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March 27, 2016

Out of the Box

떠날 준비를 하는것은 익숙한 것들에 대한 신선한 시각을 갖게 하는 것 같다. 여행 가방 속에 넣은 필요한 물건들을 꾸리는 중에 이미 낯선 곳으로의 출발은  시작된 것이다.  나라는 존재감이 비운 자리에 그리움이 애틋하게 싹트길 바라는 것은 부담스러운 주문일 지도 모르겠다.

 신문에서 읽은 '이향란' 님의 '젖지 않는 물'이란 시를 읽는 중에 오직 뜨거운 것은 사랑뿐이라고 한다. 사랑은 그 속에 가두고 길들이고...사랑의 싱싱한 뜨거움에 데인 곳에 검버섯 추억으로 피어나도 더 이상 흔들리지 않는다? 흔들릴 수 없다? 아무래도 열린 맺음으로 끝내야 좋지 않을까?

젖지 않는 물
-이향란
살면서 뜨겁다는  말을 덧붙이고 싶은 것은 오로지 사랑에 대한 것뿐이다. 단 한번의 사랑이 나를 그렇게 가두었다. 길들였다. 이후  그 어떤 것에게도 뜨거움을 느낄 수가 없다. 불감의 나날속에는 데인 추억만 우뚝 서있다. 그 추억에 검버섯이 피어도 싱싱하다. 청춘의 한 페이지가 거기에서 멈췄다. 하여 나는 더 이상 젖어 들 수 없다.




Friday, March 25, 2016

The Road to Spring


봄날이 미세 먼지를 뚫고, 누런 바람을 지나, 그리고 꽃샘 추위를 견디며 오고 있다. 꽃집에 작은 꽃들이 가게 앞으로 나오고,  나비 한마리 높은 아파트 창문으로 날아 오르는 시간에 작은 공간이 있어 붓을 들 수 있다는 사실이 갑자기 새삼스럽게 기쁘게 다가왔다.  가족외엔 누구와도 사담을 나누지 않은 조용한 날이어서 그런 것인지 나의 작은 기쁨을 찾는 일에 방해 되지 않았다.

다른 날과 달리 오전에 붓을 들었다, 좀 더 젊었던 시간 속의 나는 이른 아침 뛰는 가슴을 안고 스튜디오로 갔었지...어렴풋이 생각나는 열정적이었던 난 어디로 갔을까? 지나간 시간을 회상하며 살고 싶지 않았는데 말이다.

대나무 줄기를 운치있게(?) 세우는 일이 두려웠지 싶다. 하얀 종이위에 붓을 놓는 그 순간을 무엇이라 표현할까? 연습하고 싶지 않은 마음? 거창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온정신을 모아 대나무를 올렸는데 매번 실수한다. ㅋㅋㅋ 역시 내일은 오늘의 실수속에 깨달은 더 성숙된 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기대로 붓을 씻었다.


Tuesday, March 22, 2016

Out there

길거리 광고판의 저렴한 가격에  현혹된 내가 바보임에 틀림없다. 매번 왜 억울하지만 말을 차마 내뱉지 못하는가? 머리 염색을 남에게 최초로 맡겨 보았다. 분명 알뜰한 가격이어서 갔건만 지불해야 할 가격은 광고속 그 가격의 두배였다. 도저히 왜냐고 묻지 못하고 돌아온 이유는 무엇이지? 지불해야 할 가격을 재확인 하지 않고 머리를 맡긴 내 잘못이 크다 하겠다.

비싼 머리손질을 했으니 밖으로 나가야 하지 않겠는가! 그냥 붓들고 하던 것 하기로 하였다. 작품 종이에 떨리는 마음으로 임했건만 연습지만큼의 만족도가 나오지 않았다. 무엇보다 먹색이 너무 흐르한 것 같기도 하고, 물 조절에 실패한 것 같기도 하고 대여섯장을 그리고 그만 붓을 놓아야 했다. 좋은 종이라 사소한 게으름을 덮어 줄 것이라 생각했는데 오히려 분명하게 드러내는 것 아닐까? 어쨋든, 질문할 것이 생겼으니 내일의 수업이 뜻깊을 것 같다.

'강신주'님을 책으로 만나고 있는 중이다. '감정수업'이란 책으로 만난 작가님은 인문학적으로 편안한 글을 쓰는 것 같다.  부담스럽지 않고, 방정맞지 않는 글자들을 읽으며 밥은 굶고 온종일 책을 읽을려고 했었는데 그만 눈이 피곤해서 그리하지 못하였다.  천천히 만나는 것 또한 나쁠 것 없지 않겠는가! 꼭꼭 씹어서 넘겨야지...

She, Elvis Costello







So far, So good

그렇고 보니, 해본 만큼 그 만큼 좋은 것인가? 맑고도 높은 절개의 대나무를 그리고 나니,  해가 서쪽으로 기울었다. 물가에 가지않고 견딜만한지요 라고 묻는다면 평안하게 아주 잘있다고 하겠다. 물론 날지 않은 만큼 불어날 몸무게에 신경이 쓰이긴 하지만서도, 부지런히 하루의 시간을 잘 꾸렸지 싶다. 물가를  잠시 벗어난  시간을 금단 현상으로 채우지 않을 자신이 있다. 왜냐면 나를 나답게 할 수 있는 혼자 잘  놀 수 있는 놀이가 하나 더 있으니 말이다.

 내일의 숙제를 깨닫고 붓을 놓았다.  더 물렁거리지 않게 대나무 줄기를 올리는 것과 먹색을 더 야무지게 표현해 보는 것을 내일로 미루었다. 잔가지 뻗기는 아직도 어렵기 그지 없다. 얼마나 많은 시간과 집중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일지? 십년 뒤는 오늘 보다 훨씬 멋지겠지? 포기하지 않으면 되는 것이다.



Sunday, March 20, 2016

Try Everything

'주토피아'란 영화를 보다가 미국에서의 '운전면허국'의 처절한 (?) 체험이 떠올라 깔깔거리고 웃었나 보다. 느림보  '나무늘보'란 동물을 알게 되었는데 급기야 구글검색까지 해보았다. 나무들보는 다른 동물을 해칠 이유가 없어서 빠를 필요가 없다는 정보에 웃음이 나오고 만다. 근육량이 부족해 느리다는 구여운 느림보가 있는 주토피아!

그곳 운전면허국 콧수염 달린 미제 공무원은 아직도 계시나? 불친절하고 늦고 오만방자하던 불쾌한 그림을 남겼던 님들이 신속하고 친절할 필요가 없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유시민' '김정운'을 굶주린 마음으로 만나고, 이제 제일 까칠해 보이는 '강신주'님을 책상위에 올려 놓았다.  구멍있어 가볍게 나는 '김정운'님 보다 활자체가 작아 깐깐해 보이는, 이름부터 깐깐해... 물렁한 지방살 낀 마음을 흔들어 깨워, 단단한 근육의 힘으로 덤벼 들어야 할 모양이다. 아니지! 먼저 마음 문을 열어블고~~~

https://www.youtube.com/watch?v=k3A_pzCUwRA
-Zootopia Official Sloth Trailer

Tuesday, March 15, 2016

S-Mile

자주 그리고 많이 웃는 것, 다른 사람에게서 최선의 것을 발견하는 것 (랠프 윌도 에머슨)

집밖으로 나가기 전에 스스로에게 바래본다. 웃기지 않아도 웃어보고, 미운 짓하는 사람들에게서 최선의 것을 발견할 수 있도록 ㅋㅋㅋ
With-in, Oil Painting on Board

인생은 아이러니! 꼭 잘해볼려고 하는 날 생각하지도 못한 시험지를 받아 들게 된다. 그리 다짐을 했건만...시험같은 것 보지 않겠다고 말이다.
무심하고 무던하게만 보이는 콘크리트 같은 사람들이 부럽게만 보이는 깐질깐질한 경험을 하였지 싶다.  그러려니하며 넘기고 사는 것이라고라?  역지사지해도 이해되지 않는군...쩝쩝. 좋은 님이 여행을 떠나자고 하였다. 가방을 챙겨 휙 하고 날아갈 수 있을까? 졸졸 흐르는 시냇가의 정겨움 보다는 깊은 파도 소리가 감싸는 곳으로 잠깐 나갔다 들어와 볼까? 

감사할 일? 텔비앞에 앉지 않고 운동 간 일 그리고 귀걸이 걸고 물속에 들어가지 않은 일 그리고? 밥 굶지 않은 일 ㅋㅋㅋ 지하철을 타고 서점에 다녀올까 붓을 들까 ?? 몇시지?

좌석버스를 타고 서점에 다녀왔다. 감정적인 소모가 좀 크긴 했지만서도 덕분에 까칠하고 멋진 남자 세명의 책을 들고 집으로 들어왔다. '김정운', '강신주', '유시민' 님들의 작품이 놓여있는 책상은 이미 기쁨으로 가득하다.  분노와 격한 외로운 감정이 들게 해준, 어떤 계기가 되어준, 어쩔 수 없이 발생된 최선의 씁쓸한 것들에 대한 감사가 든다. 그렇지 않았으면 그 가벼운 즐거움에 나를 돌아보지 않았을 것임을 알기 때문이다.  



Monday, March 14, 2016

from the Rose

Compress charcoal on Paper 


가시의 시간 1
                                                     -허연

내 온몸에 가시가 있어 밤새 침대를
찢었다. 어제 나의 밤엔 아무것도 남지
못했고 아무것도 들어오지 못했다.
가시는 아무런 실마리도 없이 밤마다 돋아
나오고 나의 밤은 전쟁이 된다.
출구를 찾지 못한 치욕들이 제 몸이라도
지킬 양으로 가시가 되고 밤은 길다.
가시가 이력이 된 날도 있었으나 온당치
않았고 가시가 수사가 된 적이 있었으나
모든 밤을 다 감당하진 못했다. 가시는
 빠르게 가시만으로 완전해졌고 가시만으로
남았다. 가시가 지배하는 밤, 가시의 밤

Sunday, March 13, 2016

Joy in the High

목요일 까지 연습할 '맑은 바람 높은 절개'이다. 시작은 미약하나, 스스로를 즐겁게 하는 일이 있다는 것에 감사하며 앞으로 나아가 볼 생각이다. 비록 돈안되고 힘없고 가치없어 보이는 일이지만 시간을 만들어 내안에 즐거움을 깨어볼 일이다.

.................'하이'란 말이 좀 무섭지비? 약한다는 뜻은 아니고요~~~ 집밖으로 나가면 불쾌한 일들이 쉽게 보인다. 보행자를 무시한 용감하고 무식한 무지 바쁜 운전자님들, 예의없이 출입문을 휙 닫고 들어가며 뒤따라 오는 사람을 아랑곳하지 않는 묻지마 아짐들 그리고  공중 도덕을 잘 모르는 젊은 아짐들...텃세아닌 텃세를 부리는 당당한 아짐들...어쩌면 집안에 박혀 있으면 결코 겪지 않을 아름답지 않은 어둡고  가시난 모습으로 긍정적인 마음에 생채기를 만든다. 집안에 있으면 보지도 겪지도 않을 이그러진 모습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사할 것들을 먼저 찾는 것이 스스로를 위해 유익함이겠지 싶다. 나이든 어르신들의 유쾌한 모습, 열정적으로 열심히 가르치는 선생님, 다정한 새 친구, 열심히 운동하는 여인들 등등의 아름답고 건강한 모습은 집밖으로 나가서 볼 수 있다. 내안의 기쁨에 추한 것들이 들어오지 못하게 해야 한다. 그럴려면?

그것이 아직도 문제이다.ㅋㅋㅋ
그래서 붓을 들고 마침표가 없는 연습을 하였다. 

Thursday, March 10, 2016

Happiness in myself

irresistible, Oil Painting


금기
                                                                            -이성복

아직 저는 자유롭지 못합니다
제 마음속에는 많은 금기가 있습니다
얼마든지 될 일도 우선 안 된다고 합니다

혹시 당신은 저의 금기가 아니신지요
당신은 저에게 금기를 주시고
홀로 자유로우신지요

휘어진 느티나무 가지가
저의 집 지붕 위에 드리우듯이
저로부터 당신은 떠나지 않습니다

Sumi Jo, Casta Diva

Wednesday, March 09, 2016

Rhythm

그렇고보니, 수요일이군~~~ 화분에 물을 주어야하나? 물가에 다녀오는 길에 '쑥'을 보았다. 봄이 어린 초록으로 솟아 오르고 있나 보다. 얼굴을 가린 복면의 여인들이  걷는 오늘은 봄의 날임에 틀림없다. 겨울이 세탁물 클린닝 세일 광고와 함께 접어 들어가는 지금,붓을 들고 내 안의 것을 다둑 거렸다. 열정적인 혹은 전투적인 욕망이 사라진 빈 들판의 바람을 맞는 것 같지만 불안과 초조 그리고 우울의 주름지는 디테일을 보지 않으려 노력한다.

가장 젊은 오늘 무엇을 하는 것이 후회로 남지 않을까? ㅋㅋㅋ 속없이 수영복을 자주 갈아 입어 보기도 하고, 물가의 예의를 무시한 목걸이, 귀걸이도 하고 가보기도 하고, 또 무슨 짓을 했던가? 남에게 민폐라고 하는 행동을 해보면서 익숙해져서 지루할 것 같은 그 느낌을 극복하고 있는 나는 늙어가고 있다. 더 주름지고 무너지기 전에 너무 가벼워 보이는 장식물들을 걸쳐 보고 싶고, 이쁜 옷을 입어 보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이 아무래도 주름지고 있는 증거이다. 갱년기인가? 울고싶기도 하다 가끔은...ㅋㅋㅋ

멸치 다시마 육수에 봄똥을 넣은 된장국과 고등어 갓김치 조림을 해서 맛난 저녁을 먹을까? 장보러 가기전 물가에서 배운 교훈 한가지를 말한다면, 밀어주기 위해서 힘을 빼주는 순간을 아는 것! 그림을 그리는 것과 유사하다.




Sunday, March 06, 2016

Manners of the Bamboo

간만에 붓을 든 월요일은 무겁다. 하늘이 찌뿌듯하다고 우울할 순 없지하며 물가에 다녀왔으며, 오고가는 길에 오리를 보면서 물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그냥 행복하기로 했지싶다.  가벼운 눈인사 정도는 기본으로 하고 살아야 하는데...기본적인 인사를 무시하는 여인에 대한 예의는? 내 나름의 예절은 지켜야 하지만 그냥 무시해주기로 마음 먹었다.ㅋㅋㅋ

좀 더 친절하면 왜 손해보는 느낌이 드는 것이지?

그래서 다들 무표정한 얼굴, 심드렁한 얼굴을 하고 다니나?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에너지를 주고 받으면 안되는 것인지? 그려, 집안에 좋지 않은 일이 있나 보다~~~

집으로 돌아와 나를 위해 붓을 들었다. '죽순'을 세가지 다른 기법으로 그리는 연습을 하고 있다. 낯설은 것이라 신선한 기쁨이 있다고 여겨진다. 죽순을 한번 보러 담양에 가고 싶다는 한가한 생각도 하면서...이제 다음주부터는 구성이 잘 짜여진 작품을 연습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에 맛없어(?)  보이는 기초를 튼튼히 하고 있는 중이다.

봄에는 죽순이 비를 맞아 쭉쭉 자란다지?

곧되 강하지 않고 부드럽되 비굴하지 않은 대나무


혼자 조용히 듣는 야상곡

Friday, March 04, 2016

Space

집으로 오르 내리는 엘리베이터에는 시가 있다.

공간
                                         - 정용철

내 감정이 많으면
타인의 감정이 들어오지 못한다.

내 꿈이 많으면
타인의 꿈이 보이지 않는다.

내 노래가 많으면
타인의 노래가 들리지 않는다.

내 향기가 진하면
타이의 향기를 느끼지 못한다.

요며칠 나다운 시간을 만들지 못한 것인지 아니면 나만 바라보기를 해서 그런 것인지 몸과 마음이 지친다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