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July 27, 2025
Thursday, July 24, 2025
용기 빠지던 그림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잘 살다가기 위해선, 가슴에 품고 있어야 할 다양한 모양의 '용기'가 있어야 한다는 것쯤은 알 나이가 되었다. 틀려서 창피하면 어쩌나싶어 쭈뼛거리며 손을 들어올리기를 포기했던 순간, 주변의 눈치를 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말을 삼키던 순간, 그냥 안전하게 익숙한 것을 선택했던 순간, 튀지말자며 '나답게'의 정의를 내리기 어려웠던 순간, 다시 시작하기엔 너무 늦었다고 주저앉던 용기 빠지던 그림들이 내게도 있었다.
관점을 달리하여 생각해 보면 맘에 들지 않고, 부끄럽기도 하고, 때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에도 자신을 지키려는 비겁한(?) '용기'가 있었던 것이다. 무식용감하게 앞으로 나아갈 때도 있었고 미그적거리며 정체될 때도 있었다. 하지만 내게 주어진 유한한 시간은 속도를 내며 앞으로 무심하게 잘도 흘러가 버린다.
지금이야말로 변화무쌍한 환경에 새롭게 적응하며 나답게 꿋꿋이 자신에게 집중하며 앞으로 나아갈 때이며 '허물 벗기'를 잘 해야 하는 시기임에 틀림없다. 지난 것들에 연연해하지 말고 아직 살아보지 못한 시간들에 대한 '두려움'을 벗어던지고 '용기'를 내어 반기는 것이다. '건강관리와 감정관리'를 성실하게 할 필요가 있는 제2막이 시작되었다. 그래서 그럴까? 관리된 나의 감정들은 물결없이 고요하며 방향성이 없고 추진력이 없는 듯하다. 시간의 필터를 지난 '나'라는 자아가 흐물흐물 주저 앉은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더 푸르렀던 지난 날, 나의 붉은 정열은 감정 정돈이 잘 되지 않을만큼 좌충우돌의 에너지를 불순물처럼(?) 품고 있었다. 어찌 생각하면, 그 울퉁불퉁한 하이브리드(혼종)의 힘이 적지않은 추진력을 갖게 한 것 같기도 하다. 가끔은 불순했던 순간들이 그립기도 하다, 조금(?) 늙어보니 알 것 같다. 방송에서 젊은 사람들이 열정적으로 춤을 추는 모습을 보면서 괜시리 눈물을 흘리는 자신을 보았다. 언젠가 가슴 뛰며 누렸던 나의 뜨겁고 치열했던 열정이 떠올랐는지도 모른다.
Tuesday, July 22, 2025
잠시 멈춤
불볕 더위에 바깥 출입을 자제(?)하다 보니 일상의 루틴이 깨지고 그 결과 몸과 마음의 근육이 흐늘거리는 사이로 한 여름 우울감과 불안감이 찾아드는 요즈음이다. 날씨탓을 하며 기운이 쳐지고 모든 것에 심드렁해지는 상태가 '기승전나이탓'으로 몰아갈 것은 아닌데 말이다. 굳이 최선을 다해 자신을 일으켜 세워 바깥으로 나가기 싫다는 것이다. '정말 덥다!' 열이 나는 어떤 자극도 주고 받고 싶지 않는 그런 상태를 '잠시 멈춤'이라고 할 수 있을까.
잠시 멈추고 멍때리는 일은 '용기(?)'가 필요하다. 주저앉는 습관이 되어 운명을 바꿀 것 같은 '불안함'이 느껴지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어쩔 수 없다. 이렇게 너무 더운 날엔 겸손하게(?) 그냥 있어보는 것이다. 그러다가 기운이 나면 나는 일어날 것이다. (정말? 너는 너를 믿니? ㅋ)
푹신한 쇼파에 몸을 기대고 앉아 별 기대감 없이 이것저것을 검색하다가 지금 내게 필요한 정보를 얻었다. 물론 바라는 일이 이루어진다는 확신은 없지만 '포기'는 하지 않을 것이다. 최선을 다해 '도전'을 하는 것은 '가슴 뛰는 일'임에 틀림없다. 정신줄 잡고 각성한 결과로 나의 전두엽의 교감 신경은 쉽게 잠들지 못했다.
때때로 삶이 덧없이 흘러가드라도, 맥없이 주저앉고 싶은 순간에도 '자신의 선택'을 존중하자고, 지금 여기있는 자신에게 집중하고 행복하자며 한참이나 여름밤을 달랬지 싶다.
Monday, July 21, 2025
비 온 뒤
무거운 비를 실컷 땅으로 쏟아부은 푸른 하늘에 흰구름이 무심하게 뭉글뭉글거린다. 말갛게 뜨거운 여름 햇살이 내리쬐는 모습을 올려다 보다가, 동네 공원에 새로 생긴 황토길이 궁금해졌다. 황토길이 맨발로 걷기에 너무 딱딱해서 사람들이 호수로 물을 뿌리며 말랑한 모습을 만들려는 모습이 나의 맨발이 기억하는 딱딱한 감촉과 함께 떠오른다. 비를 흠뻑 들이마신 말랑거리는 황토길을 상상해 보았다. 어쩌면 거센 빗줄기을 견디지 못하고 벌겋게 벌겋게 더 낮은 곳으로 흩어져 내려가버렸을지도 모를 일이다.
혹시 모를 일이다. 맑은 얼굴로 뜨겁게 빛나는 불볕 햇살에 적당하게 꾸덕거릴 수도 있다는 긍정적인 상상을 품고 모자와 양산을 챙겨 공원 황토길을 가보았다. 앗뿔싸! 질떡질떡 사람의 발로 만들어 놓은 질퍽거리는 작은 산들이 무수하게 솟아나 있다. 군데군데 황토물로 가득찬 곳은 나무 그늘 밑에서도 번질거린다.
등산용 스틱을 사용해서 걷고 있는 사람을 보면서 어느 정도의 위험을 감지할 수 있었다. 미끈미끈하고 질떡질떡거리는 누런 황토물이 튕겨 바지에 묻을 수 있는 질펀한 상황이다. 할 수 없이 입고 있는 바지의 길이를 무릎까지 올리고 도전해보고 싶었다. 미끄러지 않으려고 무거운 고개를 숙여 황토 바닥만 보게 되고 두 팔은 활발히 젓지 못한다. '건강에 무슨 유익이 있단 말인가' 스스로에게 물었지만 그냥 온 김에 최선을 다해 걸었지 싶다. 미끈거리는 황토길을 지팡이 없어도 잘 걷는 자신의 '균형감'에 감사하면서. (ㅋ그냥 포기하고 돌아오기엔 음식을 너무 먹었어.)
밀가루 반죽을 발로 하는 느낌이 드는 곳은 발바닥 기분이 말랑거리며 좋았다. 군데군데 물이 많은 곳에선 원래 자리하고 있었던 길바닥의 까실거리는 부분이 발바닥에 느껴져서 기분이 좋지 않았다. (집에 돌아와 보니, 엄지 발가락 피부가 손상을 입긴 하였다.) 요령껏 방향과 속도조절을 하며 걷는 동안 나의 소중한 두 발의 발가락 사이로 황토가 끼고 벌겋게 뒤덮이고 만다. 원초적인 기쁨이라고 해야 할까. 이상한 쾌감같은 것이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하였다.
아무 생각없이 그냥 황토길만 바라보고 걷는 것에만 집중하는 것이 어쩌면 '명상'이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주변에 있는 수돗가에 앉아 붉으작작하게 물들어진 발바닥을 보았다. 붉은 발을 시원한 수돗물로 씻어내니 나의 소중한 하얀 발이 나왔다. 발톱 사이의 붉은 황토흙은 씻기지 않았다. 집에 가서 비누로 사이사이 싹싹 문질러야 할 모양이다. 좋은 자연의 기운이 같이 스며들었을까.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우리나라 무궁화 꽃을 보았다. 낙화하는 모습이 고급진 우리나라 무궁화, 샤론의 꽃을 보면서 내 정원의 무궁화를 떠올리는 나를 보았다. 나무나 사람이나 적당한 곳에 어울리게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스쳤다. 이곳엔 무궁화꽃을 파먹는 재패니스 비틀스가 없다. 이상하게.....
매미소리가 이상하게 나지 않았다. 최근에 매미를 식용으로 먹는다는 사람들이 해질녁에 다 잡아간 것은 아니겠지? 설마? 느닷없이 맹꽁이들이 시끄럽게 울고 있는 동네 공원이다. 비가 심하게 와서 동화처럼 울고 있는 가 보다.
Thursday, July 17, 2025
어쩌라고
언젠가부터 '은은하고 순한 맛'을 더 좋아하게 된 것 같다. 달달하고 매콤하고 자극적인 맛을 한참이나 질겅거리며 씹었던 시절을 지나 은은하고 순한 맛에 도착한 것이다. 건더기 북어채와 두부만 건져 먹으려고, 슴슴한 북어 두부국을 끓여 놓는 비오는 여름 날이다.
질겅질겅 단단한 음식을 즐기던 그 시절은 이제 지났다. 감당할 수 있는 단백질과 칼슘이 풍부한 식단을 찾아내야 하는 의무가 있다. '적당함'이란 단어는 얼마나 어려운 낱말인가! 음식뿐이랴, 만사에 순응하며 적당함을 찾아 안주(?)하려는 모습은 시간이 데려온 것이다. 시간의 필터를 지난 나는 일단 저항할 힘이 부족하기도 하고, 치루워야 할 과정이 부담스럽다. 50대를 지난 지금, 난 슬기로운 철학자여야 할 것 같은데, 생각이 많아 주저앉는 것일까 근육이 부족해서일까.
내 안의 두려움을 극복하는 일이 우선시 되어야 하는 것도 알고는 있지만 현실의 모습은 자꾸 중심을 잃고 흔들거린다. '넌 너를 믿니?' '응'이라고 자신있게 대답하지 못한다. 부질없는 욕심과 걱정을 내려놓고 그냥 그날 그날에 집중하고 만족하고 살 나이가 된 것 같은데, 자꾸 도태되는 기분이 든다.
아직 나는 젊은 편이라고 한다. '어쩌라고?' '초고령화 사회'에 들어선 지금 젊음이 길어졌다고 한다. 삶의 끄트머리에서 돌아다본다면 분명 오늘은 푸른 여름인 것 같은데 자꾸 나이의 숫자가 걸치적거린다. '이 나이에 무슨......'분명, 나의 벽이 가장 강한 벽이다!!
Wednesday, July 16, 2025
쏟아진다, 비가
아랑곳하지 않고 시간은 흐른다! 무덥고 장대비가 쏟아지는 여름도 흘러가는 시간을 잡지는 못할 것이다. 커다란 우산으로도 막지 못할 빗줄기가 하늘에서 쏟아지고 있다. 우산으로 가리지 못한 빗줄기가 발목으로 향한다는 것을 젖은 바지를 보고 알았다. ㅋ 가지고 있는 여름 바지 중에서 가장 짧은 바지를 골라 비오는 날 출근복으로 챙겨 입자니, 요즈음 유행하고 있다는 바지 스타일이 떠올랐다.
무릎이 거의 보이지 않는 기장에 통넓은 바지 스타일의 '버뮤다 팬츠' 가 딱 적당한 날이 오늘이다. 진작에 부지런을 떨어 구입하고 입지 않은 통넓은 청바지를 수선했어야 했다. 비도 오고하니 수선집에 달려가 버뮤다 스타일의 반바지를 만들까? 바삭바삭 부쳐진 부추전에 막걸리 한 잔 대신에? 어디 박혀있는 바지나 우선 찾아 보자고^^
진짜 바보가 되지 않는 법
생각보다 '나'는 더 연약한 존재라는 것을 받아 들이기로 한다. 불면으로 몸이 약해진 상태에 훌렁거리며 무더운 여름밤을 보내다 결국 체온에 실패한 모양이다. 한 쪽 코가 막히며 코맹맹이 소리를 내고마는 자신에게 살짝 실망하고 만다.
'찬바람 알러지'에 고생했던 지난 여름의 악몽(?)이 떠오르며 그 끔찍했던 과정이 반복될 것 같은 두려움이 엄습해 온다. 찬 바람을 직접 쐬지 않으려고 나름 노력을 했음에도 나이든 나는 더 신경을 써서 건강관리를 해야 함이다. 병원엘 달려가기도 아직 증상이 미약하고, 마스크를 쓰고 에어컨 찬바람을 막으려니 얼굴이 덥다.
일단 조금 덜 먹고 움직임을 줄이고 푹 쉬는 방법을 선택했다. 그 틈을 타 불청객 '우울감'이 차오른다. 두 손 들고 그만 푹신한 소파에 앉아 멍 때리며 앉아 있고 싶다. 이렇게 내가 축 늘어지며 늙어간다, 아녀 지금이야말로 긍정적인 마술을 부려 생각을 쫀쫀하게 댕겨야 할 순간인 것이다. '아플 수도 있지! 몇 달 동안 괜찮았잖아!!'
살다보면 바보같은 날이 있다. 카톡방 확인도 하지 않고 보낸 문자때문에 곤란한 상황에 처하기도 했다. 당황해서 수습한다며 더 모질한 모습을 드러내고 마는 바보같은 나! '살다보면 그럴 수도 있지!' '매번 반복하면 그것은 진짜 바보! ㅋ'
Monday, July 14, 2025
치즈 케잌과 커피 한 잔만큼
너무 달지도 않고 고소한 치즈 케잌에 갓내린 '커피 한 잔'을 감당해야 할 위험에도 나에게 허하고 싶은 그런 날이 있다. 문제는 치즈 케잌 한 조각으로 만족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어리석게도. 하루에 아침 커피 한 잔을 마실 수 있는 현실을 무시하고 더 마신 커피 한잔이 초래할 '불면의 여름 밤'을 상상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잠들기 전 멜라토닌 한 알을 몸 안으로 삼켰는데도 그 갓내린 원두커피의 카페인은 강한 것이었다. 아니나다를까~~~~~'후회막심'으로 전전반측하며 말뚱거리며 월요일 아침을 맞이했다. 늘상 그랬듯이 잠이 오지 않은 시간은 무의식 속에 박혀있는 별별 근심 걱정이 튀어 나온다. 아침에 벌떡 일어나면 생각나지도 않을 그런 생각들을 떨쳐내려 전전반측의 숱한 몸부림. 제발 두 번 다시 나의 소중한 몸에 대한 배임 행위를 해서는 안된다.
'치즈케잌과 커피 한잔만큼' 즐거웠던 순간도 주말에 있었다. 맑은 하늘의 흰 구름을 살피고 해가 지는 시간 전에 열심을 내어 바다로 달려 갔나 보다. 마침내 붉게 물든 저녁 노을을 만난 순간을 오랫동안 기억하고 싶다. 새로 장만한 원터치 텐트의 시승식은 성공한 셈이다. 바닷가에 '텐트 돗자리 파라솔 금지'라는 현수막이 보인다! 몰랐었다!! 보이지 않던 현수막이 보인다!!
'원터치 텐트와 의자'를 '큰 맘' 먹고 마련했는데 어찌 이런 일이! 다행히 해수욕장이 크고 유명하지 않아 파라솔 한철 장사가 없는 상황이다. 뜨거운 해가 밤으로 기울어진 시간의 바다는 어린 아이들이 집으로 떠나 한산한 편인 것 같다. 조그마한 텐트 안에서 누워 바다 바람을 쐬고 있자니 만족스러운 마음이 파도 소리를 내며 밀려오는 것 같았다. 어둑해지는 시간에 별을 하나 발견하기도 하였다. 안전상 밝혀지는 해안가 가로등 불빛이 너무 밝아 총총거리는 밤하늘의 별을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쪼록 하루 아침 커피 한 잔의 용량을 잘 지켜 '수면의 질'을 떨어뜨리지 말자며,자신이 생각보다 강하지 않다는 것을 기억하며 자꾸 시험에 빠뜨리지 않기를 스스로에게 바래본다. 새로운 시도를 해 본 것은 잘한 일! ㅋ 얼른 주말이 되었으면 좋겠다~~~
Thursday, July 10, 2025
툴툴!
별 도움되지 않을 별 것 아닌 파편들을 붙잡고 상흔을 남기며 잠들지 못하는 여름 밤은 지옥이다. 내려앉지 못한 날카로운 파편들이 떠다니며 여기 저기 신경을 건드린다. 할 수 없이 스마트 폰을 들고 둥둥거리는 생각들을 다른 생각으로 덮어쓰기하며 눌러 앉히고 본다. 살다보면 그런 날이 있다.
'아, 나도 모르게 비교를 했구나!' 쉽게 상처를 받고 주눅이 들고 초라해지는 어두운 자신의 초상화에 당황했지 싶다. 감당할 수 없으면, 비교하는 대상을 줄이고, 자신에게 집중하는 수 밖에 없다. 어제의 나와 비교하며 긍정적으로 감사하며 살자고 자체 교육하고 있는데도 습관처럼 '비교'를 했던 모양이다.
살다보면 어쩔 수 없이 '인내'해야 할 것들이 있다. 내 삶의 주인공으로서 살려면 결국엔 나를 날마다 나의 선택들을 존중하며 성숙 시켜야 하는 것 알면서도, 때때로 내 안의 부정적인 파편 조각에 부딪혀 머리가 지끈거릴 때가 있다. 툴툴 털며 '무엇이 중헌겨' 생각하자!
Wednesday, July 09, 2025
긴가민가
너무너무 더운 날~~~이 쭈욱 이어진다는 소식에 더 이상 놀라지도 않는다. 어쩔 수 없으니 견디며 즐길 수밖에 없질 않는가 말이다. 좀 덜 먹고 좀 덜 움직이고의 선택은 근육손실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것으로 새로운 전략이 필요할 때이긴 하다. 질 좋은 음식으로 소식을 하고 근육을 다지는 몇 가지 운동을 필수적으로 챙기는 방향으로 적응해 나갈 것이다. 게다가 열흘이 넘게 해결되지 않았던 문제가 풀리지 않았는가.
맨 처음 '긴가민가'하는 눈으로 실가락처럼 흘러내리는 누수를 발견하고, 지금 당장 급한 상태는 아닐지라도 민감하게 전문가의 방문을 서둘러 예약한 자신을 셀프로 칭찬한다. '괜찮아'하고 게으름을 피우면 '나'뿐만아니라 공동주택에 사는 '이웃'에게 피해를 줄 수도 있는 일이다. 아래로 흐르는 물이란 그런 것이라며 그 동안의 누적된 경험들은 '누수'에 대한 민감함을 갖게 하였던 것 같다.
한 방울 한 방울 모여서 타일바닥으로 흐르는 원인을 알 수 없는 실가락 물줄기를 보며 공포심을 인내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전문가를 기다리는 동안 마음 속에도 실가락처럼 번지는 무더위와 겹친 찝찝함과 두려움!
마침내 이런저런 과정을 걸쳐, 부실한 수도꼭지를 갈아끼움으로 문제는 해결되었다. '스텐레스'는 녹이 슬지 않는 속성이 있어야 하지 않는가. 습기에 약해진 스텐레스 칠을 한 쇠가 부식되어 초래한 누수인 것이다. 반짝반짝한 수도꼭지가 겉만 스텐레스였던 것이다. 겉만 번쩍번쩍 번지르르한 것들이 있다.
하루를 시작하는 아침시간에 물기 없는 매끈한 타일바닥을 보는 것으로도 이미 오늘 하루 충분히 행복하다. 너무너무 더운 날에도 문제를 해결해 주신 동네 철물점 아저씨, 친절한 설명을 잘 해주셨던 세탁기 써비스 기사님께 커다란 감사를 드리고 싶다. 아직도 친절하고 성실하고 좋은 사람들이 있다고 생각하니 이 너무너무 더운 날이 살 만하다^^
Tuesday, July 08, 2025
다 지나간다~~~
기록적인 짧은 장마로 인해 푹푹 찌는 찜통 더위가 예전보다 훨씬 빠르게 7월에 도착하였다. 예측할 수 없는 날씨님! 한증막 같은 여름을 더 길게 견디며 보내야 한다고 생각하니 벌써 에너지가 고갈되고 아무 것도 하고 싶지 않다. 아무 것도 하기 싫고 밥맛도 없다! 축 늘어져 움직이지 않았더니 '근육'이 빠져 나가 체중이 줄었다. 이러면 안되는데, 그런데 너무 덥다!
시원한 에어컨 바람의 도움을 받아 '살 것 같은 기분'이 들나치면 '전기'가 끊기는 아찔한 두려움을 만나게 된다. 기름 한 방울도 나오지 않은 나라인데......비상용 '부채'가 어딨드라? 혼자 있을 땐 모든 창문을 열고 '선풍기'를 돌리고, 밤이면 에어컨 적정 온도를 따르고, 물을 많이 마시고, 잘 먹고, 잘 쉬고...... 이러다보면 여름도 지나갈 것이다. 벌써 올해도 상반기가 지나고 하반기로 흘러 가고 있지 않는가. 다 지나간다~~~여름 가고 가을 오고, 가을 가면 겨울이 올 것이다.
푸르디 푸른 여름 나무가 만드는 무성한 그늘을 지나갈 때면 감사하다. 그렇고보니, 푸른 나무에서 사는 매미가 울었던 것 같기도 하다. 두려움 없이 빛을 먹고 사는 푸른 나무들은 여름에 유난히 반짝이는 것 같다. 나뭇잎 사이로, 입고 있는 헐렁이는 바지 사이로 한 줄기 여름 바람이 불기도 한다. 다만, 태양이 너무 눈부시게 뜨거울 뿐. 태양을 피해야 한다!
무더운 여름을 어찌 지내야 하나 불안한 마음을 안고 사는 사람이 나뿐이랴. 한증막 같은 찜통 더위 속에서 특히 느긋해져야 한다. 널널한 여유있는 옷을 챙겨입고 여유있는 마음도 더 널널하게 챙기면서 뜨거운 여름이 내게 요구하는 '느긋한 여유로움'을 잃지 말아야 한다. 이 무더움 또한 다 지나갈 것이다~~~
Monday, July 07, 2025
바닷가에서
저녁 노을이 내려앉은 바다를 보고 싶었다. 푸른 하늘에 흰구름도 뭉게뭉게 있는 날이기도 하고 해를 가릴 먹구름이 있는 것도 아니고 해서 급하게 저녁 도시락과 돗자리를 챙겨을 싸들고 바다로 향했다. 하지만 얇게 내려 앉은 얄미운 회색 구름은 꼼짝달싹도 하지 않고 기다리고 기다린 붉게 익은 태양을 가리고 만다.
할 수 없이 일몰의 풍경을 포기하고, 바다가 물러가며 드러낸 민들민들하고 부드러운 속살을 밟기로 했다. 바다가 밀렸다가 다시 들어오는 시간, 해안 경비대에서 수영금지 안전 방송을 한다. 그럼에도 바다에 뛰어들며 물놀이를 하는 무식하게 용감한(?)사람들이 있다. 이런 경우 어쩌려나? 잡아가려나? 아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
태양의 여운이 남아있는 저녁시간은 아직은 별을 보여주는 컴컴한 밤이 아니다. 갑자기 어디선가 두 사람이 웽웽 소리를 내며 바닷가를 탐색한다. 낯선 풍경에 쓰레기를 줍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뭐지?' '금속탐지기'란다! 해변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다 보면 귀하고도 비싼 귀금속을 잊어버리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을 것이다. 하긴 나도 수영장에 귀금속 하고 갔다가 몇 번 잃어버린 아픈 기억이 있긴 하다. ㅋ 그들은 바닷가에서 반짝이는 별을 발견했을까?
무지막지 비싼 귀금속을 바닷가에 떨어뜨릴 사람이 없을 것 같고, 동전을 사용하지 않는 작금에 동전을 발견하는 기쁨도 잘 주워지지 않을 것 같은데, 웽웽 소리를 내며 성실하게 바닷가를 탐색한다. 가끔 삽으로 땅도 파고...헐 금 목걸이가 나오려나? 신기해서 한참이나 그들을 바라보았다. 긴장하며 그들을 바라보며 그들의 횡재를 목격하고 싶었으나 그냥 웽웽 소리만 났다.
서쪽에서 부는 바닷 바람이 시원하다~~~
해가 서쪽으로 넘어가고 어둑어둑해지는 시간은 묘하다. 바닷가에서 별을 보려면 한참이나 시간을 보내야 할 것 같은데......바닷가에 누워 밤 하늘과 밤 바다를 즐기고 싶었다. 바닷가에 돋자리를 깔고 바다가 밀려오는 소릴 듣고 드러누워 있자니 '이만하면 행복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드넓은 바다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에 긴장을 풀고 잠들고 싶었지만 낯선 환경에 머리가 총총거렸지 싶다.
돋자리에 누워 있자니 밤 바다는 보이질 않고 아이맥스관에 누워있는 것처럼 하늘이 유난히도 둥글게 느껴지는 것 아닌가. 오래 전 멋진 나비들의 생활을 의자에 드러누워 아이맥스로 보았던 기억이 떠올랐다. 시야가 너무 넓어서 눈이 아무것도 보지 못했던 그 경험.
'보고싶은 것만 보고, 아는 것만큼 보이는 것!'
컴컴한 밤바다에서 별을 찾은 것은 다음으로 미루고 집으로 돌아왔다.
Thursday, July 03, 2025
엷은 미소
'에너지가 고갈되고 다운되었다'는 말은 그닥 열심을 내어 치열하게 살고 있지 않은 내게 어울리지 않다. 그런데 모든 것이 심드렁하다. 무더운 여름을 타는 것은 아닐까. 작년보다 더 고요하고 편안한 것 같은데 왜 심드렁해지는 것이지. 주어진 일에 성실함으로 최선을 다하는 그냥 그런 날을 보내다 보면 무더위도 가고 찬바람이 불 것임을 알고는 있다. 그럼에도 여름을 탄다. 더위에 지쳐 그늘에 있는 내게 어린 친구들의 맑은 얼굴의 싱싱한 에너지가 제대로 흐르지 않는다.
한 친구가 수업이 끝난 후 내게로 와서 '엷은 미소'를 지으며 작은 목소리로 속삭인다. '집에서 소리내어 책을 한 권씩 읽고 있노라고......' 앗, 이 친구는 나와의 약속을 지키고 있었던 것이다. 수업 태도가 달라지고 있는 것을 눈치를 채고는 있었지만, 내게로 와서 기쁨을 공유할 줄은 몰랐다. 어린 친구 얼굴에 퍼지는 엷은 미소의 기운이 나의 몸을 타고 흐르는것을 느꼈다. '보람'이란 낱말은 참으로 아름다운 낱말이다. 시들거리는 나에게 맑고 밝은 에너지가 산들바람처럼 불어온다~~~
Wednesday, July 02, 2025
그냥, 그러려니~~~
그러려니~~~ 눈을 마주치고 살짝 웃어주면 그만일 것을, 그것이 어려워(?) 눈을 피하고 자신의 일에 집중하느라 기본적인(?) 인사도 챙기지 않은 사람에게 신경이 쓰인다. '인사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 보이지 않는 유령 취급 받는 것도 적응이 되었을 것 같은데도 기본적인 인사를 생략할 때 쪼그라드는 기분이 든다. '내가 못마땅?' '등을 펴!' '바쁜 모양이야!!'
원래 형식적인(?) 인사를 좋아하지 않은 사람이라 여겨 버리고 신경을 꺼버리면 되는 것을. 그런데 자꾸만 타인의 바쁜 무심함은 내 안에 우울감과 자괴감을 갖게하며 불행감을 갖게 한다. 내 마음의 정원을 어지럽힐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것인가! 그렇고보면 정말 못된 사람이다. '혹시 기분 나쁘라고 그런 것은 아니겠지? 아니, 남에게 조그마한 배려를 할 수 없을 정도로 어디가 아픈가?'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절대 모를 느낌이다. 아마도 내가 '눈치'를 보고 있는 모양이다.
후덥지근한 마음을 데리고 한참을 걸었다. '나'라는 존재감을 위축시키는 사람에게 휘둘리지 않도록 마음 근육을 키워야 한다. 인사를 하지 않고 눈치를 보게 만드는 그 사람이 내 정원의 주인 노릇을 하게 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세상의 무엇도 홀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말이 생각났다. 나름의 이유가 있을 터, 그냥 그러려니~~~하고 후딱 쓰레기 통으로 치워버리자. 내 잘못이 아니다.
Tuesday, July 01, 2025
어제는 끝났고!
한 겨울에 싹뚝싹뚝 잘려나간 나무들이 푸르게 살아났다. 때를 가리지 않고 가지치기를 하는 사람들은 자연의 강인함을 알고 있었을까. 흉물스럽게 남은 나무 줄기에서 잔가지가 나오고 푸른 잎이 나와 다들 무사히 봄과 여름을 지나고 있는 모습이다. 그래도 언제나 푸른 상록수 향나무는 놀랬던지 군데군데 겨울의 갈색 상처들을 지니고 있긴 하다. 아무래도 상록수이다 보니 새로 시작하는 활엽수와는 다른 증상을 보이는 것 같다.
아파트 정원에서 반짝거리는 둥근 이파리를 보면서 '감나무'라는 것을 알아챘다. 하얗고 귀여운 감꽃이 떨어진 자리에 귀여운 감이 달려 크기를 키우고 있는 중이다. 감꽃으로 목걸이를 만들며 감 맛이 나는 감꽃을 집어먹고 놀았던 어린 기억도 생각난다.
장마가 끝났을까? 이웃 일본은 장마종료 선언을 했다고 한다. 벌써 한 여름 더위가 쨍쨍이다. 무더운 여름이 길게 오랫동안 이어질 것 같다는 뉴스이다. 오늘도 가장 시원한 옷을 챙겨 최선을 다해 입고 본다.
높은 고층에 사는 사람들은 집밖의 하늘뷰를 자신의 것으로 여긴다고 한다. 하긴, 창문으로 통해 보는 넓은 시야는 그 집이 품고 있는 귀한 가치 아니겠는가. 하얀 구름이 둥둥 떠있는 하늘 사진과 푸른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창문이 부럽긴 하다.
여기 나는 창문으로 스며드는 햇살은 그림들을 훼손시킬 수 있기에 이만저만 신경이 쓰이는 것이 아니다. 블라인드로 가려질 푸른 하늘과 흰 구름 그리고 바다가 없어서 고민할 필요 없이 블라인드를 내려 나의 그림들을 보호하고 본다.
'미지의 서울'이란 드라마에서 나온 멋진 대사 적어본다.'어제는 끝났고, 내일은 멀었고, 오늘은 아직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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