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September 27, 2008

Aquatin processing-dirty, dangerous,and diligent(?) work

엣칭 클라스의 두번째 아쿠아틴 프로젝트를 감당하느라 금요일과 토요일을 보냈다. 드로잉 숙제가 없어 우선 순위를 두고 몰입할 수 있어서 다행스런 일이긴 하였지만, 금요일의 당황스러움은 토요일을 수고롭게 만들고야 말았다.

드로잉과 페인팅수업과는 달리 엣칭수업은 까다롭다. 그 과정이 까다롭고 번거로울 뿐만아니라 교과서가 없기에 보고 듣는 것으로 배워야 하는 실정에 난 복잡한 그 과정이 부담스럽고 그리고 난 가끔 귀머거리이다. 그래서 지난 번 엣칭도 발상은 잘해놓고 마무리를 못해서 실망스러운 이미지를 얻었던 것 같다.

아쿠아틴에 대한 좋지 않은 추억을 갖고 있는 나로서는 얼마나 긴장되는 일인가. 역시나 난 벽에 부닥치고 말았다. 수업 시간에 물어보면서 하는 것이 좋은 방법인데 어쩔 수 없이 혼자 주말을 이용해서 숙제를 완성했어야만 했다.

아! 아쿠아틴이 다 벗겨졌다. 말이 되는가 말이다. 검은 스프레에 싸서 순서대로 페릭산에 넣고 빼고 그 복잡한 과정을 했건만 왜 아쿠아틴이 안되는가 말이다. 금요일 화장실도 못간 채로 6시간을 작업했다. 라인 작업을 끝내고나서 얼마나 기분이 좋았던가! 그런데 내 동판에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눈물이 나오고 한숨이 올라온 상태로 집으로 돌아온 때는 해가 다 떨어진 후였다. '에릭'샘과 연락이 되어 다시 토요일 아침 아홉시부터 나의 프린팅은 시작 되어 여섯시가 다 되어 겨우 월요일에 제출할 프린트를 완성하게 되었다. 아홉시간 동안 작업하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화장실 한번 가고 그리고 음료수 한병 사먹고 그리고 영양바 하나 먹었다. 그것도 집으로 향하는 즈음에.

넘 열심이다고? 아니다. 난 생존하고 있다. 소중한 시간을 내어준 친절한 샘의 은혜를 잊지 말아야한다. 귀머거리 젊지않은 학생이 얼마나 부담스러울까! 금쪽 같은 시간을 내어 도움을 베풀어준 샘이 나를 오늘 구원하였다. 자꾸만 영어를 못알아 먹어서 같은 말을 반복해야 했던 샘은 얼마나 깝깝했을까!

까다로운 프린트 메이킹 과정이란 주제로 잠시 영어로 대화를 나눌 때 난 대충 알아 먹었다. ㅎㅎㅎ 왜냐면 진정 그 과정은 '피키'하기 때문이다. 손지문 묻어서 이상하게 프린트가 나오고 덜 말려서 어쩐다고 하고 또...보통 까다로운 작업이 아닌 이 과정은 날 노가대로 만들었다. 허리가 아프고 힘이 다 빠져서......

그렇고 보면 오일 페인팅은 얼마나 내 성정에 맞는지. 안되면 다시 칠하고 실수가 때로는 멋진 효과를 만들기도 하는 기적을 갖고 있는 반면, 이 프린팅은 잘못하면 잘못하는 것이다. 힘든 댓가로 사진이라도 보상으로 찍어 올리고 잘려고 했더니 사진이 흐려블고 있다.

첫프린팅을 하고나서 많은 결점들을 보게 되었다. 다시 월요일 샘에게 해결방법을 알아본 후 또 치열하게 덤벼야 한다. 잘해서 크리스마스 선물로 돌릴 수 있어야 할텐디...... 참자.....참자...조그만 더 참자...이것이 오늘의 모토였다. 아홉시간을 견디게 해준 모토!

Unusal and Unexpected

화가로서 가슴판에 새겨야 할 두 형용사이다. 장미와 글라스의 그림을 보고 존경하는 '에런'샘은 매력적인 흰색에 대한 칭찬과 프래시한 색감에 칭찬을 해주시면서 컴포지션과 더불어 내가 그려야 할 그림에 대상에 대한 권장으로 ''unusal and unexpected''란 형용사를 그림뒤에 써주었다.

지난학기 그림이 머디하다면 이번 학기 나의 스몰페인팅은 좀더 화려한 색을 찾아 가고 있는 듯하다. 처음으로 그려보는 장미도 장미였지만, 와인잔의 처리는 지난학기 맨처음 그렸던 것 그림보다 훨 진보하였다는 것을 볼 수 있어 그냥 시간이 가지 않았다 싶었다.

힘들게 그려놓고 보니 그림의 소재가 창의롭지 못하다. 난 아직도 유화그림의 뻔한 그림을 그려보고 싶다. 그 수준에서 벗어나면 아마 그때 나다운 그림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자꾸만 미루어서는 안될 모양이다. 어떤 것이 뻔한 그림이 아닐까?

그래서 화가님들의 그림이 점점 알 수 없는 추상화로 가는 걸까?

샘의 권유에도 불구하고 난 소재거리가 없어 컵과 주전자를 그렸다. 어떤 소재를 할 것인가를 결정하고 그리고 캠버스 사이즈와 그리고 난 그림에서 붓을 놓을 때까지 미치지 않을 수 없다. 그 과정의 치열한 고민을 어찌 설명할 수 있으랴.

아직 샘의 메모를 받지 못했지만, 이번에도 샘은 나의 그림을 교수실 문앞쪽에 놓아 두었다. 난 그사실에 중독된다. 더욱 잘해서 그 샘에게 인정받고 싶은 것이다. ㅎㅎㅎ

몇시간을 투자했냐고 젊은 학생들은 물어 보았다. 컵과 주전자는 쉽지 않았다. 말리기와 관찰을 더 열심히 해서 더 낳은 결과를 본 듯 하다. 하지만 아직도 난 배경처리에 대한 물음표를 갖고 있다. 그리고 '주홍' 샘의 전공생 입문쇼에서의 충고를 생각해 볼 때이다. 너무 아름다운 그림은 싸 보인다고 했었다. 그러고 보니 내 그림을 보고 다들 'beautiful!!!'이라고 감탄했다. 왜냐면 아직 우리 반 학생들은 색을 찬란하게 만들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감동해주는 것이다.

난 창의롭지 못하니 열심히 관찰하고 열심히 멍청스럽게 색칠하고 있다. 이것이 나의 비법아닌 비법!

어찌하면 독창적인 내 스타일의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것일까? 음, 남이 안그리는 것을 그려야 되네......이래서 미술하는 사람들이 좀 뭔가가 다른 모양이다.ㅎㅎㅎ 보통이 아니고 짐작을 할 수 없으니 말이다.ㅎㅎㅎ

Friday, September 26, 2008

SIU Parent Show


Yellow Touch

그림에 대한 예의가 없어진 것일까? 지난 학기 아침마다 가서 보고 또 보고해서 고쳐야 할 부분들을 미리 생각했던 것과 다르게 두번째 임하는 태도는 그 무엇인가가 부족하다. 경험있는 자의 방심?

간만에 사진을 찍어보니 기본적으로 해야 할 메져를 엄격하게 하지 못해서 결국은 다리가 짧은 그림을 그리고 말았다. 어찌 이런 실수를 했단 말인가! 내 앞으로 오고 있는 다리는 그만 짧고 발은 작다는 샘의 지적을 받고서야 그때서야... 그러더니 두번째로 그린 남자 모델 그림도 보니 또 다리를 짧게 그리고 말았다.

유화물감으로 처음으로 그려보는 남자 누드 그림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게 될 그림인데, 의자를 그리기 싫어 피한 자리가 그만 민망한 자리에 서고 말았다. 딱딱한 의자를 그리느라 힘드니 차라리...ㅎㅎㅎ

내가 지금껏 본 남자중에 다리가 제일 긴 학생인데 어째서 내 그림은 이토록 다리가 짧단 말인가! 물론 허벅지의 포쇼트닝을 감안한다면 용서할 수 있지만 그래도 그렇지 뭔가 이상하다. 무식용감하게 덤벼서 그리다가 발목이 짤려 샘에게 지적 당한 후, 다시 억지로 집어넣어 그리고, 서둘러 그리다보니 얼굴사이즈와 상체부분을 더 정확하게 줄이지 못한 탓이라 분석하고 있다.

걸작을 만드는 시간은 아니다. 정확한 측정과 그리고 색을 공부하는 시간인데 난 기본적인 것을 소홀하고 말았다. 그리고 색은 어떠한가! 하얀 피부를 가진 학생들인데 내 그림속의 주인공들은 아직도 복숭아 빛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노란 조명아래 있는 그들은 정말 복숭아다!

바깥 날씨와 주변환경에 따라 색이 바뀔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지만 이제 슬슬 복숭아 빛 내 그림에 실증이 나려고 한다. 존경하는 화가님을 정해서 그 스타일로 연구하며 전진해야 할 때가 된 모양이다.

see it, ask it, mix it!!!

Male Model


Measure it


Wednesday, September 24, 2008

I am in Red


어떤 소재를 그려야 하는가를 결정하는 것은 상당한 고민거리이다. 매주마다 주어지는 각 스튜디오의 숙제를 그야말로 잘 감당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엄마로서 주부로서의 일들을 뒤로 해야만 하고, 좋은 사람들과의 교제도 갖지 못하고, 건강을 돌보는 일도 소홀해지고...

어여쁘게 몸치장을 해본 지가 언제든가! 그 옛날 목탄과 유화물감으로 채색된 옷을 걸치고 다니던 젊은 미술학도들을 얼마나 부러워했던가! 하지만 작금의 이 젊지 않은 미술학도는 지치고 피곤해 누군가의 꿈을 건드지리도 못할 것이다.

지난학기 수채화 시간에 그렸던 소재들로, 한번 유화로 그려보고 싶었던 생각이 나서 소재가 궁한 김에 그려보았다. 드로잉 시간의 기초 뎃생의 소재로서 만만하게 생각했었는데, 컵이 왜 기초반의 근본이 되는 것에 대한 인식을 다시 한번 하게 되었다. 입체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어떻게 색을 입혀야 하는지 그리고 조그마한 부러시 터치 하나로 컵이 찌그러지고 허물어지는 그 긴 여행을 하였다. 주전자는 어떠한가! 주전자 뚜껑에 몸통도 보통이 아니고 그리고 거기에 보태지는 리플렉션은 날 흥분시켰다.

왜 제목이 'I am in Red'냐고 묻는다면, 한달에 한번 난 붉은 색을 좋아한다. 왠지 붉은 색 옷을 즐겨 입고 붉은 색을 인지하게 된다. 그러기도 하거니와 난 내 열정을 표현하고 싶었다. 붉은 컵속에 내가 있다. 붉은 덩어리속에 주전가가 쏟아 놓은 것이 바로 나다. 넘 시적인 표현인가? 뭔소리냐고? 모르면 말고...

My Sign


My Feet


one day




Insomnia


Print Shop


Saturday, September 13, 2008

Dark and Light


외웠어야 하는데... 어떤 책을 읽다가 발견한 십구세기 작품인데... 제목은 '오렌지를 파는 소년'이던가... 한참 동안이나 난 이 작품에서 눈을 옮기지 못했었다. 물론 색이 있는 유화그림이었다. 단순하면서도 뭔가가...
엣칭을 위해 나름대로 선드로잉을 하여 어느 곳엔가 이 작품을 걸거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흐믓하다. 나의 작품을 보고 누군가도 잠시나마 삶의 한가운데 느껴지는 깊은 파동을 느낄 수 있을까.
산다는 것은 왜 그런 것인지 자꾸만 어두움을 바라보게 된다. 찬란한 빛으로 고개를 돌리고 살아야 하는데, 자신만의 그림자를 질질 끌고서 그것도 모자라 빛없는 어두움에 고개가 간단 말인가.
산다는 것이 그렇다.

When I need you

페인팅 전공을 마치기 위한 필수 과목 중의 하나가 프린트 메이킹과의 수업 하나를 필수로 선택을 해야 해서, 동판에 드로잉을 하는 '엣칭' 크라스를 하게 되었다. 쉽게 고칠 수 있는 드로잉에 비하면 프린트 메이킹 클라스의 작업은 더욱 고생스럽고 그 과정의 번거로움이 상당한 긴장감을 요하고 있다.
연습삼아 라인 연습을 하라던 샘의 명을 붙잡아 플라스틱 글라스에 선을 새긴 첫 엣칭작품이다. 산을 이용하지 않고 바로 검은 잉크를 바르고 골고루 닦아내어 물기가 있는 종이에 찍어낸 것이다. 어떤 이미지를 선택하고 그리고 그에 따른 구성과, 명암 그리고 의미...등등의 것을 고려하여만 한다.
멋모르고 수업에 가서야 이미지가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순간적으로다가 눈앞에 놓인 서양미술사의 겉면을 장식하고 있는 '드가'의 그림 한쪽에서 여인을 빌려왔다. 할 수 없이 궁여지책으로 무작정 스케치를 하다가 감이 몰려오는 그 느낌을 아는가!
제목은 '당신이 필요할 때'이다. ㅎㅎㅎ 나 혼자 할 수 없는 것중의 하나가 등이 가려울 때 긁을 수 없지 않는가! 외롭게만 느껴지는 긴 시간들이다, 내 손이 닿을 수 없을 정도로!

Sunday, September 07, 2008

Curiosity


In Class


I am tired


Animal and I


self portrait( without figure)


6 apples


조그마한 유화 그림을 완성하는 일은 언제나 산고의 고통을 수반한다. 금요일 드로잉 숙제를 스튜디오에서 마치고 그리고 주말에 틈틈히 유화 숙제를 해야했다. 어떤 소재를 가지고, 어떤 구성으로 할 것인가에 대한 외로운 결정을 마치고 나서 난 햇사과 세개를 집어 들어 검은 색 종이가 깔린 유리위에 그것들을 올려놓았다.

누군가가 그린 사과 그림을 보고 난 감동받지 못했었다. 그것은 사과를 그려보지 않았기에 감동할 수 없었던 것이다. 막상 새빨간 사과를 그리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거기다가 유리에 반사되는 사과들과의 관계를 생각하며 그려야 했고, 그리고 배경이 되어야 할 검은 종이 위의 유리는 검은 색이 아니었다.

캠버스 위에 붓칠을 시작하여 그 중간 과정속에서 부딪히는 문제들을 해결하는 여정은 그렇게 신나고 유쾌한 즐거움을 주지 않는다. 지나 여름동안 까맣게 잊어먹은 기본적인 사실들을 떠올리게 되었다. 무엇보다 사과와 그 반사된 모습의 차이를 나타내어야 했었고, 그리고 유리위에 놓인 것을 어떻게 표현하느냐가 해결해야 할 스스로의 문제들이었다.

덕지 덕지 진흙창이 되어가는 그림속의 사과를 바라볼 때의 고통을 아는가? 시간이 필요하다. 화려한 원색이 빛날 때 까지 칙칙한 색들을 먼저 말려야 했던 것 아닌가! 그리고 언제나 배경은 어렵다. 그야말로 자연스런 배경이 되고 주요 사물들을 살려주어야 할 배경처리가 쉽지가 않다.

검은 색 바탕을 목표로 했었지만 나의 배경은 그렇지 못하고 말았다. 매력적인 검은 색은 그만 칙칙해지기 쉽상이라는 말이 맞다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 다시 초록색을 칠하고......
배경처리에 대한 질문을 꼭 샘에게 해보아야겠다. 영어로 설명해서 좀 알아먹기가 쉽지 않은 것이 또한 문제이기도 하지만......

들여다보고 또 들여다보고, 유리에 반사된 사과에 결정적인 붓자욱을 남겨논 후 그 느낌은 '아하 모으먼트'였다. 왜 갑자기 그런 시도를 해보았을까? 열심히 하는 나의 정성에 감동되어 하나님이 내게 지혜를 주신 걸까? 하나님은 내 모든 것을 아시니 내게 부족함이 없으리로다.....

끝까지 붙들고 늘어져서 이정도 까지 왔다. 숱한 시행착오와 인내로서 좌절하는 내 자신을 붙들지 않았다면 이렇게 내 그림속의 사과를 바라보는 즐거움을 맛보지는 못하리라 스스로에게 칭찬해주고 싶다.

Monday, September 01, 2008

Rose and Glass

아직 마르지 않은 상태에서 사진을 찍어서인지 모든 것이 번들거린다. 오랜만에 페인팅 숙제를 하다보니 마음이 갑갑하기 그지 없었다. 작은 아들과 큰 아들의 격려로 그래도 이정도까지 완성을 보아 그만 붓을 놓았다.

현관앞에서 부지런히 피었다지는 장미의 향기를 즐길 시간도 없는 현실속에 붉은 장미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고 해야 할까 아니면 언젠가 보았던 장미 그림에 대한 도전이었다고 보아야 할까? 열정적인 장미를 그리기엔 모든 것이 준비소홀이었다.

그만 두고 싶은 마음을 다시잡고 다시잡고, 능력의 한계를 보는 미칠 것 같은 괴로움을 이기고 겨우 이 정도를 칠해 놓았다. 지금까지의 그림과는 사뭇 다른 무엇인가가 있을 것 같은 희망의 한자락을 발견한 기쁨으로 기록남을 그림이라고 생각한다.

꽃그림에 대한 두세번의 도전은 언제나 쓴맛이다. 꺽인 장미는 빨리도 그 모양을 바꿨다. 그리고 그 붉은 장미의 색을 어떻게 만드는 것인가! 빨강 파랑 노랑 세가지 기본 색에 흰색을 가미하여 색을 만드는 과정을 경험하기 위한 숙제였는데, 할 일이 많은 나의 마음은 오일 페인팅이 마를 때까지 차분하게 기다리지 못한다. 거기다 싱싱한 장미가 시들고 있지 않는가 말이다.

해산하는 고통에 비유한다면 넘 엄살인가!

Cone Flower( oil painting )


지난 여름의 시간을 기억하는 것은 이 그림 뿐이던가? 여름날 베드민턴 공처럼 솟아오르던 모습을 태양빛 아래서 그렸던 순간들이 떠오른다. 오가는 동네사람들의 눈을 아랑곳하지 않고 용감하게 그렸던 그 열정은 나팔꽃 그림에서 무너지고 말았지만... 그 나팔꽃 그림은 빛도 못보고 창고에 숨어 있다.
태양빛은 실내조명과 달리 시간이 지남에 따라 다른 색과 다른 그림자를 주어서 또다른 어려움을 주었었고, 그리고 초록색은 참으로 다루기 힘든 색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던 시도였다.
인디언들이 약으로 사용했다는 꽃으로서, 이곳 마켓에 가면 면역제 약병에 이 꽃이 그려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추운 겨울을 이기고, 더욱 강해진 모습으로 봄에 솟아나, 여름내 한번 피운 꽃은 쉽게 지지 않고 오랫동안 피어 있었다. 찬바람이 불면서 지는 모습 또한 일품인데 어느 날 그 모습을 과연 그릴 수 있으려나?
꽃잎도 꽃잎이지만 가운데 우똑 솟은 동그란 부분은 참으로 특이한 모습으로 매력적이다. 손으로 만지면 딱딱하다는 사실 또한 재미있기도 하여 자꾸 만져보았던 꽃이다. 난 사실 꽃을 만지지 않는다. ㅎㅎㅎ 벌이 만져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