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rsday, March 12, 2026

생활의 발견

가지고 있는 허리띠를 버리기엔 너무 아깝고, 허리띠에 구멍을 뚫어주는 곳을 찾아야 했다. 앞서 체중이 줄고 있다라는 사실에 약간의 경각심이 발동하긴 했다. 오랫동안 삶을 '하체비만'으로 살아온 터라 바지의 허리 사이즈가 점점 줄어드는 지금의 상황이 당황스럽긴 하다. 아마도 '나이가 들어서'라는 말이 여기에도 쓰일 것이다. 

 '근육녀'라는 자부심으로 살았던 적이 있었따. 여기 지금의 나는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지 않고 있기에 더 이상 나에게 해당이 되지 않는 단어가 되고 말았다.  틈틈이 근육의 필요성을 깨달아 마음과 몸의 근육을 늘리려고 신경은 쓰고 있지만 그게 어디 쉬운 일이던가. 생활 속에서 근육을 지켜내는 법으로 계단 오르기와 스쿼트가 접근이 쉬운 방법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늘 큰 맘을 먹어야 실현 가능하다.

어쨋든, 허리가 줄어든 것은 괄목상대할 일이다. 연골도 나이가 들어 닳아지고 있을 것을 고려하면 체중을 가볍게 하는 것도 유리할 수 있다는 점에선 좋은 면도 있다. 다만, 지방을 더 줄이고 근육을 더 늘려야 하는 것은 명심하기로 한다. 오늘 내 몸의 근육을 위해 무슨 일을 했는고? 고작 동네 마트에 걸어서 장 보러  다녀온 것 밖에 없네, 하긴 짐이 많아 계단을 오를 수 없었다!오랜만에 친구와 수다를 떨면서 마음의 근육을 이완시키기도 했다.

 동네 허름한 상가를 찾아가, 가방 수선 하는 곳에서 허리띠를 수선해야 할 사명이 내게 있었다.  상권이 죽어 병원 말고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 어디 이곳 뿐이겠는가, 여기 저기서 전쟁이 나서 기름 값이 오르고 먹거리 값도 튀어 오르고 모든 것이 오르고 있는 마당에......

구멍 4개에 '5천원'이라니! 요즘 돈의 가치를 생각하니 놀랄 일도 아니다. 아직도 허리띠에 구멍을 내주는 곳이 집 가까이 있는 것에 감사했다. 나선 김에 여기저기 상가를 구경하다가,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앉아 귀여운 모자를 뜨고 있는 알록달록한  '뜨개질 방'을 발견하였다. 평소에 하고 싶었던 일 중에 하나가 뜨개질을 배우는 것이다. 실과 바늘로 뭔가를 만들고 있으면 성취감도 생기고, 나이들어 쉽게 생기는 우울감이 치료되고,  단순한 손동작을 반복하는 가운데 스트레스가 해소되고 심리적인 안정을 찾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앗, 이제야 발견하다니! 이렇게 가까운 곳에 있었구나, 지금은 밖으로 나갈 봄인데...어쩌지ㅠ'

동네 뜨개질방은 오후에 문을 연다고 하니 지금 나의 사정은 옹기종기 모여 앉아 뜨개질을 하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 할 수 없다, 한가한 시간이 주워지는 겨울이 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추운 겨울이 오면 한 달 동안 꼭 배워서 내게 어울리는 모자와 작은 가방을 손으로 만들어 보고 싶다는 의욕이 생겼다. 대단한 일이다,뭔가 새롭게 배우고 싶어하는 자신의 모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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