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May 06, 2025

오월의 숲

월요일같은 수요일 아침이다.  황금연휴가 끝난 현실적인(?) 아침의 창문은 포근포근한 고구마를 쪄낸 수증기로 허옇게 뿌옇지만 저멀리 떠오르는 태양의 햇살이 보인다. 오락가락 징검다리로 비가 온다고 했던 붉은 연휴의 날씨에 그런대로 적응을 하며 나름 잘보냈지 싶다. 

연휴의 마지막날, 가까이에 있는 동네 푸른 산을 오르면서 거리의 친근감과 만만한(?) 존재감에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차를 타고 오가며 소비하지 않는 시간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산 밑에 있는 울긋불긋한 철쭉꽃들이 색이 빠지며 시들고 있었다. 가족들이 나와 오월의 시간을 함께 보내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꽃은 피고 지고, 나무는 잎의 크기를 키우는 오월의 시간은 참으로 푸르다. 

노란 작은 얼굴을 가진 '홍매화'가 귀엽게 무더기로 피어있었다. 정말 이름이 안어울린다는 생각을 매번 하게된다. 푸른 산에는 하얀 꽃들이 별 존재감 없이 군데군데 있었다. 밤꽃도 아니고 아카시아 꽃도 아닌 하얀 꽃......아카시아 향기가 있어야 하는 5월 아닌가하는 의문이 들어 산을 둘러보니 아카시아 나무가 없다. 

아카시아 향기가 진했던 예전의 동네 산이 생각났다. '비교하는 마음' 정지하고 봄비 맞아 푸근해진 둘레길을 걸었다. 

산의 둘레길은 경사가 있고, 돌멩이도 많은 거친 길인데 뛰는 사람과 맨발로 걷는 사람들을 만났다. 무슨 사정이 있길래......맨발로 파도가 밀고 쓰는 바닷가 곱디고운 모래길을 걸으면서도 발가락 사이로 작은 모래알이 까칠거리며 불편했던 기억이 났다. 파도 소리를 포기하고 바다와 저만치 멀어진 단단한 길에서 '신발'을 신을 때 얼마나 고맙던가.

작은 제비꽃들이 사라지고 분홍색 진달래도 사라졌다. 꽃들도 겸손하게 하얗게 조용히 피어나는 오월의 숲은 그야말로 푸르다~~~아름다움이란 마음을 진정시키는 것으로, 평화를 주는 것이라면 오월의 숲은 아름답다!

                                            오월에 만난 물의 마음
                                            가던 걸음 멈추고 똑똑똑!!!
                                            내 마음에 떨어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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