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day, March 22, 2024

지지대 없는 세상

 '지지대'가 약한 것을 뻔히 알면서 씽크대 상부장을 달았다는 이야기는 가슴이 뛰는 일이다. 어떻게 '안전'을 고려하지 않고 일을 진행할 수 있단 말인가. 어떤 안내 고지도 받은 적도 없다.  멀쩡한 씽크대 상부장에 그릇들을 야무지게 빼곡하게 정리하였다. 설마 무너지는 일이 있겠어. 일말의 불안함이 들긴 하였지만 의심하지 않았다. 

윗층 누수로 인해 천정 도배를 해야해서 씽크대 상부장을 체크하다 알게 된 사실이다. 정말 안전 불감증이다. 씽크대 상부장이 약해서 무거운 그릇을 넣으면 안된다는 사실을 나만 모르고 있는 상식이단 말인가. 부엌 그릇들을 플라스틱 그릇으로 다 바꾸지 않는 한 대체로 무겁다. 

씽크대를 설치시 지지대가 약하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그에 상응하는 대안을 마련해서 설치해야 할 의무가 있는 것 아니겠는가. 일단 설치하면 그만이라는 사람들은 댓가를 치루어야 한다. 신뢰할 수 없는 사회에서 살고 있다고 생각하니 불행감이 든다. 그 불행감을 주는 사람들을 어찌해야 하는가. 참는 수밖에 없단 말인가.

지지대가 약한 상태에서 씽크대 상부장을 달았다면 알릴 의무가 있으며 안전 스티커라도 붙여야 할 일이었다. 이제라도 알았으니 천만다행을 알고 도자기 그릇들을 다시 정리하였지만 그 불쾌함이 소중한 하루를 불안하게 만든다. 얼마나 세상이 불완전한 곳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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