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택한 광합성
목이 터져라 웃을 수 있는 목요일인데 전혀 그런 웃음을 기대하지 않는다^^ 얼굴 인상이나 찌푸리지 말고 부드럽게 오늘 하루를 잘 살아보자며 아침을 일어나면서 굳은 다짐을 하였다. 무더운 날씨에 짜증이 난 것인지 아니면 인내의 한계에 다다른 것인지, 부드럽고 우아한 태도를 자주 망가뜨리고 있는 자신의 반응이 불만스럽다. 상대가 어떤 태도를 취하든 간에, 부정적인 에너지에 휘말리는 태도는 지금 나에게 바람직하지 않고 교정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때때로 부정의 에너지에 달라붙는 모질한 모습을 드러내고 만다, 어리석게도.
맡고 있는 두 학생의 집을 걸어서 다니기에, 무더운 날씨에 땀에 절고 지치지 않도록 의상을 잘 골라 입고 외출을 해야 한다. 집밖으로 나가는 오후 3시는 도시의 땅이 가장 데워진 시간으로 후끈후끈한 기운이 밑에서도 올라와 찜통 속을 걸어가는 느낌이 든다. 입고 나간 훌렁한 치마가 휫날리기에 바람이란 것이 불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뻥 뚫린 큰 도로에서 쌩쌩달리는 차들이 일으키는 바람탓인지 저멀리서 출발한 푸른 바닷바람이 산을 넘어 도착한 것인지.
첫번째 수업이 끝나고 두번째 학생의 집을 가기 위해 인도의 가로수 푸른 그늘 밑으로 걷다보면, 하교시간에 쏟아져 나온 푸르디 푸른 학생들을 요리조리 피해 잘 걸어야 한다. 게다가 다섯개의 횡단보도를 지나칠 때면 자제력이 없는 우회전하는 급한 차량을 경계하느라 온 신경이 곤두서곤 한다.
내가 하고 있는 일의 어려운 점은 날씨를 탄다는 것이다. 뜨거운 태양아래 걸어가야 하는 일, 아직 장마철이 되지 않아 당해보지 않았지만 장마비를 뚫고 걸어가야 하는 일 아닌가. '시원한 에어컨이 나오는 쾌적한 곳에서 일을 하면 좋을 것을...' 땀을 삐실삐실 흘리며 잠깐 그런 생각을 했다. 나름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살았는데...ㅠㅠ
그래도 이 나이에,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고,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을 할 수 있는 것은 의미있는 일인데다 학생들의 성취를 보면서 느끼는 보람이 있질 않는가 토닥거리고 보았다. 게다가 걷기도 하면서 광합성도 하고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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