갱신
'운전면허갱신' 하기 딱 좋은 날이 오늘이다. 한국에 돌아와서 운전대를 잡아 본 적이 몇번이었는가. 명절 연휴에 고속도로가 막힐 때 어쩔 수 없이 운전을 한두번 해본 이후로, 손사래를 치며 운전을 하지 않았다. 벌써 시간이 흘러 갱신을 해야한다고 하니 세월이 참 빠르다는 것이다.
마침 운전면허증에 있는 사진은 지금보다 훨씬 젊은 얼굴이지만 한국 물정 모르는 바보같은 얼굴이 보인다. 10년 동안이나 맘에 들지 않는 사진을 신분증이라고 내밀고 다녔는데 바꾼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괜찮다.
동네 경찰서에 걸어가서 운전면허증을 갱신하고 내 삶도 갱신해 보는 것이다. ㅋ 너무 과하게 동기 유발 에너지를 걸고 있는 듯 하지만 어쨋거나 그냥 갱신하면 되는 것이다. 어제 보다 더 나은 하루를 보내면 되는 것이지 별 것 있을까.
어제는 2024년 두번째 면접을 보았다. 학교에 들어가기 전에 경비실에서 방문 기록지를 적는다. 방문 목적과 전화번호 등등의 기록을 남기는 과정이 미국에서의 학교 방문과 같다는 것을 인식하였다. 학교에 가면 기분이 좋아진다.
미술실에서 면접대기를 하고 있자니 '쥴리앙' 석고상이 눈에 들어왔다. 이젤과 미술 도구들을 보면서 가슴이 조금 뛰는 것을 느꼈다. 역시나 자기소개를 짧게 하는 것이 불편하다. 아무래도 준비를 야무지게 해야 할 것 같다. 왜 불편함을 느끼는 것일까. 늘상 해보는 것이 아니어서 그런 것일까.
첫번째 보다는 나은 면접을 한 것 같기도 하고 내뱉은 말들을 되돌리하며 후회스러운 부분도 있었지만 지나간 일이다. 뽑히면 감사하고 뽑히지 않아도 감사할 일이라는 생각은 아직 유효하다. 더 좋은 기회가 올 것이라고 믿어 버린다.
그래서 오늘 오전은 운전면허 갱신 하기 딱 좋은 날이라는 것이다. 미국에서 운전면허를 따기 위해서 눈물을 흘린 역사가 내게 있다. 까다롭고 느리기로 유명한 운전면허청에서 눈물이 '주루륵' 흘렸던 그 순간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시간이 흘러 결국 난 운전면허증을 가졌고 운전을 하고 다녔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왜 못하는가 가끔 묻는다. 일단 차가 너무 많고 거리가 비좁고 사람과 차가 뒤엉켜있는 길이 꽤 많다는 것이다. 오락 게임도 아닌데 현실에서 느닷없이 출현하는 오토바이와 사람들을 생각만 해도 긴장된다. 신호등이 있는 큰 길로만 쭈욱 다닐 수도 없는 현실을 고려할 때 운전을 하지 않는 것이 훨씬 편안하고 유익하다는 결론을 내린 것이다.
차가 없이도 잘 걸어다니면 되는 것이다. 시내 버스를 30분 가량 타고 면접이 있는 학교에 갔는데 별 문제는 없었다. 개인적인 속도감과 맞는 것은 지하철인데 어쩔 수 없이 갔다섰다를 반복하고 느리게 가는 버스를 타야할 경우가 있다. 하지만 공중교통이 발달되어있는 한국은 훌륭하다는 생각은 늘상 하고 다닌다. 그래서 버스를 탈 때면 기사님께 감사함으로 인사를 꾸벅 하고 탄다. ㅋ
걸어 다니고 버스와 지하철을 타드라도 운전면허증은 갱신해야 한다. 왜냐고? 신분증이고 또 살다보면 운전을 해야 할 경우도 있지 않겠는가. 갱신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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