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March 12, 2024

STOP!

 서둘러 우체국에 가서  등기 우편으로 이력서를 보내야 한다는 강한 집념으로, 빨간 색 신호등을 무시하고 횡단보도를 건너는 순간 경찰차가 나에게 손짓을 한다. '경범죄?' 가던 발걸음 멈추고 젊은 경찰에게 하소연부터 하였다. '처음이니 봐주세요ㅠ' 어쩌고저쩌고 설명을 장황하게 늘어놓는 젊은 경찰은 나의 미모와 나의 처연함에 끄덕없이 벌칙금 종이를 끊어준다.

억울한 면이 내게 있었다. 길을 따라 걷다보니 이웃 아파트 1차선 출입구에 신호등이 있는 건널목 표시가 있다. 차가 나오는 것도 아니고해서 그만 만만하기도 하고 걷던 걸음 멈추지 않고 잠깐이나마 스치던 붉은 신호등에 대한 예의를 차리지 않고 길을 건넌 것이다. 잠복 경찰이 있었던 것이다. 흔히 저지를 수 있는 위반에 대한 '계몽' 대신에 신분증 내놓으라며 벌금 3만원을 때리신다. 

한국에 돌아와서 처음이다! 신호를 잘지키는 내가 어찌 벌칙금을 내게 되었단 말인가. 신호가 있으면 신호를 지키면 되었던 것인데 내가 어찌 ㅠ 그래도 천만다행으로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빨간 불인데도 오가는 차량이 없는 곳에서 가끔 길을 건너는 지혜로운(?) 습관이 생기지 않았던가. 더 큰 일이 생기기 전에 미리 조치 들어온 것이다. 3만원 벌칙금이 아깝긴 하지만 만일에 생길 불상사를 생각하면 아주 최소한의 댓가를 지불하고 좋은 교육을 받은 것이라는 기특한(?)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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