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May 24, 2023

The Old Trees

 또 신문이 밀렸다. 

수강신청이 있는 주라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중이다. 대부분 고령의 사람들이 수강 신청에 어려움을 겪기에 도움을 드려야 한다. 키보드 자판에도  능숙하지 못하고, 프로그램 시스템에도 낯설은 사람들이 온라인에서 수강신청을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어쩌면 당황스럽기도 해서 일찌기 포기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라 짐작한다. 자신 또한 주민센타에서 운영하는 강의를 듣기위해 귀찮고 불편한 온라인 수강신청에 머리를 흔들며 자식들에게 부탁하지 않았던가. 아이디를 만들고 비밀번호를 만들고 잔글씨 많은 인터넷 사이트에서 길을 찾는 것이 부담스러웠던 지난날의 나를 떠올려 본다.

노령이지만 노령이라고 인정하고 싶지 않은 것이 사람의 마음이다. 쉽게 '노령'이라고 체크하고 자신을 분류하는 것이 망설여지는 것이 보편적인 현상인 것 같기도 하다. 연로하신 분의 민감한(?) 반응을 보고 조금은 놀랐지 싶다. 객관적으로는 분명 노령의 연세인데...

마음속에 들어온 고귀한 씨앗 품고, 발걸음 씩씩하게 옮겨 현장으로 찾아와 수강신청을 하시는 분들에게 감동을 받았다. 가슴속에 뭔가 찡한 느낌이 드는 것은 뭐지? 무심하게 빨리도 변하는 세상에, 적응하기를 포기하지 않은 사람들은 위대하다. 자신의 삶을 각자의 색깔대로 살아온 분들이 존중받고 행복한 세상이었으면 한다. 세월을 머금어 주름지고 연약해졌지만 자연스러운 일이라 받아 들이고,  슬퍼하거나 우울해 하지 않고,  즐겁게 세상과 소통하였으면 하는 바램이 들었다. (자신에게 하는 위로의 말이기도 하다.) 

한 번 배우는 것 온종일 하겠다며 오전 오후 수업을 다 등록하시는 분에게 건강을 염려한답시고 고려해달라는 말씀은 드리지 못했다. 

오늘은 목요일이다. 나무를 심는 목요일! 항상 변하지 않는 '상록수' 대신에 철마다 변하는 '활엽수'도 괜찮다. 마음밭의 숲엔 상록수와 활엽수가 반반 사이좋게 균형을 이루어 심어졌으면 좋겠다. 활엽수가 나뭇잎을 다 떨굴 때는 푸른 상록수가 숲을 지키도록 말이다. 아자아자!

0 Comments:

Post a Comment

<< Ho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