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런 기억
'스파이더맨-브랜드 뉴 데이'를 제대로 관람하기 위해선 상영시간 내내 영화관 의자에서 실컷 잠들었던 영화, '스파이더맨-노웨이 홈 (2021)'을 보며 나름의 공부를 하는 것이 응당 새로운 영화에 대한 통과의례 아니겠는가. 이해하고 소통을 하려면 앞뒤 '맥락'이라는 것이 있을 것이고 그리고 그 맥락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상영시간 내내 잠들었던 영화를 다시 보고 있자니 그때의 내가 잠들만 했겠다는 생각이 들고 말았다.ㅋㅋ 언젠가부터 마법으로 시공간을 이동(멀티버스)하는 진정성 없고 개연성 없는 영화를 그닥 좋아하지 않는 것 같다. 맥락을 무시하는 비 현실적인, 환상적인 그런 영화들은 지루해서 잠을 청하기 좋다는 것을 몸으로 알고 말았다.(나이 들었다는 증거)
무더운 여름을 즐기는 한 가지 방법은 시원한 영화관에서 좋은 영화 한 편을 보는 것이다. 영화관에선 앞뒤옆 사람들을 잘 만나야 하는데...옆자리에 젊은 남녀커플이 피자를 들고 앉았다. 고소한 피자냄새가 나겠지 했는데, 바로 옆자리에 앉은 남자에게서 감당하기 힘들 정도의 진한 향수냄새가 영화가 끝날 때까지 몰입을 방해했다. 선을 넘어 들어오는 그 냄새를 어떻게 하지. 영화 엔딩컷이 한참이나 올라가고 아주 짧은 쿠키 영상을 보고 일어설 때까지 참아야 했다. 친절한 이웃, 스파이더맨 영화를 보는데 전혀 친절하지 않는 옆자리의 향기를 맡는 고통을 감내해야 했던 것이다. 멀쩡해 보이는 젊은 남자는 무슨 사정으로 그리 진한 향수를 뿌린 것일까.
영화는 어땠냐고? 전혀 잠들지 않았지.(옆자리 냄새 때문인가.) 전작 '노웨이홈'에선 그 '도덕성' 때문에 개고생을 하는 스파이더맨의 좌충우돌 성장기가 피곤하고 그 멀티버스 세계관이 그리 와닿지 않았었던 것에 비해 이번 작품에선 무엇보다 시공간 이동이 없어서 괜찮았지 싶다.
거미는 성장하면서 여러 번의 '탈피과정'을 거치며 성장한다고 한다. 하이브리드로 업그레이드 되는 성장통을 이겨내면서 새로운 스파이더맨으로 탄생되는 과정이 좀 더 인간적이었다고 생각한다. 스파이더맨의 내적 갈등과 고통이 멋진 볼거리들과 잘 짜여진 재밌는 영화였다라고 기억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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