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September 29, 2010

Morning Glory

어라, 꽃이 피고 있네!
지난 봄날에 '모닝 글로리'라는 푸른 보라빛이 핀다는 씨앗을 땅속에 묻어 두었다. 잔디밭이 타 들어가는 지난 여름 무성히 덩쿨을 만들며 뻗어 올리는 잡초같은 강인한 모습에 깜짝 놀래라 했다. 검은 씨앗 하나가 튼튼한 줄기를 만들고 부드러운 넝쿨로 이리저리 손을 뻗어 장미를 덮고 드디어 서있는 자전거를 휘어 감고 그리고 지붕을 타고 올라갈 기세에 놀라 그만 무섭고 말았다. 지붕을 뚫고 콘크리트도 뚫는다는 그 살아있다는 생명력!

만약에 푸른 보라빛 꽃들이 여름에 만발했더라면 가위들고 날잡아 자르지 않았을 것이다. 다른 꽃들이 다 피고 지고난 가을날 국화꽃처럼 피는 모양이다. 일부러 시간 내어, 무식용감하게 꽃피지 않는 배신감에 가위들고 두번 다시 심지 않으리 하며 처단했는데...

어라, 바쁜 아침에 푸른 꽃봉우리가 눈에 들어오고 만다. 현관앞 거대하게 뻗은 것을 처단하고 다른 곳에 있는 것을 바빠서 미루고 있었는데 꽃이 피고 만다. 아! 가을에 피는 모양이고나! 모닝 글로리가 현관앞에 만발했을 모습을 생각하니 아깝기 그지없다.

모든 것은 때가 있는 법인가 보다. 그 때를 몰라서 그만 모닝글로리의 영광을 보지 못한 이야기다.

Sunday, September 26, 2010

Think#1---I Sink(processing)



페인팅 붓을 씻다가, 물감들이 흘러내겨가는 곳에 희미하게 보이는 십자가를 보았다. 왜 난 보통 그리스도인처럼 살지 못하는지 안하는지...그 때가 일요일이었는지도 모른다.

Wednesday, September 22, 2010

Tomato Blues(processing)


Tomato Blues, Oil Painting on Board, 30x30 inches, 2010






이곳 파머스 마켙에서 못생긴(?) 괴물 토마토를 본 순간 바로 이것이라는 느낌이 온몸으로 번져가는 것을 느꼈다. 괴물 토마토를 나처럼 뜨거운 마음으로 받아 들인 사람이 지난 토요일에 있었을까 싶다.

지난 금요일은 수십시간을 붓칠을 하여도 빠져 나올 수 없는 부분에서, 그만 참지 못하고 가위를 들고 그리고 있는 그림을 찢어 버리는 거사(?)를 치루었다. 어느 그림이 그리 쉽게 쓱쓱 완성되었던가! 나에게는 쉽지 않은 과정이다. 한번도 내 그림을 그리다 말고 찢어 버린 적은 없었다. 정성들여 만든 캠버스도 그렇고 비싼 물감도 그리고 나의 소중한 시간과 서성이는 사유가 붓칠된 못생긴 그림을 어찌 찢어 버릴 수 있단 말인가. 그 정신 쏟은 치열한 시간을 지나고 나서 어는 순간 내 그림은 그렇게 외롭게 완성될 수 있었는데 그만 세상에 빛도 보지 못한 채로 찢어지고 말았다.

그리고 토요일 아침 파머스 마켙에서 상처 투성이의 칙칙하고도 맛없어 보이는 괴물 토마토를 보았다.

서둘러 스케치를 하고 그림을 시작하였다. 그야말로 속터지는(?) 그리고 상처받은 내 마음을 표현할 수 있는 멋진 조각같은 몬스터 토마토를 지난주말 그리고 지금까지 그렸다. 그림을 그리는 동안 내 마음은 치유를 쉽게(?) 받았나 보다. 그 강열하고도 괴상한 아름다움에 어떤 동질적인 카타르시스를 느꼈는데 그만 어느 순간 아니 이런 괴물 같은 그림을 왜 그리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들고 말았다. 그래서 지금까지 내 그림은 아름답고 여성스런 그림을 양산했나 싶다. 지금 이 순간 어설픈 실험정신과 절제되지 않은 무식한 표현만 보여 스스로가 몹시 피곤하다. 할로인 데이쇼에 내면 꼭 맞는 그런 그림을 그리고 말았다. 고통없이 그림을 그리는 사람처럼 뭐 재미로 그렸다고 해야 할까 싶다.


그림이 마르면 블러그에 올려 보기로 한다.

Sunday, September 19, 2010

Sweet, Potatoscaping


Sweet, Potatoscaping, Oil Painting on Canvas, 30x30 inches, 2010

고구마 랜드스케이핑을 드디어 나름대로 완성해 보았다. 지난학기 실패한 그림을 교훈삼아 결국은 한점의 고구마를 이용한 나만의 풍경화를 포기하지 않고 완성했다. 작품성을 떠나 흔들리는 자신을 극복하고, 질퍽거리는 캠버스를 찢어버리지 않고 붓을 놓았던 것에 감사하다. 이렇게 한걸음 한걸음 가다보면 길이 보이겄지 하는 아직 꺼지지 않은 소망이 있기에 지금도 그림을 그리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Monday, September 13, 2010

with Joel



이곳 대학을 방문한 Joel Feldman과 내 스튜디오에서 한시간 동안 대화를 나누었다. 그리고 그가 추천한 연구대상 예술가들의 이름이다. 그리고 위 이미지는 내게 주는 말씀과 드로잉이다. 언제나 부지런히 정진하는 것 다 알고 있는 기본적인 태도이지만 새삼스레 더 연습이 필요하다는 말씀에 사실 깜짝 놀래라 했다. 물론 그래서 내가 학교에 있는 이유이기도 하지만 말이다.
Gerhardo Richer
Luc tuymans
Philip Guston
Lucien Freud

Sunday, September 12, 2010

Out There


Out There, Oil Painting on Canvas, 24x48 inches, 2010

Still There wih Mr.P



Still There with Mr.P, Oil Painting on Canvas, 30x40 inches, 2010

Thursday, September 09, 2010

Still There#3(processing)


이곳의 미제 풍경은 정말 깨끗하고 아름답다. 푸른 하늘에 그림같은 뭉게 구름이 두둥실 떠다니는 풍경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이곳 사람들은 축복받은 사람들이란 생각이 들고 만다. 한국에 돌아가면 이곳의 하늘과 나무들과 그리고 집들이 그리울 것 같아 흔적을 남긴다.

그리고 잠못드는 내 영혼의 안식을 위해 위로삼아 그려본다.

Still There#2(processing)


석달 동안 그림을 그리지 않고, 몇권의 책을 보고, 그리고 짧은 여행을 한다 하여도 내가 원하는 것과 할 수 있는 것은 차이가 있다는 것을 체험하면서 쓰러지는 절망에 넘어지지 않기 위해 나 스스로를 위한 그림을 그렸다. 오년전 어느날 고추가 주름지는 모습을 아름답다(?) 생각하여 잡아놓은 이미지를 때가 왔노라 하며 그려 보다가, 왜 나는 즐거움으로 그림을 그리지 못하는지 스스로 묻게 되었다.

지금 이 순간 내가 할 수 있는 예술이란 무엇인가! 새롭고도 기발한 발상을 이끌어 내는 것에 두려움을 느끼는 요즈음이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버리고 나면 난 무엇을 할 수 있단 말인가!

난 아직도 그 자리에 있나 보다.

Saturday, September 04, 2010

Saturday

아, 벌써 토요일이고나! 언제 뜨거웠던가 싶게 찬바람이 푸른 나무들과 함께 흔들거린다. 몇번의 비로 잔디밭이 푸른 빛으로 돌아온 것은 좋지만 잔디가 빨리 자라 바쁜 마음을 어지럽힌다. 습지고 각진 부분에 높이 솟은 것이 딱했는지 이웃집 미제 아저씨가 야무지게 깍아놓아 옆을 지날 때마다 그분의 친절하고 아름다운 마음씨가 떠올라 아직은 세상이 살만하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아진다. 빨리 잔디이발을 해주어 오가는 이웃의 마음을 찡그리게 해서는 안될 것 같아 마음이 분주하다. 친절은 위대하다!

지난밤 괜시리 밤중에 붓을 들어 작품하나를 엉망으로 만들고 쉽게 잠들 수 없었다. 세시간 동안 해결될 일도 아니었는데, 못참고 붓을 들고 덤빈 것이 실수였다. 실수를 통해 깨우친 것은 절대 피곤할 때 붓을 들지 말라는 것이다. 사실 피곤하지 않았다. 언제는 피곤하지 않던가! 뭔가 할 수 있을 것 같아 용감하게 덤볐는데, 결국은 찢어 버리고 싶은 마음 꾹 참고 아침의 신선한 관점을 위로삼아 잠을 청했는데 그야말로 열이 받쳐 잠을 잘 수 없었다. 그 절망을 어찌 표현 할 수 있으리요. 지난학기 삼주가 넘게 그려놓은 작품을 더 잘해 보겄다고 한 것이, 그만 더 이상 보고 싶지 않은 그림으로, 아무런 희망없는 그림으로 구석지고 왜진 곳에 쑤셔 놓아질 것이다.

지난밤의 쓰라린 상처로 붓을 들기가 뭐해 이곳 주말 시장에 가서 맛있는 것들을 사오면서 이쁜 꽃다발도 사왔다. 고생한 나를 위한 일종의 위로적인 행동이라고 해야할까. 꽃그림을 한작품 해놓는 것도 선물용으로 좋으련만 넘어졌던 마음이 쉽게 일어나지 않는다. 토요일이다! 언제쯤 토요일이라고 푹 놀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