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March 26, 2024

봄에 기대어

 세번째 면접에서 또 낙방을 하였다.  위로와 격려가 포함된 거절의 문자를 받아본 적이 없던 터라 세번째 따뜻함이 포함된 거절의 문자는 의외였다. 모시지 못해 죄송하단다......ㅠ 그래도 얼마나 따뜻한 온도를 가진 거절 문자인가. 미국에서 공모전에 응시를 하면 받았다는 문자와 거절의 문자는 빼놓지 않고 받았음을 기억하는 터라, 아무런 위촉 가불의 문자도 없이 형식적인 '예'를 차리지 않는  문화는 이래저래 불쾌하였다.  하긴 몇번은 1차 합격에 대한 '탈락'이나'불합격'이란 정확하고 날카로운 단어가 포함된 문자를 받은 적이 있다. 진실의 민낯은 불편한 것이다. 그때 든 생각은 차라리 정신적 황폐함을 주는 '날것의 문자'를 보낼 것이면 차라리 보내지 않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두번의 면접 결과는 아무런 문자가 없는 '침묵'으로 거절의 의사를 보였다. 면접까지 하며 직접적인 얼굴을 본 인연인데도 불구하고 시간과 정성이 필요한 '형식'을 통과시킨 것이다. 거절당한 자들은 그런 대접을 받는 것이 마땅하단 말인가. '문화'이려니 하며 받아 들이기로 접수해 버린다. 그런데 세번째 면접의 거절 문자가 따뜻한 온도로 왔다. 물론 선택 받지 못한 결과에 대한 실망감이 없지 않아 있었지만 아직도 '예'를 아는 사람들이 살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함께 살아가고 있는 동시대의 사람으로서 이 사회에 대한 포기를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난 오늘도 면접이 있다. 어떤 계획이란 것을 세우지 않았다. 질문하면 답하고 답해서 선택되면 되는 것이다. 세번의 면접 결과가 기를 꺽고 자신감과 자존감이 쭈그러들게 하는 면도 있지만 난 나를 아직 포기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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