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January 18, 2017

Before Snowing

from the first snow of 2017

큰눈이 내릴 것이라고 한다.  창밖은 겨울햇살이 높은데 어디선가 하얀 눈을 몰고 소리없는 깊이로 몰려오는  중인가 보다. 군에 입대한 아들의 힘든 훈련을 생각하면 낭만적인 하얀 눈도 내리지 않는 따뜻한 겨울이길 바라는  아주 단순하고도 이기적인 마음이 들어서기도 하다.  겨울은 추워야하고, 봄날은 꽃이 필 수 있도록 비가 내리고 바람이 불어야 하고,  가을은 햇살이 높아 열매가 맺혀야 하는 것  마땅한 일이나 지구 온난화로 살기 좋은 봄 가을이 짧고 무더운 여름과 정체성이 혼란스러운  겨울을 댓가라도 치루듯 견뎌야하나 보다.  

아침을 걸어 물가로 가는 길에 지저귀는 새소리에 귀가 황홀했다. 작은 참새들이 '짹짹'하고 우는 것이 아니다는 사실에 깜짝 놀라 유심히 바라보아도 내 머릿속 사전은 참새라고 말한다. ㅋㅋ 삐롱 삐롱 삐로롱 하고 노래하는 새들과 까악까악하는 까치떼들(까마귀?)의 외침(?)을 들으며 걷는 아침길은 중독성이 있다. 여 십년동안 옥수수밭과 콩밭사이를 자동차로 달리며, 좀처럼 듣기 힘들었던 물흐르는 냇물소리가 배경음으로 깔리는 이곳의 아침은 고향처럼 익숙한 오래된 소리를 낸다. 

 천천히 폼을 만드는 것에 촛점을 맞추고 물과 잘 놀고 있는 중이다.  물과 사귀는 것은 몸과 마음을 비우는 것으로 시작하여 무게 중심을 앞뒤 또는 상하로 이동하며 균형을 잡으며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물의 저항을 최소화하는 리듬으로,  내 온몸의 진동으로 일으킨 에너지로 물속을 미끄러지며 나아가는 것을 날마다 꿈꾸며 내 깃털을 성실히 다듬고 있는 아직도 물과 노는 여인의 초상이 바로 나이다. ㅋㅋ

밤새 큰눈이 내린 아침 풍경속으로 걸어갈 생각에 벌써 뿌드득 뿌드득 소리를 내며 마음은 물가로 가고 있다. 

인순이, 거위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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