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얼굴
카톡에 친절한(?) 얼굴이 웃고 있다. 인상이 부드럽고 말투가 조용한 사람에게 일을 맡긴 적이 있다. 부드럽고 조용한 말투의 소유자인 사람에게 당해 본 사람은 알 것이다. 그 부드러운 얼굴이 더 이상 미소 짓지 않고 조용한 말투는 얼마나 사람을 환장하게 만드는 것인지. 자상하고 섬세하게 일을 잘하고, 동네 업체이다보니 왔다갔다 뒷처리를 영원히 할 것같은 환상을 주웠지 싶다. 그렇게 믿고 싶었던 것일까. 동네업체이다 보니 들쑥날쑥거리는 업체보다 낫다 싶었기도 하고 동네 사람들의 입이 무서워 일을 잘할 줄 알았다.
역시나 사람은 전후 얼굴을 가졌다. 계약전 그 부드럽고 신뢰있는 얼굴과 말이 무색하게 제대로 일을 처리하지 못하더라는 것이다. 고객이 '바보'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난 후, 친절한 얼굴을 만들려고 노력하지도 않았고 뚱한 얼굴로 변하였다. 처음 구체적인 정보가 결여된 '계약서'를 보고 얼마나 긴장감이 들었던가. 제대로 선택을 잘 한 것일까? '알아서 해 주세요'란 말은 함부러 해서는 안되는 상황이란 것이 있다. 할 수 없이 자체적으로 공부하여 무지해서 당할 수 밖에 없는 상태를 벗어나려 노력을 했었다. 계약후 일의 진행과정에서 '눈치'를 보며 일이 무사히(?) 완결되기를 바랬던 그 시간은 지금도 끔찍스럽다. 두번 다시는 겪고 싶지 않은 스트레스를 주었던 것을 아직도 온 몸과 마음이 기억하는 것이다.
그래서 난 친절한 얼굴이 가끔은 두렵다. 절대 영화에 나오는 전형적인 캐릭터 양아치 사기군처럼 처럼 보이질 않는다는 것이다. 사회에 무리를 이끄는 사람들의 실제 얼굴이 생각보다 멀쩡한 것처럼 말이다. 절대로 인상이 부드럽고 말투가 상냥스러운 사람들을 조심해야 한다. 그런 사람이 무능하면 답이 없다. 답이 없는 것은 괜찮은데 두려움에 맞설 용기를 잃어버리게 한다는 점이 심각하다. 두려움의 실체가 없는 '어이없어 보이는 그 황당함'을 양산하는 친절한 사람에게 당해 본 사람은 알것이다. 난 가끔 친절한 사람이 두렵다.
0 Comments:
Post a Comment
<< Ho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