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March 31, 2024

천천히 그리고 찬찬히

 4월의 첫날 아침이다.  출근 길에 챙겨갈  우엉차 끓는 소리가 요란하다. 주말에 '실치 축제'에 다녀왔다. 우리나라 지역 축제란 천막 치고 음향 시설 갖다 놓고 노래 부르며 흥을 올리고, 먹고 마시는 음식으로 귀결된다고 하는데 다른 나라 축제도 비슷한 것 아니겠는가. 결국 입이 즐겁자고 하는 것 아니겠는가하며 따뜻한 마음으로 받아 들이기로 한다. 다양한 볼거리가 결여된 행사에 '축제'라는 말을 붙인 '서민 문화'의 예가 아닌가 싶다. 

주인공인 '실치' 외엔 그닥 볼거리도 없었지만 바다가 옆에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었다. 실치를 야채에 함께 가득 몸 안에 넣은 사람들은 바닷가를 느린 걸음으로 천천히 서성인다. 고운 모래 사장이 아니다. 잘못했다가는 발목을 삘 수 있는 위험한 상태라는 것을 인지하였다. 겸손히 고개를 숙여  바다가 길러낸 '바다 석화'를 들여다 본다. 얼굴을 들어 먼 바다를 바라 볼 수가 없었던 것은 유감이다. 그나마 해풍에 깍여 나간 기암괴석들이 주는 기괴함이 있기도 하였다. 바위틈 사이로 뿌리를 내린 분홍색 진달래를 보게 되었다. 진달래다! 그래, 찬찬히 들여다보니 볼 것이 있다. 


Thursday, March 28, 2024

붉은 피

 붉은 피가 온 몸에서 제대로 흐르는 느낌을 갖게 되었다. 4월부터 새로운 직장에 출근하게 되었다. 현직에 계시는 분은 '봉사하는 마음'으로 임하시면 스트레스를 덜 받으실거라는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버릇 없이 밉게 굴어도 '사랑하는 마음'으로 받아 주시면 더 행복해질 것이라는 조언도 빠트리지 않고 하신다. '어떤 능력을 가졌느냐' 보다는 환경에 적응하고 함께하는 사람들과의 '관계'를 우호적이고 생산적으로 맺어야 하는 것은 당연히 알고는 있지만 현실은 때로는 왜곡되고 소통하기 쉽지 않다는 전제를 잊지 말아야 할 것 같다. 

지난해의 경험은 자신의 모난 부분을 많이 다듬었고 때로는 생채기로 쓰라렸지만 나름 튼튼하게 적당한 굳은 살이 생긴 것 같기도 하다. 기억력이 딸려서 편안한 집을 놔두고 밖으로 나가고자 하는 것 같지만, 편안하게 쇼파에 앉아 내 맘대로 남은 삶을 '앉혀 살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사람들과 어울려 다듬어지는 과정은 쉬운 일이 아닌 것 알지만 기꺼이 동참하고 성숙해질 것이다. 그것이 내가 더 젊어지는 비결이라고 믿어 버린다. 마음고생으로 인해 '훅'하고 늙어버릴 위험도 없지 않지만 난 선택을 하였고 그리고 내가 내린 선택에 책임을 질 각오가 풋풋하다. 날마다 마음을 잘챙기고 열정이 시들면 물을 주면 된다. 

옷장 문을 열고 옷을 챙겨 보았다. ㅋ 폼생폼사! 겸손하지만 비굴하지는 않겠다. 내가 나를 가끔 모를 때도 있는데 타인들은 오죽 하겠는가. 자신을 사랑하고 존중하고 배려해야 한다. 역지사지로 타인들도 나와 똑같을테니 선을 지키고 존중하는 것이 마땅하다. 마침내 올해도 난 집밖으로 나가 사회에서 사람들과 어울리게 되었다. 

Wednesday, March 27, 2024

비오는 수요일

 비 오는 수요일이다. 기억할 수 없을 정도의 지원서를 내었고 마침내 오후에 최종 서류 절차를 하러 학교에 가게 되었다. 삶이란 때로는 엉뚱한 방법으로 '길'을 만든다는 것을 경험하게 되었다. 심지어 나의 출현을 간절함으로 기다리는 곳에 취소 전화까지 해야 하지 않았는가 말이다. 막연함과 두려움으로 일을 진행하지 않았다면 오늘의 시간이 결코 오지 못했을 것이라 생각하니 스스로 '쓰담쓰담' 해주고 싶다. 거절과 부정에 좌절하지 않고 앞으로 나갔던 나를 칭찬해 주고 싶다.

비가 오는 수요일이다. 어제는 봄날이었다. 학교에 피어있는 오래 묵은 하얀 목련은 선물처럼 고귀하고 아름다웠다. 봄비가 어린 새싹들의 신록을 재촉할 것이다. 부정적이고 오래 묵은 생각들을 보내버리고 이제 봄의 시간이 온 것이다. 겨울의 인내가 없었다면 봄이 오지 않았음을 기억한다. 비가 오는 수요일이다. 오랜만에 봄코트를 입을까 벗었다 입었다를 시도해 보았지만 결국 가장 편안한 옷차림을 선택하게 되었다. 나의 몸무게를 견디는 튼튼한 등산화에 어울릴 수 있는 옷을 골라서 준비해뒀다. 살이 쪄서 정장 슈트 상의가 찡기는 감이 있긴 하지만 최소한의 예의라도 챙겨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벌써 옛날이 되어버린 미국시절, 미국 대학생들을 가르쳐야 한다는 부담감에 주눅들어 있을 때 당당한 여교수님이 나의 젊은 의상을 지적했던 그 순간이 떠오른다. 공식적으로 전문적으로 옷을 입어야지...옷이 젊다고 미국 대학생들이 좋아하는 것은 아니라고 했던 것 같다. 영어라서 아마 자의적으로 해석했을 가능성이 없지 않은 에피소드이긴 하다.

전문직 여성으로서 입어야 할 옷이라? 작가가 작가답게 입으면 되지 않나 하는 생각과 충돌이 있었다. 백화점에 나가 사무실에 어울리는 단정하고 형식적인 옷을 구입하여 강의에 나갔던 기억이 엊그제 같은데 말이다. 그때 입었던 옷들이 작아서 착용하기 어려운 지금이다.

아무래도 능숙하지 못한 영어실력이 핸디캡이 되어 미국 학생들에게 끌려 다닐 수 있었던 위험한(?) 순간이었다. 다행히 든든한 위장의 힘에서 뿜어져 나오는 큰 목소리와 작가로서의 자신감 그리고 그동안의 교육경험이 큰 도움이 되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부족한 점 많았지만 좌충우돌 함께 수업에 참여한 나의 미국 대학생들을 생각하면 난 운이 좋았고 충분히 감사하고 살아야 한다. 

새 직장에서 각오를 하자면, '역지사지' 입장 바꾸어 생각하고, 존중하고, 배려하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 타인을 자신보다 낫다고 여기고 귀히 여기고 겸손하자면 모든 것이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을까하는 긍정적인 생각을 한다. 성실함으로 겸손함으로 처음 시작하는 마음을 지킨다면 어제보다 더 나은 삶을 꾸려 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비오는 수요일 아침에 심어본다. 

Tuesday, March 26, 2024

봄에 기대어

 세번째 면접에서 또 낙방을 하였다.  위로와 격려가 포함된 거절의 문자를 받아본 적이 없던 터라 세번째 따뜻함이 포함된 거절의 문자는 의외였다. 모시지 못해 죄송하단다......ㅠ 그래도 얼마나 따뜻한 온도를 가진 거절 문자인가. 미국에서 공모전에 응시를 하면 받았다는 문자와 거절의 문자는 빼놓지 않고 받았음을 기억하는 터라, 아무런 위촉 가불의 문자도 없이 형식적인 '예'를 차리지 않는  문화는 이래저래 불쾌하였다.  하긴 몇번은 1차 합격에 대한 '탈락'이나'불합격'이란 정확하고 날카로운 단어가 포함된 문자를 받은 적이 있다. 진실의 민낯은 불편한 것이다. 그때 든 생각은 차라리 정신적 황폐함을 주는 '날것의 문자'를 보낼 것이면 차라리 보내지 않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두번의 면접 결과는 아무런 문자가 없는 '침묵'으로 거절의 의사를 보였다. 면접까지 하며 직접적인 얼굴을 본 인연인데도 불구하고 시간과 정성이 필요한 '형식'을 통과시킨 것이다. 거절당한 자들은 그런 대접을 받는 것이 마땅하단 말인가. '문화'이려니 하며 받아 들이기로 접수해 버린다. 그런데 세번째 면접의 거절 문자가 따뜻한 온도로 왔다. 물론 선택 받지 못한 결과에 대한 실망감이 없지 않아 있었지만 아직도 '예'를 아는 사람들이 살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함께 살아가고 있는 동시대의 사람으로서 이 사회에 대한 포기를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난 오늘도 면접이 있다. 어떤 계획이란 것을 세우지 않았다. 질문하면 답하고 답해서 선택되면 되는 것이다. 세번의 면접 결과가 기를 꺽고 자신감과 자존감이 쭈그러들게 하는 면도 있지만 난 나를 아직 포기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Monday, March 25, 2024

나의 겸손함

 비오는 화요일 아침이다. 주말에 담은 봄 김장 김치가 김치 유산균을 만드느라 부글거리며 시큰한 냄새를 피운다. 적당한 용기를 골라 나누어 정리를 하였다. 김치는 언제나 맛있다. 김치는 살을 찌우는 일등공신으로 위험한 음식이다. ㅋ 눈에 보이지 않게 냉장고 깊숙한 곳에 넣어 버렸다. 앞서 담은 담백하고 시원한 열무 물김치를 먹어야 하는 과업을 생각했다.

봄비가 내린다. 더디 오던 봄이 성큼 와버렸다. 하얀 백목련은 언제나 우아하고 아름답다. 아파트 베란다 풍경에서 바라보았던 백목련이 싹뚝 잘려져 나간 것을 보았다. 어찌 이런 일이... 건물 가까이에 있다보니 내가 알 수 없는 문제들이 있었나 보다. 다시는 그 하얀 우아함을 볼 수 없다고 생각하니 아쉬움이 가득이지만 어쩌겄는가. 영원한 것이 없다. 대신 나는 사진이 있지 않는가.

어제는 올해 들어 세번째 면접을 보았다. 첫 면접이 있던 날의 떨림을 생각하면 전혀 떨림감이 없다는 것이 문제일까 아니면 벌써 마음에 군살이 생겨 감각이 없는 것일까. 두배 수의 면담자들과 같은 공간에 있으면서 침묵을 지키려던 결심은 쉽게 풀리고 말았다.ㅋ 서로의 정보를 주고 받으며 어쩌면 일년 동안 서로의 의지가 되어 줄 동료들 아닌가.  서로가 경쟁자지만 선택은 우리에게 주어져 있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음이다. 선택은 면접관으로 앉아 계시는 분들의 선택일 뿐이다. 경계심을 풀고 이런 저런 이야기 하다보니 기다림이 지루하지 않았다. 

면접에서 두번의 낙방을 경험한 난 면접요령을 스마트폰에서 검색을 해보았다. ㅋㅋ 쉽사리 할 수 없는 방법을 결국 실행하고 말았다. '제가 보기와 달리 아주 겸손합니다. 그리고 눈치도 빠르고 정신연령도 아주 낮아 소통에 문제가 없습니다.'

 면접관을 곤란하게 하는 어울리지 않는 불쌍한(?) 호소는 당당하게 보이는 멋진 사람이 취할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두번 면접에서 떨어지고 얻게 된 생각은 혹시 활기찬 에너지와 기가 세어 보이는 인상이 누락의 주 요인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을 떨쳐내기 어려웠던 것이다. 계획한 것은 아니었지만 순간적으로 튀어나온 애절함에, 면접실에 앉아있는 모두가 곤란함을 숨기려는 듯 소리내어  화기애애 웃고 말았다. ㅋ

최근까지도 동종 업종에 경험이 있는 다음 차례의 대기자는 궁금해했다. '뭘 그리 재미있게 면접을 하셨나요?'

오늘 발표가 있는 날이다. 되면 좋겠지만 안되어도 더 좋은 문이 나를 위해 열릴 것을 믿어 버린다.  아직도 난 변함이 없다. 날 뽑지 않으면 국가적인 손실~~~



Sunday, March 24, 2024

적자생존

먼 윗층에서 이른 아침인데 세탁기를 돌린다. 덩달아 세탁기를 돌리고 싶었지만 이것은 아니다 싶다. 밤새 전전반측 잠을 못이루다 동이 터오는 시간에서야 잠든 누군가의 귀한 잠을 방해하는 것일 것이다. 누군가는 생계를 위해 대리 운전을 하고 새벽에야 들어와 잠이 들었을 시간이기도 하다. 그래, 조금만 참았다가 세탁기를 돌려야겠다.

해야 할 일들이 많은 월요일 아침이다. 일단 이메일로 서류를 보내고, 두군데 문의 전화를 하고 방문 약속을 잡아야 하고,  면접 방문해야 할 곳이 한 곳이다. 적고보니 그리 복잡하지 않은 일이다 싶다. 역시 '적자생존'인 모양이다. 

아침 커피에 우유를 넣어 마시는데 우유를 넣지 못했다. 마음이 바빠서이다. 냉장고 문을 열고 우유를 꺼내어 넣기만 하면 되는데 그것을 허할 수 없을 정도로 아침이 분주했나 보다. 아, 지난 주말에 담은 김치를 김치 냉장고에 넣어야 하는 중요한 일이 있다. 추운 바람을 견디고 자라난 월동배추가 환경탓으로(?) 질길 것 같았는데 달고 부드럽다. 김치 냉장고에 제자리를 만들어 주면서 냉장고 정리 하기 좋은 날이 오늘 월요일 아침이다. 

김치 냉장고에 든든하게 자리 잡고 있을 김치 생각을 하니 위장이 뿌듯해지며 힐링이 되는 것 같기도 하다. 살다보면 연을 쌓을 필요 없이 서둘러  제거 삭제를 해야 하는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 것 같다. 먹고 살려고 잔머리를 굴리고, 이해득실을 따져 자신이 뱉은 말을 뒤집고 치사한 행동을 일삼는 모습은 불쌍하기도 하면서 씁쓸하고도 구린 뒷맛을 남긴다. 그런 개념없고 양심없는 사람이 세상을 잘 사는 것 같은 느낌이 들때도 있다.  그려, 휙 지나가도록 하자. 남기고 간 구린 냄새에 계속 사로 잡혀 있으면 안된다. 창문을 열고 휙 내 보내야 한다. 


Saturday, March 23, 2024

친절한 얼굴

 카톡에 친절한(?) 얼굴이 웃고 있다. 인상이 부드럽고 말투가 조용한 사람에게 일을 맡긴 적이 있다. 부드럽고 조용한 말투의 소유자인 사람에게 당해 본 사람은 알 것이다. 그 부드러운 얼굴이 더 이상 미소 짓지 않고 조용한 말투는 얼마나 사람을 환장하게 만드는 것인지. 자상하고 섬세하게 일을 잘하고, 동네 업체이다보니 왔다갔다 뒷처리를 영원히 할 것같은 환상을 주웠지 싶다. 그렇게 믿고 싶었던 것일까. 동네업체이다 보니 들쑥날쑥거리는 업체보다 낫다 싶었기도 하고 동네 사람들의 입이 무서워 일을 잘할 줄 알았다. 

역시나 사람은 전후 얼굴을 가졌다. 계약전 그 부드럽고 신뢰있는 얼굴과 말이 무색하게 제대로 일을 처리하지 못하더라는 것이다. 고객이 '바보'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난 후,  친절한 얼굴을 만들려고 노력하지도 않았고 뚱한 얼굴로 변하였다. 처음 구체적인 정보가 결여된 '계약서'를 보고 얼마나 긴장감이 들었던가. 제대로 선택을 잘 한 것일까? '알아서 해 주세요'란 말은 함부러 해서는 안되는 상황이란 것이 있다. 할 수 없이 자체적으로 공부하여 무지해서 당할 수 밖에 없는 상태를 벗어나려 노력을 했었다. 계약후 일의 진행과정에서 '눈치'를 보며 일이 무사히(?) 완결되기를 바랬던 그 시간은 지금도 끔찍스럽다. 두번 다시는 겪고 싶지 않은 스트레스를 주었던 것을 아직도 온 몸과 마음이 기억하는 것이다. 

그래서 난 친절한 얼굴이 가끔은 두렵다. 절대 영화에 나오는 전형적인 캐릭터 양아치 사기군처럼 처럼 보이질 않는다는 것이다. 사회에 무리를 이끄는 사람들의 실제 얼굴이 생각보다 멀쩡한 것처럼 말이다. 절대로 인상이 부드럽고 말투가 상냥스러운 사람들을 조심해야 한다. 그런 사람이 무능하면 답이 없다. 답이 없는 것은 괜찮은데 두려움에 맞설 용기를 잃어버리게 한다는 점이 심각하다. 두려움의 실체가 없는 '어이없어 보이는 그 황당함'을 양산하는 친절한 사람에게 당해 본 사람은 알것이다. 난 가끔 친절한 사람이 두렵다.

Friday, March 22, 2024

지지대 없는 세상

 '지지대'가 약한 것을 뻔히 알면서 씽크대 상부장을 달았다는 이야기는 가슴이 뛰는 일이다. 어떻게 '안전'을 고려하지 않고 일을 진행할 수 있단 말인가. 어떤 안내 고지도 받은 적도 없다.  멀쩡한 씽크대 상부장에 그릇들을 야무지게 빼곡하게 정리하였다. 설마 무너지는 일이 있겠어. 일말의 불안함이 들긴 하였지만 의심하지 않았다. 

윗층 누수로 인해 천정 도배를 해야해서 씽크대 상부장을 체크하다 알게 된 사실이다. 정말 안전 불감증이다. 씽크대 상부장이 약해서 무거운 그릇을 넣으면 안된다는 사실을 나만 모르고 있는 상식이단 말인가. 부엌 그릇들을 플라스틱 그릇으로 다 바꾸지 않는 한 대체로 무겁다. 

씽크대를 설치시 지지대가 약하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그에 상응하는 대안을 마련해서 설치해야 할 의무가 있는 것 아니겠는가. 일단 설치하면 그만이라는 사람들은 댓가를 치루어야 한다. 신뢰할 수 없는 사회에서 살고 있다고 생각하니 불행감이 든다. 그 불행감을 주는 사람들을 어찌해야 하는가. 참는 수밖에 없단 말인가.

지지대가 약한 상태에서 씽크대 상부장을 달았다면 알릴 의무가 있으며 안전 스티커라도 붙여야 할 일이었다. 이제라도 알았으니 천만다행을 알고 도자기 그릇들을 다시 정리하였지만 그 불쾌함이 소중한 하루를 불안하게 만든다. 얼마나 세상이 불완전한 곳인가.


Thursday, March 21, 2024

갱신

  '운전면허갱신' 하기 딱 좋은 날이 오늘이다. 한국에 돌아와서 운전대를 잡아 본 적이 몇번이었는가. 명절 연휴에 고속도로가 막힐 때 어쩔 수 없이 운전을 한두번 해본 이후로,  손사래를 치며 운전을 하지 않았다. 벌써 시간이 흘러 갱신을 해야한다고 하니 세월이 참 빠르다는 것이다.

마침 운전면허증에 있는 사진은 지금보다 훨씬 젊은 얼굴이지만 한국 물정 모르는 바보같은 얼굴이 보인다. 10년 동안이나 맘에 들지 않는 사진을 신분증이라고 내밀고 다녔는데  바꾼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괜찮다. 

동네 경찰서에 걸어가서 운전면허증을 갱신하고 내 삶도 갱신해 보는 것이다. ㅋ 너무 과하게 동기 유발 에너지를 걸고 있는 듯 하지만 어쨋거나 그냥 갱신하면 되는 것이다. 어제 보다 더 나은 하루를 보내면 되는 것이지 별 것 있을까. 

어제는 2024년 두번째 면접을 보았다. 학교에 들어가기 전에 경비실에서 방문 기록지를 적는다.  방문 목적과 전화번호 등등의 기록을 남기는 과정이 미국에서의 학교 방문과 같다는 것을 인식하였다. 학교에 가면 기분이 좋아진다.

미술실에서 면접대기를 하고 있자니 '쥴리앙' 석고상이 눈에 들어왔다. 이젤과 미술 도구들을 보면서 가슴이 조금 뛰는 것을 느꼈다. 역시나 자기소개를 짧게 하는 것이 불편하다. 아무래도 준비를 야무지게 해야 할 것 같다. 왜 불편함을 느끼는 것일까. 늘상 해보는 것이 아니어서 그런 것일까.

첫번째 보다는 나은 면접을 한 것 같기도 하고 내뱉은 말들을 되돌리하며 후회스러운 부분도 있었지만 지나간 일이다. 뽑히면 감사하고 뽑히지 않아도 감사할 일이라는 생각은 아직 유효하다. 더 좋은 기회가 올 것이라고 믿어 버린다. 

그래서 오늘 오전은 운전면허 갱신 하기 딱 좋은 날이라는 것이다. 미국에서 운전면허를 따기 위해서 눈물을 흘린 역사가 내게 있다. 까다롭고 느리기로 유명한 운전면허청에서 눈물이 '주루륵' 흘렸던 그 순간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시간이 흘러 결국 난 운전면허증을 가졌고 운전을 하고 다녔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왜 못하는가 가끔 묻는다. 일단 차가 너무 많고 거리가 비좁고 사람과 차가 뒤엉켜있는 길이 꽤 많다는 것이다. 오락 게임도 아닌데 현실에서 느닷없이 출현하는 오토바이와 사람들을 생각만 해도 긴장된다. 신호등이 있는 큰 길로만 쭈욱 다닐 수도 없는 현실을 고려할 때 운전을 하지 않는 것이 훨씬 편안하고 유익하다는 결론을 내린 것이다.

차가 없이도 잘 걸어다니면 되는 것이다. 시내 버스를 30분 가량 타고 면접이 있는 학교에 갔는데 별 문제는 없었다. 개인적인 속도감과 맞는 것은 지하철인데 어쩔 수 없이 갔다섰다를 반복하고 느리게 가는 버스를 타야할 경우가 있다. 하지만 공중교통이 발달되어있는 한국은 훌륭하다는 생각은 늘상 하고 다닌다. 그래서 버스를 탈 때면 기사님께 감사함으로 인사를 꾸벅 하고 탄다. ㅋ

걸어 다니고 버스와 지하철을 타드라도 운전면허증은 갱신해야 한다. 왜냐고? 신분증이고 또 살다보면  운전을 해야 할 경우도 있지 않겠는가. 갱신 화이팅~~~

Wednesday, March 20, 2024

할머니의 봄 수세미

 

윗집에서 공사를 하는 날이나 보다. 콘크리트를 파헤치고 문제의 난방 배관을 찾아 교체하는 공사이다. 단단한 콘크리트를 깨부수는 소리는 참을 수 없는 칫수의  굉음이다. 밖으로 피할 방법이 없다. 귀를 틀어 막아야 한다! 엊그제 보았던 소음 방지용 귀마개를 찾아야 한다. 한참을 뒤적이다 운좋게 발견을 하였다. 두 귀를 틀어막고 있자니 그 무지막지한 소리가 덜 들리는 것 같다. 작동되고 있는 것인지 노트북 키보드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지하철에서 옆자리에 앉으신 어르신이 내게 선물로 주신 수제 수세미이다! ㅎㅎ 세상이 아직 밝고 착하다. 도란도란 옆자리에 앉으신 친구에게 하는 말씀을 듣고 있다 그만 못참고 친절한(?) 안내의 말씀을 드렸더니만 감사의 뜻으로 가방에서 뒤적뒤적 수세미를 찾아 건네주신다. 

봄이다! 수세미가 봄이다!! 진달래 개나리 그리고 물감을 뿌려놓은 듯한 연초록~~~

두겹 수세미는 세재를 많이 먹고 거품이 많이 일어 물을 많이 사용하게 된다는 피드백을 참고 하여 홑겹으로 수세미를 짰다고 하신다. 실값도 많이 올랐다고......요즘 안오른 것이 없다고......

친절한 어르신은 우리 아버지보다 한살이 어리시다. 울 아버지 오늘 하루 잘 보내시고 계시겠지. 병원 다녀와서 텃밭에 나가시고 열마리 고양이 부대에게 밥을 주시겠지 싶다. 그리고 외로움에 술 한잔 걸치시고 일찍 주무시러 갈 것이다. 이따가 전화라도 한 통 해야겠다. 


날개가 없어도 갈 수 있어

 


왔다갔다 하다가 '날개가 없어도 날 수 있다'란 말을 들었다. 어떻게 날개가 없는데 날아간담?
매화 꽃을 보지 못했다. 매화가 그려진 달항아리를 보면서 생각했다. 밖으로 나가봐야겠어. 긴 기다림을 끝내고,  낡은 생각을 버리고 봄처럼 다시 시작하는 것이야. 선물처럼 주어진 '하루'를 잘 꾸려보는거야.  내길을 가는 것이지......

진달래 봄

 

바쁜 걸음을 멈추고 분홍색 꽃폭탄이 서있는 것을 보았다. 벌써? 노란 산수유가 아직 피지도 않았는데...진달래가 벌써 필 때가 되었나. 진달래가 피었다. 어여쁘고 우아한 목련은 꽃봉우리들을 우아하게 여물고 있는 지금 진달래가 서둘러 피었다.

2024년 처음으로 만난 진달래이다. 아파트 경비 아저씨님이 한 말씀 하신다. '아직 꽃 색깔이 완전 분홍색이 아니라고...' 갑작스런 깜짝 선물을 받은 듯이 스마트 폰을 꺼내들고 사진을 찍고 본다. 봄이 왔구나. 꽃샘 추위로 비가 내리고 바람이 불어 체감온도는 한겨울이다.  한겨울 옷을 아직 벗지 못하고 있는 지금이 진달래가 피는'봄'인 것이다. 

진달래 넌 날개가 없어도 봄을 날아왔구나~~~

Monday, March 18, 2024

괜찮아

 '괜찮아'란 말이 좋다. 예전엔 그리 와닿지 않았던 말이다. 누군가 나를 토닥거리며 주었던 말, '괜찮아'란 말을 듣는 둥 마는 둥,  단어가 가진 따뜻한 온도를 애써 외면하던 시절이 내게도 있었다.  '뭐가 괜찮아.' '하나도 안괜찮아!' 

때로는 안부를 물으면 그냥 그렇게 대답해야 할 것 같아 괜찮다고 말한 적이 내게도 있었다. 사실 괜찮지 않았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괜찮다'라고 말하면 삶의 쓰라림과 고통이 크기를 줄이며 마음 속에서 얌전해지는 것을 느낄 때도 있었다. 

난 지금 내가 괜찮다! 이제 누가 '할머니'라고 불러도 반항하지 않는 나이가 된 지금에서야 모든 것이 괜찮다. 하루가 망쳐도 괜찮고, 실수해도 괜찮다. 살다보면 그럴 때도 있는 것이다. 받아 들인다. 최근에 보았던 면접 결과를 기다렸지만 아무런 문자나 전화가 걸려 오지 않았다. 신기하게도 괜찮다^^ 내것이 아니었던 모양이다. 

주말에 봄김장을 하기위해 20키로 해남 절임배추를 신청하고, 이불 정리를 하고......해야 할 일들이 빽빽하다. 그리고 나에겐 아직도 12척의 배가 남아있다는 것이다. 나 아직도 불확실한 일에 앞서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고 있지 않는가. 

엘리베이터에서 어떤 분이 '예술가'이냐고 물었다. 머리 위에 쓰고 있는 모자 때문에 그런 느낌을 받는 것이냐며 되물었다. 더 이상 작품을 하지 않고 있는 내가 사용하면 안될 것 같은 단어가 되어버린 '예술가'란 단어를 유독 많이 들었던 어제였다. 

그때의 내가 아닌 내가 지금 여기서 살고 있다. 괜찮아......



Sunday, March 17, 2024

두근거림

 그야말로 가슴이 두근거려서 약국에 들려 심신안정제를 구입하였다. 기다리던 문자가 아주 조용하고 멀건 얼굴로 스마트폰에 찍혀 있었다. 눈은 읽고 있는데 인식이 되지 않는다고 해야 할까. 기다림 중에 마음을 너무 다스렸나 보다. 포기 아닌 체념의 단계에 들어서고 있었던 것이었는지도 모른다. 

숱한 무소식과 차가운 거절 문자를 보다가 면접 문자를 보게 된 것이다. 이렇게 힘든 일인 줄 몰랐다. 내가 지나온 이력과 경력 그리고 자격증이면 충분 할 것 같았는데 현실은 그닥 반기지 않은 것이다. 기승전나이탓을 하며 그럴 수 있다며 다둑거리며 있었는데 '면접'이란 기회가 온 것이다. 

어떻게 옷을 입고 가야 좋은 인상을 줄 수 있지? 어떤 질문을 받을까에 대한 고민을 해보지도 못할 만큼 바쁜 날에 면접이 잡힌 것이다. 흥분과 긴장감에 가슴이 두근거리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말았다. 약국에 들러 '우황청심원'을 사러 갔더니 20년 전 볼링 클럽 맴버 회원이 운영 하는 곳이다!

이럴 수가!

젊고 운동 잘하시고 친절한 얼굴도 세월을 비껴가지는 못한 것이다. 가슴이 더 뛴다. 요즈음은 환이 나오지 않고 흡수가 잘되는 액으로 나오는 모양이다. 반가움을 뒤로 하고 오후 면접을 갔더니 2배수로 사람을 뽑았다고 한다. 젊음에 밀려 그동안 탈락된 줄 알았는데 나와 별로 나이 차이가 나질 않는다. 모든 분이 해당 분야에 경력이 있는 능력자들이라는 것이다.  난 어쩌지?

그럼 나를 왜 불렀지? 가슴이 두글거렸지만 가방 속에 넣어둔 우황청심원을 꺼내어 마시지 않았다. 이상하게 용기 비슷한 감정이 생겨서 그냥 하던 대로 하기로 했다. 내가 나답게 그냥 닥치는 대로 하면 되는 것이다.

작년에 온라인 면접을 하기 위해 하루 종일 서성거리며 긴장했던 것 기억난다.  5분 동안의 직접 면접을 정말 오랜만에 해보는 것이라 어색하기도 하고 긴장이 되는 것 같기도 하였다. 

자기 소개를 짧게 해주시죠.

갑자기 당황했다. 당연한 질문인데 그동안 난 무슨 생각을 한 것일까. 면접 순간까지 갑자기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대화하고 심지어 수다까지 떨다보니 에너지가 소진 된 것 같기도 하고 맑은 에너지가 다 고갈되어 버린 느낌이 불안하게 드는 것을 애써 괜찮다 하였나 보다.

어찌저찌 짧게 대답을 하고 면접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다. 바보같이 어리석게 혹은 당돌하고 거침없이 답한 것을 후회하지만 이미 지난 일이다. 그렇게 2024년 첫 면접을 한 것이다. 그리고 오늘 최종 결과를 알게 되는 날이다.

'안뽑으면 국가적으로 손해이며 자기들 손해지 뭐!' '난 그렇게 생각해~~~'

그려, 더 좋은 기회가 주어질 것이며 삶이란 내맘대로 되는 것이 아닌 그런 것이다. 슬퍼하거나 노여워 하지 않을 것을 난 알고는 있다. 조금 좌절은 하겠지만 어쩌겠는가. 내가 선택할 수 없는 일이며 난 최선을 다해 내 삶을 꾸려왔고 그리고 감사할 일이 많다. 한만큼 난 성장하였고 앞으로도 더 나은 삶을 살 것이라는 것 꼭 기억하기로 한다. 



Wednesday, March 13, 2024

벌써 봄!


 하루에 아침 커피로 만족해야 한다. 기억력이 딸려서 점심후 커피를 한잔 더 추가한 탓인지 짧은 잠을 자고 말았다. 신기하게도 잠을 자기 위한 도입부는 아주 짧았는데 어찌 이른 시간에 깨고 말았단 말인가. 

거실에서 넷플렉스 드라마를 선택하지 않고 침대에서 책을 읽는 것을 선택했었은데 작은 글씨들이 눈을 피곤하게 하였는지 그만 스르르 책을 내던지고 자고 말았다. 깊은 잠을 잤던 것 같다. 새벽 서너시가 되었을까 하고 일어날까 말까 고민하다가 시계를 확인하니 아니 이럴 수가.

감당하기 어려운 너무 이른 시간이다. 할 수 없이 벌떡 일어나 거실 쇼파에 앉아 유튜브도 보고 카톡도 들여다 보다 보니 시간이 잘도 흐른다. 눈을 감고 잠을 청하자니 해야 할 일들이 떠올라 잠을 이룰 수가 없는 것이다. 가슴이 살짝 뛰는 것 같기도 하였다. 각성! 카페인의 영향일까 아니면 내게도 봄이 오는 것일까.

잠을 못들게 하는 여러 폭풍 질문들을 스마트 폰에 검색을 하고 해결 방법을 찾다 보니 날이 밝아 오고 말았다. 그동안 허송세월 한 것을 보상을 하는 것처럼 요즈음의 시간은 빽빽하다. 그래도 어제는 밤 산책을 오랜만에 나갔다. 공원 산수유 나무가 노란 꽃을 올리고 있었다! 시간은 어김없이 흐른다는 것이다.

겨울이 가고 봄이 이미 와버린 것인데 난 아직도 두꺼운 검은 오리털 잠바를 벗을 수 없다. 봄바람이 부는 지금의 날씨는 겨울보다 춥다. 언제 그랬냐는 듯이 봄은 짧고 여름이 성큼 들어설 것이라는 것 몸으로 기억하고 있지만 아직도 따뜻한 봄이 멀리 있는 듯 하다. 

동네 꽃집에서 나비들을 올리고 있는 '시클라맨' 화분을 구입해 집에 들고 들어왔다.  물건을 버리고 정리해야 지금의 시간에  시클라맨을 데려오고 싶다는 것이다. 가던 발걸음 멈추고 단돈 사천원을 지불하고 행복을 들여왔다. 어여쁜 시클라맨을 처음 보았던 때가 생각난다. 영국 런던을 갔었던 때였을 것이다. 쌀쌀한 늦가을 거리에서 볼 수 있었던 신기한 시클라맨을 기억한다. 

꽃가게 사장님이 꽃을 피우는 식물은 물을 자주 주어야 한다고 당부를 하신다. 

그렇게 선선한 날씨를 좋아하는 가을 꽃이라 할 수 있는 시클라맨 꽃을 봄이 오는 지금에 들여 놓았다. 내겐 봄꽃이다! 자꾸만 눈이 간다. 

Tuesday, March 12, 2024

STOP!

 서둘러 우체국에 가서  등기 우편으로 이력서를 보내야 한다는 강한 집념으로, 빨간 색 신호등을 무시하고 횡단보도를 건너는 순간 경찰차가 나에게 손짓을 한다. '경범죄?' 가던 발걸음 멈추고 젊은 경찰에게 하소연부터 하였다. '처음이니 봐주세요ㅠ' 어쩌고저쩌고 설명을 장황하게 늘어놓는 젊은 경찰은 나의 미모와 나의 처연함에 끄덕없이 벌칙금 종이를 끊어준다.

억울한 면이 내게 있었다. 길을 따라 걷다보니 이웃 아파트 1차선 출입구에 신호등이 있는 건널목 표시가 있다. 차가 나오는 것도 아니고해서 그만 만만하기도 하고 걷던 걸음 멈추지 않고 잠깐이나마 스치던 붉은 신호등에 대한 예의를 차리지 않고 길을 건넌 것이다. 잠복 경찰이 있었던 것이다. 흔히 저지를 수 있는 위반에 대한 '계몽' 대신에 신분증 내놓으라며 벌금 3만원을 때리신다. 

한국에 돌아와서 처음이다! 신호를 잘지키는 내가 어찌 벌칙금을 내게 되었단 말인가. 신호가 있으면 신호를 지키면 되었던 것인데 내가 어찌 ㅠ 그래도 천만다행으로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빨간 불인데도 오가는 차량이 없는 곳에서 가끔 길을 건너는 지혜로운(?) 습관이 생기지 않았던가. 더 큰 일이 생기기 전에 미리 조치 들어온 것이다. 3만원 벌칙금이 아깝긴 하지만 만일에 생길 불상사를 생각하면 아주 최소한의 댓가를 지불하고 좋은 교육을 받은 것이라는 기특한(?) 생각이 들었다. 

Monday, March 11, 2024

제대로 읽기

 스마트 폰으로 SNS 문자 메세지를 주고 받으면서 한글의 축약과 생략 그리고 맞춤법 파괴로 인한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것 같다. 짧은 문자를 주고 받다 보니 문해력도 떨어지고 있는 것 생활 속에서 체험하고 있는 것 물론이다. 기승전나이로 발생되는 부분도 있겠지만 제대로 읽고 쓰는 것이 점점 무시되고 소홀해지는 것 체감하고 있는 중이다. 

제대로 소통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이다. 제대로 문자를 읽지도 않고 대충대충 읽고 맘대로 해석하고 그냥 문자를 보내는 그런 행위를 지양해야 하는데 일상은 그렇지 못하다는 것을 감지한 것은 다행이다. 좀 더 차분히 글을 읽고 생각을 좀 하고 살아야겠다.

Thursday, March 07, 2024

바빠서 그랬지

 벌써 금요일 아침이다.  아직도 난 '무빙'중이다. 오래된 앨범들을 해체하여 일반 쓰레기 봉투에 넣으면서 다른 하나의 숙제를 남겼다. 아날로그 사진들을 디지털화 해야 하는 작업이 내게 남아있다. 지금 처리하지 않으면 또 다시 수년 동안 박스 속에 남아 잊혀질 추억들이다.

 소중했던 순간 순간들이 사진으로 남아있지만 이제는 다정한 얼굴의 이름도 기억나지 않는다.   학창시절 붙어 다니던 친구의 얼굴들이 다정하게 웃는다. 그때는 독사진을 주고받고 하던 시절 아닌가. ㅋ 세월이 흘러 안부 전화도 하지 않는 지금, 괜시리 지난 앨범을 뒤척이니 더 마음이 허허롭다. 인연이란 그런 것이려니......

'다들 안녕하시겠지요.'

몇 달만에 오래 묵은 친구가 전화를 했다. 

'오랜만이네, 새해 들어 나를 친구 명단에서 제거시킨 줄 알았다 ㅋㅋ''

'바빠서 그랬지'

한참이나 수다를 떨었다.  

Wednesday, March 06, 2024

타인의 뒷모습

 중고거래를 하면서 톡의 응답이 빠르지 않는 사람을 상대하는 것, 찔러보기를 하면서 타인의 시간과 정열을 앗아먹는 사람에게 차마 욕을 하지 못하고 꿀꺽 삼키는 것 , 필요한 물건에 대한 사전 정보없이 덜컥 구입하여 이것저것 계속 질문톡을 남기며 끝없이 물건에 하자가 있음을 제기하는 사람에게  하자가 없음을 설명하는 것 이런 등등의 과정은 정신 노동이며 스트레스가 상당하다. 결국엔 반품에 환불을 해준 마지막 경우가 최악이다! 돌려줄 때는 물건의 부품까지 깜빡했다며 불성실하게 반품하고는 일이 바쁘다며 갑자기 톡을 보지 않는 사람!

집으로 돌아온 나의 물건을 혹시나 싶어 테스트를 했더니 멀쩡하다! '기능정상' 작동이다. 결국 구입자가 물건에 대한 정보도 없이 무작정 덤벼들어 구입하고 무식하게 사용해서 생긴 해프닝이 되고 말았다. 아직도 챙겨오지 못한 물건의 부품에 대한 아무런 톡을 보내지 않고 있다. 하자가 있다고 그리 열심히 주말에도 저녁시간에도 무례하게 톡을 보내더니만.

씁쓸한 맛이 느껴진다. 산다는 것이 참 그렇다. 이제 그만 중고거래를 멈출 때가 오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Monday, March 04, 2024

가리개

 날이 꾸물꾸물 비가 올 것 같은 날은 베란다 정리를 하기 좋은 날이다. 베란다를 구조적으로 정리할 필요가 있다. 원목 삼단장을 베란다에 내놓자니 햇살에 탈색되고 온도차로 인해 상할 것이 예상되지만 할 수 없다. 급하게 가지고 있던 천을 바느질 없이 뚝딱 옷삔으로 폭과 길이를 맞춰 대충 가리개를 만들었다. 옷삔으로라도 어찌저찌 상황에 맞게 적응하며 살아가야 한다. 

수십년 전 내게도 재봉틀이 있었다. 아이들이 한참 어렸을 때 아기가 잠들고 있는 시간에 재봉틀을 셀프로 연습하며 다룬다는 것이 쉽지는 않은 일이었다. 앞치마 하나도 만들 기회조차 갖지 못한 재봉틀은 이름도 기억나지 않은 다른 사람이 빌려가서, 다시는 내게 돌아오지 않은 재봉틀로 기억남게 되었다.

보여주고 싶지 않은 부분을 가려주는 가리개는 참 좋다. 살아오면서 어쩔 수 없이 필요했고, 지금도 필요하지만 훤히 다 보여주고 싶지 않은 것들을 가려주는 가리개. 오래된 사진 속 어리고 풋풋한 얼굴들은 웃고 있지만 시간과 함께 퇴색된 우정을 끄집어내어 온기를 애써 불어넣고 살고 싶지는 않다. 우정은 영원하지 않고 사람은 변한다는 사실은 오늘 아침 맞는 말이다. 가리개가 필요한 아침이다.

Sunday, March 03, 2024

Manners

 아직 중고 사이트에서 거래해야 할 물건이 남았다. 중독된 사람처럼 스마트폰에 달라붙은지 보름의 시간이 지난 것 같다. 열심을 내어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최선을 다한 결과로 푼돈이 쌓여가고 있는 반면에 스트레스를 받아 성격이 날카로워지고 있다. 무개념과 무매너의 사람들을 응대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를 경험하고 있는 것이다. 

약속을 지키지 않는 사람들이 가장 힘든 것 같다. 그 다음으로는 꼬치꼬치 캐묻고 타인의 시간을 빼앗고 찌르고 도망가는 사람들이다. 스스로 구매할 물건에 대한 기본적인 조사를 끝내고 구입의사를 밝히면 끝날 일이다.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대화의 시간으로 착각을 하는 것 같다. 

불필요한 물건들을 정리하며 필요한 사람들에게 저럼한 가격으로 제공한다는 취지는 좋은데 그 과정이 즐겁지만은 않다는 결론이다. 구입을 하고 나서도 순진무구한(?) 질문을 하며 주말의 시간을 망치는 사람에게 그만 '환불'이란 단어를 뱉고 싶었지만 참았다. 구입할 물건에 대한 사전 정보 없이 덜컥 구입하고 계속 톡을 날리는 진상 구입자를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가. 브랜드 회사에 전화해서 문의하라고 마지막 톡을 날리긴 했지만 아무래도 진상 짓을 계속할 것 같은 불안감이 든다. 예를 들면, 유리 내열 티팟을 구입하고는 물이 끓고나서 자동으로 보온으로 돌아가자 왜 전기가 꺼지지 않느냐? 왜 100도로 맞췄는데 숫자가 98에서 물이 끓느냐...100이란 숫자는 왜 안나오느냐? 아무리 쳐다봐도 100이란 숫자가 안나온다며 들들 톡을 남긴다.

할 짓이 아니다!

좋지도 않은 성격 더 나빠지게 하는 것 확실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름의 '정리'의 긍정적인 맛을 보았는지 계속 내다 팔 물건을 찾고있다는 것이다. 서로가 신뢰할 수 있는 사회를 위해서는 나부터 잘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