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rsday, May 29, 2025

눈을 마주치는 일

 교실 현장에서 어린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추려면 머리와 허리를 숙여야 되고, 자주 쪼그리게 앉게 된다. 특히 쪼그리고 앉은 자세는 무릎 연골에 좋지 않다고 하더니, 어김없이 통증의 신호를 보낸다. 

교실에 마련된 '의자'를 들고 좁은 틈 사이로 학생들을 찾아 가는 것도 불편하고 해서, 쪼그려 앉아 눈을 마주치며 도움을 주고자 했는데 '나'라고 예외는 아닌 모양이다.  연약함을 인정하기로 한다. 

대략 5키로 가량의 볼링 공의 무게를 지금껏 견디고 있는 나의 짧은 목의  건강을 위해서 스트레칭을 자주 하는 것이 필요하고 쪼그리고 앉는 자세를 슬기롭게 피해야 한다. 대안을 찾아야 하는데......

'고개를 숙이지 않고, 쪼그려 앉지 않고, 장시간 서 있지 않고......' 지금 여기의 나에게는 도전이며 어려운 과제이기도 하다. 

Wednesday, May 28, 2025

편안한 마음

 나이가 들면 '정형외과'에 출입을 자주 하게 된다더니 내가 그 때를 맞이한 모양이다. '수영'에 빠져 있었을 땐, 어깨가 아파 한의원과 정형외과에 가서 친숙해졌던 단어들을 떠올려 본다. 의사선생님의 말씀을 제대로 알아 먹기위해서 이른 시간에 기초공부를 해야했다. 이제 지금 여기에 있는 나는 하나둘씩 고장이 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는 것을 수용하는 마음도 장착을 하고 본다. '변화에 적응을 하며 새로운 시간을 꾸려나가야 하는 막중한(?)임무'가 나에게 있다. 

병원에선 인내심을 요구한다. 오랫동안 대기실에서 서성거리며 모니터 화면에 틀어져있는 통증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더 공부했다. 환자들에게 필요한 유용한 정보를 틀어주는 발상은 괜찮다 싶었고, 병원 공간은 의사선생님들의 경력에 걸맞는 성실한 디자인으로 잘 설계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존감(?)이 높은 선생님은 아무리 대기실에 환자가 넘쳐도 '여유'가 있다. 효율적인 병원 운영을 위해선 참으로 어려운 일일 것이라는 것을 알기에 그 시간이 감사할 뿐이다. 내 말에 귀를 귀울여주시고 친절한 응대를 하신다. 무엇보다도 환자들이 많아 분주한 상황에서도 나름 최선의 노력이란 것을 하고 있다는 사실은 '모범적'이었다는 생각을 갖게 했다.

'걱정하지 마세요, 이 정도면 건강하신 편입니다^^' 처음으로 늙어보는 나는 이 말씀이 큰 위로가 되었다. 미래에 들이닥칠 수도 있는 고통을 '미리 당긴 두려움'으로 심란해 하는 것을 전문가적인 입장에서 민감하게 눈치챈 것일까. 나이가 들면서 좋은 병원이 근처에 있다는 것은 '행운'이란 말은 맞는 말이다. 이제 뼈마디가 아프면 망설이지 말고 병원에 갈 수 있는 병원이 동네 근처에 있다는 것은 분명 '행운'이다. 

어느 시골에 사시는 100세가 넘는 노인의 인터뷰 중에 '맘이 편한 것이 제일이여'란 말이 와닿았다. 그런데 그것이 제일 어렵다. 시골에 내려가 작은 집을 짓고 텃밭을 가꾸며 강아지 한마리 고양이 한마리 키우며 노년의 시간을 보내는 것을 누구나 꿈 꾸지만 실상의 이런저런 이유는 뾰족하고 심란하다.  나이가 들면서 문화 시설이 부족한 곳에서 사는 것은 불편함일 것이며 그것을 해결하고 사는 일은 쉽지 않을 것이며 특히 병원 문제는 무시할 수 없다.

눈바람과 타는 햇빛에 부대끼며 사는 인생은 때때로 고통에 넘어지며 쓰러지며 연약하지만 결코 꽃처럼 그 때를 따라 꽃 피우고 자신만의 열매를 맺을 것이다. 꽃이 없고 열매가 없으면 그 또한 어떠하랴. 맘 편하게 먹고 이래도 한 세상 저래도 한 세상, 인생 짧다, 짧은 인생 더 짧게 만들지 말고 자연에 순응하며 살아보자고^^


Tuesday, May 27, 2025

냉감이 좋아

 '가야할 때'를 아는 것은 얼마나 슬기로운 일인가. '애매한' 어깨의 통증은 병원을 가야한다는 오늘의 약속을 고민하게 만든다. 이렇게 미그적거리다가 적당한(?) 시기를 놓쳐 심각한 사태에 이를 것이라는 '두려움'이 없는 것은 아니다. 시간을 내어서 기꺼이 분명 전문가의 진단과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것은 알고는 있지만, 병원을 가는 일은 참으로 부담스럽다.

전날은 '아무 것도 기대하지 않는다.'란 말이 자잘한 느낌을 덮고 크게 와닿는 하루였다. 기대하지 않았지만 타인들이 언행에 때때로 실망한다. 나도 모르게 마음 속에 들어선 '기대'라는 단어를 부랴부랴 떨구라고, 배려심 없는 뾰적한 신호의 긍정적인 의미를 찾아야 한다. 

고요하고 맑은 마음의 풍경화를 지키기위해선 더 '침묵'해야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날이 더워지니, '냉감'이라는 단어가 와닿는다.  어떤 관계는 타인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마음은 항상 품되,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뽀송뽀송한 '냉감'을 유지하려면 적당한(?)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 이번 여름은 훨씬 후덥지근하고 덥다고 하지 않는가. 

사랑하는 마음을 장착으로 뜻으로 하트 모양의 목걸이와  고린도전서 13장의 사랑을 챙겨본다.  '사랑은 오래참고 사랑은 온유하며 시기하지 않으며 사랑은 자랑하지 아니하며 무례히 행하지 아니하며 자기의 유익을 구하지 아니하며 성내지 아니하며  악한 것을 생각하지 않으며 불의를 기뻐하지 아니하며 진리와 함께 기뻐하고 모든 것을 참으며 모든 것을 믿으며 바라며 모든 것을 견디느니라......(고린도전서 13장)' 

나름 견디며 침묵하고 참느라 스트레스가 통증으로 쌓이는 부작용은 내가 감당해야 할 댓가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 통증이 따르는 과정 속에서 의미와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소중한 기회라는 사실을 잊지 않기로 한다.

Monday, May 26, 2025

바른 자세

 나이가 드니'종합병원'에서 정기적으로 체크해야 하는 것들이 있다. 개인적으로 '의학 드라마'는 즐기지 않는 편이라는 것을 알아챘다. 아프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이 어디있으랴만 고통의 과정이 주는 스트레스가 '재미의 강도'를 훨씬 뛰어넘어 불편하기 때문이다. 종합병원을 방문하는 일은 정말 싫다. 

병원에 아파서 오는 사람들을 일컬어 '환자님'이라고 부른다. 그런데 왜 '수용'하지 못하고 거부하고 싶은 느낌이 드는 것일까. (환자'라는 단어가 주는 어감이 너무 심각하게 느껴지는 모양이다.)  다양한 증세를 가진 사람들이 종합적으로 모이는 종합병원엔 언제나 사람들이 분주하고 많다. 키오스크 앞에서 수납을 하고 접수를 하고, 다시 기다리고 진찰하고 또 대기하고......기다리는 동안에 두려움이 들어서는 것을 막기위해 스스로에게 집중하여 '제발 별 일 아니기를, 아프지 않기'를 기도하는 마음을 가득 채운다. 

챙긴다고 챙겼는데 그만 '신분증'을 가지고 가지 않아서 당황했다.  추천하는 '앱'을 스스로 깔아서 '문제해결'을 한 것은 그나마 다행인 일이었다. 오가는 버스 안에서 너튜브로 궁금했던 의학 상식을 배우던 중에,  '바른 자세'로 일상을 채워 나가고, 자신에게 최적화된 운동을 실천하고 살아야 한다는 정보이다. (숨이 찰 정도의 운동을 잠깐씩이라도 해야 하는데...... 뭐가 좋을까.) 건강관리를 하기 위해 '뻔한 것'을 잘 지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가. 

한참이나 정거장에서 버스를 기다렸다. 텅텅 빈 버스에 올라타며 버스회사의 적자를 생각하며 나라 걱정을 살짝 했다.(대중교통이 발달된 것은 좋은데, 이리도 사람이 없으면 필요한 노선이 없어지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을.) 병원 앞에 '노인복지회관'이 있는 것이 좋아 보였다. 집에서는 한참 멀어서 버스를 타고 오가야 하는 것인데 동네 근처에 복지회관이 들어설 날을 고대해 본다.(초고령사회에 노인복지관을 초등학교만큼이나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그런데 나라가 돈이 없네......)

여기저기 길거리 현수막에 예비 대통령의 웃는 얼굴이 보인다. 국민을 두려워하고 다양한 사람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소통도 잘하는 '슬기로운 대통령'이 뽑혔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바른 대통령은 대통령의 뻔한 것을 잘 해내야 한다.(나라를 부강시키고 국민화합을 이루어내고......)

Sunday, May 25, 2025

꽃길

 푸르고 맑은 오월의 아침에 멀리 있는 바다보다는 가깝고 만만한(?) 산에 가기로 하였다. 평소 주말의 배부른 점심을 먹고 오르는 것과 달리 아침 산행은 이상할 정도로 힘들지 않았다.  처음 시작하는 진입로의 가파른 각도가 그리 힘들지 않았던 것은 '스트레칭의 도움'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먼저 핀 향기로운 아까시아가 시간과 비바람에 떨어져 꽃길의 구석진 자리를 메꾸고 이제 하얗게 피어난 때죽나무 꽃(snowbell)들이 그 위로 떨어져 꽃길을 만들었다. '때죽나무' 이름은 하얀 꽃들과 너무 어울리지 않는다는 유감을 갖게 한다. 때로 피워서 때죽나무, 검은나무줄기가 검은 때처럼 보여 때죽나무......맘에 들지 않는다. 영어명(snowbell)이 훨씬 와닿는다. 꽃말은 '겸손'이란다. (꽃이 흰색이면 더 겸손인가 아니면 아래로 대롱대롱 향한 방향때문에 그런가??)

'꽃길만 가소서'란 말은 왠지 거리감이 느껴지고 부담스러운 말이다. 하지만 산에 오르니 그 환상적인 '꽃길'을 즈려밟고 걷게 되는 것 아닌가!

오월의 숲 바람이 부니, 미쳐 낙하하지 않은 아까시아 꽃들이 눈처럼 떨어진다. 영화의 한 장면을 대형 스크린으로 감상하는 느낌 아니 그 이상이다. 만만한 동네산은 활엽수가 많아 5월이 가장 푸르게 아름답다는 생각을 들게한다. 귀하게 일부러 심겨진 '소나무들'이 누렇게 병들어 있는 모습을 보았다. 한창 새순을 위로 들어올릴 시기인데 어찌하여 누렇게 병이 들고 있단 말인가. 

산행 후 숲의 '푸른 에너지'를 얻은 탓인지 미루고 미뤘던 옷정리를 하였다. 게으름을 피우던 마음을 '훅' 물리치고 '지금 당장'하자며 창문을 열어 놓고 무더운 여름준비를 하였다. 아직도 나는 잘 버리질 못한다. 쉽게 버리지 못하는 사람이고 '나'라는 사람이다. 

Thursday, May 22, 2025

덕분에

 나도 '처음 늙어 보는 것이라서' , 하루하루가 새로운 것 같기도 하고 낡아가는 것 같기도 하고...... 오래 묵은 동갑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시간' 이 데리고 오는 연약한 각각의 모습들을 공유하며 쉽게 공감하게 되는 것 같다. 

어느덧 세월이 하얗게 내려앉아, 조심하고 정지해야 할 것들이 하나둘씩 늘어난다. 한철의 뜨거웠던 열정과 가슴뛰는 신바람이 지나가 버린 느낌이 드는 나이. 그럼에도 좌절하지 않고 몸을 움직여 밖으로 나가,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날마다 새로움을 배우는 친구들이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기쁜 일인가. 

다가오는 시간은 근육만큼이나 '조용한 열정'이란 단어가 필요한 일이라는 것을 기억하고 싶다. 일단, 창의적인 생각을 아침 출근을 할 때 사용해 본다ㅋ 묵혀 있는 오랜 옷들을 꺼내어 이리저리 코디를 하며 월화수목금요일 나름의 창의성을 발휘하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보태기' 보다는 '빼기'를 하는 전략으로 단순하고 우아하게.

 어제 '태극기'의 역사와 태극기에 담고 있는 의미를 배우는 초등학교 1학년 수업시간은 태극기에 대한 '무관심'을 뒤돌아보게 하였다. (건곤감리의 4괘는 아직도 귀찮다 ㅋ) '태극기'의 디자인은 아직도 수용(?)하기 어렵다. 막대 모양이 얼마나 헷갈리는지......'사방으로(사괘) 하늘과 땅, 물과 불의 원리를 굳이 국기에 다 표현할 필요가 있을까'하는 물음을 아직도 난 하고 있다. 

태극기에 대한 미안함으로, 주어진 오늘 하루는 태극기의 의미를 생각하며 오늘 하루를 지내보면 좋을 듯 싶다.  온 우주와 대자연의 원리를 따라 타인들과 '조화롭게' ! 불처럼 내공의 빛을 내며 지혜롭게,  물처럼 모든 것을 감싸고 낮은 곳으로 겸손하게,  땅처럼 모든 것을 품고, 하늘처럼 창의적인 하루로 더 발전하는 그런 하루. (너무 거창하지^^)

Wednesday, May 21, 2025

어깨의 파스

 언제부터 서랍 속에 '파스'를 비상약품으로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아무래도 '수영'에 푹 빠져 있었을 그 무렵이었을 것이다. 왼쪽 어깨를 함께 사용하는 수영이란 운동이라 왼쪽 어깨가 자주 아팠었다. 하지만 수영을 하지 않은 지금은 장시간 동안 과사용한 오른쪽 어깨가 쉽게 '통증'을 느낀다. 

'파스'를 붙이지 말고 '정형외과'에 가서 진단을 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것 알지만 아직 가고 싶지않다. 바로 이런 선택이 병을 더 키운다는 정보도 알고는 있지만 병원에 가는 것은 참으로 싫다. 쉽게 붙일 수 있는 심리적인 안정을 가져오는 긍정적인 효과를 주는 파스때문에 병원에 가야 하는 기회를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파스 붙이고 하루정도 시간을 지나면 훨씬 괜찮아지지 않던가, 설마 날씨가 끕끕해서 어깨가 신호를 보낸 것은 아니겠지.)

푸른 오월에 한여름 끈끈한 장마같은 날씨에도 이젠 당황하지 않는다. 삶을 성실히 열심히 살아온 오른 쪽 어깨의 통증은 더 조심하고 아끼라고 신호를 보내는 것이다. 어깨에 무리가 되었던 전날과 그날의 행동을 뒤돌아 보아도 별다른 이상 행동을 찾아내기가 어렵다는 것이 당황스럽다. 

테니스, 볼링, 골프, 베드민턴, 탁구......등등의 운동의 역사는 나의 오른쪽 어깨를 무리하게 하였을 것이다. 어깨가 아프면 미래의 손녀, 손자들을 안아 보기도 힘들겠다는 그림을 그려보니 늙는 것이 두렵고 서글퍼진다. 수영할 땐 안쓰던 왼쪽 어깨가 과부하를 걸려 통증을 유발하더니, 이젠 오른쪽 어깨가 그만 쓰라고 신호를 보낸다. 이러다 정말 어깨가 어떻게 되는 것 아닐까하는 두려움이 어깨 통증보다 더 무겁다.  

슬슬 달래면서 나름 어깨운동을 챙긴다고 했는데 당황스럽다. 생활 속의 원인을 찾아내어 좋지 않은 습관을 수정해야 하는데 알 수가 없다. 오래된 물건이 닳는 것은 당연하면서도 평생 사용한 어깨가 아픈 것은 쉽게 받아들이질 못한다. 아픈 후에야 늦게 깨닫는 것들이 있다. 굳어지는 어깨를 더 유연하게 스트레칭을 하고 더 조심조심 아껴쓰자^^

Tuesday, May 20, 2025

sure enough

 '나'라는 사람은 의지가 약하고 넘어지기 쉬운 연약한 존재라는 것을 자각하는 일은 기분 좋은 일은 아니다. 새푸른 오월의 푸름과 붉은 장미가 전해주는 싱싱한 에너지를 흡수하지 못하고, 그만 게으름의 달콤한 유혹에 넘어가 몇 달 동안 유지했던 체중의 숫자를 바꾼 나. 어리석게도 오래되고 익숙한 '실망'을 한다. 

'괜찮겠지'하는 마음은 아주 짧은 찰나적인 순간에 말랑말랑한 '안이함'과 '게으름'을 성큼 데리고 들어와 버린다. 푹신한 쇼파에 기대어 낮잠에 깊게 빠져든다. 평소와 다른 긴 시간 깊은 낮잠은 밤에 잠을 쉽게 잠들지 못할 것이라는 예측가능한 것으로 결국은 '후회'와 '불안'을 일으킨다.

아니나 다를까, 밤이 되어도 낮잠 야무지게 챙긴 난 '꾸벅꾸벅' 졸지 않고 말뚱거렸다. 침대에 누워 몸을 뒤치락저치락 '전전반측' 한참이나 잠들지 못하는 '벌'을 받고 말았다. 그 동안의 쉽게 잠들었던 시간들은 크나큰 '기적'이었으며 '축복'이었다!

지금 여기 자신에게 최적화된 '작은 습관'들을 유지하는 것은 '행복'을 유지할 수 있는 토대이다. 아무리 이런저런 경험으로 나이를 먹었다 하여도, 처음 살아보는 시간은 매일 '도전'이며 '시험'이다. '그래, 그럴 수도 있지.' 자신에게 '희망'을 포기하지 않고 재시동을 걸어야 한다.


Monday, May 19, 2025

물 흐르듯이~~~

그동안 얼굴에 생기를 불어 넣었던 '붉은 립스틱 원 포인트' 화장을 순딩한 립스틱으로 바꾸고 눈 라인에 힘을 주는 것으로 바꿔보기로 했다. 자외선 차단제만 바른 얼굴에 붉은 립스틱은 그동안 나의 시그니처로 셀프로 밖으로 나갈 힘을 주는 마술을 부렸는데 그 당당한(?) 기운을 감당할 수 없는 때가 되었나 보다. 

열린 마음으로 새로운 변화를 수용하는 듯, 입술에 힘을 빼고 눈에 힘을 주는 것을 시도해 보는 것이다. 동그란 눈에 검은 아이라인을 그리고, 입술에 붉은 색이 빠진 얼굴이 흐리흐리한 창백함을 주는 묘한 느낌은 새로움이 있다. 

고전적인 하얀 티셔츠를 입고, 몸에 꽉끼이는 청바지를 입고, 하얀 진주 귀걸이를 하고......무엇보다도 중요한 '열린 마음'과 '긍정적인 마음'을 챙길 '여유'라는 것이 화장과 의상을 바꾸면서 생기는 것이라면 기꺼이 노력이란 것을 해 볼 것이다. 

 주어진 위치에서 상황에 맞게 주제와 분수 파악을 제대로 해야하고 '눈치'를 보며 '필요'를 따라 움직여 최선을 다해야 하는 의무를 스스로에게 준다. '각자의 최선'을 존중하고, 더 나은 사회를 위해  협력하여 함께 산다는 것은 각각 감내해야 할 작거나 큰 고통(?)을 수반한다는 것은 살아가는 기본값.

어떤 일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간절함'이란 단어가 중요하다고 한다. 나이를 먹으니 간절한 마음이 점점 사라지는 것 같기도 하다(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물 흐르듯이~~~' 너무 '집착'하지 말고, 마음의 '여유'를 갖고 '열린 마음'으로 오늘 하루도 배워야 한다.



Thursday, May 15, 2025

너무 열심을 내지마^^

 주어진 상황에 맞는 주제와 분수를 깨닫자......말수를 더 줄이고 더 침묵하는 법을 더 배워야 한다....... 언젠가부터 자신의 말과 행동을 뒤돌아보며 반성하며 자기검열(?) 들어가는 습관이 생겼다. 자신감과 자존감이 주름질 때부터였을까. 하지 않아도 될 말을 분위기에 휩쌓여 '한 마디'라도 하고 마는 이유가 점점 좁혀지는 대인관계 탓일까 타고난 성정때문일까?????

나름 협력하여 '선'을 이루고자, 선택했던 행동과 말들이 타인들로부터 검열되고 판단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대학원 시절의 미술 작품 크리티크 시간의 그 불쾌함으로 돌아가 상처 속에 부글거렸던 나를 만난다. 자신의 분신과도 같은 작품에, 터진 입으로 최선을 다해 비평을 한답시고 온갖 말로 난도질을 하던 그 시간. '비평'을 주고 받는 것이 미술 대학원의 가장 큰 하이라이트이며 필요한 수업이었지만 그것은 늘상 기분 좋은 일은 아니었다. 내로남불의 원리가 여기에도 있었다. 내가 하면 '도움되라'고 하는 말이며, 내가 당할 땐 '님이나 잘하셔요, 뭘 안답시고'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달달했던 말은 당연하게 사라지고, 상처를 냈던 날카롭고 뾰족했던 비평만 남아 '새로운 도전'을 하게 하지 않았던가. 

스스로 '자기검열'하곤 하는 요즈음의 나는 가끔 주름지며 쭈그러든다. 후딱 탈탈 털어내며 앞으로 나아가면 될 것을.  최적화된(?) 최선의 노력이 부족함과 두려움 그리고 초라함을 무색하게 들킨 것일까? 왠지모를 '못난 점'을 들킨 기분이 들어버린 이유는 무엇일까. 혹시나 늘상 눈치를 보며 분위기를 파악한답시고, 나름의 최적화된 선택이 '오버'를 한 것일까. 아니면 타인들의 취향탓일까.

그냥 '훌훌' 털어내고 '수정'하고 나아가면 된다! 이럴 땐 일단 동네 공원엘 나가야 한다.

자외선 차단제를 얼굴에 덧바르고 서둘러 동네공원에 갔더니, 어라, 아까시아 꽃이 주렁주렁 피지 않았는가.  아까시아 꽃향기가 주는 위로를 킁킁거리며 한참이나 걸었나 보다. 요즘 대세라른 눈꽃같은 이팝나무와  붉은 토끼풀 그리고 하얀 개망초도 한창이다. 드디어 오월의 장미가 몇송이 피어있는 것을 보았다. 가지를 늘어뜨린 하얀 찔레꽃엔 유난히 작은 벌이 날아다니고 있는 것이 보였으며, 붉은 병나무 꽃이 만발하였다.

그래도 마음이 풀리지 않아 공원 근처 백화점에 가서 자외선 차단이 되어있는 양산겸 우산을 구입하러 가기로 했다. 올 여름은 작년보다 더 덥고 비가 많이 내릴 것이라 한다. 다행히 가게 사장님은 '사용법'을 친절하게 설명하신다. 흔들어 펴고 이쪽 저쪽을 잡아 정리하고.....이런저런 고객을 상대하다보면 피곤할텐데, '친절하게' 해야 할 일을 '성실히' 하는 모습을 보면서 감사하다는 생각과 깨우침을 얻었다. 

더 친절하고 성실하게!!!

더 부드럽고 더 온화한 태도를 장착해야 한다. 너무 열심을 내고 열정을 내어 '선'을 넘으면 안된다.  내 스타일로  최선을 다했다, 어리석게도ㅋ

 

Wednesday, May 14, 2025

뭐, 그럴 수도 있지

건강한 식단을 위해 금지한 음식중에 하나는 단순 탄수화물인 밀가루가 들어간 음식이다. 먹고 나서 심하게(?) 운동을 하면 되지 않을까하는 유혹의 속삭임에 저항하지 않고 구입한 부추가 다 떨어질 때까지 '부추전'을 흡입하였다.  비도 오지 않은데! 

 출퇴근 길의 횡단보도에서 마주치는 빵집의 달콤하고 짭짤한 빵의 유혹을 잘 견디고, 후루룩 맛있는 라면에 김치 한 조각을 하지 않고, 고소한 피자도 먹지 않고, 흰 쌀밥에 젓갈도 얹어 먹지 않고...... 아는 맛을 멀리하며 잘 견뎠던 내가 셀프로 '시험'에 들었나 보다.

갑자기 '훅'하고 여러 이유들이 잠깐 방심한 사이로 줄을 서며 침범해 들어온다. '몸에도 좋은 부추를 많이 넣고 밀가루는 조금만 넣으면 되지 않을까, 빵보다는 낫지 않을까, 먹고나서 움직이면 돼지......'

'아는 맛'이 무섭다고, 며칠 전 시험삼아 해 보았던 부추전은 정말 고소하고 맛있었다. 그러나 그 한번의 시도가 도화선이 되어  자신의 단단했던 결심을 무너뜨리고 더 큰 유혹 속으로 쉽게 끌고 들어가게 될지는 몰랐다. 

참지 못하고 기름 넉넉하게 두른 후라이펜에 부추전 반죽을 넣으니 '쏴'하며 소리가 나며 익숙한 기름진 맛이 온 집안을 가득 채운다. 고소하고 행복한 맛! 참을 수 없는 맛!!

마침내 체중이 오르고 머리 두피가 기름지며 피부 염증이 생기는 결과를 이틀만에 얻게 되었다. 그럼에도 내게 '염증'을 일으키는 요인을 구체적으로 알게 되어서 다행이다 싶다. '뭐, 그럴 수도 있지.' 

'지금이라도 늦지 않다'라고 자신에게 말해 주고 싶다. 자신과 주위의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건강한 식생활과 적절한 운동으로 기본관리라는 것을 꾸준히 해야 한다. 처음 늙어보는 일이라 시행착오도 있고 두렵지만, 내가 선택한 결정과 작은 습관과 공들인 노력이 '나'라는 사람으로 꽃 피고 꽃처럼 지지 않겠는가.



Tuesday, May 13, 2025

할머니 손

 피부가 얇고 살이 없는 나의 주름진 손은 오래된 시간을 솔직하게 그대로 드러낸다. 나이 먹은 것을 감추지 못하는 손등엔 파란 심줄이 튀어나오고 게다가 멜라닌 색소들이 여기저기 보이는 손은 어김없는 '할머니 손'이다. 가끔 거울을 봐야 볼 수 있는 웃는 얼굴과 날마다 육안으로 직접 보게 되는 쭈글한 손등이 보여주는 노화의 구체적인 증거는 다르게 느껴진다.

'멜라닌 색소'는 유전적인 것으로 시간과 물질을 부지런히 끊임없이 투자해야 하는 것이다. 잡티 없는 하얀 피부를 가진 사람을 부러워하는 문화속에 살다보면, 관리되지 않은 얼굴의 잡티가 가끔은 '부끄러움'을 주기도 한다. 과학의 힘을 빌린 잘 관리된 얼굴과 몸매 앞에서 당당할 수 있는가 자신에게 물어본다. 자연스러움을 사랑하던 나의 '당당함'은 어디로 갔는가.

여름이어도 얇은 긴소매 옷을 입고,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고 하여도 드러나는 유전의 힘은 어쩔 수 없는 것이라고 축적된 경험은 나에게 말한다. 손목에 검버섯 한 개를 제거했더니, 시간이 지나 더 많은 갯수의 검버섯을 데리고 오는 나의 피부는 유전의 힘이 강하다.

 '그냥 자연스럽게 살라고?'

하지만 문득 과학의 힘을 빌리고 싶은 순간이 내게도 있다. 활동적인 사람이 되어가고 있다는 증거인지도 모르겠다. 남의 시선보다는 자신의 만족을 위해서 여름이 다가오는 지금에라도 없애고 싶은 마음이 든다. 지난 겨울, 바글바글한 피부과에서 시술을 받지 않았던 게으름을 느닷없이 오늘 아침 나무란다. '왜 갑자기 손등에 눈이 자꾸 가는 것이지......' 쭈그러드는 자신감이 검버섯 몇개 제거해서 생긴다면 기꺼이 하고 볼 일이다. 

Monday, May 12, 2025

코코코 코

면역체계가 어떤 물질에 대해 '과민반응'을 일으키는 것을 '알러지'라고 하고, 나의 알러지는 '찬바람'이라는 의사선생님의 말씀을 반신반의했었다. '어떻게 찬바람이 알러지가 될 수 있담?' 아픔이 반복되니 결국 믿기지 않은 병의 원인을 '수용'하게 되었다. 나이가 들어 생긴 알러지로, 온도변화에 민감한 '혈관운동성 비염'에 걸리기 쉬운 사람이 된 것이다. 

 유난히도 들쑥날쑥한 봄날에 나름 적응을 한다고 아침출근 길엔 스카프를 두르고, 몸을 따뜻하게 한다고 따뜻한 물도 마시고 했는데......엊그제 실내 자전거 운동후 체온조절에 실패한 것 같다. 잠시 데워진 몸을 시원하게(?) 식히고 있었던 그 순간, 열린 창문으로 들어온 찬바람이  문제였음을 아프고 나서야 깨닫는다.

킁킁킁~~~ '코'로 숨을 쉬고 싶다! 코로 숨을 쉬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가! 

아침에 일어났더니 목구멍이 살짝 따끔거리고 머리가 띵하다. 아프고 나서야 다시 지난 생활을 뒤돌아본다. 더 몸을 따뜻하고 더 돌봐야 한다. 며칠 더 경과를 보고 병원을 가야 할 것 같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몸이 약해지는 것으로 자신을 잘 돌봐야 하는 것인데, 이팔 청춘으로 늙지 않은 마음은 때때로 방심한다. 

                                       본질적인 것은 잘 보이질 않는다

Sunday, May 11, 2025

낙화

 

낙화
                        -이형기

가야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봄 한철

격정을 인내한

나의 사랑은 지고 있다.


분분한 낙화......

결별이 이룩하는 축복에 싸여

지금은 가야 할 때,


무성한 녹음과 그리고

머지않아 열매 맺는

 가을을 향하여


나의 청춘은 꽃답게 죽는다.


헤어지자 

섬세한 손길을 흔들며

하롱하롱 꽃잎이 지는 어느 날


나의 사랑, 나의 결별,

샘터에 물 고이듯 성숙하는

내 영혼의 슬픈 눈

Saturday, May 10, 2025

행복과 즐거움

 '이상하게' 주말마다 비가 오고, 유난히도 변덕스런 봄을 보내고 있는 중이다. 5월 봄날인데도 비바람이 부는 날이면 두꺼운 겨울 잠바를 껴입고 밖으로 나온 사람들을 가끔 보며 '격세지감'을 느끼곤 한다. 예전엔 남들 '눈치'때문에 아무리 추워도 '겨울옷'이라 불려질 수 있는 옷을 입지 않고 봄옷을 입고 견디지 않았던가. 사계절이 분명하였던 옛날과 달리 지금은 종잡을 수 없는 변덕스러운 날씨에, 알아서 자신의 조건과 필요에 따라 옷을 입는 문화로 다양하게 변하고 있는 것이다. 나 또한 비온 뒤의 쌀쌀한 날씨가 무서워 얇은 오리털 잠바를 껴입고 오월을 걸었다. 

푸근한 쇼파에 눌러앉고 싶은 게으름이 붙들기 전에 서둘러 동네 공원으로 향하길 잘했다. 귀여운 개망초들이 계란꽃으로 하기엔 유난히 분홍빛을 품고 피어나고 있는 모습은 낭만적이었고, 봄바람에 영산홍의 꽃들이 강제로 떨구어져 있는 붉은 길은 자연이 주는 '비장미'를 느끼게 하였다. 봄비를 아직 방울방울 머금고 있는 보라색 붉은 토끼풀은 멋지다. 공원에서 가장 좋아하는 굽이진 길에 '붉은병 나무꽃'이 때를 따라 무리를 지어 한창 피어나고 있는 중이다.

게으름 피우지 않고 밖으로 나오길 잘했다~~~울퉁불퉁한 공원길을 걸으면서 시들시들해지려는 몸이 생기를 되찾는다. 삶을 더 생기있고 더 인간답게~~~

                                 붉은 토끼풀꽃으로 오는 행복과 즐거움



                              

Thursday, May 08, 2025

진자리 마른자리

 


언젠가부터 '어버이날'에 받는 선물로 '카네이션'보다는 내가 원하는 것을 구입할 수 있는 '현금'이 좋았다. 뉴스에 의하면, 부모님들이 받고 싶은 선물  '현금'이 1위를 하였다고 한다. 남들도 나처럼 다 그런 모양이다. 선물이란 때때로 까다로운 것이라, 시간을 들여 준비한 정성어린 선물이 어정쩡하고 애매했던 경험들이 쌓여 '현금이 좋아'란 실리적인 문화가  생긴 것 아닐까 싶다. 

학교에서 어버이날을 앞둔 전날의 수업시간에, 어린 아들들이 꼬물꼬물한 손가락으로 어버이날 편지를 쓰고, 카네이션 꽃바구니를 꾸며 집으로 가져왔던 오래된 기억과 만났다. 삐뚤빼뚤한 글씨로 낳아주시고 길러주시는 부모님께 감사함을 담은 편지를 쓰는 모습을 보면서 나의 어린 아들들이 생각났다. 

시들지도 않은 인조 플라스틱 붉은 카네이션을 부모님 가슴에 꽂았던 어린 시절이 내게도 있었다. (솔직히 난 그 인조꽃이 이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 시절 어버이날이면 카네이션을 가슴에 꽂고 하루를 기념하고, 그 카네이션을 버리지 않고 방 어디쯤에 보관을 했던 그 시절은 아주 옛날이 되었다. 세월이 흘러 지금은 카네이션 꽂고 돌아다니는 사람들이 없다. 

아침 출근을 해서 책상 위의 물병에 꽂아진 카네이션 한 송이를 보았다. 이상하게 어린 아들들이 가슴에 카네이션을 달아주던 그 오래되고 '낭만적인' 순간이 주는  느낌을 받았던 것 같다.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자니, 그 생김새가 불타는 것 아닌가.

'사람되라~~~' 진자리 마른자리 갈아뉘시며~~~지극정성으로 안고 업고 어르면서 자식들을 키우는 붉은 마음의 어버이날 노래, '어버이 은혜'를 부르면 이상하게 눈물이 난다. '계실 때 잘하자~~~'

Wednesday, May 07, 2025

그런 꽃

 아침부터 밥을 하고 채소를 다듬고......하루가 빡빡하게 적힌 날이다.  쉽게 헝클어지는 나, 간장 종지기보다 더 작은 그릇을 품은 나......시커먼 짜증이 마음의 꽃밭을 짓밟고 돌아다닌다. 그 짜증은 내가 만든 것이다. 별 것아닌 일이 '트리거'가 되어 짜증 유발을 하는 그런 상태. 아침부터 몸을 움직여 '짜증'을 털어내야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비에도 지지 않고

바람에도 지지 않고'

라는 글귀를 보았다. 비에도 지고 바람에도 지고......맨날 비바람에 넘어지는 현실의 모습을 알기에, 지지 않고 꽃 피우는 사람이 대단한 것이다. 인조꽃이 아닌 이상 비바람에 흔들리기 마련이고 시간은 이길 수 없는 것이다. 비바람이 주는 스트레스에 투덜대지 않고 묵묵히 피어내는 꽃은 많다, 그지.

 하잘것없고 보잘것없이 피고지는 그런 꽃이 지금 짜증이 난다! 

더 흔들려야 하는 모양이다. 더 몸을 움직여 짜증을 털고 볼 일이다. 학씨!

Tuesday, May 06, 2025

오월의 숲

월요일같은 수요일 아침이다.  황금연휴가 끝난 현실적인(?) 아침의 창문은 포근포근한 고구마를 쪄낸 수증기로 허옇게 뿌옇지만 저멀리 떠오르는 태양의 햇살이 보인다. 오락가락 징검다리로 비가 온다고 했던 붉은 연휴의 날씨에 그런대로 적응을 하며 나름 잘보냈지 싶다. 

연휴의 마지막날, 가까이에 있는 동네 푸른 산을 오르면서 거리의 친근감과 만만한(?) 존재감에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차를 타고 오가며 소비하지 않는 시간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산 밑에 있는 울긋불긋한 철쭉꽃들이 색이 빠지며 시들고 있었다. 가족들이 나와 오월의 시간을 함께 보내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꽃은 피고 지고, 나무는 잎의 크기를 키우는 오월의 시간은 참으로 푸르다. 

노란 작은 얼굴을 가진 '홍매화'가 귀엽게 무더기로 피어있었다. 정말 이름이 안어울린다는 생각을 매번 하게된다. 푸른 산에는 하얀 꽃들이 별 존재감 없이 군데군데 있었다. 밤꽃도 아니고 아카시아 꽃도 아닌 하얀 꽃......아카시아 향기가 있어야 하는 5월 아닌가하는 의문이 들어 산을 둘러보니 아카시아 나무가 없다. 

아카시아 향기가 진했던 예전의 동네 산이 생각났다. '비교하는 마음' 정지하고 봄비 맞아 푸근해진 둘레길을 걸었다. 

산의 둘레길은 경사가 있고, 돌멩이도 많은 거친 길인데 뛰는 사람과 맨발로 걷는 사람들을 만났다. 무슨 사정이 있길래......맨발로 파도가 밀고 쓰는 바닷가 곱디고운 모래길을 걸으면서도 발가락 사이로 작은 모래알이 까칠거리며 불편했던 기억이 났다. 파도 소리를 포기하고 바다와 저만치 멀어진 단단한 길에서 '신발'을 신을 때 얼마나 고맙던가.

작은 제비꽃들이 사라지고 분홍색 진달래도 사라졌다. 꽃들도 겸손하게 하얗게 조용히 피어나는 오월의 숲은 그야말로 푸르다~~~아름다움이란 마음을 진정시키는 것으로, 평화를 주는 것이라면 오월의 숲은 아름답다!

                                            오월에 만난 물의 마음
                                            가던 걸음 멈추고 똑똑똑!!!
                                            내 마음에 떨어지네~~~



Thursday, May 01, 2025

등등등

'기타 등등등'으로 살아가는 사람이 나라는 사실을 이제야 알겠다. ㅋ 한때는 나도 빛나는 별인줄 알았어요~~~기타 등등등~~~

그렇다고 노엽거나 슬프지 않다. 처음 살아보는 인생이라, 처음 늙어보는 것이라 서툴고 모질한 모습 어두움으로 있고, 그 어두움이 겹겹이 쌓인 곳에 뿌리를 내려 때로는 작은 제비꽃처럼 피고 지고 살고 있지 않는가. 상처있는 굴이 이 순간에도 진주를 키우고 있을 것이다. 너도 상처 많잖아 ㅋㅋㅋ

난 내가 가시는 있지만 향기 진한  '장미'인줄 알았다. 거리감이 생기는 장미! 나이든 탓인지 이제는 길거리 모퉁이 기타등등 작은 꽃들을 보면 발걸음을 멈추고 나를 보는 것처럼 바라볼 줄도 안다. 시간은 신기하다.

문득, '욕구'와 '욕망'이란 단어는 엄마의 정원안에 있었던 것을 깨닫는다. 수돗가 근처에 심어져 있던 대파는 엄마의 욕구였으며 파란 대문 앞에 심어져 있던 향기있던 장미는 엄마의 욕망이었다. 삶이란 기본적인 욕구와 욕망이 함께 있는 것을.

'행동하지 않으면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도전정신'으로 행운의 씨앗을 심어야 하는데 결국은 기승전나이탓(?)을 하며 추진력을 잃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주저주저하다가 긴 시간이 흐르지 않았는가. 기본적인 체력탓이다! 굳이 이 나이에 도전까지 해야 하는 것일까 묻는다. 삶을 다할 때까지 '지적 호기심'을 잃지 않기로 했는데, '열린 마음'으로 배우기로 했는데.....기타 등등의 이런저런 생각으로 게으름을 피운다.

일단, 돋보기를 새로 맞췄다. 때로는 사물이 지닌 힘의 도움을 받아야 할 때가 지금이다. 눈이 밝아지면 가야 할 길이 보일 것이고 내 선택을 책임질 용기도 생길 것이다. 행복은 얼굴에 걸친 돋보기를 걸치고 만나는 기타 등등의 세상으로부터 올 수 있다는 것을 지금 나는 잘 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