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사람
수요일 아침이다. 화분에 물을 주어야 하는 아침이지만, 일터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고 와야 한다는 특별한(?) 의무감에 이미 몸과 마음이 긴장모드이다. (그런데 왜 물을 주지 않냐고? 그러게! 화분 물받이에 물이 넘치면 또 그것을 치워야 하고...퇴근후에 주는 것으로...)
새벽 일찍 일어나는 습관으로 인해 오후시간엔 자신을 스스로 구하는 일도 힘들다. 밀려오는 낮잠과 집안 일, 그리고 나이들면 자주 다녀야 한다는 병원도 가야하는 것을 고려하면, 온종일 직장을 갖지 않은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오랜만에 일터 근처 밭에서 상추를 구입했다. 넉넉한 인심으로 맛있는 상추를 한 보따리를 꾹꾹 눌러 넉넉하게 주시는 텃밭 주인님 얼굴은 이미 햇빛에 그을렸다. 아무나 텃밭에서 일하고 땀흘리는 일 할 수 없고, 인심좋게(돈은 그냥 조금 받고) 상추를 많이 줄 수 없다. 밭에서 땀 흘리는 얼굴은 건강하고 아름답다. (몸에 좋지 않은 자외선이 무섭지 않으려나? 왜 모자는 쓰고 있지 않지? 손톱에 이쁜 젤을 입히고 싶지는 않은 것인지? 허리는 안아프신지?)
지금도 이렇게 인심좋은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이 더 놀라울 뿐이다. 배려심 깊게 색색별로 종류별로 다양하게 상추를 담아 주신다. 상추도 상추이지만 텃밭 여주인님의 넉넉한 인심에 더 맛있는 것 같기도 하다. 출근할 때면, 여주인님이 없나 체크하게 된다는 것이다. 천원짜리 여러장을 지갑속에 두툼하게 챙겨 놓아 두었다.ㅋ 시간을 거슬러 올라 인심 좋은 아득한 예전으로 돌아간 느낌이 든다. 우연히 마주치면 구입할 수 있다는 사실 또한 영화적이다.
나도 좋은 사람이 되기로 한다. 아자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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