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rsday, August 03, 2023

Shouting in Summer

장마가 끝나고 여름이 매미 울음 소리로 시끄럽다. 연일 낮 최고기온이 35도를 웃도는 찜통 속에 맹렬하게 수컷들이 운다. 이 뜨거운 한 여름안에서 가슴을 두드리는 수컷매미들의 세레나데 소리가 왜 이리도 처절할까. 듣는 사람의 마음밭이 삭막한 탓인가. 컴컴한 땅속에서 애벌레 상태로 7여년의 긴 기다림을 갖고 마침내 나무에 올라가 이슬과 나무 수액을 먹고 한달 남짓 살다 간다 한다. 나무에 집을 짓지 않고 살다 간다는 매미는 검소하고 청렴의 상징으로 오래전 중국의 어느 시인이 매미의 다석 가지 덕을 시를 지어 칭송했다고 한다. (덕문, 덕염, 덕청, 덕검, 덕신)

인간이 만든 환경오염으로 인해 생태계가 교란되고 파괴되어 '믿음직스런' 매미가 밤에도 운다고 한다. 나부터 밤낮으로 운다고 미워하지 않기로 한다. 사람에게 아무런 해도 끼치지 않던 매미가 이제와 소음을 일으킨다하여 매미탓을 하면 되겠는가. 인간으로서 반성하고 더 착하게 살기로 한다. 밤에는 얼른 불끄고 잠들기로 한다. 또 매미를 위해서 뭘해야 하지? 뭐라도 해야 하는데... 

소나기가 기습적으로 내릴 수 있으니 우산을 준비하고 외출하라는 아침 뉴스이다. 도서관으로 가는 길에 볼 수 있는 밭은 큰 변화가 있었다. 옥수수 열매를 부실하게 맺은 탓으로 옥수수들이 베어진 모습은 창들의 모습으로 괴기스러웠다. 뾰족하게 사선으로 잘린  밑둥의 모습에 썩은  동아줄을 타고 하늘로 올라가다 떨어져 붉은 피를 남겼다는 어릴적 무서운 동화가 생각났다. 돌이켜보면 '권선징악'의 교육용으로 만들어진 동화들은 가혹하게 냉정하고 잔인하다. 하긴, 현실이 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그 이상이긴 하지만 말이다. 

다행히 밭 주인님이 신속하게 밭을 깨끗이 정리를 하셨다. 키 큰 옥수수가 사라지니 고추들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고추밭이 보인다. 동남아 이미지를 연상시키는 커다란 이파리를 가진 토란도 무럭무럭 자라고 있고, 고구마도 덩쿨안 땅속에서 잘 크고 있나 보다. 밭을 가진 사람들을 부러워하면서, 씨를 심고 물을 주고 농약 치고, 잡초 뽑고, 허리 아픈 그 '수고로움'을 잠시 잊었나 보다. 

대중교통이 발달되어 있는 우리나라 대한민국은 참 좋다. 지하철이나 버스가 만년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소식은 안타깝지만 이용하는 사람으로서는 편리함과 시원함(?)에 감사하다.  정거장에 한참 동안이나 머무르며 콘크리트 시멘트 건물과 아스발트 길에서 발사하는 복사열에 그야말로 열을 고문처럼 받았나 보다. 버스를 올라타서야, 방학이고 여름휴가 기간이라 승객이 줄어 배차 시간을 늘린다는 공고문이 붙어있는 것을 발견했다. 

 시원한 에어컨 바람이 나오는 버스를 올라타면 천국이 따로 없는 기분이 든다. 무더운 날씨에 에어컨은 이제 사치품이 아니라 생존 필수제가 되었다고 한다. 지하철에서 타인이 인사를 하고 내린다. 자신의 질문에 답을 해줘서 고맙다고 고개 끄덕임으로 인사를 남기고 가신다. 아주 사소한 일에도 인사를 하고 떠나는 모습에 조금은 놀랬지 싶다. 

세상엔 별별 사람들이 함께 살아간다. 때로는 염치 없고 교만한 사람이 고요한 마음에 흙탕물을 만들기도 하고 좋은 사람들이 꽃을 심고 가기도 한다. 자신의 마음은 자신의 것으로 잘 지켜야 한다.  맑고 평화로운 마음에 시원한 바람 한 줄기 일으키기 전에 타인이 던진 쓰레기 먼저 치우도록 하자. dele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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