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May 31, 2023

나부터 좋은 사람

 답을 알고 있는 사람들과 대화를 한다는 것은 가끔 두려움이다. 답이 이미 정해진 사람들은 잘 듣지 않는다. 듣는 것 같지만 상대의 입장이 되어 듣질 않고 그 순간에도 판단하고 답을 구하느라 스스로의 소리를 듣느라 바쁘다.

자신도 그럴 때가 있다. 뭔가 먼저 알고 있는 사람으로서, 그 동안의 경험과 지식 그리고 나이먹은 지혜로 앞질러 생각하고 말을 끝까지 듣지 못하고 말을 자르고, 확신에 찬 답을 들이밀 때도 종종 있다는 것이다. 

막상 답이 정해진 사람과 대화를 하다보면 거울을 보는듯 그 못난 자신의 모습을 보고 만다.

사람과 사람사이에 '적당한' 거리는 어떻게 측정하는 것일까? 그리워질 때까지 만나지 않으면 되는 것일까? 아주 멀어지던데...사람도 꽃처럼 관리를 해야 내꽃이 된다는 것쯤은 알고는 있지만서도 굳이 열심을 내어 인연을 유지해야 하는 것인지 의문이 살짝 들기도 한다. 그래도 나이들어 고독한 시간에 전화들어 서로의 안부 묻고 연락할 수 있는 친구는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그리움으로 남는 사람들과의 인연은 그렇게 그리움으로 보내는 모양이다. 

지금 이모습 그대로 바라보고 존중해주는 그런 관계를 갖고 싶다는 생각을 이 목요일 아침에 해본다. 아자아자! 나부터 좋은 사람~~




Tuesday, May 30, 2023

개구리 우는 봄밤

 지난밤 공원 산책길에 검은 반점이 있는 흰색 고양이가 소나무 가지 위에 앉아 있던 모습이 잊혀지지 않는다. 소나무 아래 다른 고양이가 있는 것으로 보아 쫒기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어쨋든 고양이가 소나무 위에 앉아 있는 모습은 낭만적이었다.ㅋ 날이 흐려서 달과 별이 없는 여름밤이었지만 특별한 볼거리였음은 분명하다. 뭔일이지 하고 걷고 있자니 검은 선글라스 쓴 '라쿤'(너구리?)이 인기척에 후다닥 사라진다. 

분명 검은 선글라스를 쓰고 있었다. 미국에서 보았던 광고 하나가 생각이 났다. 노안이 와서 잘 보이지 않게되어, 라쿤을 자기집 고양이로 착각하고 문을 열어 기꺼이 집에 들인다는 웃픈 광고가 잊혀지지 않는다. 배가 고픈 라쿤이 집주위를 어슬렁거리다 고양이 밥을 축내는 것을 고려한다면 있을 수 있는 이야기이다. ㅋㅋ 너구리가 가족을 데리고 나와 도시 쓰레기통을 뒤적거리며 배를 채우는 모습은 실제로 목격한 풍경이기도 하다. 

달과 별이 없는 초여름밤이 개구리 떼창으로 가득채워지니 동물들이 여기저기 출몰하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개구리 떼창소리 정말 크다! 숫놈 개구리가 암컷 개구리를 찾기위해 내는 소리라고 한다. ㅋ 정말 징그럽게 크게 소리를 낸다. ㅋ 나름 각각 소리가 구별이 되는 것 같기도 하다. 

그것은 그렇고, 쓰레기가 보이지 않게 하는 법은 없을까 묻고 싶다. 일본 여행을 할때면 도시가 얼마나 쾌적하던가. 그것은 거리에 생활 쓰레기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쓰레기가 노골적으로 보이지 않게 가리개를 하여 감출 것은 감추고, 보일 꽃은 드러내 보이고 , 국가 전체적으로 쓰레기 시스템을 보완했으면 좋으련만 그것이 어려운 모양이다.

노오란 코스모스가 하늘 하늘거리자니, 얼굴 크기를 줄인 접시꽃이 한창 단장을 하며 꼿꼿이 자신의 때를 준비하고 있는 5월의 끄트머리이다. 꽃들에게도 각자의 때가 있다. 사라지는 것들에 대해 '아등바등' 연연해하지 않고, 부질없는 여러 욕망에서 자유로운 삶을 살고 싶다는 생각이 잠깐이나마 마음속에 들어왔지 싶다. 마음속 쓰레기도 그때그때 잘 치우고 버려서 마음을 맑고 고요하게 유지하기로 한다. 오늘 하루도 아자아자!


Monday, May 29, 2023

Korean Melon

비가 장마처럼 내리던 석가 탄신 연휴를 보낸 화요일은 월요일이다. 궂은 날씨탓으로 남쪽 시골로의 여행 여정을 포기하고, 집안일을 하다보니 빠알간 시간들이 다 빠져 나가고 말았다. 연휴가 다 끝나가는 밤의 초조함과 불안함은 뭣 때문이지...꼭 숙제 하지 않고 있는 그런 느낌이라고 할 수 있겠다.  직장 시스템에 들어가 미리 해야 할 일들을 점검하고 나니, 그런대로 막연한 불안함이 좀 사그라지는 것 같기도 하다. 

나이를 먹으니, 신 음식이 꺼려진다는 것이다. 신 음식과 질긴 음식을 즐겨 먹던 젊었던 식습관을 생각하면 그나마 버티고 있는 오래된 치아가 대견하기도 하다. 치아를 자극하지 않는 신맛이 없는 과일을 선택하자면, 요즈음은 노란 참외를 고르게 된다는 것이다. 비타민C가 다른 과일에 비해 약한 것은 알고는 있지만 여기 이곳에서 선택지가 다양하지 않다는 것이 현실이다.

미국에서 지내던 40대 시간속에 '멜론'은 달고 부드럽고 맛있었지 싶다. 주황색 멜론(허니 듀 ), 연두색 멜론, 그리고 값이 저렴했던 워터멜론(수박)을  얼마나 자주 먹었던가. 지금 이곳은 어떠한가. 노란 참외만 제외하고 모든 멜론들이 가까이 하기엔 현실적으로 너무 비싸다. 물론 엔데믹 시대에 비싸지 않은 것이 어디 있겠는가만은 특별이 이 과일들이 비싸다.

그때는(미국시절) 귀한 노란 참외가 참으로 먹고 싶었었다. 인터네셔날 마켓에 가서 구입한 참외는 비싸고 시들거렸지 싶다. 파마스 마켓에 나온 참외는 싱싱하지만 너무 비싸게 붙여 놓은 가격을 보고 놀라 구입할 수 없었다. 그 가격이면 커다란 수박을 한통 살 수 있었다. 그래서 한국에 귀국해서 노오란 '참외'의 가격에 흥분했지 싶다. 달고 아삭거린 참외는 참으로 가격도 착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멜론은 쳐다 보지도 않는다.ㅋ

그래서 지금도 참외를 맛볼때면 그 시절의 갈망을 떠올린다. 귀해야 맛있나 보다. 지금은 여기저기 노오란 참외가 가득이다. 참외 껍질을 벗기고 속에서 달콤한 속내를 파낼때면 아까워서 나름 연연한 행동들을 하곤 했는데 ㅋㅋ 속내에 비타민C가 많다고 한다. ㅋ 참외씨는 몸에도 좋다고 한다.  

기억이 시작되던 유년시절 그때, 시골 큰엄마를 따라 산 중턱에 있는 참외밭에 갔었다. 일을 하시다가 큰엄마가 노오란 참외를 따서 돌팍에 팍 때려 쪼개어 준 그 달콤했던 참외를 지금도 기억한다. 햇살을 보지 못한 참외 아랫쪽은 흰색이었던 그 이쁜 노란 참외.

참외를 점심 도시락에 가득 담았다. ㅋ 아자아자 홧팅!

Friday, May 26, 2023

양귀비 그리고 나

 

오랜만에 블러그 프로파일 사진을 바꿨다. 동네 공원의 양귀비 꽃이다. 붉고 아름다운 양귀비를 지금 축하하지 않으면 내년 봄까지 기다려야 한다. ㅋㅋ 양귀비 꽃말은 '위안'이라고 한다. 특히 붉은 색 양귀비의 꽃말은 '몽상'을 뜻한단다. 개화시기는 5월과 6월로 '우미인초'라고도 한다.  '항우'의 연인 '우미인'이 자결한뒤 그 무덤에서 피어난 꽃이 꽃양귀비로, 마약성분이 들어있는 양귀비와 구별된다고 한다.

Wednesday, May 24, 2023

The Old Trees

 또 신문이 밀렸다. 

수강신청이 있는 주라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중이다. 대부분 고령의 사람들이 수강 신청에 어려움을 겪기에 도움을 드려야 한다. 키보드 자판에도  능숙하지 못하고, 프로그램 시스템에도 낯설은 사람들이 온라인에서 수강신청을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어쩌면 당황스럽기도 해서 일찌기 포기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라 짐작한다. 자신 또한 주민센타에서 운영하는 강의를 듣기위해 귀찮고 불편한 온라인 수강신청에 머리를 흔들며 자식들에게 부탁하지 않았던가. 아이디를 만들고 비밀번호를 만들고 잔글씨 많은 인터넷 사이트에서 길을 찾는 것이 부담스러웠던 지난날의 나를 떠올려 본다.

노령이지만 노령이라고 인정하고 싶지 않은 것이 사람의 마음이다. 쉽게 '노령'이라고 체크하고 자신을 분류하는 것이 망설여지는 것이 보편적인 현상인 것 같기도 하다. 연로하신 분의 민감한(?) 반응을 보고 조금은 놀랐지 싶다. 객관적으로는 분명 노령의 연세인데...

마음속에 들어온 고귀한 씨앗 품고, 발걸음 씩씩하게 옮겨 현장으로 찾아와 수강신청을 하시는 분들에게 감동을 받았다. 가슴속에 뭔가 찡한 느낌이 드는 것은 뭐지? 무심하게 빨리도 변하는 세상에, 적응하기를 포기하지 않은 사람들은 위대하다. 자신의 삶을 각자의 색깔대로 살아온 분들이 존중받고 행복한 세상이었으면 한다. 세월을 머금어 주름지고 연약해졌지만 자연스러운 일이라 받아 들이고,  슬퍼하거나 우울해 하지 않고,  즐겁게 세상과 소통하였으면 하는 바램이 들었다. (자신에게 하는 위로의 말이기도 하다.) 

한 번 배우는 것 온종일 하겠다며 오전 오후 수업을 다 등록하시는 분에게 건강을 염려한답시고 고려해달라는 말씀은 드리지 못했다. 

오늘은 목요일이다. 나무를 심는 목요일! 항상 변하지 않는 '상록수' 대신에 철마다 변하는 '활엽수'도 괜찮다. 마음밭의 숲엔 상록수와 활엽수가 반반 사이좋게 균형을 이루어 심어졌으면 좋겠다. 활엽수가 나뭇잎을 다 떨굴 때는 푸른 상록수가 숲을 지키도록 말이다. 아자아자!

Tuesday, May 23, 2023

좋은 사람

 수요일 아침이다. 화분에 물을 주어야 하는 아침이지만, 일터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고 와야 한다는 특별한(?) 의무감에 이미 몸과 마음이 긴장모드이다. (그런데 왜 물을 주지 않냐고? 그러게! 화분 물받이에 물이 넘치면 또 그것을 치워야 하고...퇴근후에 주는 것으로...)

새벽 일찍 일어나는 습관으로 인해 오후시간엔 자신을 스스로 구하는 일도 힘들다. 밀려오는 낮잠과 집안 일, 그리고 나이들면 자주 다녀야 한다는 병원도 가야하는 것을 고려하면,  온종일 직장을 갖지 않은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오랜만에 일터 근처 밭에서 상추를 구입했다. 넉넉한 인심으로 맛있는 상추를 한 보따리를 꾹꾹 눌러 넉넉하게 주시는 텃밭 주인님 얼굴은 이미 햇빛에 그을렸다. 아무나 텃밭에서 일하고 땀흘리는 일 할 수 없고, 인심좋게(돈은 그냥 조금 받고) 상추를 많이 줄 수 없다. 밭에서 땀 흘리는 얼굴은 건강하고 아름답다. (몸에 좋지 않은 자외선이 무섭지 않으려나? 왜 모자는 쓰고 있지 않지? 손톱에 이쁜 젤을 입히고 싶지는 않은 것인지? 허리는 안아프신지?) 

지금도 이렇게 인심좋은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이 더 놀라울 뿐이다. 배려심 깊게 색색별로 종류별로 다양하게 상추를 담아 주신다. 상추도 상추이지만 텃밭 여주인님의 넉넉한 인심에 더 맛있는 것 같기도 하다. 출근할 때면,  여주인님이 없나 체크하게 된다는 것이다. 천원짜리 여러장을 지갑속에 두툼하게 챙겨 놓아 두었다.ㅋ 시간을 거슬러 올라  인심 좋은 아득한 예전으로 돌아간 느낌이 든다. 우연히 마주치면 구입할 수 있다는 사실 또한 영화적이다. 

나도 좋은 사람이 되기로 한다. 아자아자~

Monday, May 22, 2023

모두가 꽃

 창문을 열지 못할 정도로 공기질이 나쁜 아침이다. 내일이면 보통의 공기로 돌아간다 하니 잘 견뎌보기로 한다.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니 즐길 수밖에 없는 것 아니겠는가. 날은 더워지고 마스크를 얼굴에 입힌다는 것이 그리 유쾌한 일은 아니긴 하다. 

지난 주말에 동네 공원에 가서 발견한 이쁜 꽃사진을 올려본다. (왜 중년 여자들이 꽃을 좋아하고 꽃사진을 찍는 것인지 누가 글을 썼던데 궁금해서 찾아 봐야겠다.) 거창한 이유는 모르겠고, 그냥 이쁘니까 찍고 기억하는 것 아니겠는가. 꽃처럼 정교하고 아름다운 것이 또 이 세상에 있던가. 본능적으로 유혹하는 꽃! 아름답다!! 이름이나 알아봐야겠다. 엉겅퀴 꽃이던가. 

Sunday, May 21, 2023

손톱을 관리하는 것

 집안에 행사가 있어 최선을 다한 모습을 보여 주어야 한다는 의무감이 들었다. 자신의 초라함으로 인해 분위기가 쳐질 것을 염려한 것이기도 하다. 즐거운 행사이니, 파티에 임하는 것처럼 손톱에 젤을 입히고, 속눈썹 연장을 하였다. 

정성스럽게 네일 전문가가 공들여 놓은 핑크빛 젤이 덮여있는 손톱을 바라보면 기분이 묘하게 좋아지는 것이다. 이런 맛에 사람들이 네일샵을 다니는 것 아닌가 하는 공감을 해보았지 싶다. 네일샵에 일년 회원권을 끊어 새로운 경험을 해보고 싶다는 살짝 사치스러운(?) ㅋ 생각이 들긴 했었다. 고무 장갑을 끼고 설거지를 하고, 위생장갑을 끼고 요리를 하고, 뭐 그렇게 귀하게 손톱을 관리하면 그런대로 3주동안 시각적으로 즐거움을 맛볼 수 있다는 사실을 받아 들이고도 싶었지 싶다. 

2주란 시간이 지나니 손톱이 길게 자라났다. ㅋ 이 깝깝함은 무엇이지?

급하게 네일샵에 전화를 걸어 두껍게 입혀진 젤을 제거예약을 하였다. 단단하게 입혀진 젤을 지우는 것 또한 장난이 아니다고 한다. 인터넷에서 검색을 하여 알뜰하게 제거시키려고 했더니, 결론적으로 그냥 샵에서 돈주고 제거하는 것이 낫다는 정보를 접하고 말았다.

그냥, 특별한 날에만 바르는 것으로 마음을 정했다. 손톱관리 하나로 해결될 중년의 모습이 아니다. 그것보다, 튀어 나오는 중부지방의 구역확장을 염려하고 먼저 관리해야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잊지 말어야 한다.

속눈썹 연장은 어떠한가! 연장해 놓은 인조 눈썹이 떨어져 눈속으로 들어가는 사고를 당했다. ㅠㅠ 얼마나 당황스럽고 아프던지요! 아픈만큼 성숙하다는 말은 지금도 맞다. 소중한 눈의 통증을 겪은 후, 마음에 다짐을 하였다. 이제 앞으론 속눈썹 연장같은 것은 내 사전에 없다며 마음밭에 '눈안에서 돌아다니던 통증'을 각인 시켰다. 

사실, 속눈썹 붙이니 눈이 예쁘다는 말은 들었다. ㅋ 이뻐서 뭐하지? ㅋ 

속눈썹은 어떻게 제거하지? 오일을 바르고 벅벅 문질러서 제거를 한다는 것이 그만 진짜 속눈썹까지 떼어내고 말았다. 얼마나 아프던지요! ㅠㅠ

그나마 짧은 속눈썹들이 뽑혀 나가고 아직도 몇가락 남아있는  뻐신 인조 눈썹을 붙이고 있는 중이다. (아무도 내 눈썹이 요모냥인거 신경 안쓴다ㅋ)

어쨋든, 파티는 하루도 안되어 끝났고, 젤로 입힌 손톱과 연장된 눈썹은 아직도 파티를 기억하고 있는 중이다. 그냥 자연스럽게 사는 것을 선택하고 살아야한다는 교훈을 얻었던 것 분명하다. 단단한 젤을 제거하려면 얼마나 강한 화학제를 사용한단 말인가. 아니나 다를까 이제는 에프터 관리를 해야한다며 돈을 청구한다.ㅋ( 작은 드릴로 손톱 위에 굳어진 두꺼운 젤을 제거함) 

손톱이 빠진 경험이 있는 나로서는 손톱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 소중한 손톱과 눈썹 잘 관리하세. 겉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진짜 중요한 것은 안에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아니 된다. 순수한 내 눈썹, 순수한 내 손톱 얼른 되찾아야 한다! (일상의 평범한 것들은 참으로 소중하다.)

Thursday, May 18, 2023

Numbering

  뇌는 지금 '업그레이드' 중이다. 머리에 쥐가 나고 어깨와 목에 근육이 뭉쳐 통증을 동반할 것이고 사실 이미 어김없이 그리하고 있다. 자신이 가장 자신없는 숫자와 만나야 한다.ㅠㅠ  결국 어쩔 수 없이, 피할 수 없는 때가 도래한 모양이다. (모든 것을 잘할 수는 없지 않겠는가.) 학창시절 수학을 포기한 사람(수포자)로 친구들은 나를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초등학교 4학년이래 산수와 수학을 거들떠도 보지 않았던 사람으로 대학가고 또 대학가고 대학원까지 졸업한 것은 감사한 일이기도 하다. 운이 좋았던 것일까. 

숫자와 친하고 수학만 잘했어도 삶이 더 탄탄대로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아니드는 것은 아니다. 더 자신감 있고 더 당당하게 전문적인 직업을 가질 기회가 열렸을 것이고, 더 폭넓은 선택지를 받았을 것이라는 것은 사실이다. 어쨋든, 난 수학 공부라는 것을 하지 않았고 모든 기운을 모아 사지 선다형 문제를 읽고 맘에 드는 번호를 추리느라 나름 식은 땀을 흘린 사람이라는 것이다. ㅋㅋ평소에 나름 '신기'를 발휘하여 답을 잘 골랐었는데, 결정적인 학력고사 시험 당일 날 얼마나 떨리든지요. 답이 저절로 보이는(?) 신기를 발휘하지 못하고 그만 답사이로 번호를 찍었다.  수포자답게 학창시절 최저의 수학 점수로 마무리를 했다는 것이다. (ㅋㅋ 기회가 된다면 정말 수학 과외를 받고 싶긴 하다.)

학력고사 시험 보는 날, 둥그런 상에 가족들과 함께 아침을  먹을 때, 울 친정 아부지께서 하신 말씀은 컴퓨터 시스템을 통달한 듯, 중간 번호 하나를 골라 내리 써버리라고 당부를 했었는데, 그만 어긋나게 아부지 말씀을 듣지 않았다. ㅠㅠ 그래서 결과는 최저 점수였고, 집 보일러는 불길하게 고장이 났었고, 그리고 수학시험은 아주 쉬웠다고 한다. 상대적으로 난 학력고사 망친 것이다. ㅋㅋ

지난 일이라 웃는다.

숫자에 알러지가 있는 사람인 것 같다. 숫자가 들어 있으면 문해력과 순발력이 떨어지고 뇌가 정지되는 느낌을 받는다. 그럼 돈계산은 어떻게 하냐고? ㅋㅋ 수학 머리만 없지 다른 머리는 반대급부로 더 영리한 것 같기도 하다. 모르는 것을 배울 때, 더 집중하고, 더 반복하고 숫자만 아니면 두려울 것이 없다는 것이다. ㅋ 

그런데, 숫자가 보이는, 하기 싫은 공부를 해야 한다. 어쩔 수 없다. 그리고 피할 수 없다.  도전이다! 긍정적인 기억을 마구마구 떠올려 본다.  미국 대학생을 가르치기 위해 느닷없이 디자인 책을 들여다 보며 수업 지도안을 짰던 기억, 한번도 해본 적 없는 프로젝트를 위해 공부했던 기억...그리고 얼마나 성공적(?)으로 잘 이루어냈던가 말이다.

하고 싶지 않지만 해야 하는 이번 공부는 자신을 더욱 강하고 우아하게 만들 수 있는 도전이 될 것이라 의심하지 않는다. 그래, 포기하지 않고 도전한다. 아자아자!

Wednesday, May 17, 2023

Like the Wind

 아무리 두터운 어두움일지라도, '내가 웃으면 그곳에 별이 생긴다' 신문을 읽다가 발견한 멋진 말이다!

버스 정류장에서 예의 없는 청년이 여전히 손을 번쩍 들어 버스 기사님께 강한 의지를 보이자 현명한(?) 기사님이 시험에 들게 참으로 애매한(?) 위치에 버스문을 세운다. ㅋ 그래, 피곤하신 젊은 친구 먼저 타시게 하며 머뭇거리자 이 무매너 젊은 친구가 무슨 일인지 행동을 멈칫거린다. 헐, 무슨 일이지? 양심이란 것이 있나? 갑자기 왜 이래? 순식간에 여러 생각이 들었다. 할 수 없이 젊은 친구보다 먼저 버스에 올라탄 난 당황스러웠다. 분명 나쁜 젊은 친구인데...ㅋㅋ 

내맘같지 않은 행동을 하는 사람들, 갑자기 바람직한 행동들을 선택하여 보여준다. 내가 쌓아놓은 데이타들이 잘못된 수집이었다는 것을 보여주듯이,  갑자기 웃는 얼굴로 달작지긋한 말을 건네는 사람들, 공손하게 인사하는 사람, 다들 잘해보려고 '노력'이란 것을 하고 있는 모양이다. 상호 '배려'하고 존중하는 그런 사회는 조금은 노력해야 하는 것임에 틀림없다. 불쾌하고 부정적인 생각에서 벗어나 '웃는 얼굴'로 매번 다시 시작해보는 것이다. 좋지 않은 기억과 감정은 제거하고 마음밭이 메마르지 않도록 잘 관리하여야 한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지 싶다. 

감정적인 사람에 속하는 편인 자신을 돌아본다. 하긴, 나이가 먹으니 감정적으로 날뛰는 것이 피곤하긴 하다. 나이숫자가 늘어나면 좋은 것이 이런 것인 것 같기도 하다. '내려놓고 내비두는 것!' ㅋㅋ피곤해서리...'심드렁 무심하게' 행동하는 자체가 비겁해 보인 적도 있었는데...많이 변했다. 간단하게 나 늙었다!ㅋ

옹졸하고 쪼잔한 사람되지 말아야 한다. 마음 넉넉하게 여유를 두고 용서도 하고 그러면서 사람들의 단점을 품을 수도 있는 그런 사람이어야 한다고...(왠지 남의 옷을 입은 듯 어울리지 않은 느낌은 왜 드는 것이지?)

'그물에 걸리지 않은 바람처럼' 너무 집착하지 않고 자유롭게 살아보자고 아자아자!

Tuesday, May 16, 2023

물을 주는 수요일

 출근을 앞둔 바쁜 시간이지만, 창문을 열고 화분에 물을 주었다. 수요일이니 나의 식물들에게 물을 주기 적당한 날이다. 창문을 열지 않고서는 견딜 수 없는 초여름같은 날이 성큼 급하게 찾아왔다. 선풍기도 돌리면 한결 시원해지는 느낌을 받는 지금은 아직 오월이 끝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동남아는 40도가 넘는 뜨거운 이상 기온이 지속되고 있다고 한다. 만성적자에 허덕이던 한국전력이 아기걸음으로 전기세를 올렸다고 한다. 에어컨을 켜지 않고서는 견딜 수 없는 무더운 여름을 떠올리자니 걱정스럽다.

에어컨과 선풍기가 있는 도서관 컴퓨터실도 땀이 슬슬 배어 나왔다. 코로나가 다 끝나가는 엔데믹 시대라고 하지만 아직도 코로나는 무시하지 못할 전염성 강한 세균이다. 창문을 열고 환기를 시켜야 하는 고로 에어콘을 줄곧 켜고 있을 수도 없고, 창문도 한쪽만 있어서 맞바람도 불가하고, 공기를 섞어 줄 대형 선풍기가 한대로 넓은 공간을 담당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더운 여름이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는데, 집도 아닌 일터에서 땀이 나오고 있다는 사실은 살짝 두려움이다. 원래 땀이 잘나지 않은 체질인데, 아무리 운동을 해도 남들과 달리 별로 흘리지 않은 편인데 땀이 나오고 있음을 인지하였다. 부채라도 들고 다녀야 할까.

버스를 기다리다 만나는 사람들이 있다. 같은 시간 같은 정거장에서 만나는 사람들중엔 이웃이라고 여기고 인사를 하는 사람들도 있기도 하고, 먼저와 기다리는 사람들의 묵언의 순서를 무시하고, 늦게 정거장에 도착했으면서도 손을 번쩍 들고 자신앞에 버스를 세우는 사람도 있다. 한 소리 할 수도 없고 해서 그냥 그러려니하며 참는다. 출근하는 아침,  늘 똑같은 행동을 하는 젊은 사람을 지켜보는 것은 즐거운 일은 아니다.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는 말을 피하고 싶다. 눈도 마주치고 싶지 않고 얼굴도 기억하고 싶지 않을 정도로 혐오를 하는 모양이다.ㅋㅋ

예의를 모르는 사람들은 추하다. 

부끄러움을 모르는 사람들을 어찌 응대해야 하는가. 그냥 패스시켜야 한다. 새벽시간에 여전히 소리를 내어 수면을 방해하는 윗집 사람들 그냥 패스한다. 저러다 살다 가겠지...ㅠㅠ

'감사합니다'와 '죄송합니다'란 말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사람들과 함께 어울리는 일 또한 힘든일이긴 하다. 이것 또한 그냥 '그러려니'하며 절대 충고질 같은 것 할 필요가 없다. 후딱 지나가버리는 것이 최선이라는 것이다.

타인으로 인해 자신의 기분을 좌지우지 운전당하지 않도록, 오늘 하루도 맑은 정신으로 행복하기로 한다. 아자아자!




Monday, May 15, 2023

달라진 나

 분주한 월요일을 보내고 화요일 아침이다. 어제보다 3도 가량 더 온도가 올라간 날이라고 한다. 일교차가 심하니 물론 얇은 겉옷을 잘챙겨야 한다는 소식이다. 출근 가방안에 비상용 스카프를 챙겨 두웠다. 

읽지 않은 신문이 쌓여있는 것은 불안한 일이다. 얼른 시간을 내어 후딱 읽어 치워버려야 하는데 그냥 버리지도 못하겠고 부담스럽다. 바쁘긴 바쁜 모양이다. 푹신한 의자에 앉아 신문을 보는 즐거움을 챙기지 못하다니 말이다. 신문뿐이겠는가! 소금에 절인 생선을 씻어 냉장고에 넣어 두어야 한다는 사실을 하루가 지나고, 다음날 이른 새벽에야 깨닫지 않았는가.

부랴부랴 생선을 씻어 냉동고에 쑤셔 넣고도 잠이 오지 않았다. 화요일 오늘 하루를 잘 꾸릴려면 충분하게 잠을 자둬야 하는 것 왜 모르겠는가. 이 생각 저 생각으로 뒤척이다 아침을 먹었다. 

그래도 난 행복하다. 옷을 챙겨입고 밖으로 나갈 수 있는 곳이 있다는 사실에 만족스럽고 감사하다. 퇴근후에 일과 관련된 카톡 메세지가 오는 것은 그리 즐거운 일이 아니다. 부담스럽기 그지 없다. 하지만 업무상 해결해야 할 임무이니 성실하게 임해야 한다는 것이다. 처음 시작하는 일이라 서툴러 타인들의 도움이 필요한 일이라 급하게 포기하고 싶었지만 마침내 문제를 해결하고 말았다. ㅋㅋㅋ 셀프로 칭찬해 주고 싶다. 

먼저 일을 시작한 친구가 큰도움을 주고 있다. 감사한 마음 잊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사람들은 고마움을 쉽게 잊는다. 특히 내가 그렇다.ㅋ

전화를 걸고 그리고 받아주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고마운 일이라는 것을 알만한 나이가 되었다. 

아침출근을 시작한 후로 삶의 변화가 있다. 주변 사람들이 참 친절하다는 것이다. 심지어 어시장에 가서도 상인 여주인이 시간이 있다며, 그냥 검은 봉투에 넣어주지 않고  생선손질까지 해주며 좋은 마음을 전해 주신다. 빵집에선 약속을 못지켰다하며 비싼 빵을 거져 주신다. 다들 왜 이러시지?ㅋ

아무래도 내가 변했기 때문일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 좋은 사람이 되기로 결심한 후로 내게  감사할 일들이 많이 생긴다는 것이다. 얼굴 표정에서 나오는 기운이 달라지고, 옷도 잘 챙겨 갖춰입고, 귀티나게 행동하고(?), ㅋㅋㅋ하여튼 달라진 나는 셀프로 마음에 든다.

붉은 장미가 피어나고 있다.

'임페리얼 로즈'는  미국집 정원에 최초로 심었던 장미 브랜드의 이름이다. 얼마나 향기롭던지요! 그후로 여러 그루의 장미를 심었었다. 붉은 장미, 핑크 장미, 코럴 장미, 흰 장미, 노란 장미...동네 공원에 하얀 찔레꽃을 바라보자니 야생적으로 강한 찔레꽃과 접목한 코럴장미 노란 장미가 생각났다. (요즈음은 구글로 검색하면, 예전에 살았던 미국집 노란집(?) 풍경도 볼 수 있다. 생각보다 데이타가 자주 바뀌는 것은 아닌 것 같기도 하다.) 

가지치기를 하지 않은 장미넝쿨이 길 울타리 너머로 뻗어와 손짓을 한다. 어린 친구들이 오가는 등교길인데 위험하지 싶다. 

오늘 하루는 가시 돋힌 말 내뱉지 말고 대신에 향기로운 말만 하고 살아보자고 아자아자(넘 오그라드는 표현이었을까?)

Sunday, May 14, 2023

월요일 아침

 날씨 온도가 날로 오르고 있다. 두꺼운 청바지 대신에 얇은 바지를 챙겨입고, '워터푸르프'라 공기 순환이 어려운 신발 대신에 가벼운 운동화를 현관앞에 꺼내두며 얇고 시원한 아침 출근 준비를 하고 의자에 앉았다. 

주말 동안 너무 논 것(?)은 아닐까 약간은 불안한 생각이 든다. 공부해야 할 것들이 분명 있었는데 요리하고, 세탁하고, 청소하고, 화분갈이 하고, 장보고...새삼스럽게 중고거래에 기웃거리다가 그만 빠져 나오지 못하고 거래를 성사시키지 않았는가. ㅋㅋ 굳이 구입하지 않아도 될 물건이라는 것이다. 

잠깐이라도 공부했어야 했다.ㅠㅠ

출근을 하게 되니, 출근하지 않는 나날들이 너무 좋다!ㅋ

주말이라고 길게 늘어져 있지 않고 '벌떡' 일어나 해야 할 일들의 순서를 정하고 그리고 사소한 일들이지만 성실하게 이루어냈음을 감사한다.  그러나 자신을 또한 성장시킬 수 있는 공부를 해야하는데, 피곤하여 책상앞에 앉을 수 없었다. 삶은 언제나 선택이다! 살림은 해도 티나지 않고 하지 않으면 엄청 티나는 일인 것이다. 집안 일이라는 것이 게으름을 피우면 몇배로 뒤치덕거리를 해야 하는 중요한 일이기도 하여 우선순위를 주고 기본적으로 먼저 행했는데 그만 피곤하고 말았다.

그래도 주말동안 사소한 일들을 잘 단속하고 마무리하고 나니 새로운 일주일의 시작이 그리 부담스럽지 않다는 것이다. 오늘부터라도 잘하면 되는 일이다.

어제 보다 더 나은 오늘을 성실하게 보내다 보면 허무함과 우울함에 잡힐 일 없을 것이라며 씩씩하게 아침 출근한다. 처음 마음 잃지 않으며, 항상 겸손한 자세로, 타인을 존중하는 마음으로, 밖으로 나가보자고...아자아자!

Saturday, May 13, 2023

i am Soooony

ㅋㅋ '가디언스 오브 갤럭시 3'를 보기전에 노는 마음으로 찰칵!
결핍과 아픔이 있는 캐릭터들 화이팅이다!!

 

아카시아 향기에 취한 날, 그리고 개망초

 


붉은 장미의 시간이 오기전에 아카시아가 향기를 내뿜는다는 사실을 이제야 인지하게 된다. 어린시절 달걀꽃이라고 불렀던 '개망초'가 흐드러지게 피는 지금의 시간엔 아직 장미가 깨어나지 않았다. 

시간이 나는대로 찾게되는 공원은 관리가 최소한으로 유지되는 곳이지만 그런대로 자연친화적이라고 할 수 있다. 잡초가 무성해도 신속히 제거 당하지 않고, 돌부리에 넘어질것 같아 정신 차리고 걸어야 하는 곳도 있고, 부드러운 진짜 흙을 밟을 수도 있는 곳이어서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정이 생기는 곳이기도 하고 어쩌면 치유의 공간이 되기도 했다고 할 수 있다.

봄밤이 깊어지기 전에 산책을 나온 공원은 아카시아 꽃향기로 가득하다. 얼나나 낭만적인 향기인가. 예전에 살았던 곳도 아파트 뒷산 근처에 가면 아카시아 향기가 가득했었다. 아카시아 꿀을 한숟가락 먹고 황홀했던 추억을 떠올리며 사라져가는 벌에 대한 이야기를 잠깐 나누었지 싶다. 

학창시절 아카시아 이파리를 따서 친구와 함께 게임을 하고 걸었던 기억도 난다. ㅋ

누군가는 아카시아 꽃을 따서 술을 담겠지...

밤이 짙어지기전의 공원의 모습은 참 아름답다. 높이 자란 버드나무가 가지를 늘어뜨린 모습은 언제나 멋지다. 공원이 고급지지 않아서 찾는 이들이 적어서 다행이다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사람들이 많은 공원을 걷는 것은 그리 유쾌한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관리되지 않은 원석같은 공원을 걷는 기쁨에 이제 중독이 된 것 같기도 하다. 보물처럼 아껴두고 싶은 마음이다.

어디서나 쉽고 흔하게 볼 수 있는, 심지어 미국 집 주변에서도 쉽게 볼 수 있었던, '개망초'(Daisy Fleabane)를 작품에 그려 본 적이 있다. 국화과의 북아메리카 원산인 '개망초'는 농부들에게 미움을 샀던 모양이다. 하긴 잡초라고 여겨지던 꽃이 여기저기 피어있으면 불길한 예감이 들긴 했겠다 싶다. 자신 또한 이웃이 잔디를 깍지 않아서 개망초가 꽃이 피어 있는 것을 보고 얼마나 이중적인 생각이 들었던가 말이다. 

최근 2주전이라고 기억한다. 개망초가 아직 어린 잎을 하고 있을 때 아주머니 한 분이 나물을 하겠다며 뜯고 있는 모습을 보았었다.  맛본 맛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식용으로 반갑게 채취를 하는 모양이다. 귀엽고 이쁜 꽃 이름이 개망초라니,  참으로 어울리지 않다. 



Wednesday, May 10, 2023

봄빛 먹은 상추

 아침 출근길, 버스를 내려 도서관으로 향하는 길옆으로 누군가의 밭이 있다. 봄날이 따뜻해질수록 푸른 잎들이 쑥쑥 자라나고 있다. 여러 가지의 상추를 심어 놓은 모습을 보고 맛난 상상을 하곤 하였다. 사람들이 지나가는 길옆에 있으니 혹시 판매를 하진 않을까 하는 궁금증이 일기도 하였다.

잡초가 없는 깨끗한 밭이지만 사람을 좀처럼 볼 수 없었다.  마침내 밭주인을 만나게 되어, 봄햇살 가득 먹은 싱싱한 상추를 판매를 하시는지 물어 보았다. ㅋ 팔기도 한단다! 오다가다 밭주인이 일하고 계시면 야채를 구입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퇴근하는 길에 마음씨 넉넉한 밭주인에게서 상추를 구입하였다. 싱싱한 상추를 검은 봉지 가득 담아 주시던지...감사하다! 장사하려고 심는 것 아니라면서, 맛이나 보시라면서, 단돈 '이천원'에 여러가지 상추를 다양하게 가득 담아 주신다. 이런 기분 무엇이지?

집에 돌아와 상추를 서둘러 씻어 봄햇살과 자연의 비를 품은 맛을 보았다. 싱싱하다 못해 강해 보이는 겉모습과는 달리 부드러운 맛에 놀랐지 싶다. 바깥에서 자라 거셀 줄 알았다.ㅋ

구리빛 얼굴을 한 여주인은 행복한 사람이다. 자신의 밭에 씨를 뿌리고 잡초를 뽑고하여 자연의 기운을 느끼고 사니 마음과 몸이 건강할 것이라 확신한다. 내년엔 동네 공원, 텃밭 가꾸기에 공모를 할 것이라 계획을 세워본다. 작은 텃밭에 상추와 고추 그리고 뭘 심지? 공원에 나가면  이웃님들의 텃밭을 유심히 들여다 봐야겠다. 

오늘 하루도 긍정적으로 행복하기로 선택하고 홧팅! 

Tuesday, May 09, 2023

버스 기다리기

 아침 출근길을 인터넷에서 검색을 하여 자신에게 맞는 최적화된 경로를 선택을 하였다. 하지만 버스 정거장에서 20여분 정도는 기다려야 하는 여유는 안아야 한다. 빠른 걸음을 재촉하지 않고, 계단을 이용하고, 뛰지 않고 해서 지하철을 기다리면 지하철은 빨리 오고 목적지에 빨리 도착한다. 다시 계단을 이용하여 지상으로 올라오면 아침 출근길의 바쁜 자동차들이 움직이는 도시 풍경속으로 걸어가게 된다. 마스크를 벗고 싶지만 자동차에서 나오는 매연가스가 좋지 않다고 해서 시원하게 벗을 수도 없다.

버스 정거장 의자에 가방을 내려놓고 일단 앉아 스마트폰을 꺼내어 하루 일정을 점검하고, 밀린 카톡 답장을 하고, 검색도 하고 그러다보니 20여분의 시간이 그리 무의미 하지 않다는 것이다. 스마트폰에서 눈을 옮겨 길건너 푸른 나무들을 바라본다. 엊그제 비가 와서 그런 것인지 공기질이 맑고 투명하다. 아름다운 5월이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버스가 저만치서 달려오고 있다. 매너없는 젊은 친구가 손을 들고 자기앞에 차를 세우라고 손짓을 한다. ㅋㅋ 나이 지긋한 버스 기사님은 친절하게도 얌전히 서있는 나에게로 버스를 세워준다. ㅋ 가장 나이가 들어 보였을까 아니면 아침 일찍 출근하는 모습에 기운을 북돋아 주려는 마음일까.

기분이 좋아 '감사합니다'라는 말로 인사를 하며 버스를 올라탄다.

버스엔 노약자석이 있다. 앉을만한 의자들은 노약자석이다!

할 수 없이 노약자석에 엉덩이를 내려 앉힌다. (서 있으면 위험할 것 같기도 해서이다.) 

목적지 한 정거장을 남겨두고 살짝 긴장된다. 미리 교통카드를 체크하고 내려야 하는데 차가 움직일 때 일어나면 위험하고...한 정거장 전에 일어나 문주위에 서있는 것을 선택하기로 했다. 내리는 것으로 착각해서 기사님을 혼란스럽게 하면 어떡하지? ㅋㅋ소심한 고민을 한다.

버스에서 땅으로 발을 내딛을 때면 약간 긴장이 된다. 미끄러지면 어떡하지?

아침햇살이 내리쬐는 출근길은 행복하다. 행복은 쾌감과 만족감에서 온다고 하는데 그중에서도 '만족감'에서 오는 그 느낌이 행복인 것 같다. 친구이름을 품고 있는 식당 주변에 이쁜 꽃들이 해맑다. 

나이 연로하신 할아버지께서 깃발을 들고 초등학교 건널목 봉사를 하고 계신다. 노인 일자리 창출에서 뽑히신 분이신가 보다. 도서관으로 걸어 올라가는 길에 어느님의 잘자라고 있는 상추밭과 러시아 크렘린 왕궁 지붕처럼 올라오는 장미 꽃봉우리를 본다. 곧 있으면 빨간 꽃폭탄 장미들이 향기를 내뿜을 때이다.

오늘 하루도 향기롭게! '으쌰으쌰' 감사하며 다짐해본다.

Monday, May 08, 2023

왜 한숨이 나오는 것일까

 날마다 무슨 일이 있어도 블러그에 흔적을 남기기로 약속을 했는데 그리 하지 못했다. 선뜻 내키지 않지만 이렇게 그적거려 본다. 누군가는 태어나고 누군가는 죽고 누군가는 웃고 누군가는 울고 누군가는 입원을 하고 누군가는 퇴원을 한다. 누군가는 장례식에 갈 옷을 챙겨 입고 누군가는 결혼식에 갈 옷을 입는다. 

이 세상에 왔다가 언젠가는 돌아가야 하는 사실을 망각하고 산다. 굳이 알고 싶지 않아 저만치 치워놓고 사는 것인지도 모르겠단 생각이다. 어쩐지 입으로 내뱉어서는 안될 금지되어 있는 진실, 누구나 삶은 유한하다는 것이다. 자연의 규칙으로 태어나면 죽는 것이다. 

봄꽃들이 피었다가 소리없이 사라지고 푸른 잎들이 싱싱한 오월이다. 

살아가는 것이 어리석어 떠난 후에 눈물 짓는다.

Tuesday, May 02, 2023

잘 있거라

 빈 집

                            기형도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잘 있거라, 짧았던 밤들아

창밖을 떠돌던 겨울안개들아

아무것도 모르던 촛불들아, 잘 있거라

공포를 기다리던 흰 종이들아

망설임을 대신하던 눈물들아

잘 있거라, 더 이상 내것이 아닌 열망들아 장님처럼

나 이제 더듬거리며 문을 잠그네

가엾은 내 사랑 빈집에 갇혔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