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July 13, 2026

Back Up!

 예고되긴 했지만 재앙처럼 느껴지는 '한 여름 절전'에 대한 만발의(?) 준비를 마치고 밖으로 나가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전기안전정검'이 폭염으로 인해 다시 한 달 뒤로 연기되었다는 공고문을 보았다. 그동안 뭐하고 그것도 하루 전날에 공고문을 붙인단 말인가. 

불볕 더위에 더해진 아파트 주민들의 불같은 성화에 견디다 못해 하루 전이라도 취소를 한 모양이다. 그동안 애 끓이고 열 받으며 마음의 준비를 했던 난 다시 바보가 된 것 같다. 그래, 걱정은 해봤자이다, 차라리 아파트 관리실에 항의전화를 해야 했던 것이다. 행동했어야 한다!

불볕 더위를 잠시 식힐 비가 온다고 하더니 오전 내내 햇살이 쨍쨍이다. 오후 늦게 바람을 동반한 비가 내릴 것이라고 한다. 하필, 내가  건물 간판이 흔들거리는 길을 따라 우산을 꼭 잡고 비바람을 막으며  바삐  돌아오는 모습이 그림처럼 그려진다ㅠ (또 걱정한다, 바보같이)

원래는 '절전'으로 인해 집안일을 아무 것도 계획되지 않은 하루였지 않은가.  모든 창문을 열고 모든 선풍기를 돌리며 집 안 일을 하기로 하고, 오이를 씻고, 호박잎을 찌고, 브로컬리도 찌고, 병아리 콩도 삶고 또 달걀도 삶고, 방에 제습기도 틀어놓고......그렇게 전기가 돌아가는 여름 하루의 오전을 보냈다.

이웃 아파트 알뜰장에서 오징어 튀김을 구입하지 못해 대신에 냉동실에 있는 건강빵을 꺼내어 크림치즈 듬뿍 얹어 두 개나 흡입을 하였다. 점심으로 먹긴 했는데 뭔가 부족한 것 같아 급하게 참치 오이 샐러드를 만들어 또 흡입을 하였다. 

아무 것도 하고 싶지 않다. 아랫배가 볼록 나오는 것을 느낄 수 있지만 할 수 없다. 에어컨을 켜고 자전거라도 타야 하는데 그냥 그만 쉬기로 한다. 

시원한 냉수를 찾게 되었던 어제였다. (참고로 난 시원한 냉수를 잘 마시지 않는 편이다.) 학생의 집을 가기 위해 도보로 무덥게 30분을 걷는 동안 우양산을 들고 있는 손이 땀으로 축축해지기 마련이다. 실례지만 학생 집에 도착하자마자 손을 씻고 시원한 물 한컵을 부탁해야 했다. 땀을 흘렸을 것이고 탈수로 인한 심각성을 예방하는 차원에서 자신을 위해 기꺼이 수분보충이란 것을 해야 함이다. 참고로 건강한 사람이라도 요즘 같은 무더위 여름은 바깥 출입을 자제해야 하고 수시로 수분보충이란 것을 해야 한단다. 

수분은 보충이란 것을 할 수 있지만 열정이 빠져나가는 것은 어떻게 해야 한다지. '보람'이라는 단어를 생각하면 요즘들어 김이 빠지면서  씁쓸해지는 순간들을 겪을 때가 있는 것 같다. 이 또한 무더운 날씨 탓일 수 있다.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열심을 내어 돕는다고 했지만, 나의 붉은 열정이 학생에겐 스트레스가 되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날이 더워서 그런 것인지 자꾸만  자신의 붉은 열정에 대한 의심이 갈 때가 있다는 것이다. 그래, 날씨 탓이다!

그렇구나, 아무런 소용이 없고.....나의 열정과 수고가 당연한 것일 수도 있겠다는 씁쓸한 생각이 무더위 만큼이나 짜증나는 일일게다. 

학습자가 주도적으로 공부를 할 수 있게 소통하고 학습자에게 맞는 적당한(?) 안내를 하고 도움을 주며 더 나은 결과를 얻고자 했는데 뭔가 결여된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그것이 무엇이지? 나의 열정이 부담스럽지 않게 조절을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 한발짝 뒤로 물러날 때가 된 것인지도 모른다. 이 또한 필요한 과정일 것이다. Back 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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