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February 19, 2017

EASE

One day of Spring 

일찍 일어난 월요일 아침은 신문을 다 읽고도 시간이 남는다. 작금에 걱정거리 맨앞엔 의무적인 군생활을 잘꾸려 나갈 수 있을지에 대한  늘 군에간 작은 아들의 시간이다. 시간이 어김없이 흘러  군에 들어간 작은 아들은 벌써 기본적인 두 훈련을 마치고 제대에 배치되어 '에스코트'란 이름으로 불리는 방문객을 초청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 부모님을 초청하여 에스코트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하여 아들이 있는 군부대에 들어갈 수 있는 기회를 얻어 낯설고도 이질적인 환경을 보고 경험하게 되었다.  또 다른 세상이 존재한다는 사실에 놀랐고, 부대가 넓어서 부대내에서 운영하는 택시를 타고 다녀야 한다는 사실에 두번째 놀랐고, 시설이 깨끗해서 놀랐지 싶다. 외딴 섬에서 군생활을 건조하게 마친 큰아들이 부럽다못해 질투를 할 수 밖에 없는 쾌적한 환경이었다. 각종 전투훈련과 막강한 정신훈련으로 다져질 작은 아들의 늠름함을 기대하며 기분좋게 집으로 돌아올 수 있어서 엄마의 마음은 흡족했지 싶다.

어정쩡한 길로 봄이 오는 있는 중인가 보다. 봄을 깨우는 비가 내리더니 몹시 날씨가 추워질 모양이다. 봄하면 두고온 일백송이 수선화가 먼저 떠오른다. 아마도 지금쯤 피지 않았을까? 3월 봄방학, 3월 중순에 첫 잔디깍는 소리를 덜컥하고 들었던, 늦잠자던 일요일 아침이 생각이 난다. ㅋㅋㅋ 잔디를 깍기전에 노란 수선화가 색을 칠하면, 돌미나리가 도랑을 타고 어린 초록으로 올라왔던 그 시간의  봄의 색들이 생생하다. 이곳 남쪽은 동백이 빨갛게 꽃망울을 이미 떨구었을 것이고? 남쪽에 있는 늙은 우리 아버지는  매화꽃이 필려고 한다며 봄소식을 알렸다. 봄은 남으로부터 따뜻한 온기로 오는 것이라는 사실을 새삼스럽게 깨닫는다.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 베란다 남쪽 창앞엔 붉은 제라늄과 핑크 제라늄 그리고 핑크 시크라맨이 꽃을 들어 올리고 있다. 일년이 넘도록 몸살을 앓던 핑크 제라늄은 이제 제자리를 잡은듯 깨끗하고 맑은 핑크빛으로, 참을 수 없는 핑크빛 기운을 들어 올리고 있다. 그렇다면 나도 제자리를 잡은 것일까? 일단은 물가에 다녀온 뒤에 생각을 하기로 쓸모있는 생각은 뒤로 미루고 만다. ㅋㅋㅋ 쓸모없는 일에 강한 이 몹쓸 캐릭터는 언제쯤 빛을 발할려나? 맨날 그러면 안되는 것 아니지 않는가! 저 꽃들도 때를 알아 나름의 빛을 발하는데......

'존 카치오프'란 시카고 교수님이 외로움을 극복하는 방법으로 EASE 라는 방법을 소개했는데 :Extend yourself, Action plan,Selection,Expect the best의 첫글자의 조합이다.  다름 사람에게 마음을 열고 관계의 손을 내밀어 자신을 확장시키고, 주도적이고 구체적으로 행동해 교류하며, 관계의 양을 늘리는 것보다는 중요한 관계를 선택해 질을 높이고, 서로간에 최선을 기대하며 호혜와 균형의 관계를 발전시킴을 통해 사회적 유대감을 높일 수 있다.

물가에서 외로움을 극복하기 위해 이 방법을 활용할 수 있는가 하는 자문을 해보면서 웃음이 물결친다. 쓰라린 경험을 떠올리는 짓을 하자면, 마음을 열고 밥묵고 차마시고 관계의 질을 높이며 서로간에 최선의 끈적한 유대감을 맛볼려고 했던 어리석은 그림 말이야~ㅋㅋㅋ 아직도 무엇이 그 쓰라린 뒷맛을 안겨주었던 주요인이었는지 모르겠다. 지금은 그 외로움을 극복하려는 시도를 하지 않음으로 자유하고 평화로운 마음을 유지해 기쁘니 말이다. 이런 역설이 있는가! 마음은 닫고, 손은 내밀지 않고, 셀프 주도형으로 운동하고 교류를 금지하고, 절대 기대하지 않음으로 관계를 유지하고 평화적 유대감을 지킬 수 있다는 그 쓸모없기도 하며 어리석기도 하며 속좁은 깨달음을 어찌 하지?

Take it easy~~~

심각한 동양 아짐의 얼굴 표정 보며 참다못해 뱉었을 그들의 오리지날 영어가 생각이 난다. ㅋㅋㅋ 그려 뭐가 그리 중하다고! 외로운 인어 아짐 그래도 물가에 간다~~~

팬텀싱어, 꽃이 핀다

Thursday, February 16, 2017

Lining With Ducks

오리 한 줄
-신현정

저수지 보러 간다
오리들이 줄을 지어 간다
저 줄의 말단이라도 좋은 것이다
꽁무니에 바싹 붙어 가고 싶은 것이다
한 줄이 된다
누군가 망가뜨릴 수 없는 한 줄이 된다
싱그러운 한 줄이 된다
그저 뒤따라 가면 된다
뒤뚱뒤뚱하면서
엉덩이를 흔들면서
급기야는 꽥꽥대고 싶은 것이다
오리 한 줄 일제히 꽥 꽥 꽥

 아침신문속의 오리들이 꽥꽥 줄을 서고 있는 풍경을 보고 웃음이 번졌다. 물가에서 늘 보곤 하는 허구적거리며 줄을 따라 날개를 퍼덕이는 여인들의 궁둥이 그림이 따뜻하게 다가왔다. 꽁무니에서 날개를 다듬는 난 뒤따라 가는 것이 아니라 나름의 리듬을 지키며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뒤따라 뒤뚱뒤뚱하는 오리발들의 물속 힘찬 발차기를 존중하는 예의를 잊지 않기로 한다. 리듬과 발란스 그리고 보이지 않는 물밑 발차기 그림들은 조용하게 치열하다. 

엉덩이를 흔들며 앞으로 날아가고 싶다. 날기위한 팔젓기에 대한 의심이 균형과 리듬감각을 망가뜨린 것인지 간만에 물을 먹고 물기침을 하였다. 나름 충격이 컸던 모양이다. 자체의심이 들면서 두려움이 슬그머니 들어올려고 한다. 이럴 땐 더 연구전진하여 두려움을 이겨내야 하는 것 알고 있다. 그래서 난 더 날아 나아갈 것이라는 것을 확신하며 물가에 가는 시간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체리필터, 오리날다


Sunday, February 12, 2017

Lingering


-이성부

기다리지 않아도 오고
기다림마저 잃었을 때에도 너는 온다.
어디 뻘밭 구석이거나
썩은 물 웅덩이 같은 데를 기웃거리다가
한눈 좀 팔고, 싸움도 한판하고,
지쳐 나자빠져 있다가
다급한 사연 들고 달려간 바람이
흔들어 깨우면
눈 부비며 너는 더디게 온다.
더디게 더디게 마침내 올 것이 온다.
너를 보면 눈부셔
일어나 맞이할 수가 없다.
입을 열어 외치지만 소리는 굳어
나는 아무것도 미리 알릴 수가 없다.
가까스로 두 팔을 벌려 껴안아보는
너, 먼 데서 이기고 돌아온 사람아.


두마리의 흰두루미와 두마리의 살찐 오리가 있는 아침 풍경은 눕지 않는 갈대의 흔들림으로 겨울을 보내고 있는 것을 보았다. 방향없이 쓰러진 이름모를 잡초들과 달리 꼿꼿한 갈대의 줄기들이 속이 비어 강한 대나무들과 서성이는 방법이 유사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바람에 흔들리기 위해 매듭이 더 유연하게 열려있는 갈대의 줄기들은 매서운 겨울 바람에도 쓰러지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게 되었다.  속이 비어있고 열려있는 매듭지음으로 연약하지만 강하게 생존하며 그 씨를 오랫동안 퍼트리고 있는 단아하게 색바란 모습은 아직도 그 지탱하는 뿌리를 자라게 하는 것인가.

갈대처럼 흔들거리는 모습을 한 성악가가 있었으니 그녀의 이름은 '신영옥'이다. 조수미와 신영옥의 시디를 사서 온집안을 아름다운 목소리로 채운 적이 그 옛날이 되버린 것은 아마도 고전이 되어버린 시디 플레이어가 없어서인지도 모르겠다. 단아하고, 청초하고, 신비한 그녀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기대를 너무 크게 가진 것일까! 나이들어버린 그녀의 목소리는 아직 리릭 소프라노였지만 너무 성량이 작고( 음향시설 탓인가?) 드라마가 없어 쉽게 환호할 수 없었다. 세계적인 소프라노가 노래하는데 왜 감동이 오지 못한 것인지 이만저만 실망한 것이 아니다.

혹시 가지고 있는 귀가 저급한 사운드에 길들여져 이상이 생긴 것은 아닐까 자신을 의심해 보기도 한다. 아니면 줄이어 있는 음악회에 목소리를 관리하느라 최선을 다하지 않은 것일까? 목소리도 나이가 들었을 것이고 하니 같이 늙어가는 처지로 이해하기로 한다. 맑디 맑은 섬세한 소리를 감당하기 힘든 외적 상황탓이라 여겨버리기로 한다. ㅠㅠㅠ

신영옥, 주기도문

Winter Pink from Night Garden



Tuesday, February 07, 2017

Patriot

특별한 날을 기념하여 선택한 '영웅'이란 뮤지컬은 거국적(?)으로 탁월하였지 싶다. 작금에 자기들만의 애국정신으로 (그들의 손에 쥐어진 그 애국하는 변장에 쓰이는 악세서리로의) 태극기가 아니라  그 오래전 나라를 빼앗긴 자들의 삭막한 현실에서의 처절한 몸부림과 그 독립하고 싶은 끝없는 갈구함에  감겼을 그 태극기를 보는 것은 진정 가슴이 들끓게 하는 강력한 힘으로서이다.

나라를 사랑한다는 것을 구체적으로 기술한다면 작은 것부터 시작일 것이다.  작지만 결코 쉽지 않은 일이지만  건강한 개인이 되는 것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건강한 개인으로서 사회가 더 발전할 수 있도록 기여할 수 있는 힘을 키우는 것이 나라사랑하는 법이 아닐까하는 작은 생각을 해보았다.  튼튼한 아들 둘 낳아 국가 군대에 보낸 것 최소한의 애국의 방법이라 자신 할 수 있다하겠다. 사회경제의 활성화를 위해 이와 같은 어려운 시기에 신용카드 긁어주는 일도 하고 그리고 세금 잘내고 또 적당히 건강하고...ㅋㅋㅋ

유학시절때도 얼마나 한국아짐으로서 긍지와 자부심이 불탔던가! 젊은 친구들이 시기질투할 정도로 투철한 작품활동을 보여주며 한국인으로 징한(외국에서 분별력이 생기는 '한국인'들은 부지런하고 영리하고 화장을 잘하고 옷을 잡입는다.ㅋㅋㅋ) 맛을 보여주었던 점은 자신있게 애국하였노라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안중근' 샘처럼 주위의 모든 것을 희생하며 나라의 독립과 해방을 위해 소중한 시간과 생명을 던지는  거국적인 투사의 이야기는 뮤지컬 제목처럼 '영웅'이다. 

'세종문화회관'은 일단 무대장치가 인상적이었지 싶다. 오랜만에 스케일이 큰 뮤지컬을 감상하게 되어서인지 그 감동의 파도소리가 깊었다. 무엇보다 여러명이 군무를 하는 장면과 합창을 하는 장면은 소름이 돋을 정도로 파워풀하였다. 셋트가 신속히 바뀌며 연결되는 속도감은 외국에서 보았던 몇편의 이름있는 뮤지컬 보다 더 인상적이지 않았나 싶다. 

그동안 만났던 일본 친구들은 참 예의 바르고 친절하고 상냥한데 뮤지컬을 보고나니 촌시럽게 반일 감정이 생길라고 하는 부작용을 느꼈다. 그들의 조상이 우리의 조상을 오랜시간 지배했다고 생각하니 창피하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하다. 나라를 빼앗긴 죄는 누구한테 묻지요? 

https://www.youtube.com/watch?v=J0lAE8gFYZg
뮤지컬 영웅,누가 죄인인가, 정성화

Monday, February 06, 2017

February Growing

https://www.youtube.com/watch?v=c_JCRzagh_o
팬텀싱어, 꽃이 핀다

이월의  영어는 언제나 헷갈린다. 한번도 살아보지 못한 가슴 두근거림으로 이 날을 연것은 아니지만 특별한 의미를 부여한 무게만큼의 착하고 바르고 따뜻한 하루의 시간을 이 날 만큼은 꾸려보고 싶은 오늘이다. 항상 이월이 되면 살아가는 것에 대한 울렁증이  있었던 것은 봄이 오는 길목에 태어난 운명으로,  꽃이 올라오는 에너지로 인한 어지럼증을 겪었언 것 아닌가 싶기도 하다.

아침물가를 걸어갈 때 보았던 이제 서있지도 못하고 쓰러진 이름없는 잡초들의 방향없는 쓰러짐들을 보았다. 한겨울엔 제법 푸른 기운 없어도 맑게 서 있었는데 몇번의 눈이 내리고 그 차디찬 기운에 쓰러진 방향없는 풍경은 꺽여진 삶의 노년을 떠올리게 만들었다. 삶의 순환은 쓰러지고 일어나며 그렇게 시간을 따라 오고가는 것이란 생각을 나름 특별한 날에 하게 되는 것은 무슨 청승(?)이란 말인가.

February from Night Garden





Sunday, February 05, 2017

Wave in Heart

https://www.youtube.com/watch?v=I8A61eY1Efg
Pavarotti, Caruso

너무나 사랑하여  서로가 사슬에 묶였다는 아름답고도 슬픈 노래로 월요일의 피를 뜨겁게 할까한다. 난 아무래도 물가에 가는 것을 사랑하여  그 사슬에 묶여 아무것도 못하는 것 같은데 말이다. 이제 남여간의 달달한 사랑이야기는 옛날 이야기처럼 아득한 나이가 되버린 이 느낌은 무엇이지? 아침이 떠올라 은빛으로 반짝이는 (헐 김영랑님의 싯구가 그대로가 펼쳐지는) 아침물가를 지나다 살이 오른 오리궁둥이를 보았다. ㅋㅋㅋ 내가 노는 물가에도 오리 궁둥이가 중요한데  부리를 물속에 박고 자맥질 하는 오리의 궁둥이가 물가로 향하는 자에게 영감을 준다. 몸을 쭉쭉 늘려 미끄러져 들어가고 그리고 오리 궁둥이를 울렁거려 물고기처럼 앞으로 나아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 물가로 갔다. 

ㅋㅋㅋ 그래도 오리궁둥이 하나로 오늘 물가의 렛슨은 내것이 되었지 싶다. 막연하던  돌핀킥의  느낌을 몸의 중심부에 힘을 실어 실현하니 허벅지가 무지 아프다는 뒷느낌을 얻게 되었다. 잘하고 있는 것인지? 


The Well, Mix Media, 40x40 inches

Thursday, February 02, 2017

Come and Go

어김없이 봄이 오는 길이다. 따뜻한 남쪽엔 단정한 붉은 동백꽃이 피어나 그 길을 반기고 있을 지도 모르겠다. 날이 풀렸지만 그늘진 도시의 구석진 길들은 아직도 빙판길을 벗기지 못하고 있었다. 미끈거리는 아찔함을 겪으면서도 아침 물가를 다녀왔다. 작은 이야기가 있는 물가의 풍경은 때로는 입술 깨무는 침묵이 필요할 때가 있다. 날마다 바라보는 사람들이라 그만큼의 적당한 거리와 상식적인 예의가 결핍되었을 때는 순수한 기쁨을 누릴 수가 없는 것을 때때로 경험하기도 한다.

침묵하고 싶은 날이 있다.

묘한 상실감은 어디에서 오는 것이지?

세탁기를 돌리고, 밀린 설거지를 하고, 참깨를 밀패용기에 넣고, ...... 관리 사무실에서 수리사가 나올 때를 기다리고 있다. 소소한 집안 일을 하고나면 오늘 하루도 어제처럼 그렇게 아무런 창조적 결과물 없이 빠져 나가는 것은 아닐까하는 불안함이 묵직한 소리를 내며 언제 화가다운 시간을 가질 것인지 귀찮게 묻는다.  과연 무엇을 질문하고 답하고 살고 있는가를 보게되면 온통 물가에 온정신 빠진 사람같다.  물으니 답을 찾을 수 있다는 즐거움 그리고 그 즐거움으로 자신의 능력을 확장시켜 나가는 기쁨을 지금 물가에서 느끼고 있나보다.

알 수 없는 불확실성으로도 꿈같은 예술의  길을 열심히 열고 나갔던 40대의 보석 같았던 시간속의 나와 여기 지금 예술에 대한 일종의 자기혐오증을 겪고 있는 일상속의 초상에서 생기는괴리감을 어쩌란 말인가. 어쩌면 물가에 열심을 내어 가는 강력한 이유이기도 하며 그래서 나를 지탱하게 만드는 셀프 치료를 온몸을 물고기처럼 움직여 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제 5 원소, 광란의 아리아




Wednesday, February 01, 2017

Eternal River(끝없는 강물)

동백잎에 빛나는 마음
                                          -김영랑(1903~50)

내 마음의 어딘듯 한편에 끝없는 강물이 흐르네
돋혀 오르는 아침 날빛이 빤질한 은결을 돋우네
가슴엔듯 눈엔듯 또 핏줄엔듯
마음이 도른도른 숨어 있는 곳
내 마음의 어딘듯 한편에 끝없는 강물이 흐르네



아침신문속에서 발견한 아름다운 시가 있어 강물이 흐르는 하루를 열 수 있었다. 그러나 금같은 침묵을 지키지 못해 마음속에 던져진  돌멩이 하나,둘을 얻어맞고 집으로 돌아왔다. 좋은 말만 하고 살아야 하는데 웃자고 재밌자고 쓰잘데기 없는 말을 즐거워하며 던진다.  지난밤 잠을 제대로 못이룬탓인지 판단력이 흐려져 내안의 평화를 못지킨 죄 멍처럼 파랗다.  쓰고간 이쁜 초록색 모자를 보고 '수박'이 떠오는 줄 알았다고 말하는 친하지 않은 뾰족한 여인은 유머를 한 것인가 질투를 한 것인가. 남들은 다들 이쁘다고 그냥 영혼없이 달달하게 인사하는데 굳이 수박같다라는 말을 하는 여인은 내가 무섭지 않은 모양이다.ㅋㅋㅋ

그동안 갈고 닦은 돌직구적인 말투로 과격하게 대응하고 싶었지만 귀찮아서 무시하고 집에 돌아왔더니만 몹쓸 그녀의 돌멩이가 온 물가의  미끄러지는 기쁨을 휘저어 놓은 듯하다.
물가에선 그냥 친한척 하지 말고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고 영혼없는 달달한 말만 할 것이다.

Nick Drake, River Man

Winter Walk


겨울 나무들이 살고있는 산속으로 들어가기 위해 '아이젠'을 구입하였다. 사각 사각 얼음소리가 나는 겨울산은 차가운 침묵으로도 진달래 꽃망울을 잊지 않고 맺고 있었다. 키가 큰 소나무들의 갈잎들이 산길을 포근하게 덮고있는 모습은 따뜻한 배려로 보이기도 하였다. 설마 누군가가 일부러 산길에 뿌려 놓은 것은 아니겠지요.

빙판길을 걸어 물가로 걸을 때면 새로 구입한 아이젠 생각이 간절하다.  고층 아파트로 인해 빛이 들지 않은 길은 미끄러운 유리판을 걷는 것 같은 위험함을 느끼게 한다.  차도는 염화칼슘 뿌려 정리를 잘 하는 것 같은데 왜 인도는 빙판길인 것인지? 이 싯점에 이곳의 현실을 받아들이고 그냥 집안에 틀어박혀 태양이 솟아 얼음길이 녹길 기달려야 하는 것인지 도대체 걷는 사람들을 배려를 하는 것인지요. 미끄럽고 불편한 얼음길이지만 물가로 가는 것을 막지는 못한다는 자체가 기쁘기도 하다.

적당한 배려, 적당한 넘기기, 적당한 상식 이런 등등의 적절함에 대한 생각들을 잠시 해보았다. 비상식적인 일을 어이없게 당하더라도 '적당히 넘기기'를 잘해서 존재할 수 있었던 일들에 대한 인내의 이야기. 결코 쉽게 잘할 수 없는 일이라는 것 잘알지만, 나이가 드니 그것도 덜 듣고 덜 말하고 덜 보고 그렇게  살수 밖에 없다는 것을 받아들여진다는 것이다.  단순하게 살아가기 위한 셀프 워크샾을 하기 적절한  봄으로 가는 겨울의 시간이다.
We know the Way (from Moa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