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December 20, 2016

Let it be

팥이 익어가는 냄새와 빗줄기 떨어지는 소리로 시간이 져물어 가고 있는 그림은 봄같은 겨울이고, 그리고 작은 아들을 군대에 보낸 엄마의 마음은 스산한 나무들의 서성임을 보는 듯 허허로운 한겨울이다.  겨울답지 않게 포근한 날이라서 덜 춥겝다며, 비가 오는 날이라 강당에서 교육을 받으려나 할 수 있는 한 긍정적인 생각을 모으려고 애를 써 보기도 한다. 튼튼한 큰 아들을 군에 보낸 것과 달리 왜 이리도 마음이 짠한지 모르겠다 싶다.  맛난 음식을 볼 때면 군대에서 나온 밥은 제대로 먹고는 있는 것인지 혹시라도 한국말 못알아 들어 기압은 받는 것은 아닌 지...끝없는 걱정이 일어나는 것은 쓸데 없고 부질 없는 것인 것 알면서도 선한 마음과 맑은 마음을 열어 아들을 위해 기도하고 싶은 시간은 틀림없다.

온화하고 부드러운 성격을 가진 아들이 억울한 일을 당하는 일 없이, 인내의 한계를 느끼지 않도록, 쏟아지는 잠과의 전쟁을 이길 수 있도록, 불합리한 생활에서도 마음의 평화를 유지 할 수 있도록, 민첩한 행동을 잘 익힐 수 있도록, 무엇보다 건강하게 잘먹고 잘자고 절대 빠르게 흐르지 않는  시간을 잘 견딜 수 있도록...입영 훈련을 마치고,  잘 다음어진 상태로 각진 인사를 건넬 아들의 모습에 벌써 눈물이 날려고 한다. 얼마나 자유로운 몸과 마음이 힘들게 던져질 것인지 말이다. 선택할 수 없고 반드시 통과해야 하는 대한민국의 아들로서 지닌 의무를 묵묵히 받아들인 것 만으로도 엄마는 아들이 자랑스럽기도 하다. 더 멋진 남자로 성장할 수 있는 인내의 시간이라고 받아들이기로 한다. 그래도 왜 직업군인을 전문적으로 양성하지 않는 것인지 불편하기 그지 없다!

팥죽을 만들려고 팥을 삶고 있는 겨울의 시간을 지나고 있다. 청승맞게 맛난 것만 보면 군에 간 아들 생각에...ㅠㅠㅠ 입영소의 큰 소나무에  군대에서 필요한 명언들이 걸려 있었는데 그 중에 하나 남은 말은 " 이 또한 지나가리니..." 성경에 나오는 솔로몬 왕이 하신 말씀이라는데, 받아 들이고 인정하기로 한다. 그려 그 또한 지나갔고 울 모두 지나 갈 것이고...

울 작은 아들과 함께 바라 보았던 설안산의 설경 중 한 이미지를 올려본다.

John Lennon, Imag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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