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rsday, January 12, 2017

Lonely Fox

아침 운동을 하고 그 보상이라도 하는양 떡라면을 맛나게 먹고 그리고 따뜻하고 향기좋은 커피를 마시며 군에 있는 아들에게 인터넷 편지를 쓰는 시간은 날씨가 복잡한 금요일 오후이다. 무슨 약속이라도 있어 화장을 하고 옷을 챙겨입고 쓰잘데기 없어 보이는 수다라도 떨어야하는 금요일이지 않는가! 시간을 꽤 오래 먹은 나는 아무래도 혼밥에 혼술에 혼자 놀기를 잘하는 것에 대한 부끄러움이 있다. 착하게 나이가 든다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인 것 같은데 과연 그런 선한 마음이 저절로 오는 것인지 물음표를 심어본다. 힘이 없어 눈과 귀가 멀어 다리가 후들리고 해서, 어쩔 수 없이 시간에 정복당해서 입다물고 착해지는 것일까.

어제 내린 눈은 개울천 풍경을 그야말로 '발효화'하는 것 같은 물먹은 갈색의 단계로 변화하는 데 촉매제 역할을 한 것 같았다. 신데렐라 구두가 벗겨진 그런 축축하고도 가난한 풍경을 걸어가는 아침 또한 봄으로 가는 길속에 있는 피할 수 없는 그 순서이겠지만서도 원색적인 봄이 올라오는 봄이 몹시  간절한 아침걷기였다.

물가 사우나장의 언니들은 언니 동생하며 커피물을 나누며 행복한 수다로 땀을 뺀다. 먼저 일어나면 뒷통수가 간지러워 자리를 뜨지 않는다는  뒷문화는 눈치채지 못했지만 알몸으로 땀빼는 사이답게 끈끈한 인간관계를 유지하는 그녀들이 오늘은 왠지 부러웠다. 무슨 말을 하든지 잘 응대하며 반응하고 웃어주고 박수쳐주고 그렇게 사람은 사귀는 것일텐데 난 무엇이 문제지 하며 또 물음표 하나 사우나장에 꽂아두고 나와 찬물을 막 퍼부었다.

"그냥 생긴대로 살아라~~~쏴아솨아~~~"

"~~~~~~~~~~음 파아아아"
이래서 난 물가에 가면 열심이다. I love it!

"The Soap" Mix Media on MDF, 24X24 inches, 2009---2011
https://www.youtube.com/watch?v=SKMEM54PDPo
Sumi Jo, Moon Flower (secret garden)

아무리 찾아도 사진 원본이 보이질 않아 블러그 2011년 기록에서 겨우 찾아낸 나의 여인의 뒷모습이다. 아랫글 역시 2011년에서 퍼온 글이다.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는듯한 쇼에 이 그림을 걸었다. 그룹 크리티크에 별 관심을 갖지 못한 이유는 아무래도 다른 작품들이 더 강하기도 하였거니와 젊은 진보적인 친구들의 특별한 반응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였을까? 혹시 뿌리고 샌드질하는 것들에 대한 지루함?

어쨋든, 오랜 시간끝에 완성한 작품이었지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는 저런 그림을 그만 정지하는 것이 어쩌냐는 심한 비평도 고수의 샘에게 듣기는 하였지만 난 상관하지 않는다. 어쨋든, 조명발도 못받아 보는 것이 안타깝기도 하였거니와, 쇼에 제출하려고 했던 두 작품에 대한 확신이 서지 않는 점도 있기도해서 성질(?)난김에 집어쳐야 할 작품을 '갭쇼'에서 조명을 받게 하였다.

하필 왜 갭쇼란 말인가?ㅎㅎㅎ 젊은 친구들과의 갭을 느끼고 사는 지 오래되어 그러려니 하고 살고 있지만서도, 늙어서 학교 다녀서 미안하기도 하고 뭐 그런것...감수해야 할 일들이 적지 않지만, 난 그림쟁이 화가가 되어야하기에 그정도의 시련과 고난은 이길 수 있다.ㅎㅎㅎ그래도 친절한 젊은 친구들도 꽤 있어 학교갈 맛은 좀 있긴하다. 격조있는 삶을 꾸려나가기엔 나의 영어가 넘 우수꽝스럽고, 그리고 난 내 그림에 대한 애착이 심해 어떤 점에 있어서는 물러날 수 없는 모습이 추하기도 하다.ㅎㅎㅎ

술마시고 차마시고 밥묵고해서 친구가 될 수 있다면, 그리하겠지만, 나 너무 피곤하고 할 일이 많다.

이런저런 사정이 있어 대표선수로다가 나갔지만서도, 조명아래 비추인 그녀의 등짝은 정말 멋있었다.ㅎㅎㅎ 숨어있던 깊은 텍스쳐들이 그늘과 함께 붉어지고 그리고 단순한 것 같았던 빛들이 은근하게 드러나는 색들과 어울리니 그 기쁨을 어찌 말하리요. 역시 멋져! ㅎㅎㅎ

제목처럼 이런저런 묵은 때들을 벗겨서 승리하길 스스로에게 강추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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