않았다.  초미세먼지가 섞인 눈이니 절대 눈을 만지며 놀아서는 안된다며, 하얀 눈속에 들어가 노는 아이들을 말리는 이야기를 듣는다.  눈이 내렸어도 아무도 눈싸움을 하지 않고 눈사람을 만들지 않는 공간에 살고 있다는 것을 새삼 불행하게 깨닫게 되는 것 같기도 하다.

흰눈이 내리면 가라지 드라이브 웨이에 쌓인 눈을 의무적으로 치워야 했던 그시절의 시간이 떠오른다. 어렸던 아이들은 눈을 삽으로 치우다가 눈사람도 만들고 눈싸움도 하고 그런 두가지 행위를 웬만하면 실현했던 것 같다. 물론 눈이 많이 내린 날은 학교가 문을 닫는 경우가 많아서 그런 행위들을 할 수 있었을 것 같기도 하다. 스쿨버스가 못다니고 또한 운전을 하고 다니는 학생들이 많은 것을 고려한다면 눈오는 날은 학교 문닫는 날이라 해도 틀린 말은 아니었으니 말이다. 집에 갇힌 아이들이 무얼 할 것인지?  하긴, 겨울방학이 유난히 짧은 그곳의 학교는 1월 초에 봄학기가 시작했더란다. 

사람이 다니는 인도에 아무런 안전조치를 해놓지 않아도 이곳 사람들은 알아서 잘도 다닌다. 모래를 뿌리고 안전표시 하나 세워놓지 않아도 위험하기까지한 길을 잘도 다닌다. 연탄재도 구할 수 없으니 군데 군데 모래가 있어야 할 것인데 보이질 않는다. 길에 눈이 치워지지 않아 생긴 행인의 불행한 사고는 누구의 책임일까 쓸데없는(?) 물음표가 생긴다. 돌아다닌 사람 잘못인겨? 

눈길을 밟고간 물가는 여인들이 많지 않았었다. 돌핀킥의 느낌을 더 알고 싶었는데 오늘은 한팔 앞으로 호흡 접영드릴의 도전이 '훅'하고 소리를 내며 들어왔다.  지루할 틈이 없이 본인의 한계를 깨닫게 하는 새로운 드릴이 주는 낯설음은 물가의 시간을 더 빨리 가게 하는 것 틀림없다. 한팔 옆으로 하는 호흡에 익숙했던지라 앞으로 호흡한다는 그 자체가 모든 흐름을  흐트려 놓은 것 같았다. 천천히 당황하지 않고 하면 될 수 있었는데 한참이나 질퍽되고  나서 깨달았다. ㅋㅋㅋ

Wednesday, January 18, 2017

Before Snowing

from the first snow of 2017

큰눈이 내릴 것이라고 한다.  창밖은 겨울햇살이 높은데 어디선가 하얀 눈을 몰고 소리없는 깊이로 몰려오는  중인가 보다. 군에 입대한 아들의 힘든 훈련을 생각하면 낭만적인 하얀 눈도 내리지 않는 따뜻한 겨울이길 바라는  아주 단순하고도 이기적인 마음이 들어서기도 하다.  겨울은 추워야하고, 봄날은 꽃이 필 수 있도록 비가 내리고 바람이 불어야 하고,  가을은 햇살이 높아 열매가 맺혀야 하는 것  마땅한 일이나 지구 온난화로 살기 좋은 봄 가을이 짧고 무더운 여름과 정체성이 혼란스러운  겨울을 댓가라도 치루듯 견뎌야하나 보다.  

아침을 걸어 물가로 가는 길에 지저귀는 새소리에 귀가 황홀했다. 작은 참새들이 '짹짹'하고 우는 것이 아니다는 사실에 깜짝 놀라 유심히 바라보아도 내 머릿속 사전은 참새라고 말한다. ㅋㅋ 삐롱 삐롱 삐로롱 하고 노래하는 새들과 까악까악하는 까치떼들(까마귀?)의 외침(?)을 들으며 걷는 아침길은 중독성이 있다. 여 십년동안 옥수수밭과 콩밭사이를 자동차로 달리며, 좀처럼 듣기 힘들었던 물흐르는 냇물소리가 배경음으로 깔리는 이곳의 아침은 고향처럼 익숙한 오래된 소리를 낸다. 

 천천히 폼을 만드는 것에 촛점을 맞추고 물과 잘 놀고 있는 중이다.  물과 사귀는 것은 몸과 마음을 비우는 것으로 시작하여 무게 중심을 앞뒤 또는 상하로 이동하며 균형을 잡으며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물의 저항을 최소화하는 리듬으로,  내 온몸의 진동으로 일으킨 에너지로 물속을 미끄러지며 나아가는 것을 날마다 꿈꾸며 내 깃털을 성실히 다듬고 있는 아직도 물과 노는 여인의 초상이 바로 나이다. ㅋㅋ

밤새 큰눈이 내린 아침 풍경속으로 걸어갈 생각에 벌써 뿌드득 뿌드득 소리를 내며 마음은 물가로 가고 있다. 

인순이, 거위의 꿈

Tuesday, January 17, 2017

Day Dream

 지하철을 타고 빛의 속도로 달려가 오래묵은 좋은 사람의 얼굴을 보며 웃었나 보다. 맛집앞에 줄을 서는 기다림 그리고 '알폰스 무하'의 미술을 관람하는 새로운 시간도 오랜 시간을 덧입은 두께만큼이나 편안하고 따뜻한 행복감으로 함께 하였나 보다.   나이 들어가는 것을 지켜보는 오랜 친구가 아직 내게 있다는 것 감사하고 싶다.

'알폰스 무하'의 작품은 장식적이고 순정적이고 만화적이었다. 순수미술을 바탕으로 자기만의 작품세계를 구축한 스타일이 강한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었던 점은 신선한 충격이었던 것 틀림없다. 상업적인 그래픽과 디자인의 선구자적인 영향을 끼쳤음을 어릴 적 보았던 순정만화와 일본 만화 그리고 신세대 만화 작가의 작품  곳곳에서 구체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관람한 대부분의 작품들이 석판화로 만든 것이었는데 그 과정을 짐작할 수 재미를 느낄 수 없었다. ( '석판화'을 배워볼 기회를 갖지 못한 것이 후회스럽기도 하였다.) 석판화로 찍어낸 작품들의 파스텔톤 칼라감각은 플랫하면서도 비현실적이고도 환상적인 낯설음을 내게 주었던 것 같다. 인쇄술의 발달과 함께 상업적인 연극 포스터와 잡지 삽화 그리고 상품의 이미지를 그래픽하게 만든 광고그림 등등 그 시대의 필요에 따른 요구에 맞게 작품을 만들며 그만의 장식적인 작가적 세계를 창출하고 후대 만화 작가와 상업 디자인, 현대 그래픽 역사에 많은 영향을 남기고 있다고 한다.

기호학적이고 장식적인 그의 천재적인 다양한 패턴들은 감동스러웠지 싶다. 여인들의 긴 머리카락이 창출해내는 에스라인과 치맛자락이 만드는 에스라인 그리고 수많은 커브와 기호학적이며 그래픽적인 패턴들의 조화 그리고 그의 작품에서 늘상 나온다는 둥근 원형의 모티브속의 판타지는 낭만적이며 환상적이다.

어릴적 인형놀이와 친숙했던 동화적 아름다움에 대한 원형을 그가  오래전 긴긴 세월을 잉태하여  꿈처럼 재현한 '무하 스타일'의 영향을 받은 것들이라니 감탄스러웠다. 자연과 일상으로 부터 투철한 관찰력으로 그 모티브를 가져오고 과거로 부터 그 신화적, 완벽한, 원형적 아름다움을 접목시켰다는 생각에 도달하게 되었다.

'무하'님 가라사대,
To arouse the interest of the  [viewer's] senses, to awaken them to his speech, the artist must know how to charm. 대중의 감각을 자극하고 자신만의 언어로 그들을 깨우기 위해서, 예술가는 유혹하는 법을 알아야 한다.
Alfons Mucha,  Day Dream

당신의 밤, 황광희x개코

Sunday, January 15, 2017

Born to be Red

햇살이 남쪽으로 향한 넒은 창문으로 쏟아져내리는 광경은 행복하다. 조그만 흙덩이에 뿌리를 내린 '제라늄은 지칠 줄 모르고 붉은 꽃을 들어 올린다. 몇줌의 흙으로도 생명력을 유지하며 환경을 탓하지 않고 열심히 자신의 꽃을 내뿜는다. 겸손한 척 할 필요없이 빛을 향해 두팔 들어 올리고 날마다 새롭게 피고지는 제라늄이 나의 공간에  벌써 3년이 넘어간 시간을 함께 하고 있나 보다.

불혹의 시대를 지냈던 그곳 가라지 문앞 좌우로 큰화분에 제라늄을 심었던 그 순간이 떠오른다. 어느 추수감사절에 겨울이 오기전 마지막으로 붉은 그 꽃들을 그린 그날도 잊혀지지 않고 있다. 향기로운 내음을 가지진 않았지만 강인해서 아름다운 붉은 제라늄의 꽃말은 '그대의 행복' 이라고 한다는데 바라만 보아도 행복한 내게는 마땅한 의미임에 틀림없다.

일요일 오후 뒷산에 오르며 귀한 보물을 방치한 것 같은 후회스러움이 욕심사납게 찾아오긴 했지만 산은 포근하고 조용하고 평화로왔다. 산에서 사람을 혼자 만나는 것이 두려워 뒷산이라도 오가는 것을 정지하고 있었더니만 작년 진달래가 피었을 봄풍경도 보지 못했고 아름다운 가을의 모습도 챙기질 못했고 눈이 내린 모습도 눈에 담지 못했다는 것을 새삼 인지하였다.

훨씬 주름진 사람들이 산길에 있었다. 네모난 아파트 숲을 앞뒤로 바람 한점 없는 한겨울의 뒷산에 오르는 것은 연골이 아직 남아 있는 축복이요, 두 다리 성성할 때 기를 쓰고 산을 올라야 할  얼마남지 않은 젊음에 대한 예의일지도 모른다는 과격한(?) 생각이 들기도 하였다.  페타이어가 깔린 인공적인 길이 아닌 붉은 살을 떨어진 솔잎과 낙옆으로 덮고 있는 산길을 걷는 것은 부드럽고 포근한 행복감이다.

한시간 동안의 산길속에서 침묵은 화학적이고 인위적인 것들을 멀리 하고 싶은 평화로운 마음을 선물로 안겨주는 듯해서 예약했던 영화까지 취소하는 결과까지 초래하였지 싶다. 그것으로도 족하다는 그런 배부른 느낌 같은 것을 오랜만에 누릴 수 있었지 싶다.

겨울 하루의 긴밤을 붙잡고 '스피릿'이란 볼링 영화를 보았는데 왜 흥행에 실패했는지 알 것 같았다. ㅋㅋㅋ 따뜻한 영화인데 뭔가 새롭지 못하고 고민한 흔적이 보이지 않는 그냥 인간애에 호소한 스피릿난 영화를 보면서 그래도 돈이 덜 아까웠던 것은 볼링에 대한 잊혀지지 않는 추억의 그림속에 함께  등장했던 볼링사람들을 기억나게 해서일지도 모르겠다.

지금은 왼쪽 무릎과 허리가 좋지 않아 피해야 할 운동이 되어 버린 볼링을 생각하니  아직도 팍! 하고 쓰러지던 핀들의 환호 소리가 바로 귓전에 들리는 듯 하다.

그리고 오늘의 난 '백 플립 턴'을 물가에서 접수하였다.  간절히 원하니 몸이 알아서 뒤집어지는 그런 작은 기적을 맛보아서 행복하기도 하다. 낼 물가에 가게되면 무호흡 25미터 접영에 도전해 볼 생각이다. 이상하게 무호흡 접영에 대한 두려움이 내게 있다. 물론 해보지 않아 요령도 없고 불편해서 생긴 현상이긴 하겠지만 팔이 잘 물속에서 올라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말았다.  무슨 차이로 무호흡시 단순 접영과 다른 팔동작 현상을 당하게 되는지 그 이유를 알아야 한다. (ㅋㅋㅋ 난 아무래도 수영장 락스 물에 중독이 심한 것 같다. )

기본적인 운동 이야기 하고 있을 때  갑자기 '너 뭐하는 사람이야요?'하고 정체감을 묻고 그러면 안되는데 작품활동 하느라 정신없이 바쁠 멋진 님들을 생각하니 정신차려야겠다는 생각이 좀 들긴한다. 이제 봄이 되면 그룹 전시회도 할터인디...

누군가에게 뭘 보여줄려고 작품을 했던 기억은 없었던 것 같다. 그때는 그일이 즐거웠고 괴로움이었고 전부였던 시절이었고 집중과 몰입으로 나만의 감각이 깨어나 캔버스로 옮겨지던 붉은 시절이었지 싶다. 지금 통과하고 있는 이 방향을 잃은 일상적이고도 지루한 시간들을 난 즐길 것이다. (먼말인지?ㅋㅋㅋ) 하늘이 내게 준 운명의 뜻을 안다는 시간대는 아직 푸른 에너지로 왕성한 시절로 포기하기엔 넘 이르다는 것 아직 난 알고있다.

Chet Baker, I've Never been  in Love before

Thursday, January 12, 2017

Lonely Fox

아침 운동을 하고 그 보상이라도 하는양 떡라면을 맛나게 먹고 그리고 따뜻하고 향기좋은 커피를 마시며 군에 있는 아들에게 인터넷 편지를 쓰는 시간은 날씨가 복잡한 금요일 오후이다. 무슨 약속이라도 있어 화장을 하고 옷을 챙겨입고 쓰잘데기 없어 보이는 수다라도 떨어야하는 금요일이지 않는가! 시간을 꽤 오래 먹은 나는 아무래도 혼밥에 혼술에 혼자 놀기를 잘하는 것에 대한 부끄러움이 있다. 착하게 나이가 든다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인 것 같은데 과연 그런 선한 마음이 저절로 오는 것인지 물음표를 심어본다. 힘이 없어 눈과 귀가 멀어 다리가 후들리고 해서, 어쩔 수 없이 시간에 정복당해서 입다물고 착해지는 것일까.

어제 내린 눈은 개울천 풍경을 그야말로 '발효화'하는 것 같은 물먹은 갈색의 단계로 변화하는 데 촉매제 역할을 한 것 같았다. 신데렐라 구두가 벗겨진 그런 축축하고도 가난한 풍경을 걸어가는 아침 또한 봄으로 가는 길속에 있는 피할 수 없는 그 순서이겠지만서도 원색적인 봄이 올라오는 봄이 몹시  간절한 아침걷기였다.

물가 사우나장의 언니들은 언니 동생하며 커피물을 나누며 행복한 수다로 땀을 뺀다. 먼저 일어나면 뒷통수가 간지러워 자리를 뜨지 않는다는  뒷문화는 눈치채지 못했지만 알몸으로 땀빼는 사이답게 끈끈한 인간관계를 유지하는 그녀들이 오늘은 왠지 부러웠다. 무슨 말을 하든지 잘 응대하며 반응하고 웃어주고 박수쳐주고 그렇게 사람은 사귀는 것일텐데 난 무엇이 문제지 하며 또 물음표 하나 사우나장에 꽂아두고 나와 찬물을 막 퍼부었다.

"그냥 생긴대로 살아라~~~쏴아솨아~~~"

"~~~~~~~~~~음 파아아아"
이래서 난 물가에 가면 열심이다. I love it!

"The Soap" Mix Media on MDF, 24X24 inches, 2009---2011
https://www.youtube.com/watch?v=SKMEM54PDPo
Sumi Jo, Moon Flower (secret garden)

아무리 찾아도 사진 원본이 보이질 않아 블러그 2011년 기록에서 겨우 찾아낸 나의 여인의 뒷모습이다. 아랫글 역시 2011년에서 퍼온 글이다.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는듯한 쇼에 이 그림을 걸었다. 그룹 크리티크에 별 관심을 갖지 못한 이유는 아무래도 다른 작품들이 더 강하기도 하였거니와 젊은 진보적인 친구들의 특별한 반응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였을까? 혹시 뿌리고 샌드질하는 것들에 대한 지루함?

어쨋든, 오랜 시간끝에 완성한 작품이었지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는 저런 그림을 그만 정지하는 것이 어쩌냐는 심한 비평도 고수의 샘에게 듣기는 하였지만 난 상관하지 않는다. 어쨋든, 조명발도 못받아 보는 것이 안타깝기도 하였거니와, 쇼에 제출하려고 했던 두 작품에 대한 확신이 서지 않는 점도 있기도해서 성질(?)난김에 집어쳐야 할 작품을 '갭쇼'에서 조명을 받게 하였다.

하필 왜 갭쇼란 말인가?ㅎㅎㅎ 젊은 친구들과의 갭을 느끼고 사는 지 오래되어 그러려니 하고 살고 있지만서도, 늙어서 학교 다녀서 미안하기도 하고 뭐 그런것...감수해야 할 일들이 적지 않지만, 난 그림쟁이 화가가 되어야하기에 그정도의 시련과 고난은 이길 수 있다.ㅎㅎㅎ그래도 친절한 젊은 친구들도 꽤 있어 학교갈 맛은 좀 있긴하다. 격조있는 삶을 꾸려나가기엔 나의 영어가 넘 우수꽝스럽고, 그리고 난 내 그림에 대한 애착이 심해 어떤 점에 있어서는 물러날 수 없는 모습이 추하기도 하다.ㅎㅎㅎ

술마시고 차마시고 밥묵고해서 친구가 될 수 있다면, 그리하겠지만, 나 너무 피곤하고 할 일이 많다.

이런저런 사정이 있어 대표선수로다가 나갔지만서도, 조명아래 비추인 그녀의 등짝은 정말 멋있었다.ㅎㅎㅎ 숨어있던 깊은 텍스쳐들이 그늘과 함께 붉어지고 그리고 단순한 것 같았던 빛들이 은근하게 드러나는 색들과 어울리니 그 기쁨을 어찌 말하리요. 역시 멋져! ㅎㅎㅎ

제목처럼 이런저런 묵은 때들을 벗겨서 승리하길 스스로에게 강추하면서.

Wednesday, January 11, 2017

Be Simple

바다를 본 사람은 강을 보고 바다라 부르지 않는다 하였던가? 눈이 소복하게 쌓였지만 설악산의 눈그림에 비하면 밀가루를 뿌려놓은 것 같다는 얕은 감동을 가지고 올해 첫눈을 보았다(2017년 올해 첫눈! 의미야 만들면 되는 것이지요. ) 그래도 이곳 도시에서 처음으로 제법 쌓인 눈길을 따라 물가에 가려니 긴장이 조금 되긴 하였다. 무슨 행동으로 인한 것인지 갑작스럽게 요통이 찾아오니 밟고 갈 눈길이 반갑지 않은 것도 사실이었다.  중무장을 하고 뿌드득 소리를 내는 아침냇가를 걸었다. 아무생각 없이 걷는 그 즐거움~~~

혹시 몰라 스마트 폰을 챙겨 냇가를 따라 걸어가다보니 제법 신선한 아름다움이 있었다. 휘어진 갈대 잎에 초생달 처럼 얹혀있는 자잘한 모습, 쭉정이로 서있는 들꽃위로 사탕가루를 둘러놓은 동그란 모습들이 달콤하고 동화스런 알사탕 같은 맛이 났다.   그저 몇센치 안되는 흰옷을 입는 것으로 새롭게 형성되는 그 단순미가 아름다웠다.

지난밤 텔비 연속극도 보지 않고 잠들었다. 뜨끈하게 전기요 기운으로 정지되지 않는 식욕을 누르고자 잠들고자 하였다. 그리고 이른 새볔 다시 일어나야했다. 읽다만 책을 마저 읽기 좋은 기회로 여기고 말똥하게 읽고 있자니 연세가 있으신 작가님의 신변 이야기다.  아직 할머니가 될 준비가 안되어있는 마음이 손자 손녀 이야기에 공감하기가 어렵다. 부담스러워 책을 덮어 버리고 싶었지만 멀지 않은 미래의 이야기라 생각하고 읽다 보면 다시 잠이 들것이라는 자가최면에 걸려 다시 잠이 들었다.

그렇게 긴 겨울밤을 보낸 아침은 하얀 눈을 입고 있었지 싶다.

눈길을 걸어 물가에 도착하니 어느 여인이 카나다에서 오신 분같은 인상을 받는다며 인사를 한다.  장작 패고 잔디 깍고 뭐 그런 시골스런 여인 말씀이냐고 묻지 않을 수 없었다. 생각외의 대응으로 좋은 인삿말을 삼키니 난감하여 이 여인이 하는 말씀은 카나다 여인은 세련된 이미지라며 하자 지나가던 나이든 회원님 그쪽 사람은 티셔츠 한장 같고도 일년을 살던디요 하며 나름의 경험을 얹고 가서 그녀는 아마도 의문의 2패를 당하였지 싶다.ㅋㅋㅋ

친절하게 아침인사를 하던 그녀가 마음 다치지 않았기를 바라며 에곤실레의 작품을 감상해 보기로 한다.


Egon Schiele, Girl with yellow scarf

BIGBANG, 뱅뱅뱅

Tuesday, January 10, 2017

Limitless

다른 날보다 일찍 잠이 들어서인지 이른 새벽에 잠이 깨고 말았다. 그래도 읽을 책이라도 있어서 다행이다 싶어 돋보기와 책 그리고 혹시 몰라 스마트 폰을 챙겨 쇼파에 누워 아침을 기다렸나 보다. 하나 둘 문제가 생기기 시작한다는 50줄에 들어선 나는 종합병원에 가서 긴시간을 스마트 폰을 보며 더디가며 연착되는 차례를 기다려야 했고, 기다림에 비해 초극도로 짧은 의사샘과 짧은 대화를 하고 낯설은 약을 타서 집으로 돌아왔다.

수술을 하지 않고 약으로 해결할 수도 있고 하니 경과를 지켜보자 하는 의사샘의 처방은 다행이었지 싶다.   수많은 사람들이 기다리는 종합병원에 오랜만에 갔던 모양이었던지 그 과정이 피곤하고 지쳐 다시는 아프지 않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것이 내 결심대로 내 의지대로 되는 문제이던가! 앞으로 펼쳐질  더 주름진 성숙함은  그 피할 수 없는 아픔과 친해지며 달래며  받아들이고 살아야 한다는 것을 눈치챈 탓으로 잠이 깨었을까.

물가에서 어제의 실패를 교훈삼아 다시 한번 새로운 기술연마에 힘을 쏟았다.  나름의 결심을 하고 나름의 플랜대로 스스로를 믿고 돌진하는 것이 날 흥분 시키고 즐겁게 한다. 거창한 예술작품을 하는 것 아니지만서도 이 단순한 기쁨을 뭐라고 해야할지 모르겠다. 한번도 경험하지 않은 것에 대한 도전 그리고 그 성취감이 주는 기쁨! 그것이로세!

내 짧은 팔다리로 물고기처럼 수영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 절대 아프지 않을 것 같은 내 몸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당연히 아플 것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즐길 수 있는 것들이 주름진 시간에도 있으리란 희망을 가져본다.

Gustav Klimt, Danae


베란다에 둔 마늘이 봄이 온다고 푸른 싹을 들어 올리니 더이상 미룰 수 없어 칼을 잡고 마늘 껍질을 까다 뮤지컬 '캣스'를 감상하였다.  손에 든 칼을 믿을 수 없어 고개 박고 마늘을 바라보니 추억의 뮤지컬을 제대로 감상할 수가 없다. 엉덩이를 거실 바닥에 앉히고 편안 자세로 작업을 하다보니 모든 신체 마디가 할머니처럼 힘들다. 뮤지컬에 나오는 털빠지고 광채없이 어스렁거리는 늙고 초라한 고양이의 노래를 들으며 왠지 지금 나의 시간을 더 알차고 즐겁게 꾸려야겠다는 건설적인 다짐으로 쓸데없이 올라오는 노년의 시간에 대한 두려움을 꾸욱 꾸욱 눌러본다.
Cats Musical, Memory

Monday, January 09, 2017

Neutral Head

분홍빛 시크라맨 꽃잎들이 나비가 되어 날아가기 좋은 화창한 햇빛이 집안으로 들어오는 시간은 아직도 봄으로 가는 겨울의 길목이 한참이나 남은 것 같다.  큰바위를 도는 물들이 제법 묵직한 소리를 내며 흐르는 아침을 따라 물가에 다녀왔다.

새로운 도전거리가 있는 날은 심장이 박자를 빨리하며 스스로가 만든 파도에 침몰당하기 쉽다.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이 아직 남아있다는 것에 감사하며 피하고 싶었지만 상급반 그녀들의 도전을 지켜 보았다. 자신의 박자를 지키며 발전시켜야 할 것이 분명 있었는데 그만 호기심에 무너진 셀프 플랜은 실패했지만그러나 새로운 것을 해본 만큼, 아는만큼의 크기로 스스로에게 유익했지 싶다. 어서 내일이 되어 새로운 기술을 숙련해 볼 수 있기를 심장이 시간을 조르는 느낌을 지금 내가 누리고 있나보다.

물가의 이름모를 나이든 형님 두분은 주민센타에서 라인댄스 춤을 배운다고 하셨다. 몸이 꼿꼿하고 짱짱하신 분들이 유연한 춤까지 추신다고 하니 그 또한 귀가 솔깃하기도 하다. 젊은 시절에 들었던 추억의 팝송의 선율을 따라 춤을 춘다고 상상하니 매력적으로 들린다. 춤을 추어 본 적이 언제든가? 해운대 시절 차차차와 재즈댄스 그 이후로 스텝을 잊어버리고 잃어버린 것은 아닐까? 생각의 유연성이 춤을 춘다하여 따라올 일은 아니겠지만 굳어져 가는 시간에 춤이란 촉촉한 푸른  물줄기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물가에서 깨달은 사실 하나는 머리가 리드하는 것을 잊지 않는 것이다. 자유형에서  오른쪽 롤링을 신경쓰다보니 자꾸 움직이지 말아야 할 왼쪽 머리가 들리는 현상을 경험했는데 마침 젊은 샘이 지적을 해주시니 감사하기 그지 없었기도 했다. 오른쪽과 왼쪽이 롤링 각도가 같지는 않다는 사실을 재확인해 보아야겠다 싶다.



Make it Better~

군대간 작은 아들의 잘잘한 손글씨로 쓰여진 편지를 받은 월요일은 춥지만 따뜻하다. 습관이란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아들의 군에서의 짦다란 일분짜리 전화소식 없음이 일요일 하루종일 실망감으로 길게 느러지게 하였는가 말이다. '전우조'를 이루어 소소한 일상의 일까지 함께 한다고 하니 화장실 같이 갔던 학창시절의 풋풋한 조직감이생각나기도 하여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군대에 있는 아들을 생각하며 비틀즈의 'Hey Jude'
https://www.youtube.com/watch?v=A_MjCqQoLLA
The Beatles, Hey Jude



Thursday, January 05, 2017

Winter Time

daydream  from  Something Like Happiness

햇살이 집안으로 부서져 내리니 남쪽으로 난 베란다 유리창에 나가있는 제라늄이 붉은 열정을 폭탄처럼 들어 올리며 행복하다. 홈쇼핑에선 봄같은 날씨도 이번 주말을 지나면 혹한이라며 서둘러 한겨울 옷들을 팔려고 코먹은 소리를 내며 유혹을 한다. 그녀들의 달콤한 목소리들을 리모콘으로 꾹 눌러 무시하고 무사히 오늘도 난 물가의 길을 따라 아침을 걸어왔다.

냇가의 꽃들은 사라지고 잡초들이 푸른 기운을 잃고 바스락거리며 쓰러져 있는 겨울의 모습속에 유난히도 아침햇살에 가볍게 바람을 타는 갈대들의 모습이 아름다웠지 싶다.  지루하게 덮여진 갈색의 세상 아래 연두빛 어린 봄이 인내하며 자신들의 시간을 기다리고 있으리란 것을 습관처럼 알고는 있었지 싶다. 도시농부의 빈밭을 지나 그리고 커피향이 나는 커피숖을 지나 그리고 장어들이 뒤엉켜 있는 수족관이 있는 식당앞을 지나 그리고 브런치 식당을 지나 내가 노는 물가에 도착하였다.

물을 타고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 저항을 줄이고, 힘의 강약을 조절하고, 밀고 땡길 리듬을 타고, 균형감을 잃지 않고...... 결국은 폼생폼사! 나의 스포츠 역사에서 줄곧 추구해왔던 '폼생폼사'의 격있고 우아한 자세를 물가에서도 실현시키고자 열심을 다하고 있음을 본다. 몸부림과 마음부림이 퍼덕거리던 혼란의 시간을 지나 이제 다시 기본기의 그 단순한 의미가 있는 겨울의 다시 시작하는 시간이다.

BigBang, Fantastic baby


Tuesday, January 03, 2017

Rooster should Cry

Rooster Should Cry, Mix Media, 24x25 inches

붉은 닭의 해가 밝은 지금도 물가로 뛰는 가슴을 품은 채 가고 있다.  아침햇살에 반짝이는 시냇물에 주황색 부츠를 신은 오리가 노는 모습은 질리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잊혀진 어린시절을 걷는 그런 오래된 느낌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간밤에 어리석게 먹어 치운 북어 두마리의 에너지를 물속에서 변형 승화시키려 했지만 여전히  물밖 뭍에서 꽤 오래 살았다는 것을 인정할 수 밖에 없는 그  포유류 동물의 모질한 모습! 그럼에도 불구하고 물고기처럼 유연하고 부드럽게 그리고 힘차게 놀고 싶은 꿈을 버리지 않고  내안에  씨앗처럼 품고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 

어두움에서 빛을 알리던  닭울음 소리를 오래된 내 몸은 기억하고 있는 것인지 닭의 해를 맞이하여 물어 보기로 한다. 닭과 오리 그리고 고양이까지 몹쓸 병에 걸려 수난을 겪고 있는 이 어지러운 시간에 힘차게 새볔으로 퍼졌던 닭울음 소리를 낭만적으로 기억하고 싶다.  인간이 먹기 위한 대량생산의 댓가로 수많은 닭들이 울음없이 파묻히는 이 낯설은 시간에 흙있는 마당에  구구구 소리를 내며 먹이를 사냥했던 아주 오래된 기억을 피어 오르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