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톱을 관리하는 것
집안에 행사가 있어 최선을 다한 모습을 보여 주어야 한다는 의무감이 들었다. 자신의 초라함으로 인해 분위기가 쳐질 것을 염려한 것이기도 하다. 즐거운 행사이니, 파티에 임하는 것처럼 손톱에 젤을 입히고, 속눈썹 연장을 하였다.
정성스럽게 네일 전문가가 공들여 놓은 핑크빛 젤이 덮여있는 손톱을 바라보면 기분이 묘하게 좋아지는 것이다. 이런 맛에 사람들이 네일샵을 다니는 것 아닌가 하는 공감을 해보았지 싶다. 네일샵에 일년 회원권을 끊어 새로운 경험을 해보고 싶다는 살짝 사치스러운(?) ㅋ 생각이 들긴 했었다. 고무 장갑을 끼고 설거지를 하고, 위생장갑을 끼고 요리를 하고, 뭐 그렇게 귀하게 손톱을 관리하면 그런대로 3주동안 시각적으로 즐거움을 맛볼 수 있다는 사실을 받아 들이고도 싶었지 싶다.
2주란 시간이 지나니 손톱이 길게 자라났다. ㅋ 이 깝깝함은 무엇이지?
급하게 네일샵에 전화를 걸어 두껍게 입혀진 젤을 제거예약을 하였다. 단단하게 입혀진 젤을 지우는 것 또한 장난이 아니다고 한다. 인터넷에서 검색을 하여 알뜰하게 제거시키려고 했더니, 결론적으로 그냥 샵에서 돈주고 제거하는 것이 낫다는 정보를 접하고 말았다.
그냥, 특별한 날에만 바르는 것으로 마음을 정했다. 손톱관리 하나로 해결될 중년의 모습이 아니다. 그것보다, 튀어 나오는 중부지방의 구역확장을 염려하고 먼저 관리해야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잊지 말어야 한다.
속눈썹 연장은 어떠한가! 연장해 놓은 인조 눈썹이 떨어져 눈속으로 들어가는 사고를 당했다. ㅠㅠ 얼마나 당황스럽고 아프던지요! 아픈만큼 성숙하다는 말은 지금도 맞다. 소중한 눈의 통증을 겪은 후, 마음에 다짐을 하였다. 이제 앞으론 속눈썹 연장같은 것은 내 사전에 없다며 마음밭에 '눈안에서 돌아다니던 통증'을 각인 시켰다.
사실, 속눈썹 붙이니 눈이 예쁘다는 말은 들었다. ㅋ 이뻐서 뭐하지? ㅋ
속눈썹은 어떻게 제거하지? 오일을 바르고 벅벅 문질러서 제거를 한다는 것이 그만 진짜 속눈썹까지 떼어내고 말았다. 얼마나 아프던지요! ㅠㅠ
그나마 짧은 속눈썹들이 뽑혀 나가고 아직도 몇가락 남아있는 뻐신 인조 눈썹을 붙이고 있는 중이다. (아무도 내 눈썹이 요모냥인거 신경 안쓴다ㅋ)
어쨋든, 파티는 하루도 안되어 끝났고, 젤로 입힌 손톱과 연장된 눈썹은 아직도 파티를 기억하고 있는 중이다. 그냥 자연스럽게 사는 것을 선택하고 살아야한다는 교훈을 얻었던 것 분명하다. 단단한 젤을 제거하려면 얼마나 강한 화학제를 사용한단 말인가. 아니나 다를까 이제는 에프터 관리를 해야한다며 돈을 청구한다.ㅋ( 작은 드릴로 손톱 위에 굳어진 두꺼운 젤을 제거함)
손톱이 빠진 경험이 있는 나로서는 손톱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 소중한 손톱과 눈썹 잘 관리하세. 겉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진짜 중요한 것은 안에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아니 된다. 순수한 내 눈썹, 순수한 내 손톱 얼른 되찾아야 한다! (일상의 평범한 것들은 참으로 소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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