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December 28, 2016

Be Sunny

햇살이 눈부시게 빛나는 창문밖의 겨울풍경을 바라보는 시간은 세상 모든 소리를 삼킨 것처럼 조용하다. 미제 드라마 한 시리즈를 하루에 다 끝내는 것을 '정열'이라고 말하기 좀 그렇지만 연말을 보내는 오래된 익숙한 한 방법이라는 것을 알았다. 일년이라는 시간을 다 보낸 후의 허한 무력감을 잠시 잊으며 아무 생각없이 자막을 읽는 것도 괜찮은 것이지 싶다.

유명한 권투선수의 이중 살인사건의 무죄판결 과정이 극화된 것을 보면서 작금에 벌어지고 있는 권력자들의 말 바꾸기, 묵비권, 변호사 선임 문제, 언론 놀이, 물타기, 선동하기, 정치적으로 발언하기, 흥분하게 만들기 등등의 이기기 위한 치밀한 게임을 보았지 싶다. 지금 여기  '순실의 시대'에 비하면 시시하기 조차해 보이는 심슨의 이야기로 보이는 미제 드라마를 끝내고 다시 이곳의 텔비를 켜니 드라마 보다 더 복잡하고 심란한 이갸기가 끝없는 진행형으로 들어가고 있는 중이다.

'구원의 미술관'과 '낭만적 연애와 그 후의 일상' 이란 두권의 책을 연말을 보내는 선물로 청했다. 아직 돋보기를 쓰고서도 책을 읽을 수 있다는 것이 감사하다. 나이가 든 것인지 자꾸 몹쓸 자기애가 생기는 것이 웃기긴 하지만 한해동안 잘견뎌준 못난 몸둥아리에 대한 감사함이 든다. 성격이 모자란 것도 다행이지 싶다 그래서 그 모자람을 살펴볼 책도 가까이 할 수 있으니 얼마나 역설적인 기쁨을 주는 삶의 길인가 말이다.

행복하기로 마음 먹으니 모든 것이 감사하다는 것 오늘 하루 누려볼 생각이다.


0 Comments:

Post a Comment

<< Ho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