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September 07, 2008

6 apples


조그마한 유화 그림을 완성하는 일은 언제나 산고의 고통을 수반한다. 금요일 드로잉 숙제를 스튜디오에서 마치고 그리고 주말에 틈틈히 유화 숙제를 해야했다. 어떤 소재를 가지고, 어떤 구성으로 할 것인가에 대한 외로운 결정을 마치고 나서 난 햇사과 세개를 집어 들어 검은 색 종이가 깔린 유리위에 그것들을 올려놓았다.

누군가가 그린 사과 그림을 보고 난 감동받지 못했었다. 그것은 사과를 그려보지 않았기에 감동할 수 없었던 것이다. 막상 새빨간 사과를 그리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거기다가 유리에 반사되는 사과들과의 관계를 생각하며 그려야 했고, 그리고 배경이 되어야 할 검은 종이 위의 유리는 검은 색이 아니었다.

캠버스 위에 붓칠을 시작하여 그 중간 과정속에서 부딪히는 문제들을 해결하는 여정은 그렇게 신나고 유쾌한 즐거움을 주지 않는다. 지나 여름동안 까맣게 잊어먹은 기본적인 사실들을 떠올리게 되었다. 무엇보다 사과와 그 반사된 모습의 차이를 나타내어야 했었고, 그리고 유리위에 놓인 것을 어떻게 표현하느냐가 해결해야 할 스스로의 문제들이었다.

덕지 덕지 진흙창이 되어가는 그림속의 사과를 바라볼 때의 고통을 아는가? 시간이 필요하다. 화려한 원색이 빛날 때 까지 칙칙한 색들을 먼저 말려야 했던 것 아닌가! 그리고 언제나 배경은 어렵다. 그야말로 자연스런 배경이 되고 주요 사물들을 살려주어야 할 배경처리가 쉽지가 않다.

검은 색 바탕을 목표로 했었지만 나의 배경은 그렇지 못하고 말았다. 매력적인 검은 색은 그만 칙칙해지기 쉽상이라는 말이 맞다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 다시 초록색을 칠하고......
배경처리에 대한 질문을 꼭 샘에게 해보아야겠다. 영어로 설명해서 좀 알아먹기가 쉽지 않은 것이 또한 문제이기도 하지만......

들여다보고 또 들여다보고, 유리에 반사된 사과에 결정적인 붓자욱을 남겨논 후 그 느낌은 '아하 모으먼트'였다. 왜 갑자기 그런 시도를 해보았을까? 열심히 하는 나의 정성에 감동되어 하나님이 내게 지혜를 주신 걸까? 하나님은 내 모든 것을 아시니 내게 부족함이 없으리로다.....

끝까지 붙들고 늘어져서 이정도 까지 왔다. 숱한 시행착오와 인내로서 좌절하는 내 자신을 붙들지 않았다면 이렇게 내 그림속의 사과를 바라보는 즐거움을 맛보지는 못하리라 스스로에게 칭찬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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