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미들이 두드린다~~~
모든 창문을 열고 선풍기를 틀고 있자니 매미 합창소리가 힘차게 집으로 밀려 들어온다. 때늦은 장마에 매미들도 당황스러웠겠지만 어떤 미동도 없었던 것처럼 그 두드림은 쨍쨍하다. 매미들에게 남은 시간이 얼마나 남았을까. 무릇 살아있는 것들은 번식본능이 있는 법. 무덥고 뜨거운 날에도 살아남고자 최선을 다하는 외침소리가 집으로 밀려 들어오는 아침이다.
지난번 동네 공원에 나갔을 때 맹꽁이와 매미소리가 겹치는 생존 소음을 견뎌야 했었다. 불협화음 같았지만 이상하게 견딜만했다. 맹꽁이는 6월에 울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기에, 느닷없이 한여름 매미철에 들리는 그 맹꽁이들의 힘찬 외침에 나의 빈약한 지식을 의심했었다. 공원 공사가 있었던 봄의 불안정한 시간을 참고 견디다 이제야 안정된 주거환경이 조성되자 번식의 본능이 살아난 것인가. 앗, 장마철이 맹꽁이 번식기란다, 장마가 늦었기에 매미철과 중복이 된 모양이다.
잠자리가 허공을 낮게 맴도는 시간이기도 하다. 폭염으로 인한 재난문자가 연일 찍히는 후덥지근하고 뜨거운 시간은 여름이란 시간이고 점점 그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 기세가 너무 포악해서 그만 에어컨을 켜두고 집안에서 주말을 내내 보내고 말았더니 뭔가 자신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더 늙기전에, 두 다리 성성할 때, 어디론가 가서 새로운 경험을 화이팅하며 보내는 것이유익하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후덥지근하고 뜨거운 공기가 두려워서 집밖을 나서기가 싫어졌다는 사실은 내가 늙었음을 의미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무더운 여름 동안 늙는다고 하더니 그 말이 맞는 것 같다. 가까운 영화관에 가서 영화 한편이라도 보는 것도 좋았겠지만 그것도 땡뼡 무더위에 지쳐 아무 것도 하고 싶지 않았다는 것이다. 전투적으로다가 씩씩하게 여름을 이기는 법이 아니라, 그냥 버티며 가만히 있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이 될지도 모를 일이었다.
아침을 일어나기 전, 틀어놓은 유튜브 건강 채널에서 '운동하지 않는자의 노년의 비참함'에 대한 강의를 들어서인지 습한 불안으로 하루를 시작한 것 같기도 하고 흐린 날씨 탓인 것 같기도 하고 ㅠㅠ (바보, 얼른 몸을 움직여!) 늦은 아침을 서둘러 먹고 주말동안 쌓인 집안 일을 했더니 습습한 불안이 물러난 것 같기도 하고 마침 흐릿한 구름이 물러나고 맑고 뜨거운 해가 열기를 품으며 오늘도 잘살아 보자며 격려를 하는 것 같기도 하다. 그려, 흐린 날보다 낫다!
이렇게 무덥고 뜨거운 여름날은 겸손하게 무더운 날씨에 바깥 외출을 삼가할 나이도 된 것이고 너무 비관적으로 생각하지 말자. 에어컨의 괘적한 바람 아래 집에서 편안하게 무사하게 주말을 보낸 것에 대해 감사하자고. 물론 장시간 쇼파에 들러붙어 있는 자세는 혈관건강에 좋지 않아, 때때로 일어나 몸을 움직여 줘야 한다는 것을 깨우쳤다.
매미들이 두드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