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념 있는 사람
나의 한 학생에게 '어떤 수'를 찾는 법을 도와줘야 한다. 쉬운 개념이 머릿속에 들어있지 않다면 모르는 어떤 수를 알아내는 과정은 상당히 어려운 것으로 계획과 반복 연습과정이 필요한 시점이다. 알 수 없는, 아니 알아낼 수 있는 '어떤 수'에 대한 사고과정에서 '기초개념'이라는 것을 생각하지 않고 복잡한 계산과정을 이해시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거꾸로 추적해 나가는 유추과정을 어떻게 쉽게 이해시킬 수 있을까 고민하다, 갑자기 나의 삶을 뒤돌아 보게 되었다. 그때그때 난 개념을 갖고 최선의 선택으로 나의 삶을 충실히 살았던 것일까. 시시때때로 삶이 던지는 변화구에 우선순위로 정해진 개념을 갖고 흔들리며 적응하며 꽃을 피웠던 시간도 있었고, 어둠 속에 주저앉아 내적 에너지를 발산 할 그 때를 인내하며 기다리기도 했던 것 같다. 다들 그렇게 사는 것처럼 최선을 다해서 선택을 했을 것이다.
과거의 푸르고 붉었던 젊은 욕망들을 내려놓은 지금의 시간은 선택지가 많지 않아 어쩌면 평화롭다. 너무 평화롭지 못해 지루하고 무기력한 시간도 없지 않았지만, 마침내 포기하지 않고 지금 여기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찾기로 했던 나를 셀프로 칭찬하고 싶다.
'무엇이 중한가?'란 개념이 있어야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고 후회를 덜 할 수 있는 것 같다. 때때로 아직도 욕심을 부릴 때가 있다. 노년의 시간에 들어선 나에겐 '건강'이 최우선 순위이다. 하지만 더 일할 기회가 있다면 하고 싶기에 고민스럽기도 하다.
아이들의 학습을 도우기 위한 강력한 내적동기가 내게 삶의 활력소를 주며 붉은 열정을 되살리는 동력이 되고 있는 지금의 시간은 감사함으로 가득이다. 어제는 기초 사회를 한 학생과 공부하면서 '다름'과 '존중'이란 귀한 단어를 마주하였다. 각자의 경험과 기억이 다르기에, 어떤 일에 대한 생각과 느낌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존중하여야 한다는 말은 말처럼 쉽게 실천되지 않기에 상호간의 노력이란 것이 필요한 것 같다. 함께 어울려 사는 사회에선 시간과 장소 상황에 맞는 기본적인 예절을 아는 것, 다름에 대한 열린 마음으로 역지사지하며 존중하는 태도, 솔직함과 무례함을 구별할 수 있는 사고가 필요하다는 것을 덕분에 되새기게 된 것 같다. 난 개념있는 사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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