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January 29, 2017

Knock Knock!

'Room N0.13' 이란 연극으로  붉은 닭의 시간이 열리는 기념을 하게 만든 것은 큰아들의 현명한(?), 재밌는(?) 선택이었다.   편하고 쉬운 영화로 가는 길을 돌려 명절을 맞이하여 연극을 보는 문화를 만들자며 먼길을 달려간 것은 뭔가 아날로그적이고, 오래된 느낌을 갖게 하여 앞으로도 그 땀이 베어나오는, 숨가쁜 호흡소리가 들리는, 목소리가 쉬어버리도록 외쳤던 그 무엇(?)을 탐닉하게 만들 것 같기도 하다. 결국 결론을 내야하는 습관으로 바람을 피우면 안된다고들 하고 집으로 돌아갔나? 거짓말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의 능력 즉 민첩성, 명석성, 야비성, 대담성,..등등의 능력이 없다면 그냥 그냥 살아야겠다는 생각에 도달하게 되는 것인가 했단다.

연극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줄을 서는 모습은 인상적이었지 싶다. 눈같은 비가 내리는 날에 우산을 쓰고 연극이 열리는 곳을 찾아가는 그 과정이 젊은 거리를 걷는 것처럼 살아있어서 좋았다. 젊은 사람들이 오가는 지하철속에서  한 민족의 다양성을 관찰하는 즐거움은 다양한 민족이 섞여있는 그곳의 그림만큼은 아니지만 나름 이곳 사람들은 다르다. 갈색 머리, 갈색 눈동자, 분칠한 얼굴, 스마트폰 읽기 등 공통분모가 많지만 나름 다른 것을 관찰해 보는 것도 색다르다 싶다. "어떻게 다들 다르게 입었지?" "한사람도 똑같은 옷을 입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 왜 난 신기하지요?" 성형수술로 얼굴들이 비슷해지긴 했어도 다들 나름 다름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왜 신기하기까지 하는 것인지.

젊은 사람들이 훨씬 많은 비율로 극장에 왔다는 사실을 알았다. 물론 가족단위로 연극을 보러 오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젊은 남여가 명절을 맞이해 연극을 본다는 사실이 왠지 뿌듯한 그림으로 보였지 싶다.  연극 극장가엔 구정 매진이란 소식에 표를 구할 수 없어 왜 연극인이 가난한지 궁금했더니만, 순수연극 시장은 자리가 텅텅비고 상업적인 연극 시장은 그런대로 먹고 산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웃기고 재밌는 그런 오락적인 연극은 부담이 없는데 깊이가 없고, 깊이가 있는 순수 연극은 부담스럽고 하는 이야기가 미술시장과 유사한 점이 있나보다.

'룸넘버13'은 열심이었지 싶다.  연극인들의 옷차림과 얼굴에 땀범벅을 기본으로 열심을 다해 극을 이끌어 나간 그 과정이 설령 과하게 반복되는 부분이 있다하더라도 보는 사람들을 족하게 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하나의 거짓말이 여러가지의 거짓말을 만들며 엮어지는, 진실이 들통날 것 같은 아슬아슬한 해프닝을 땀을 찍찍흘리며 꾸리는 연극팀에게 그냥 박수를 쳐야한다. 몸으로 연극을 하는 것 같은 이 기분은 무엇이지?

 들키지 말아야 하는 사람들의 임기응변과  뒷골이 스산한 땀내림을 코믹하게 전개하여 해피엔딩으로 마무리하는 연극의 모든 것은  결국 우리가 미워할 수 없는 삶과 사랑이야기이다.

Il Divo, Adag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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