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좋아요
특별하게 기억하고 기념하고 싶은 날은 뮤지컬을 보는 것이다! 티켓 가격도 만만치 않은 뮤지컬을 보기로 했다, 특별한 날이니까!
<빌리 엘리어트> 뮤지컬 한국공연이 4월12일부터 7월 26일까지 서울 한남동 '블루 스퀘어'( 6호선 한강진역)에서 진행 중이다 (참고로 러닝 타임 175분(인터미션 20분 포함)) 오래 전, 런던 웨스트엔드에서 보았었는데 그땐 '영어'라서 그랬던 것인지 눈물이 흐르는 감동을 받지 못했었다. 영화가 나왔을 때도 그냥그냥 했었던 기억이 내게 있어서 기대를 크게 하지는 않았었다.
블루 스퀘어가 있는 '한강진역'으로 가기 위해 두번이나 환승을 해야 했기에 상당한 결심이 필요한 선택이었기도 했다. 지하철 안엔 토요일인데도 사람들이 가득이다. 간편한 옷차림과 운동화를 선택한 것은 현명했다. 예술작품에 대한 예의로 우아하게 드레스 업을 하고 가고 싶었지만 현실의 나는 '안전'에 신경을 써야 할 나이인 것을 고려해야 한다. 오르내리는 에스칼레이터에 긴 치마자락이 끼기라도 한다면, 신발이 불편해서 넘어지기라도 한다면... 발생할 수 있는 위험 상황을 생각하며 옷과 신발을 챙겨 신고 물과 간식거리도 챙겼더란다.
좀 이른 시간에 도착했음에도 이미 공연장 주위에 사람들이 많았고, 특히 어린 학생들이 많이 보였던 것 같다. 실화를 바탕으로한 고난과 역경을 딛고 꿈을 실현한 성장 드라마가 있는 데다가, 아역 배우들의 연기가 훌륭하며 감동을 준다는 소문이 퍼져 그럴 수도 있겠다 싶었다.
1980년대 '철의 여왕' 대처 총리가 집권하던 시절, 석탄 사업이 소멸해가던 시기로 영국 북부 탄광촌 노동자층 집안의 남자 아이가 가까이 하기엔 먼~무용한(?) 고급진(?) 발레를 할 수 있을까.
우연한 기회에 알게 된 자신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믿어주는 선생님의 지지는 가슴이 따뜻해졌고, 빌리를 위해 노동자 조직을 등지는 아버지의 선택 장면은 가슴이 아팠던 것 같다.
영국 대처 수상 시절 가난한 탄광촌의 노동자들의 모습, 그 속에서 자라나는 빌리의 좌절을 난 알 것 같았기에 눈물 ㅠㅠ. 무용을 하는 남자아이에 대한 편견...그런 가난한 환경 속에서 무슨 예술활동을 한다는 것인지...ㅠㅠ 현실적인 어른들의 생각이 틀리다고 할 수 없기에 눈물 ㅠㅠ 그럼에도 그런 열악한 환경 속에서 좌절하며 꿈을 이루어 나가는 과정에 눈물 ㅠㅠㅠㅠ
이번 뮤지컬처럼 눈물을 많이 흘려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부담스러운 티켓값이 하나도 아깝지 않은 감동을 받았던 것이다. 화면이 아니라 출연하는 배우들의 꿈틀거리는 열연이 만드는 생동감은 대단 한 것임을 새삼 느꼈지 싶다. 게다가 장면마다 바뀌는 자연스러운 무대 셋팅은 정말 환상적이었다.
'춤을 출 때 어떤 기분인가요?'
'모르겠어요, 그냥 기분이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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