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March 17, 2024

두근거림

 그야말로 가슴이 두근거려서 약국에 들려 심신안정제를 구입하였다. 기다리던 문자가 아주 조용하고 멀건 얼굴로 스마트폰에 찍혀 있었다. 눈은 읽고 있는데 인식이 되지 않는다고 해야 할까. 기다림 중에 마음을 너무 다스렸나 보다. 포기 아닌 체념의 단계에 들어서고 있었던 것이었는지도 모른다. 

숱한 무소식과 차가운 거절 문자를 보다가 면접 문자를 보게 된 것이다. 이렇게 힘든 일인 줄 몰랐다. 내가 지나온 이력과 경력 그리고 자격증이면 충분 할 것 같았는데 현실은 그닥 반기지 않은 것이다. 기승전나이탓을 하며 그럴 수 있다며 다둑거리며 있었는데 '면접'이란 기회가 온 것이다. 

어떻게 옷을 입고 가야 좋은 인상을 줄 수 있지? 어떤 질문을 받을까에 대한 고민을 해보지도 못할 만큼 바쁜 날에 면접이 잡힌 것이다. 흥분과 긴장감에 가슴이 두근거리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말았다. 약국에 들러 '우황청심원'을 사러 갔더니 20년 전 볼링 클럽 맴버 회원이 운영 하는 곳이다!

이럴 수가!

젊고 운동 잘하시고 친절한 얼굴도 세월을 비껴가지는 못한 것이다. 가슴이 더 뛴다. 요즈음은 환이 나오지 않고 흡수가 잘되는 액으로 나오는 모양이다. 반가움을 뒤로 하고 오후 면접을 갔더니 2배수로 사람을 뽑았다고 한다. 젊음에 밀려 그동안 탈락된 줄 알았는데 나와 별로 나이 차이가 나질 않는다. 모든 분이 해당 분야에 경력이 있는 능력자들이라는 것이다.  난 어쩌지?

그럼 나를 왜 불렀지? 가슴이 두글거렸지만 가방 속에 넣어둔 우황청심원을 꺼내어 마시지 않았다. 이상하게 용기 비슷한 감정이 생겨서 그냥 하던 대로 하기로 했다. 내가 나답게 그냥 닥치는 대로 하면 되는 것이다.

작년에 온라인 면접을 하기 위해 하루 종일 서성거리며 긴장했던 것 기억난다.  5분 동안의 직접 면접을 정말 오랜만에 해보는 것이라 어색하기도 하고 긴장이 되는 것 같기도 하였다. 

자기 소개를 짧게 해주시죠.

갑자기 당황했다. 당연한 질문인데 그동안 난 무슨 생각을 한 것일까. 면접 순간까지 갑자기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대화하고 심지어 수다까지 떨다보니 에너지가 소진 된 것 같기도 하고 맑은 에너지가 다 고갈되어 버린 느낌이 불안하게 드는 것을 애써 괜찮다 하였나 보다.

어찌저찌 짧게 대답을 하고 면접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다. 바보같이 어리석게 혹은 당돌하고 거침없이 답한 것을 후회하지만 이미 지난 일이다. 그렇게 2024년 첫 면접을 한 것이다. 그리고 오늘 최종 결과를 알게 되는 날이다.

'안뽑으면 국가적으로 손해이며 자기들 손해지 뭐!' '난 그렇게 생각해~~~'

그려, 더 좋은 기회가 주어질 것이며 삶이란 내맘대로 되는 것이 아닌 그런 것이다. 슬퍼하거나 노여워 하지 않을 것을 난 알고는 있다. 조금 좌절은 하겠지만 어쩌겠는가. 내가 선택할 수 없는 일이며 난 최선을 다해 내 삶을 꾸려왔고 그리고 감사할 일이 많다. 한만큼 난 성장하였고 앞으로도 더 나은 삶을 살 것이라는 것 꼭 기억하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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