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n Melon
비가 장마처럼 내리던 석가 탄신 연휴를 보낸 화요일은 월요일이다. 궂은 날씨탓으로 남쪽 시골로의 여행 여정을 포기하고, 집안일을 하다보니 빠알간 시간들이 다 빠져 나가고 말았다. 연휴가 다 끝나가는 밤의 초조함과 불안함은 뭣 때문이지...꼭 숙제 하지 않고 있는 그런 느낌이라고 할 수 있겠다. 직장 시스템에 들어가 미리 해야 할 일들을 점검하고 나니, 그런대로 막연한 불안함이 좀 사그라지는 것 같기도 하다.
나이를 먹으니, 신 음식이 꺼려진다는 것이다. 신 음식과 질긴 음식을 즐겨 먹던 젊었던 식습관을 생각하면 그나마 버티고 있는 오래된 치아가 대견하기도 하다. 치아를 자극하지 않는 신맛이 없는 과일을 선택하자면, 요즈음은 노란 참외를 고르게 된다는 것이다. 비타민C가 다른 과일에 비해 약한 것은 알고는 있지만 여기 이곳에서 선택지가 다양하지 않다는 것이 현실이다.
미국에서 지내던 40대 시간속에 '멜론'은 달고 부드럽고 맛있었지 싶다. 주황색 멜론(허니 듀 ), 연두색 멜론, 그리고 값이 저렴했던 워터멜론(수박)을 얼마나 자주 먹었던가. 지금 이곳은 어떠한가. 노란 참외만 제외하고 모든 멜론들이 가까이 하기엔 현실적으로 너무 비싸다. 물론 엔데믹 시대에 비싸지 않은 것이 어디 있겠는가만은 특별이 이 과일들이 비싸다.
그때는(미국시절) 귀한 노란 참외가 참으로 먹고 싶었었다. 인터네셔날 마켓에 가서 구입한 참외는 비싸고 시들거렸지 싶다. 파마스 마켓에 나온 참외는 싱싱하지만 너무 비싸게 붙여 놓은 가격을 보고 놀라 구입할 수 없었다. 그 가격이면 커다란 수박을 한통 살 수 있었다. 그래서 한국에 귀국해서 노오란 '참외'의 가격에 흥분했지 싶다. 달고 아삭거린 참외는 참으로 가격도 착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멜론은 쳐다 보지도 않는다.ㅋ
그래서 지금도 참외를 맛볼때면 그 시절의 갈망을 떠올린다. 귀해야 맛있나 보다. 지금은 여기저기 노오란 참외가 가득이다. 참외 껍질을 벗기고 속에서 달콤한 속내를 파낼때면 아까워서 나름 연연한 행동들을 하곤 했는데 ㅋㅋ 속내에 비타민C가 많다고 한다. ㅋ 참외씨는 몸에도 좋다고 한다.
기억이 시작되던 유년시절 그때, 시골 큰엄마를 따라 산 중턱에 있는 참외밭에 갔었다. 일을 하시다가 큰엄마가 노오란 참외를 따서 돌팍에 팍 때려 쪼개어 준 그 달콤했던 참외를 지금도 기억한다. 햇살을 보지 못한 참외 아랫쪽은 흰색이었던 그 이쁜 노란 참외.
참외를 점심 도시락에 가득 담았다. ㅋ 아자아자 홧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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