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어진 상황에 맞는 주제와 분수를 깨닫자......말수를 더 줄이고 더 침묵하는 법을 더 배워야 한다....... 언젠가부터 자신의 말과 행동을 뒤돌아보며 반성하며 자기검열(?) 들어가는 습관이 생겼다. 자신감과 자존감이 주름질 때부터였을까. 하지 않아도 될 말을 분위기에 휩쌓여 '한 마디'라도 하고 마는 이유가 점점 좁혀지는 대인관계 탓일까 타고난 성정때문일까?????
나름 협력하여 '선'을 이루고자, 선택했던 행동과 말들이 타인들로부터 검열되고 판단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대학원 시절의 미술 작품 크리티크 시간의 그 불쾌함으로 돌아가 상처 속에 부글거렸던 나를 만난다. 자신의 분신과도 같은 작품에, 터진 입으로 최선을 다해 비평을 한답시고 온갖 말로 난도질을 하던 그 시간. '비평'을 주고 받는 것이 미술 대학원의 가장 큰 하이라이트이며 필요한 수업이었지만 그것은 늘상 기분 좋은 일은 아니었다. 내로남불의 원리가 여기에도 있었다. 내가 하면 '도움되라'고 하는 말이며, 내가 당할 땐 '님이나 잘하셔요, 뭘 안답시고'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달달했던 말은 당연하게 사라지고, 상처를 냈던 날카롭고 뾰족했던 비평만 남아 '새로운 도전'을 하게 하지 않았던가.
스스로 '자기검열'하곤 하는 요즈음의 나는 가끔 주름지며 쭈그러든다. 후딱 탈탈 털어내며 앞으로 나아가면 될 것을. 최적화된(?) 최선의 노력이 부족함과 두려움 그리고 초라함을 무색하게 들킨 것일까? 왠지모를 '못난 점'을 들킨 기분이 들어버린 이유는 무엇일까. 혹시나 늘상 눈치를 보며 분위기를 파악한답시고, 나름의 최적화된 선택이 '오버'를 한 것일까. 아니면 타인들의 취향탓일까.
그냥 '훌훌' 털어내고 '수정'하고 나아가면 된다! 이럴 땐 일단 동네 공원엘 나가야 한다.
자외선 차단제를 얼굴에 덧바르고 서둘러 동네공원에 갔더니, 어라, 아까시아 꽃이 주렁주렁 피지 않았는가. 아까시아 꽃향기가 주는 위로를 킁킁거리며 한참이나 걸었나 보다. 요즘 대세라른 눈꽃같은 이팝나무와 붉은 토끼풀 그리고 하얀 개망초도 한창이다. 드디어 오월의 장미가 몇송이 피어있는 것을 보았다. 가지를 늘어뜨린 하얀 찔레꽃엔 유난히 작은 벌이 날아다니고 있는 것이 보였으며, 붉은 병나무 꽃이 만발하였다.
그래도 마음이 풀리지 않아 공원 근처 백화점에 가서 자외선 차단이 되어있는 양산겸 우산을 구입하러 가기로 했다. 올 여름은 작년보다 더 덥고 비가 많이 내릴 것이라 한다. 다행히 가게 사장님은 '사용법'을 친절하게 설명하신다. 흔들어 펴고 이쪽 저쪽을 잡아 정리하고.....이런저런 고객을 상대하다보면 피곤할텐데, '친절하게' 해야 할 일을 '성실히' 하는 모습을 보면서 감사하다는 생각과 깨우침을 얻었다.
더 친절하고 성실하게!!!
더 부드럽고 더 온화한 태도를 장착해야 한다. 너무 열심을 내고 열정을 내어 '선'을 넘으면 안된다. 내 스타일로 최선을 다했다, 어리석게도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