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September 29, 2010

Morning Glory

어라, 꽃이 피고 있네!
지난 봄날에 '모닝 글로리'라는 푸른 보라빛이 핀다는 씨앗을 땅속에 묻어 두었다. 잔디밭이 타 들어가는 지난 여름 무성히 덩쿨을 만들며 뻗어 올리는 잡초같은 강인한 모습에 깜짝 놀래라 했다. 검은 씨앗 하나가 튼튼한 줄기를 만들고 부드러운 넝쿨로 이리저리 손을 뻗어 장미를 덮고 드디어 서있는 자전거를 휘어 감고 그리고 지붕을 타고 올라갈 기세에 놀라 그만 무섭고 말았다. 지붕을 뚫고 콘크리트도 뚫는다는 그 살아있다는 생명력!

만약에 푸른 보라빛 꽃들이 여름에 만발했더라면 가위들고 날잡아 자르지 않았을 것이다. 다른 꽃들이 다 피고 지고난 가을날 국화꽃처럼 피는 모양이다. 일부러 시간 내어, 무식용감하게 꽃피지 않는 배신감에 가위들고 두번 다시 심지 않으리 하며 처단했는데...

어라, 바쁜 아침에 푸른 꽃봉우리가 눈에 들어오고 만다. 현관앞 거대하게 뻗은 것을 처단하고 다른 곳에 있는 것을 바빠서 미루고 있었는데 꽃이 피고 만다. 아! 가을에 피는 모양이고나! 모닝 글로리가 현관앞에 만발했을 모습을 생각하니 아깝기 그지없다.

모든 것은 때가 있는 법인가 보다. 그 때를 몰라서 그만 모닝글로리의 영광을 보지 못한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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