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rsday, August 31, 2023

강한 사람

마음을 강하게 갖는 가장 좋은 방법은,

마음을 가지지 않는 것이다.

인간은 평소 고난에 노출되어 있어야

근본이 강해진다.

그리고 좋은 게 얼마나 좋은 건지 알게 된다.

인간은 '하는 것'으로 혁명을 이루지만

'안 하는 것'으로 구원받는다.

-이응준 산문집, '고독한 밤에 호루라기를 불어라'중

그렇다! 뭣뭣 하리라 마음을 먹었더니 이상하게도 뭣뭣 하지 못하더라는 것이다. 날마다 블로그에 일상을 적어 보고 나아가 좋은 글쓰기를 하겠다고 마음을 먹었더니 글을 쓰는 것이 두려워졌다는 것이다. 의식을 하니 글이 어색하고 맘에 들지 못하고 그러니 주저하고 그러다 두려움이 커지는 것을 경험하곤 한다. 

그것뿐이랴, 작품을 할 때도 영감이 떠올라 그냥 미친듯이 달라들어 했던 작품은 생각보다 짧은 시간에 만족감을 주었었고 '구원'이란 단어를 내밀기는 그렇지만 '치유'의 단계에 들어서는 카타르시스를 경험했던 것 같다. 욕심이 생겨 좋은(?) 작품을 만들겠다며 의식을 하는 것은 때로는 강한 의지와 동기를 부여하여 앞으로 나아가는 원동력이 되긴 하였지만 힘든 시간이었음을 아직 기억한다. 하지만 그것 또한 작가가 되기 위한 과정에서 겪어야 하는 필요한 시간이라 말할 수 있다. 

마음을 비운다는 것은 그 어느 적절한 시간 즉 열심을 내고 욕심을 과하게 낼 때 할 수 있는 마음가짐이다. 혼란의 시간을 가져보지 않고서 어떻게 창조적인 새로운 작업을 쉽게 이루어낼 수 있는지 그 비법이 있다면 궁금하긴 하다.   

그리고 평소에 고난에 노출이 자주 되면 근본이 강해지는 것이 아니라 성격이 이상해진다는 것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하기도 했다. 강한 사람들은 가끔 불편하다 왜냐하면 한국 사회는 튀는 것들을 불편해 하는 문화가 있기 때문이다. 눈치없이 자기 주장을 하는 사람은 따돌림을 당하는 고난(?)을 당하면서 점차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감춘다. 무표정한 얼굴로 감정을 감추고 사는 사람들에게 일곱빛깔 무지개색 마음밭을 드러내는 것은 실수 아닌 실수인 것이다. 치열한 경쟁사회를 견뎌온 사람들의 무덤덤한 마음에 시기와 질투를 심어주는 경우가 되기 쉽상인 것이다. 

물론 '좋은 것이 좋은 것'이라는 것을 알게도 되었음은 부정할 수 없는 깨달음이었다. 비오는 날이 가고 맑은 하늘이 찾아오는 것을 감사하게 되었고, 여름 날이 가고 선선한 가을이 오는 것을 감사하게 되었고, 낯선이의 작은 친절에 감사하게 되었고, 아직도 맑은 눈과 맑은 마음을 간직할 수 있음을 감사하게 되었고......늘어나는 체중을 가장 밑바닥에서 묵묵히 견디는, 못나고 딱딱한  발 뒷굼치를 만지며 감사할 수 있게 되었고......

 '안 하는 것'으로 구원까지 받았던가 생각해 본다. 말을 할 때 유용한 팁으로 사용하려고 하지만 자주 팁을 잊어버리곤 한다. 말을 할까 말까 고민될 때 말하지 않고 '침묵'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가끔은 내 스스로를 구원하는 것 같기도 하다. 나이가 드니 어쩔 수 없는 '외로움'을 알게 된다. 고독과 외로움을 다르다고 했지마서도, 가끔 입이 열려 아무 말이나 마구 쏟아 내고 싶을 때가 있다는 것이다. 친하지도 않는 사람을 붙잡고 아무 말이나......

고독한 밤에 호루라기 불면 아니 되옵니다^^ ㅋㅋ


의욕이 있는 사람

의욕이 있는 사람은 꺼지지 않는 붉은 열정을 마음에 소중하게 잘 간직한 사람일 것이다. 쉽사리 꺼지지 않는 붉은 열정은 엄청난 강력 파워 바테리로 채워지는 것이 아니라 어쩌면 부정적인 마음을 견디는 힘에서 나오는 비롯된 것이라 말할 수 있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비 논리적인 일들이 난무하는 지리멸렬한 일상의 삶 속에서도, 흔들리고 쓰러져도 꺽이지 않고 푸른 풀처럼 다시 일어날 수 있는 사람의 모습은 존경스럽다. 

시간을 먹은 오래된 콘크리트 건물이 금이 가고 부서지고 이끼가 끼는 것처럼 시간의 법칙을 벗어날 수 없는 나 또한  주름지고 금이 가고 허물어 질 것이다. 아직은 어정쩡하고 애매한 나이테를 머금고 있는 탓에 노쇠함을 쉽게 시간의 '완성'이라고 받아 들일 수 없다. 점차 시간이 자연스럽게 그 과정을 어김없이 내게도 보여 줄 것이라는 것은 알겠다. 

자신의 늙어가고 낡아가는 몸 하나를 잘 간수해야 하는 임무가 더 우선인 나이가 되면,  어쩔 수 없이 나는 지금보다 더 단순한  삶의 형태를 선택할 것이다. 미래의 주름진 시간의 그림에서, 가장 큰 두려움은 '타인의 도움'이 없이는 생활할  수 없는 그 상황이 아닐까 한다.  그 또한 자연스런  과정이라고 보여지지만 '주체적으로' 자신의 삶을 꾸려 나갈 수 없는 시간은 큰 두려움이다. 

삶의 의욕을 뒷받침 할 수 있는 '건강'을 강조하는 것은 언제나 과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려, 며칠 비온다고 미루었던 근육 챙기기 운동을 하면서 마음도 알차게 챙겨 봐야겠다.


Monday, August 28, 2023

버스와 나

 내가 이용하는 순환 시내버스는 운영 배차 간격이 들쭉날쭉이다. 시간을 5분 더 앞당겨 집에서 출발하여, 도보로 15분을 걸어, 5분 마다 오는 지하철을 약10여분 정도 타고 내려,  버스 정거장에서 잠시(?) 기다림을 갖은 후  순환 버스를 10여분 타고 출근을 한다. 대충 편도 한 시간리 전후로 출퇴근 시간(총 2시간)을 사용하고 있는 중이다. 최선을 다하면 2시간 정도를 출퇴근에 사용하는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2시간 30분 정도가 걸릴 것이다.

정거장에서의 정지된 기다림이 가장 적응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버스 정거장 의자에 앉아 20여분의 시간을 효율적으로 보내는 방법은 결국 스마트 폰을 들여다 보는 것 이상의 것을 발견하지 못하였다. 그 방법도 극한 온도로 달아오른 아스팔트와 콘크리트에서 뿜어져 나오는 열기를 견디기엔 역부족이었지 싶다. 정거장 의자에 앉아 맞이하는 도시의 여름 아침은  후덥덥하고도 짜증나는 아침이 되기 쉽상이다. 결국 집에서 더 빨리 출발함으로 해서 정거장에서의 시간을 줄일 필요가 있었다. 

버스 정거장에 미리  5분 정도 일찍 와서 오는 버스를 기다리는 것은 예의이다 싶다. 하지만 들쑥날쑥한 버스 운영에 기분이 좋지가 않다. 버스 정거장 전광판에 적힌 기다려야 할 시간의 숫자에 열을 받으며 스마트폰을 꾸역꾸역 가방에서 끌어내어 머리를 숙이고 있자니, 느닷없이 기다리던 버스가 정거장 전광판 숫자와 상관없이 도착을 하지 않았는가. 서둘러 버스에 올라 의자에 앉으니, 

친절하고 안전하게 승객 여러분을 모시겠다는 안내 표지가 기사님 뒷자리에 붙어 있는 것이 보였다. 친절하지 않더라도 안전하면 다행이다  싶은 마음이 들었다. 친절하지 못한 전산화로 정거장에서 불신감을 주긴 하였지만 안전하게 버스를 운전하여 주심을 감사해야 할 일임에 틀림이 없다. 

미국에서 돌아와 한국의 대중교통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을 갖게 되었었다. 자차를 운전하지 않고도 안전한 버스와 지하철을 이용하여 목적지에 오갈 수 있는 시스템은 세계에 자랑할 만 하다는 것이다. 다른 나라에 비하면 교통비도 저렴하고 물론 국가의 세금이 부어진 결과이겠지만서도.

목적지를 알리는 안내에 따라,  버스에서 안전하게 잘 내려야 하는데, 항상 한 정거장 앞서 마음이 긴장되곤 한다. 승객들 사이로 무리하지 않게 빠져나가 교통카드를 인식시키고 미끄러지지 않게 내리는 일을 무사히 끝마쳐야 하는데...습관대로 버스가 멈추기전에 미리미리주섬주섬 가방을 챙겨 의자에서 일어나 비틀거리며 하차해야 할 문쪽을 향해 움직이고 만다는 것이다. 버스가 정거장에 멈추면 움직여서 안전하게 하차를 해달라는 방송이 항상 한발작 늦게, 꼭 위험한 행동을 예상을 했던 것처럼 흘러 나온다. 정말 버스 정거장에 버스가 정차를 하고 나서 바로 그때서야 안전하게 몸을 움직여 천천히 안전하게 내릴 수 있을까

정말? 용기가 없는 것일까 아니면 눈치껏 잘살고 있는 것일까??

비가 와서 버스가 미끄러울텐데 무사히 잘 하차를 하였다. 오늘도.

바비가 아닌 걸

 삶을 돌아보니 '바비' 인형이 내겐 한번도 주어지지 않았다. 이상적인 인형을 갖고 놀며, 꿈꾸고 상상한 대로 현실을 추구해 보지 못한 사람으로서, 영화에 대한 공감력이 좀 덜했으리라 짐작한다.  현실의 세계에서부드러운 긴 금발 머리에 큰 눈이 있는 작은 얼굴 그리고 잘룩한 허리에 긴 팔다리의 몸매를 소유한 '전형적인' 바비의 미모를 누려 볼 일 절대 없다. 솔직히 뭐 그리 간절히 그런 얼굴 그런 몸매 원하지도 않았고 바라지도 않고 용감 무식하게 열심히 성실히 잘 살았나 보다.

미국에서는 '바비'라는 영화가 빅히트를 기록한 것에 비해, 이곳 한국에선 그닥 인기가 없었던 모양이다. 미국 '최고의 영화'라는 명성에 어울리지 않게 조용히 캐이블 방송에 올라왔길래, 쿠폰을 총동원을 하여 거실에서 관람하게 되었다. 영화는 영화관에서 보아야 하는 예의를 못차리겠다. 요즈음의 극한 물가에 적응하다보니 영화관에 가서 꼭 감상해야 할 영화를 추리게 된다.  

 초등학교에 해당하는 국민학교를 가기전, 시골에서 뛰놀던 유년 시절에 '인형'없이 어른들의 삶을 흉내삼아 소꿉놀이를 또래 친구들과 했던 기억이 난다.  작은 꽃을 모아 밥을 짓고 풀을 뜯어 반찬을 만들었던 우리만의 그늘지고 한적한 어느 곳에 또래들이 모여 소꼽놀이를 하였던 아련한 기억이 떠오른다. 올챙이 잡고, 나무 하러 다니던 촌스러웠던 시절에 무슨 인형이란 말인가. 초등학교 저학년 시절 가위를 들고 종이를 오려 옷을 입혔던 놀이는 해보았던 것을 기억한다. 만화책과 어린이용 잡지를 많이 보았던 친구들의 솜씨가 뛰어났었던 것을 기억한다. 모방이란 창조의 어머니이다.

그땐 가게에서 상품으로 나온 종이옷 입히는 것도 쉽게 구할 수 없어서, 스스로 캐릭터를 만들고 재단을 하여 옷 입히고 놀았던 시절이 생각난다. 궁하면 사람들은 몸과 머리를 쓴다! 물론 좀 있이 사는 아이들은 큰 눈이 있는 인형을 가지고 있었고, 이쁘고 비싼 인형 드레스를 구입해서 입혔던 것 같다. 그런 사치(?)를 난 꿈꾸지 않았었다. 다행인가? 그때 꿈을 꾸었더라면, 결핍에 대한 굶주림이 더했더라면 더 열심히 살았을까 지금도 의문이다. 

바비가 하이힐을 신다가 '족저 근막염'에 걸렸을까나. 드디어 이쁘고 몸매 좋은 바비도 나처럼 시간이 가져오는 변화를 견디지 못하고 하히힐을 벗어야 하는 순간이 도래한 것이다. 높은 구두를 신으면 사실 코어에 힘이 들어가 배가 들어가고 등이 펴져서 당당하고 멋진 폼이 나오긴 한다. 코어에 힘이 빠지면 절대 높은 구두를 착용하기 힘들게 된다는 것이다. 

높은 구두를 버리고 편안한 신발로 내려 오게 되는 그 순간, 충격을 받는 장면은 같은 여성의 입장에서 공감하는 부분이다. 언제까지나 '하히 힐'로 상징되는 '여성성'을 포기하고 싶지 않은 것이기도 하다. '하히 힐'을 감당하기 어려울 때가 오면 당황하지 않고 당당하게 내려오면 되는 것이다. 어쩌면 그 받아들임이 지극히 자연스러움이요 슬기로운 지혜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꼭 그렇게 이쁜 미모와 좋은 몸매만이  행복으로 가는 유일한 티켓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주름진 노인의 얼굴에서도, 땀 흘리는 농부의 그을린 얼굴에서도 아름다움이 있고, 친절하게 인사하는 기사님의 얼굴에도 멋짐이 있다는 것이다. 평안한 노인의 얼굴과 티없이 맑은 어린 아이의 얼굴, 우아한 중년 여성의 얼굴에도, 자신감 넘치는 사람의 얼굴에서도......

'페미니즘'이란 단어는 이상하게 어려운 단어이다. 누구나 평등하게 교육울 받고, 갈고 닦은 능력을 인정 받아 사회에 공헌하여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가는 것은 당연한 일인데 왜 페미니즘적인 발상을 해야 하는 것인지 물음표를 가져 보았다. 공정하고 평등한 기회를 부여 받는 정의로운 사회에서 아직도 뿌리 깊은 가부장적인 문화가 남아 있는 것도 사실이다. 

바비만 사랑하고 바보처럼 살아가는 캔캐릭터는 흥미로웠다. 사랑에 불만을 가진 캔이 각성하여 자신들의 세상을 만들어 남성 위주의 가부장적인 체계를 구축하지만, 다시 바비들이 연대하여 여성성으로 멍청한 척 모질 한 척 하며  캔의 세계를 정복해 버리는 것은 흥미로웠다.

바비가 높은 구두를 벗고 대신에  편안한 신발을 신고 '두려움' 없이 현실로 향해 가는 것으로 영화가 끝났다. 바비도 나처럼 높은 구두에서 내려 오고 말았다. ㅋ 다들 그리 사는 모양이다. 세상에 시간을 이길 것은 없다!

'나답게' 잘 살다 가면 되는 것이다. 그런데 나답게가 무엇이지? 음~~~

Thursday, August 24, 2023

Tune

 미끄러짐 사고를 기억한 몸이 밤을 지나니 드디어  말을 한다. 통증의 부분으로 유추하자면, 어제 미끄러짐은, 특별히 착용하고 나간 등산 신발 밑바닥의 미끄러운 앞 표면이 물에 젖은 대리석 타일의 경사면을 붙잡지 못해 발생한 사고이다. 먼저 딛은 왼발이 미끄러질 때,  오른 발이 본능적으로 브레이크를 걸기 위해 무릎을 꿇었던 것이다. 오른 손에 우산을 들고 있었던 것을 생각하면 아찔한 사고임에 틀림없다. 수년 전 양산 쓰고 넘어져 생긴 고통의 여정을 생각하자면 이만하면 천만다행인 것이다. 오른 쪽 다리가 버티지 못했다면? 나이를 먹은 몸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이상한 증세에 시달려야 했을 것이다.

사고가 난 지점을 조심스럽게 천천히 걸어가며 정거장을 체크해 보니, 타야 할 버스가 이미 와서 문을 닫고 떠날 준비를 하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버스를 놓치면 20여분 넘게 정거장에서 기다려야 하는 것을 고려하면 아직 떠나지 않은 버스를 잡아야 함이다.  버스 기사님께 손을 들고 간절한 눈빛으로 타고 싶은 의향을 보였더니, 기사님이 눈을 부라리며 한참이나 문을 열어 주지 않는다. 어리둥절~~왜 그러시지? 가고 있는 모습을 가로 막은 것도 아닌데...정거장에 멈춰있는 버스인데...

간신히 문이 열려 버스에 오르니, 기사님이 퉁명스럽게 하는 말씀' '버스 앞을 막아 출발을 막은 것이죠?' 당황스럽고 황당하게 그리고 무안하게 시비를 거는 기사님의 말투에 무조건 '죄송합니다. 감사합니다'로 반응하며 버스에 올라타 자리에 앉고 보니 슬슬 화가 치밀어 오른다. 나도 큰소리로 기사님께 옳고 그름을 따져 볼까나! 자주 오지도 않는 버스가 평소보다 몇분 빨리 오다보니 반드시 타야 할 사람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란 말인가. 이미 출발해서 달려 가는 버스 가로 막은 것도 아니고, 정거장에 정차되어 있는 버스에  뛰어가 출발전 버스를 잡은 것이 그렇게 버스 승객들이 보고 있는데 무안함과 창피함을 줄 수 있단말인가. 

다른 사람들에게 관심이 없고, 사정을 모르는 승객들은 큰소리 내는 기사 말만 듣고, 나를  버스를 가로 막은 용감 무식한 아줌마 프레임에 가두고 말았을 것이다. 나의 침묵은 무엇을 말하고 있는 것이지? 기사님이 백번 옳아서 침묵하며 반성하는 침묵인가 아니면 더러워서 피하는 것인가. 솔직히 더러워서 침묵했다. 워낙 흉흉한 뉴스가 많은 터에 열받은 김에 기사와 버스에서 싸우고 있는 모습을 생각하니 끔찍하다. 더 더러운 꼴 보여 주는 것이다. 참자! 으씨 그 시원한 예어컨 바람도 꺼져있넹 ㅠ 그려, 기사님 집안에 어려움이 많은 모양이다.

버스 밖 풍경을 보니 우산을 든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다. 용기를 내어 열까 말까 망설인 버스 창문을 열으니 시원한 바람이 들어와 열받은 얼굴과 머리카락의 온도를 식혀준다. 이제 마음을 식히는 일이 필요하다. 이걸 버스 회사에 전화를 걸어 원통함(?)을 퍼부어 말어...뉴스에선 기사님들이 승객에게 고난과 수난을 겪는 모습이 많이 나오던데...나도 잘잘못을 따지고 시비를 걸어 볼까. 버스 기사님들이 갑질 하는 것은 뉴스에 안나오던데...한참 혼자 마음이 복수로 시끄러웠다. ㅋ

그려, 기사님을 교육 시킬 수도 없고, 사람은 고쳐쓰는 것 아니라고 했으니 내가 잊기로 한다. 그리고 좀 더 빨리 나가서 뛰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다둑다둑 셀프로 토닥거리며 '역지사지'란 고사성어를 챙겨본다. 남들은 그리할지라도 난 그렇지 않을 것이라는 그런 생각.인간은 완벽하지 않고, 이 모습 저 모습으로 실수하기도 하고, 못난 모습 드러내기도 한다는 것 잠시 잊었다. 

그것은 그렇고, 늦여름을 지나 가을로 가는 길목에  비가 날마다 오면  반가울 사람 없을 것 같다. 특히 곡식과 과일들의 수확을 앞두고 있는 이 즈음에 뭔 일인가. 한영애의 '조율'이란 노래가 떠오른다. 참다 못해 대자연도 조율 중일까. 빙하가 녹고, 사막에 물이 가득 차고, 땅이 불이 자주 나고, 바다가 묽어지는 등등의 현상은 인간이 저지른 짓에 대한 대가를 돌려 받고 있는 것으로 보아도 틀린 말은 아닐 것 같다. 일본이 오염수를 방류하는 짓을 시작했다고 한다. 그렇게 안전한 물이면 그냥 일본에 두고 사용할 일이지...그래서 하늘도 못참고 우나.

사는 것이 팍팍해져만 가는 것 같다. 이럴 때일수록 긍정적인 마음과 정신의 근육을 키워야 함이다. 타인의 못난 모습 닮아가지 않도록 그리고 나부터 잘하고...언제나 나부터 잘하면 된다. 그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세상에 대한 조율!


Tuesday, August 22, 2023

비오는 날엔 조심 조심

 비가 온다 하여 나름 최선을 다해 옷과 신발을 골라 신고 집밖으로 나왔는데 그만 미끄러지고 말았다. 비가 오는 날이나 눈이 오는 날엔 바깥 외출을 금지하고 집안에 있는 것을 선택한다는 친구의 말이 떠올랐다. 아, '골다공증'이라도 있었다면 어떻게 되는 것이지?

지하철 출입구와 인도가 연결되는 경사면으로 되어 있는 길에서 발생한 사고이다.  비가 내려 평소보다 미끄러운 인조 대리석 타일 바닥과 신경써서 신고 나간 신발의 밑바닥 표면이 함께 이루어낸 사고이다. 진짜 누가 뒤에서 밀어버린 것처럼, 누가 일부러 기름을 부어 놓은 것처럼 미끄러졌다. 순간 왜 이유 모를 창피함이 먼저 오는 것이지? 넘어진 자신에 집중을 먼저 해야 하는데 왜? 

당황함을 떨쳐내고 벌떡 일어나 얼른 아무일 없단듯이 ㅋ 정거장으로 가서 정신줄을 챙겨 보았다.  왜 넘어졌지? 

다시 넘어진 곳으로 뒤돌아가 지하철 출입구와 인도의 경계면을 체크해 보았다. 누가 기름이라도 칠해 놓은 것처럼 바닥이 미끄럽지 않은가. 비오는 날이라서 특별히 신고 나온 방수 등산화는 이름이 있는 제품이고 심지어 자주 신지도 않아, 바닥이 새것이나 다름 없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인도 바닥이 문제인 것이다. 가만히 신발 바닥의 표면을 보니 놀랍게도 앞부분에 매끄러운 부분이 의도적으로 배치되어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였다. 헐 무슨 용도로 이리 디자인을 하였단 말인가. 신발 밑바닥은 보통 미끄러짐을 방지하기 위한 거칠한 재질로 이루어져 있는 것 아니겠는가 말이다.

놀란 근육과 뼈는 아직 별다른 신호를 보내지는 않지만, 먼저 놀란 가슴이 진정되는 내일쯤 이면 뭔가 이상 증세를 드러낼 것 같기도 하다. 버스 정거장 의자에 앉아 사고가 난 지점을 쳐다 보며 입구로 나오는 사람들을 관찰해 봤다.  신기하게도 사람들이 내가 미끄러진 부분을 딛지 않고 다른 부분을 잘도 걷는다. 사람들이 위험한 부분을 다들 알고 피해서 걸었으리는 없을 것 같고 아무래도 내 신발이 문제인 모양이다. 

좋지 않은 일은 한꺼번에 몰려 온다는 말이 오늘 아침의 경우이다. 정신을 차리고 마스크를 쓰고 버스를 타려고 하니 이제 엉덩이 주머니에 찔려 넣었던 마스크가 보이지 않는다. 여분의 마스크를 가방에서 꺼내어 얼굴을 덮으니 짜증스런 급급함이 느껴진다. 다시 마스크를 벗으니 마스크 고무줄이 끊어진다. 헐

다시 가방을 열어 마지막 남은 마스크를 쓰고 버스에 올라탔다. 

버스에서 내려 갑갑한 마스크를 벗어 주머니에 찔려 넣으니 하나의 쭈그러진 마스크가 '나 여기있다' 말을 한다. 헐! 그래, 난 미끄러졌지만 절대 짜증 내고 좌절하지 않을 것이고 오늘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오늘 아침에 일어난 일련의 일들로 내게 주어진 하루를 망치지 않을것이라며 이 글을 쓴다. 미끄러졌지만 크게 다치지 않았고, 철저한 준비정신으로 챙겨둔 마스크로 버스안에 혹시 있을 수 있는 감기와 코로나의 병균에 노출되지 않았고, 망가진 마스크는 버리면 끝이다. 

얼른 환하게 마음을 셀프로 밝히며 좀 더 조심하자고 적어 본다. 더 친절하고 더 겸손하고 더 좋은 사람이 되어 보는 것이다. 내가 웃으니 남도 따라 웃는다~~~ 정말이다!

Monday, August 21, 2023

기억을 밀어버린다

 기억을 버리는 법

                                          김혜수

버리자니 좀 그런 것들을

상자 속에 넣어 높은 곳에 올려놓는다

가끔 시선이 상자에 닿는다

쳐다보고만 있자니 좀 그런 것들을

더 큰 상자에 넣어 창고 속에 밀어버린다......

창고를 넣을 더 큰 상자가 없을 때

그때 상자 속의 것들은 버려진다

나도, 자주, 그렇게 잊혀갔으리라

                                            출처: '이상한 야유회'(창비2010)

많은 것들을 버려야 했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3년이란 시간이 지났다. '김혜수'님의 '기억을 버리는 법'에서 나오는 것처럼, 차마 버리지 못한 것들을 창고 속에 밀어 넣으며 이별을 하고 있는 것이다.

 돌이켜보니, 유목민적인 삶을 살아왔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자주 이사를 다녔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한 곳에 오랫동안 사는 사람들이 신기하고 부럽기도 하다. 내게 주어진 '운명'이란 단어를 가슴 판에 끌어 안으면,  새로운 곳에 적응을 하며 감당해야 고단함이 덜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하다. 여러 다양한 환경에 놓였기에,  새로운 에너지를 흡수하고 더 강하고 아름다운 사람이 될 수 있는 기회를 자주 접할 수 있었던 긍정적인 면도 있다.

한국에서 미국으로 향할 때 항공사에서 정해진 '이민 가방 두 개'를 가지고 갔었다. 최소한의 것들을 가지고 비행기에 함께 태운 것은 신선함과 두려움이었지 싶다. 비행기에서 내려 첫 호흡으로 마신 공기 맛은 달랐다.  새롭게 시작하는 마음은 아무것도 없는 빈 공간에서 여행자의 홀가분함까지 느끼지 않았던가. 며칠 살다 갈 여행자처럼 냉장고를 가득 채우지 않을 것을 다짐했지만, 집착과 소유에서 벗어나 물건과 가구들을 구입하지 않을 것이라 했지만, 다짐들이 무안하게 텅 빈 집은 낯선 문화에 적응하는 것과 머물렀던 시간과 비례해서 짐과 같은 부피가 채워져 넘치기 시작했음을 기억한다. 

지금 여기, 아직도 차마 버리지 못한 작품들이 쌓여 있는 방이 내게 있다. 웬만하면 문을 닫아 의식적으로 혹은 무의식적으로 시야에서 멀어지게 눈을 감고 그리고 문을 닫고 지내고 있는 것이다.  out of sight out of mind(눈에서 보이지 않으면 멀어진다)! 자신에게 저지르는 망각, 그때의 나를 저 깊숙한 방 구석으로 밀어버리는 것이다. 그렇게 잊혀간다.

Sunday, August 20, 2023

미모와 인격

 끝날 것 같지 않은 여름도 흐르는 '시간'을 견디지 못하고 지나갈 것이란 사실을  알고는 있지만, 오늘도 내일도 덥단다. 햇볕이 쨍쨍 무서울 땐, 에어컨의 시원한 바람과 편안한 쇼파에 안겨 흥미진진한 드라마를 실컷 즐겨 보는 것도 더위를 잊는 좋은 선택이다. 

'넷플렉스'에 새로이 올라온 따끈한  '마스크 걸'이란 한국 드라마는 모처럼 시간 가는 줄 모를 정도로 강한 몰입도가 있었다. 주연, 조연 모두 다 실감 나는 연기를 하는 고로, 칭찬이 저절로 나왔지 싶다. 재미있는 웹툰을 드라마로 만들었기도 하고, 아무래도 공중파에서 제한되는 표현의 한계를 벗어난 적나라함이 자극적이고 폭력적이다 보니 관객을 끌어들이는 몰입도가 강해진 것 아니겠나 싶다.  스토리를 잘 구성하여 흥미진진한 전개를 하니 쉽게 닫히는 눈꺼풀이 수면 시간이 지남에도 감기지 않았다. 넷플렉스의 적은 '잠'이라는 우스갯 소리를 실감하는 사람으로서 잠을 이기는 드라마를 만난 것은 대단한 즐거움을 누렸다고 볼 수 있다. 무리하게 잠을 미루고 하룻밤 날을 새워 완주할 뻔했다. 잠의 소중함을 안다면 상당히 건강에 해로운, 위험한 작품이라 할 수 있다.ㅋ

'외모지상주의'가 삶의 곳곳에 스며들어 있어서, 무엇이 문제인지 알아채기 어려운 현실이다.옳고 그르고의 문제가 아니라 자신이 어떤 믿음을 갖고 있는 것인가하는 가치관의 문제일 것 같다.  키가 커야 하고, 몸매가 좋아야 하고, 얼굴도 예쁘면 삶이 좀 더 좋은 선택들로 이루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떨쳐낼 수 없다. 잘난(?) 외모덕으로 더하기 점수를 받는 현실을 쉽게 볼 수 있는 세상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아름다움에 대한 잣대가 획일화되어 있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이쁜 것이 이쁜 것이고 잘생긴 것이 잘생긴 것이다. '이왕이면 다홍치마' 같은 조건이라면 좀 더 이쁘고 모양이 보기에 좋은 것을 선택한다는 옛날 야비한(?) 속담이 그때도 맞고 지금도 맞다는 것이다.

보암직도 하고 먹음직도 한데, 얼굴이 아닌 경우, 당신이라면 어떻게 하겠는가. 과학과 의술의 힘을 빌려 피부 관리와 성형을 하고, 몸매도 물질과 과학의 힘으로 관리하면 똑같은 미인의 얼굴과 몸매가 되는 것이다. 어떻게 생각하면,  과학의 힘으로 자신이 원하는 아름다움을 보정하고 창출할 수 있다면, '결핍'을 보완해서 삶을 다시 설계할 수 있는 자신감을 갖고 험한(?) 세상으로 당당하게 나아갈 수 있다면 쉽게 거절할 수 있을 것인가.

자신의 모습 '있는 그대로'를 사랑할 수 없다면 과학의 힘을 빌리는 것도 그리 나쁘진 않을 것 같다. 특히 얼굴과 몸매로 먹고 사는 직업이라면 더욱 성형이 이루어낼 새로운 얼굴에 대한 유혹이 강할 것 같다. 때때로 방송에서 똑같은 공장에서 찍어낸 인형처럼 그냥 눈코입이 이쁜 그런 연예인들을 볼 때면 아무런 느낌을 받지 못해 매력적이지 않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조금은 부족해도 구별이 되는 얼굴을 가진 연예인들은 운이 좋다는 생각이 든다. 완벽하지 않지만 매력적인 인품이 품어져 있는 그런 얼굴은 시간이 흘러도 멋지다는 생각.

그런대로 그냥저냥한 얼굴을 주심을 감사해 본다. 물론 얼굴로 삶을 승부하지 않아서 다행이긴 하지만 말이다. 하얀 피부에 작은 얼굴 그리고 풍성한 머리와 긴다리를 주셨다면 삶이 더 풍부하고 멋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안해본 것은 아니지만 '이번 생은 어쩔 수 없다'.ㅋ 미모의 결핍으로 마음을 이쁘게 하는데 정성을 들였냐고? 그렇지는 않다.ㅋ 나이가 드니 좋은 것은 '미모'가 '건강' 앞에 힘을 못쓴다는 것이다. 역시 '건강미'가 있는 환한 얼굴이 가장 아름답게 보인다는 것이다. 먼저 부족한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은  타인을 배려하고 존중하고 사랑할 수 있다고 믿는다. 

이쁜 사람 말고 난 멋진 사람되고 싶다. ㅋㅋ 가끔 못생긴 사람한테 하는 말이라는 것 알고 있다.ㅋ 돌이켜보니 멋지다라는 말은 자주 들었던 것 같은데...ㅋ


Thursday, August 17, 2023

그저 열심히

 그러네^^ 그저 열심히 살아갈 뿐!

나름 최선을 다해 행동한다 해도 누군가에게 휘둘리게 된다. 어쩔 수 없는 성냄과 어리석음은 자신 위주로 생각하는 이기적인 욕심에서 비롯될 때가 자주 있다. 당면한 그 순간 굳이 부정적인 생각을 선택하고 해석하고 분노하여 이루어낸 방향은 참 어그러진 추한 모습이다.

자신만 생각하는 그런 이기적인 사고는 때로는 타인의 선한 의지와 바람들을 엉뚱한 방향으로 몰아가기 쉽다는 것을 깨닫곤 한다. 최선을 다하지 말고, 외면하고 회피하면 타인이 알아주지 않아 생기는 상처는 안생길 텐데...타인들로 부터 돌아오는 엉뚱한 반응들을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자존감이 낮은 사람은 아니지만 말이다. 

있어야 할 자리는 '소통'을 해야 할 자리지만, 가끔은 외면하고 회피해도 괜찮을 것 같은, 무덤덤하고 무감각한 마음가짐을 갖게 한다는 것이 문제 아닌 문제인 것이다. 

볼 일이 있어 동네 은행에 가게 되었다.  나이 있어 보이는 남성 은행 직원 앞에 앉게 되니 뭔가 불편하다. 직원과 나 사이에 긴 침묵이 흐르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 하였다. 여직원들이 고객들에게 상냥하게 응대하는 것과 달리, 내 앞에 있는 남자 직원님은 과묵하시다. 내가 너무 방문 목적에 대한 설명을 잘했을까? 신속하게 업무 처리중이라 한마디도 하지 않는 모양이라고 이해하려 했다. 침묵하는 일처리가 부담스러워 참지 못하고 용기를 내어, 이리저리 해달라한 내용을 다시 확인하는 질문을 했더니 짧은 대답이 돌아온다. '성함 쓰시고 싸인 하시고.'

뭐라 안내를 들은 후에 신중하게 성함을 쓰고 싸인을 하는 것 아닌가?

날이 더워서 그런 모양이다! 은행의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무시하고 그냥 그렇게 생각하고 은행을 빠져 나왔다. 집안에 뭔 일이 있는 모양이여! 아마 나보다 더성질 고약한 사람이 나타나서 불평불만을 재기하면 태도가 바뀔 수도 있을 지도 모르는 일이다. 모르는 타인들에게 과업(?)을 남기고 무사히 그냥 침묵하는 것을 선택하고 말았다. ㅋㅋ 저항하기 귀찮다!

아마 침묵하며 은행업무를 처리 하는 그분도 그저 열심히 살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다만 내 마음에 들지 않을 뿐이라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 같기도 하다. 내 잣대로 때로는 이중 잣대로 자신에게는 관대하지 않나 뒤돌아본다. 

Wednesday, August 16, 2023

하얀 거짓말

 동네 빵가게 쿠폰을 사용하는데 '신분증'이 필요하단다. 자본의 원리, 소비자가 돈을 사용하는 것은 쉽게 하고 돈이 다시 회수되는 것은 어렵게 하는 원리가 적용되고 있음이다. 늘 들고 다니는 스마트폰으로 인증하면 될 것을 굳이 신분증이 필요하냐고 물음표를 세웠더니, 자꾸 전화번호를 도용하는 사람들이 있어 그런다 한다. 맞는 말 같은데 뭔가 맞지 않다. 그래도 명성이 있는 빵집이니 신분증을 요구할 만큼 충분한 이유들이 있을것이라 수긍해 본다.

미국에서 한국으로 돌아온 후, 각성하지 않은 상태에서 찍은 사진이 박혀있는 신분증은 타인에게 내밀때마다 부끄러움이 앞섰다. 사진에 대한 예의를 차리지 않아서였을까.  잘 보이고자 하는 최소한의 노력을 하지 않은 머리 스타일과 얼굴 그리고 보정이 들어가지 않은 사진이었다. 미국본토에서 나온 사람들에게서 자주 발견되는 이국적인 다른 맛,  순순함 내지는 촌스러움이 충만한 얼굴이 십년전 나의 얼굴이 나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이차저차하여 새로운 신분증에 사용할 사진을 구하기 위해 서둘러 동네 사진관에 갔었다. 최근 모습을 담은 사진이 필요하다.  인터넷 검색을 한 뒤,  숨은 고수가 운영하는 동네 사진관을 가게 되었다. 외관만 번지르르 하고, 적은 시간을 들여 대충 일하고도 과도한 금액을 요구하는 사진관과 다르게, 실력도 있고 금액도 착하게 요구하는 사진관을 알게 된 것이다. 

  사진사님은 경험이 많아서인지 여유가 있으시며 처음 보는 손님과 대화를 잘 이끌어 나가는 능력이 있으시다. 불편하지 않게 친절한 안내를 하고, 기분 좋은  소통을 잘하시는 사진사님의 손을 거친 사진은 역시 훌륭하다.

일단, 사진사님은 굳어진 얼굴에서 좋은 에너지가 나올 수 있게 부드러운(?) 안내를 잘하는 것 같다. 평소 익혀진 잘못된 자세도 유연하게 바르게 잡아 주시는 날카로운 매의 눈과 따뜻한 마음을 지니셨다. 나이든 사람한테 할 수 있는 달콤한 말중에 하나는 '젊어 보인다'일 것이다. '립서비스'인 것은 잘 알지만 언제나 기분 좋은 마술이다. 어색하고 긴장된 얼굴이 하얀 거짓말에 힘을 받아 환하게 조명 불빛을 받아 돌려준다. 

사진을 찍은 후, 나이에 비해 별로 주름도 없으시다며, 잔주름을 포토샵 프로그램에서 얼른 쓱쓱 쓱쓱 신속하게 지우신다.ㅋ 눈동자가 젊은 사람보다 더 건강하시다며 특히 눈동자가...ㅋ특별한 언급을 해주시니 사진사님의 립서비스는 거짓말이 아닌 것이다. 그러면서 쉬지 않고 프로의 손가락은 바삐 성실하게 보정 들어가신다. 늘어진 목도 쓱쓱 지우시고, 넓어진 이마도 줄이시고, 머리도 정리하고, 목도 라인을 좀 고치고...ㅋ

그야말로 '알아서' 프로답게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적당히(?) 얼굴 보정을 마치고 나니 정말 나이 들었어도 아름답고 멋진 여인의 얼굴이 나왔다. ㅋ 디지털의 힘을 제대로 사용할 줄 아시는 사진사님은 위대하시다! 

그런데, 증명 사진아닌가? ㅋ누군가 신분증 사진을 본다면 다시 내 얼굴을 들여다 볼 것 같다.ㅋ 그런데 말이다, 이상하게 기분이 좋다. 보정 들어간 티가 나지만 디지털의 힘을 용서하고 싶다.

우리 동네에 숨은 고수가 운영하는 사진관이 있다는 사실이 기분이 좋다. 아들들에게 사진 보내주며 자랑했다. 이런 분들이 돈벼락 맞고 잘 되어야 하는데... 사진사님이 도시 생활에 염증이 나서 시골로 가지 않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이기적으로 해봤다. 좋은 분의 긍정적인 에너지를 받아서인지 '행복감'이란 것이 느껴진다. 

Monday, August 14, 2023

다시 시작하기

  습관이란 무섭다. 일주일 가량을 출근하지 않고, 긴장 풀어 놓고 순전히 놀고 먹고 했던 사실이 점점  출근 날이 다가오자 쉽게 떨쳐 버리기 어려운 익숙한(?) 불안함을 데려온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온 탓일까 아니면 불안에 민감한 성격에서 비롯된 것일까. 둘다 그리고 다른 알 수 없는 요인까지 포함해서이다.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느린보 태풍탓으로 어디 특별하게 여행은 하지 못한 연유로 휴가 인삿말에  참 싱거운 말을 하고 만다. '그냥, 태풍도 올라 온다하여 집에 있었습니다.' 시원한 에어컨 바람 아래 푹신한 쇼파에 안겨, 재밌는 영화를 감상하며 사유의 깊이를 더하지 않았던가. 심지어 영화관에 가서 영화까지 보았었다. 문제는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여러편의 복잡하고 자극적인(?) 이야기를 감당 못하는 뇌의 용량이다. 

하나의 작품을 음미하며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것인지, 어느 부분이 멋있었다든지 이런 일련의 생각거리들로 사고의 확장과 다양한 색감으로 감흥이 풍부해져야 하는데 하나 위에 하나 그리고 또 하나...'덮어쓰기' 한 것 같다. 제대로 한 작품의 줄거리를 이야기 하지 못하고,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서 말 할 수 있는 기회를 갖지 못하고 그냥 '재미'로 그냥 '바라보기'만 한 것 같다는 것이다. 꼭 영화 읽기를 꼼꼼하게 거창하게 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일부러 의고들 갖고 '덮어쓰기'를 하지 않으려고 조금은 노력했음에도,  여러 이야기가 뒤죽박죽 메타버스로 겹쳐져 무슨 영화와 드라마를 봤는지 제목조차 제대로 기억할 수 없는 그런 상태 말이다. 그러다 심심해서 할 수 없이 재차 관람을 하다가 깜짝 놀라는 것이다. '안 본 것 같은데...' 맞다! 봤지만 보지 않은 것이다. 보고 싶은 것만 보았을 것이다. 때때로 자신의 눈으로 본 것을 의심해 보는 것은 좋은 것 같다. 눈이 거짓말을 하기 때문이다. 

다행히, 좋은 작품들을 휴가 동안에 볼 수 있었음이 감사하기 그지없다. 특별히 '무브'라는 한국 드라마는 칭찬해 주고 싶다. 왜냐하면 드라마가 신선하고 진부하지 않아서이다. 다름은 틀림이 아니고 특별하다라는 시각은 한국 문화에 뿌리를 튼튼히 내려야 한다는 생각에 지지를 보내는 바이다. 사람들은 보통적으로 보통을 따라가며, 그리고 평범하고자 한다. 대다수의 평범함을 벗어 나지 않기 위해 눈치를 보고 남을 따라하며 좋게 좋게 어울려 살아가고자 노력한다. 그런데 그 보통 평범을 따라가지 못한 사람들은 어떠한가. 이 드라마는 평범을 넘어 너무 특별해서 문제인 사람들의 이야기긴 하지만 말이다. 

이런 사람 저런 사람, 잘난 사람 못난 사람, 어중간한 사람 다들 행복한 사회는 시스템이 잘 갖추어져야 함이다. 각자의 삶을 주체적으로 꾸려 나갈 수 있게 교육시키고,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혹시라도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기를 기다려 줄 수 있는 사회가 건강하다고 생각한다. 다시 리셋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고,  낙오된 불안과 우울을 떨쳐 낼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잘 형성되어 있다면 좀 더 우리 사회가 더 따뜻해지지 않을까 생각해 봤다. 

한 사람이라도 자신을 지지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행운이고 행복이다는 자각을 하게 된다. 그래, 나부터 잘하자! 감사하는 마음 잃지 말고, 구체적으로 감사할 3가지를 매일 마음에 담아 보는 것이다. 행복은 내가 담은 감사 바구니, 여기에서 시작된다는 말 잊지말자!

Thursday, August 10, 2023

태풍은 가고

 태풍을 핑계삼아 쇼파와 한몸을 이루어 지낸 댓가를 체중계에서 보았다. 여름 휴가라 부를 수 있는, 출근 하지 않아도 되는 날들에 하필 태풍이 길게 자리 잡을 줄 누가 알았겠는가. 그럼에도 하루 하루 알차고 의미있는 시간을 꾸리자 했는데, 지나고 보니 늘어난 살이 명확하게 숫자를 올려서 보여준다.

부정적인 수집을 더 잘하는 것 같기도 하다. 곰곰히 생각해보면 좋은 영화들과 신선한 재료로 만든 집밥 그리고 동네 공원에 나가 여름밤을 걷지 않았던가. 그만하면 족해도 되는 것을, 휴가라고 명명했던 시간이 빠져 나가고 나니 그만 허한 마음이 들고 만다. 그래도 아직 황금같은 주말이 남아있다. 

태풍이 북으로 올라갔지만, 바깥은 아직 비가 내리고 있다. 아무래도 움직이는 반경이 짧아지고, 생활리듬이 불규칙해진 탓인지 몸이 무겁고 기분이 상쾌하지 못하다. 우산이라도 쓰고 동네 한바퀴 돌고 오고 싶지만, 비가 하루 종일 내릴 것이라 한다. 

태풍이 올라오는 시간에, 집에서 '패라다이스'란 영화를 보았다. 밀린 책을 읽고 싶었지만 깊은 사유 대신에 그냥 눈으로 지켜보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사회공헌도가 있는, 세상에 도움이 되는 사람들의 생명을 연장해서 세상을 좀 더 발전시키겠다는 슬로건을 걸고, 타인의 시간을 가져가 불로장생하며 그들만의 천국을 만들겠다는 이야기에서 영화는 시작된다.

물질은 참 좋은 것이다. 돈으로 안되는 것이 무엇이지? 사랑? ( 아닌 것 같은데...)사람의 마음을 물질로 살 수 있음을 쉽게 부정할 수 있는가. 인간으로서 기본적인 삶을 꾸려 가기 위해서는 물질이 필요로 하고, 누구나 행복하게 부족함 없이 건강하게 오래오래 살고 싶어 한다. 아이들이 행복한 세상, 일자리가 풍부해서 청년들은 각각의 적성에 맞게 직업을 가질 수 있으며, 일한만큼 정당한 댓가를 제공 받고, 여유있는 여가 생활을 누릴 수 있으며, 노년의 나이에도 고독과 외로움을 이겨낼 수 있도록 노후의 사회 보장이 잘 되어 있는 세상을 바란다. 

때가 되면 자연의 섭리에 따라, 죽음에 저항(?)하지 않고 삶의 마무리를 잘 하고 가야한다는 생각을 해봤다. 

물질만능주의적이고 승자독식적인 세상에서 우승자들이란 시선으로 바라본다면, 극단적으로 돈이 많고, 잘난 사람들은 정말 죽음을 맞이하기 힘들겠다는 생각을 해봤다. 돈으로 타인의 시간을 제공받아 삶까지 연장할 수 있다면 최선을 다해 볼 것 같기도 하다. 할 수 있으니까! 

영화가 끝나고, 얼굴을 잠시 바라보았다. 세월을 먹은 흰머리와 잔주름 그리고 늘어짐이 보인다. 피부관리를 하고 머리 염색을 하면 젊어 보일 것이다. 관리라는 것을 하면 좀 더 노화를 늦출 수도 있고 병으로 덜 고생할 수 있다. 결국은 때를 따라 살다 자연으로 돌아갈 것이다.  좀처럼 말하기 어렵고 두려운 단어는 절대 피할 수 없다. 하지만, 늘 만만년 살 것처럼 나날을 살아간다. 


Wednesday, August 09, 2023

유토피아는 없다

 덩치 키운 태풍이 조깅 속도로 올라온다 하니, 쉬는 날이어도 집안에 있어야 하는 시간이 길어졌다. 태풍이 집앞으로 오기전에 가까운 영화관에 가서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란 영화를 보기로 했다. 가벼운 옷차림을 하고 양산을 들고 걸어가 시원한 지하철을 타면 된다며 BMW를 이용한 영화보기를 감행해 보았다. 무더운 여름 이겨 내자며 하루 종일 세끼 충실히 먹고 아무래도 여름탓을 하며 시원한 에어컨 바람 아래 주저앉는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던 터라 살짝 건강이 염려가 되긴 하였다. 잠깐이라도 걷자며 길을 나선 것은 후회는 남기지 않았다.

공휴일이 아닌 평일의 시간이라는 것을 깜박했다. 시원한 지하철에서 더위를 피하시는 분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뉴스가 틀린 말은 아닌 것 같기도 하다. 무덥고 뒤숭숭한 날임에도 불구하고 적지 않은 사람들이 지하철을 타고 어디론가 오가고 있는 것이다. 영화관이 있는 건물은 정말 시원했지 싶다. 건물내에 머물며 절대 집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을 정도의 시원함은 기분이 좋았지 싶다. 영화가 시작하기를 기다리다 이미 두잔의 커피를 마신 것을 기억함에도 얼음이 들어있는 커피 한잔을 주문하고 말았다. 그래, 여름이다! 참고로 난 '얼어 죽어도 아이스 아메리카노'(얼죽아) 파가 아니다.

웹툰을 영화화한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재난과 생존 그리고 블랙유머를 장착한 영화이다. 대지진이 일어나 온 세상이 폐허가 되고 '황궁 아파트'만 남았을 때 그 별빛이 흐르는 아파트 안에서 그들이라도 잘살자며 그들만의 이기적(?) 생존규칙을 만들며 사는 이야기다. 모든 사회기반이 무너지고, 안전에 대한 치안이 존재하지 않는 무질서의 세상은 생존하기 위한 힘과 물과 음식이 권력이 되는 것이다. 

선택 받았다고 생각하며, 살아남기 위해 선택했던 이기적인 선택들을 누가 감히 쉽게 비난할 수 있을까? 착한 사람도 극한 환경에 놓이면, 악한 선택을 할 수 밖에 없는 '연약함'은 모두가 자유로울 수 없다는 생각이 잠시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두가 잘 사는 사회를 꿈꾸고 행동하는 사람들이 세상에 있다는 것이다. 하긴, 그들도 그들 나름의 리그를 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힘이 생기면 조직을 만들 것이고 조직이 생긱면 규칙을 만들고 그리고 '정의'라고 명하고 스스로도 알차채지 못할 부조리를 만들고 다닐 수도 있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다. 

때때로 다수의 의견이 항상 옳은 것은 아니다. 소수의 사람들의 의견도 반영이 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선 시스템이 잘(?) 갖추어져야 할 것이다. 물론 세상이 평등하지 않다는 사실은 어느 정도 수용하고 살아야 스트레스가 덜 하겠지만 말이다. 세상에 공헌한만큼 큰 소리를 낸다는 것이 불편한가? 일한만큼, 희생한만큼 보상 받는 사회는 정당하다 생각한다. 하지만, 강한 자와 약한 자가 함께 사는 세상 아니던가. 그렇다면 어떻게 함께 잘(?)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한 방법론을 묻는다. 어떻게 해야 하지? 

 어느 누구 특별할 것 없이 누구나 극한 환경에 처하게 되면 선악의 구별을 할 수 없게 된다는 것쯤은 이해한다. 타인 때문에 조금 기분이 상해도 억울함으로 날 갈아진 그 뾰족함을 되돌려 주고 싶지 않던가. 세상살이가 덜 팍팍해졌으면 한다. 멀티데믹의 상황에서 경제가 어렵고, 흉흉한 묻지마 범죄와 날씨까지 이렇게 극한적이니 유토피아 세상은 더 멀어진 것 같다. 이럴수록 타인에게 친절하고 배려하고 폐를 끼치지 않는 최소한의 예를 챙겨야 함이다. 그래, 나부터 잘하자. 

Tuesday, August 08, 2023

nothing is forever

 '카눈'이란 태풍이 한국을 직통할 모양이다. 경험하지 못한 위협적인 태풍이 슬슬 올라온다는 뉴스이다. 달리는 열차를 뒤집고, 길을 걷는 것이 불가능하게 할 힘을 가졌다고 하니, 외출을 삼가하고 집에서 뉴스를 경청해야 할 모양이다. 벌써 십여년의 세월이 흐른 이야기가 되었지만, 미국에서 '토네이도'로 명명하기 어려울 정도의 '새끼 토네이도'가 5월에 왔었는데 시 전체가 대부분 건물의 지붕을 잃었고 커다란 나무들이 힘없이 쓰러져 전기가 끊겼던 기억이 떠오른다. 

'전기'가 나가는 사실이 가장 피부에 와닿는 부분이었지 싶다. 지금 이곳 한국은 한 여름이다. 이런 무더위 속에서 전기와 물공급이 중단되는 것을 상상한다면 끔찍하기 그지없다. 비상물을 챙겨 놓고, 손전등을 챙겨 놓아야 할 모양이다. 부채도 찾아봐야 할까? 아, 스마트폰 충전 가능한 밧테리를 챙겨 두어야 한다. 

이 무더운 여름도 시간을 이길 수 없다.  이곳은 아직 여름 방학중이지만, 미국에선 8월이면 새학기가 시작되는 때라 한참 분주한 때이기도 하다. 7월말의 계절 세일이 끝나고 가을 의류들이 새로 걸리는 달이기도 하다. 폭염의 시간을 지나는 중이라 두께가 있는 긴팔과 긴바지를 입는 가을이란 시간이 가까이 있다는 것을 실감하기 어렵다. 전혀 오고 있는 가을을 눈치재기 어려운 여름날이다. 그런데 이미 이곳 가게들은 한발 앞서 가을로 준비를 맞춘 태세이다. 그러고보니, 홈쇼핑에서도 밍크 코트를 팔고 있지 않는가.

다행히 가게 한쪽 코너에서 마감 세일 중인 여름옷을 좀 더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어서 좋긴 하였다. 하긴 한달 남짓 살고 간다는 매미의 우렁찬 세레나데를 들을 시간이 이제 두주 정도 남은 것 같다. 그러면 귀뚜라미 귀뚤귀뚤 노래하는 가을밤이 올 것이고, 코스모스 한들한들 바람을 탈 것이다. 끝날 것 같지 않은 긴 여름의  옷을 입고 있다가 갑자기 다음 날 겨울 오리털 입고 가을없이 추운 겨울을 지난해처럼 맞이 할지 모른다. 

최근에 본 '악귀'라는 드라마 속 대사, '악귀 보다 더 무서운 것은 사람의 탐욕'이란 말이 떠오른다. 대자연의 태풍으로 인해 사람의 탐욕으로 저지른 추한 모습들이 들어날 것이다. 안전 규칙을 무시하고 돈의 노예가 되어 저지른 일들이 표면으로 들어날 것이며, 안일한 태도로 방관했던 것들이 혼돈속으로 끌어 당길 것이다. 태풍이 지나고 깨닫게 되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그 와중에 힘없이 당해야만 하는 사람들의 울음소리? 

밖은 태풍이 올라와도, 마음은 맑고 평화롭게 유지해야 함이다. 그려, 오늘도 나부터 잘하고 보자. 타인의 그릇된 언행을 본받지 말고, 쓰레기 얼른 치우고 진정한(?) 자유를 지켜야 한다. 내 마음은 내꺼! 가끔 뺏기기도 하지만ㅋ 영원한 것은 없다!!

Monday, August 07, 2023

지금 여기에서 행복하기

 태풍이 걸음마 속도로 느리게 형성되면 진행 방향성을 예측하기가 어렵다고 한다. 어디로 튈지 몰라 전전긍긍하게 만든 느린보 덩치큰 태풍이 마침내 일본을 지나 한국의 동해안을 통과한다고 한다. 며칠은 비가 내린다는 예보다. 태풍으로 인해 또 얼마나 많은 피해를 입게 될지 상상도 하기 싫다. 매년 자연 재해가 반복되는 것은 분명 인재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대자연의 섭리를 자연의 일부인 사람이 막을 수 없다는 겸손함을 갖고 이해라려 해도,  미리 위험을 예측하고 준비하고 철저한 안전 대책을 소홀히 하는 모습은 비난 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준비가 되어있지 않을 때는 얼른 도망가야 한다! 

외국에서 살다 돌아와 제일 먼저 느낀 것은 사회전반에 깔려있는 '안전'에 대한 둔감함이다. 눈치가 빠르고 손재주가 좋고 부지런하고 영리한 사람들이니 알아서  다들 알아서 위험을 피하고 잘하고 있겠지 하고 '관리'라는 것을 소홀히 하는 것 같다. (문화라고 해야 할까.) 안전 점검하고 기록하고 다시 체크하는 감시 감독하는 지독하리만큼 철저한 관리를 해야 할 것 같은데 현실은 무사안일한 자세로 위험에 둔감하다는 것이다. 위대한 자연에 저항할 수 없지만 그래도 얼른 위험을 알고 대피는 해야 하지 않는가.

계절에 따라 초미세 먼지, 오존 주의보,  폭염주의 등등의 극한 날씨로 인한 안전문자를 자주 받고 살고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이제 웬만해선 놀라지도 않는다. 습한 열기로 갖힌 몸이 땀을 제대로 배출하지 못하여 생기는 온열질환으로 피해를 보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뉴스이다.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고, 선글라스를 써서 눈을 보호하고, 양산을 적극적으로 쓰고, 목이 마르지 않더라도 수분 보충을 해주고, 적당한 염분도 섭취해야 한다. 

극한 날씨와 극한 물가 그리고 극한 범죄로 세상이 뒤숭숭할 때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은 한번이라도 더 웃고 타인을 존중하고 배려하고 힘을 주는 언어를 사용하는 품격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자신을 돌아본다.  '지금 여기에서 행복하기'로 결심했던 굳은 다짐이 희미해지기 전에 다시 선명하게 덧칠을 해본다. 사람과 사람들이 어울려 살며 선한 영향력을 주고 받기 위해선 먼저 소통해야 한다. 알아도 다시 물어보고, 모르는 것도 용기 내어 물어보고 확인하는 과정을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고 싶다. 공자님 말씀이, 묻는 것이 '예(禮)라고 했다고 한다. 독단에 빠지지 말고 소통하라는 말씀일 것이다. 

일단 웃어보자. 헤르메스~~~, 자본주의 미소 말고! 나를 위하여!!


Saturday, August 05, 2023

뭣이 중헌겨

수직관계가 보편화 되어있는 사회구조에선 '갑질'에 대한 현실적인 대응방안 즉 법적인 보호방법이나 근로기준법을 개정하는 뚜렷한 대응방법이 나와야 한다. 인격 상호 존중의 정신을 갖추고 매너를 지키는 일은 우리 사회에 필요로 한 일인데 그것은 어디에서 가르친단 말인가. 문화를 바꾸기 위해선 제도를 바꾸고 좀 더 수평적인 세상으로 바꾸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위아래의 위계 질서를 따지고 조금 더 권력이 있다하여 자기 중심적인 사고를 하고 타인들을 배려하지 않는 수직적인 세상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하는 바이다. 빈번하게 갑질을 당하는 사람들은 열악한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다. 생각지도 못한 방식으로, 갑질에 자주 노출된 경험들을 가진 사람들은 당했던 대로 돌려주고자 하는 유혹을 뿌리치기 어렵다고 한다. 상황에 따라 갑과 을의 위치에 놓을텐데, 자신이 조금 우위라고 함부러 행동하고 상대방에게 모욕감을 주며 무례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품격없는 인격을 드러내 보인는 것이라 할 수 있겠다. 

자기 중심적인 사고를 벗어나 타인을 배려하고, 과한 자존감과 자신감 그리고 그 밑에 숨겨져 있는 못난 열등감을 두루 살피고 조심해야 한다는 것을 명심하기로 한다. 인간으로서 인간을 존중하고 배려하고 겸손한 태도를 지니는 것이먀말로 멋진 일이다. '뭣이 중한겨' 생각을 하면서 살아 보도록 하자. 나 먼저 잘하고 볼 일이다!

Friday, August 04, 2023

이젠 잊기로 해요

 '김완선'의 '잊기로 해요'에 가삿말에 마음을 뺏겼다. 팬 클럽이라도 들고 싶지만 아직 회원은 아닌 상태이고, 컨서트가 있다면 가고 싶은 마음이 살짝 든 것으로 보아 아직 찐팬은 아닌 걸로 보인다. 춤과 노래 실력이 뛰어난 미모의 여가수가 세월이 한참 흐른후에도  더 진가를 인정 받고 있어서 다행이다 싶다. 시간을 통과한 명품인 것이다. 무엇보다 '포기'하지 않고 자신의 길을 가고 있다는 자체가 존중 받아야 할 일이고, 바라보기에도 감사한 일이다.

그녀의 여러 노래중에 '잊기로 해요'란 노래 가삿말이 입에 붙어 한동안 흥얼거렸지 싶다. 마침, 제대로 노랫말을 기억하는 노래도 없는데 가삿말을 음미하여 외워 보기로 하였다. 

이젠 잊기로 해요

이젠 잊어야 해요

사람없는 성당에서

무릎꿇고 기도했던 걸

잊어요

이젠 잊기로 해요

이젠 잊어야 해요

그대생일 그대에게

선물했던 모든 의미를

잊어요


사람없는 성당에서 

무릎꿇고 기도했던 걸

잊어요

그대 생일 그대에게

선물했던 모든 의미를

잊어요

술취한 밤 그대에게

고백했던 모든 일들을

잊어요

눈오는 날 같이 걷던

영화처럼 그 좋았던 걸

잊어요


이젠 잊기로 해요

이젠 잊어야 해요

https://www.youtube.com/watch?v=jMDbh3OCpkk 

                                               김완선, 이젠 잊기로 해요

일부러 잊으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나이를 먹으니 자연스럽게 잊혀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잊혀지지 않는 것들은 행복했던 순간들로 남아 있기를  바래 본다.

 동명의 '연극'을 영화한 'The Whale'이란 영화로, 영어권에선 '고래'가 고도비만인을 지칭하는 비속어라고 한다. 아내와 딸까지 버리고 선택했던  사랑의 사람(동성)이 비극적으로 세상을 떠난후, 오직 먹는 것으로 스트레스를 풀고, 자기혐오에 시달리다 다시 먹는 것을 반복하고, 집안에만 틀어박혀 있는 사람의 이야기는 쉽게 이해될 수도 없는 일이고 간단히 손가락질하며 비난할 수 없다. 집안에서 온라인으로 작문 강의를 하는 '찰리'가 죽음을 앞두고 자신의 선택으로 버려져야 했던 17살 딸과의  만남 그리고 화해하는 과정속에 '신'도 쉽게 허락하고 주지 못하는 '구원'이란 것을 얻었는지 아직 잘 모르겠다.

17살의 삐뚤어진 딸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믿어주고 포기하지 않는 마음은 분명 부모가 갖는 '사랑'이다. 딸의 선택을 존중하고 끝까지 믿어주는 그 마음은 고귀한 것이다. 영화가 종교적인 면, '구원'에 관한 이야기를 함께 하고 있어 조금은 집중을 하며 생각을 하면서 봐야 하는 영화라고 할 수 있다. '죄책감'이란 단어도 잠시 생각해 보았다. 신의 뜻대로 살지 못하여 구원을 받지도 못하고 영원한 자유함을 누리지 못하는 죄책감과 동시에 책임지고 부양하지 못한 가족에 대한 죄책감은 담당하기 어려웠을 것 같다. 

'미이라' 영화의 남주인공으로 유명한 꽃미남 '브레든 프레이저'가 자신의 불운한 삶의 무게를 이겨내고 출연하게 된 이야기도 감동스러웠지 싶다. 영화속 대사, '솔직한 글쓰기'를 외쳤던 장면이 잊혀지지 않는다. 자신의 삶을 들여다 보고 자신의 이야기를 쓰라는 이야기로 다가왔다.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원하는지 자신이 누구인지 알고 살라는 외침으로!

영화속 찰리가 잊을 것은 잊었으면 더 나은 삶을 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잠시 해본다. 먼저 자신을 용서하고 집밖으로 나가 '달리기'를 했더라면 좀 더 덜 불행하지 않았을까 하는 단순한 생각을 해본다. 그래, 이제 잊기로 하자! 

Thursday, August 03, 2023

I am not Cool

 까칠거리며 여름밤을 잠 들지 못하게 하는 파편들은 자신이 수집한 것들이다. 기분 좋게 하는 모습들은 다 놓치고, 하필  까칠까칠한 것들만 모아 스스로를 괴롭히느라 잠을 설친다. 어리석지만 그런 자신도 그대로 받아 들이고 쓰다듬어주고, 마음밭을 후벼대는 그 까칠거림을 놓아 주어야 한다.

'기분상해죄'라는 말을 자주 보게 된다. 시대가 변함에 따라, 새로이 생성되는 말들을 이해하고 따라 잡을 수 없어 스마트폰에 검색을 해보곤 한다. 힘있는 사람들이 쉽게 할 수 있는 '고소'를 비꼴때 사용하는 말로, 기분이 상하다와 상해죄의 상해를 결합해 만든 신조어라 한다. '괘씸죄'와 비슷한 맥락으로 이해하면 될 것 같기도 하다. 힘있는 사람들이 누릴 수 있는 단어들로, 지갑 두툼한 경제력으로 법의 테두리 안에서 고소하고 처벌을 가할 때 추정되는 죄 제목인 셈이다. (법의 공적 용어는 아니라고 함)

살다보면 기분이 상할 수도 있고, 내맘 같지 않을 수 있다. '역지사지'하여 입장을 바꿔서 생각하고 배려하고 행동하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기적인 생각이 팽배한 사회에 살고 있는 것 분명하다. 불평과 불만이 있는 곳에 '그러려니'하고 통과하라는 무기력하고 무책임한 말을 주고 받고 살아야 하는 현실이 씁쓸하다. 어떤 문제가 생기면 문제 파악을 잘 해야 할 것이고 대안을 내 놓아야 할 사람들이 문제를 덮고 무책임한 반응을 한다. 

과연 문제 해결 방법이 없었을까? 무엇이 문제인지 들여다 봐야한다. 어떤 집단, 사회안에서특히 을의 입장인 개개인이 갖고 있는 문제를  말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과연 말을 한다고 해서, 글을 쓴다고 해서 해결될 수 있는 있는가 고민하는 것이다. 그리고 침묵을 강요 받기도 하고, 지쳐 침묵을 선택을 할 때도 있다는 것이다. 때로는 쉽지만 더딘 시간에 모든 것을 맡기기도 하고 인내심 약한 타인들의 격한 불만에 기대어 가는 경우도 있다. 

무엇이 문제인가? 물어야 한다. 그리고 잘 들어야 한다. 그리고 무엇이라도 해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답이 정해져 있다.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악독한 말, '절이 싫으면 중이 말없이 떠나야 한다'라는 말을 내미는 것이다. 이런 말을 내미는 사람을 개인적으로 가장 증오한다. 오만과 교만으로 가득찬 사람이 내뱉을 수 있는 말이며, 기득권을 움켜쥔 사람들이 주로 하는 말이기도 하다. 선명하게 '팩트체크'라도 해서 규명해야 할 일을 덮고 쉬쉬 넘어가는 경우는 아마 어쩌면 현명한(?), 안전하고 쉬운 처사일 수도 있다. 내 문제가 아니면 세상은 잘 굴러가는 것처럼 보이니까 말이다.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느냐에 따라 진실은 다를 수 있지만, 무더운 여름날보다 마음이 더 편안하지 못하다. 사람은 쉽게 변하질 않는 모양이다. '화가 나도 바보와는 싸우지 마라'라는 책 제목이 와닿는 시간이다. 말이 통하지 않으니 질 수밖에 없다는 것일게다. 얼른 도망가고 바보와의 기억을 얼른 잊어야 한다. 얼른!

 

Shouting in Summer

장마가 끝나고 여름이 매미 울음 소리로 시끄럽다. 연일 낮 최고기온이 35도를 웃도는 찜통 속에 맹렬하게 수컷들이 운다. 이 뜨거운 한 여름안에서 가슴을 두드리는 수컷매미들의 세레나데 소리가 왜 이리도 처절할까. 듣는 사람의 마음밭이 삭막한 탓인가. 컴컴한 땅속에서 애벌레 상태로 7여년의 긴 기다림을 갖고 마침내 나무에 올라가 이슬과 나무 수액을 먹고 한달 남짓 살다 간다 한다. 나무에 집을 짓지 않고 살다 간다는 매미는 검소하고 청렴의 상징으로 오래전 중국의 어느 시인이 매미의 다석 가지 덕을 시를 지어 칭송했다고 한다. (덕문, 덕염, 덕청, 덕검, 덕신)

인간이 만든 환경오염으로 인해 생태계가 교란되고 파괴되어 '믿음직스런' 매미가 밤에도 운다고 한다. 나부터 밤낮으로 운다고 미워하지 않기로 한다. 사람에게 아무런 해도 끼치지 않던 매미가 이제와 소음을 일으킨다하여 매미탓을 하면 되겠는가. 인간으로서 반성하고 더 착하게 살기로 한다. 밤에는 얼른 불끄고 잠들기로 한다. 또 매미를 위해서 뭘해야 하지? 뭐라도 해야 하는데... 

소나기가 기습적으로 내릴 수 있으니 우산을 준비하고 외출하라는 아침 뉴스이다. 도서관으로 가는 길에 볼 수 있는 밭은 큰 변화가 있었다. 옥수수 열매를 부실하게 맺은 탓으로 옥수수들이 베어진 모습은 창들의 모습으로 괴기스러웠다. 뾰족하게 사선으로 잘린  밑둥의 모습에 썩은  동아줄을 타고 하늘로 올라가다 떨어져 붉은 피를 남겼다는 어릴적 무서운 동화가 생각났다. 돌이켜보면 '권선징악'의 교육용으로 만들어진 동화들은 가혹하게 냉정하고 잔인하다. 하긴, 현실이 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그 이상이긴 하지만 말이다. 

다행히 밭 주인님이 신속하게 밭을 깨끗이 정리를 하셨다. 키 큰 옥수수가 사라지니 고추들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고추밭이 보인다. 동남아 이미지를 연상시키는 커다란 이파리를 가진 토란도 무럭무럭 자라고 있고, 고구마도 덩쿨안 땅속에서 잘 크고 있나 보다. 밭을 가진 사람들을 부러워하면서, 씨를 심고 물을 주고 농약 치고, 잡초 뽑고, 허리 아픈 그 '수고로움'을 잠시 잊었나 보다. 

대중교통이 발달되어 있는 우리나라 대한민국은 참 좋다. 지하철이나 버스가 만년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소식은 안타깝지만 이용하는 사람으로서는 편리함과 시원함(?)에 감사하다.  정거장에 한참 동안이나 머무르며 콘크리트 시멘트 건물과 아스발트 길에서 발사하는 복사열에 그야말로 열을 고문처럼 받았나 보다. 버스를 올라타서야, 방학이고 여름휴가 기간이라 승객이 줄어 배차 시간을 늘린다는 공고문이 붙어있는 것을 발견했다. 

 시원한 에어컨 바람이 나오는 버스를 올라타면 천국이 따로 없는 기분이 든다. 무더운 날씨에 에어컨은 이제 사치품이 아니라 생존 필수제가 되었다고 한다. 지하철에서 타인이 인사를 하고 내린다. 자신의 질문에 답을 해줘서 고맙다고 고개 끄덕임으로 인사를 남기고 가신다. 아주 사소한 일에도 인사를 하고 떠나는 모습에 조금은 놀랬지 싶다. 

세상엔 별별 사람들이 함께 살아간다. 때로는 염치 없고 교만한 사람이 고요한 마음에 흙탕물을 만들기도 하고 좋은 사람들이 꽃을 심고 가기도 한다. 자신의 마음은 자신의 것으로 잘 지켜야 한다.  맑고 평화로운 마음에 시원한 바람 한 줄기 일으키기 전에 타인이 던진 쓰레기 먼저 치우도록 하자. dele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