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리 우는 봄밤
지난밤 공원 산책길에 검은 반점이 있는 흰색 고양이가 소나무 가지 위에 앉아 있던 모습이 잊혀지지 않는다. 소나무 아래 다른 고양이가 있는 것으로 보아 쫒기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어쨋든 고양이가 소나무 위에 앉아 있는 모습은 낭만적이었다.ㅋ 날이 흐려서 달과 별이 없는 여름밤이었지만 특별한 볼거리였음은 분명하다. 뭔일이지 하고 걷고 있자니 검은 선글라스 쓴 '라쿤'(너구리?)이 인기척에 후다닥 사라진다.
분명 검은 선글라스를 쓰고 있었다. 미국에서 보았던 광고 하나가 생각이 났다. 노안이 와서 잘 보이지 않게되어, 라쿤을 자기집 고양이로 착각하고 문을 열어 기꺼이 집에 들인다는 웃픈 광고가 잊혀지지 않는다. 배가 고픈 라쿤이 집주위를 어슬렁거리다 고양이 밥을 축내는 것을 고려한다면 있을 수 있는 이야기이다. ㅋㅋ 너구리가 가족을 데리고 나와 도시 쓰레기통을 뒤적거리며 배를 채우는 모습은 실제로 목격한 풍경이기도 하다.
달과 별이 없는 초여름밤이 개구리 떼창으로 가득채워지니 동물들이 여기저기 출몰하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개구리 떼창소리 정말 크다! 숫놈 개구리가 암컷 개구리를 찾기위해 내는 소리라고 한다. ㅋ 정말 징그럽게 크게 소리를 낸다. ㅋ 나름 각각 소리가 구별이 되는 것 같기도 하다.
그것은 그렇고, 쓰레기가 보이지 않게 하는 법은 없을까 묻고 싶다. 일본 여행을 할때면 도시가 얼마나 쾌적하던가. 그것은 거리에 생활 쓰레기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쓰레기가 노골적으로 보이지 않게 가리개를 하여 감출 것은 감추고, 보일 꽃은 드러내 보이고 , 국가 전체적으로 쓰레기 시스템을 보완했으면 좋으련만 그것이 어려운 모양이다.
노오란 코스모스가 하늘 하늘거리자니, 얼굴 크기를 줄인 접시꽃이 한창 단장을 하며 꼿꼿이 자신의 때를 준비하고 있는 5월의 끄트머리이다. 꽃들에게도 각자의 때가 있다. 사라지는 것들에 대해 '아등바등' 연연해하지 않고, 부질없는 여러 욕망에서 자유로운 삶을 살고 싶다는 생각이 잠깐이나마 마음속에 들어왔지 싶다. 마음속 쓰레기도 그때그때 잘 치우고 버려서 마음을 맑고 고요하게 유지하기로 한다. 오늘 하루도 아자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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