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May 09, 2023

버스 기다리기

 아침 출근길을 인터넷에서 검색을 하여 자신에게 맞는 최적화된 경로를 선택을 하였다. 하지만 버스 정거장에서 20여분 정도는 기다려야 하는 여유는 안아야 한다. 빠른 걸음을 재촉하지 않고, 계단을 이용하고, 뛰지 않고 해서 지하철을 기다리면 지하철은 빨리 오고 목적지에 빨리 도착한다. 다시 계단을 이용하여 지상으로 올라오면 아침 출근길의 바쁜 자동차들이 움직이는 도시 풍경속으로 걸어가게 된다. 마스크를 벗고 싶지만 자동차에서 나오는 매연가스가 좋지 않다고 해서 시원하게 벗을 수도 없다.

버스 정거장 의자에 가방을 내려놓고 일단 앉아 스마트폰을 꺼내어 하루 일정을 점검하고, 밀린 카톡 답장을 하고, 검색도 하고 그러다보니 20여분의 시간이 그리 무의미 하지 않다는 것이다. 스마트폰에서 눈을 옮겨 길건너 푸른 나무들을 바라본다. 엊그제 비가 와서 그런 것인지 공기질이 맑고 투명하다. 아름다운 5월이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버스가 저만치서 달려오고 있다. 매너없는 젊은 친구가 손을 들고 자기앞에 차를 세우라고 손짓을 한다. ㅋㅋ 나이 지긋한 버스 기사님은 친절하게도 얌전히 서있는 나에게로 버스를 세워준다. ㅋ 가장 나이가 들어 보였을까 아니면 아침 일찍 출근하는 모습에 기운을 북돋아 주려는 마음일까.

기분이 좋아 '감사합니다'라는 말로 인사를 하며 버스를 올라탄다.

버스엔 노약자석이 있다. 앉을만한 의자들은 노약자석이다!

할 수 없이 노약자석에 엉덩이를 내려 앉힌다. (서 있으면 위험할 것 같기도 해서이다.) 

목적지 한 정거장을 남겨두고 살짝 긴장된다. 미리 교통카드를 체크하고 내려야 하는데 차가 움직일 때 일어나면 위험하고...한 정거장 전에 일어나 문주위에 서있는 것을 선택하기로 했다. 내리는 것으로 착각해서 기사님을 혼란스럽게 하면 어떡하지? ㅋㅋ소심한 고민을 한다.

버스에서 땅으로 발을 내딛을 때면 약간 긴장이 된다. 미끄러지면 어떡하지?

아침햇살이 내리쬐는 출근길은 행복하다. 행복은 쾌감과 만족감에서 온다고 하는데 그중에서도 '만족감'에서 오는 그 느낌이 행복인 것 같다. 친구이름을 품고 있는 식당 주변에 이쁜 꽃들이 해맑다. 

나이 연로하신 할아버지께서 깃발을 들고 초등학교 건널목 봉사를 하고 계신다. 노인 일자리 창출에서 뽑히신 분이신가 보다. 도서관으로 걸어 올라가는 길에 어느님의 잘자라고 있는 상추밭과 러시아 크렘린 왕궁 지붕처럼 올라오는 장미 꽃봉우리를 본다. 곧 있으면 빨간 꽃폭탄 장미들이 향기를 내뿜을 때이다.

오늘 하루도 향기롭게! '으쌰으쌰' 감사하며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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