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어 저어~~
바닷가에서 책을 읽고 저녁노을을 즐기기 위해선 편하게 드러누울 수 있는 텐트와 매트 그리고 접이식 의자를 구입했다. 살림살이를 줄이고 미니멀적으로 살기로 했는데, 점점 살림살이가 늘어나는 것은 좀 '짐스러운' 감을 주긴 하지만 여름을 즐기는 하나의 방법으로 괜찮다 싶다.
바닷가 주차장이 넉넉하지 않기에 진입로는 막힌 갑갑증과 불편감을 주는 것 같다. 마침내 주차를 하고 차 트렁크에서 짐짐을 꺼내어 어깨에 들쳐매고 끙끙거리며 옮기다보니 남들의 튼튼한 카트가 눈에 들어오고 만다. 이제 나이도 충분히 먹고했으니 바퀴의 힘을 이용해야 할 필요를 느끼게 되는 순간이다.
자외선 차단이 되고 비도 막아주는 그늘막은 고민끝에 구입하지 않기로 했고, 그늘도 막고 바람도 시원하게 통과하는 파라솔도 구입하지 않기로 했지만, 카트는 대안이 없다. 간소하게 살고 싶었는데, 짐을 늘리고 싶지 않았는데 튼튼한 바퀴달린 카트를 구입하고 말았다. 남들이 써놓은 댓글도 참고하여 슬기롭게 적당한 카트를 선택하고 나니 남들의 더 튼튼한 바퀴달린 카트가 눈에 들어오고 만다. (그만그만^^)
바다가 저만차 물러난 갯벌은 상처투성이이다. 많은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앉아 조개를 캐려고 열심히 여기저기 사정없이 긁어놓은 흔적이 끝없이 펼쳐지고 있는 모습이 보기엔 그리 썩 좋지 않았다. 갯벌을 여기저기 긇어서 얻었을 기쁨과 행복감을 생각하기로 했다. 갯벌을 맨발로 걷자니 더 더워진 탓인지 차갑지는 않았다.
얕은 바닷가 근처 갯벌을 걷다가, 주걱 모양의 둥글고 납작한 긴 부리를 가진 '저어새(spoonbill)'가 물속에 부리를 넣고 좌우로 저으며 먹이를 찾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부리를 좌우로 흔드는 모습이 참으로 특이했다. (세계 약 6천여 마리 밖에 납지 않은 우리나라 천연 기념물 제 205호라고 한다.)
물가에서 부리를 이리저리 젓는 저어새 뒤로 저녁노을이 붉게 내려앉았다. 구름이 있는 날이면 더 드라마틱하고 멋있을 것 같은데 노을이 심심하다. 하긴 구름이 석양을 가린 경우도 있었음을 기억하자면, 지금 말간 노을에 감사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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