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March 09, 2026

봄이구나!

 신문을 읽지 못해 구문으로 사흘이나 밀려있는 모습을 보는 것은 부담스러움이다. '이번 기회에 신문을 끊자'고 말하고 말았다. 한국에 돌아와 적응 차원에서 지금껏 쭈욱 장기 구독자가 되었었는데, 그닥 읽을 거리도 별로 없는 지금의 신문은 없어도 그만일 것 같은 존재의 가벼움을 느끼게 한다. 

이 알뜰한 생각이 '뭔가 아쉬운 느낌'을 동반하는 것은 아마도 오래된 습관때문일까. 나머저 신문을 포기한 것인가. 남들처럼 스마트폰으로 이리저리 세상 돌아가는 것쯤은 따라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들기도 한다.  너튜브는 유용하고 인공지능도 날로 발달해 가는 지금 아날로그 신문을 그만 놓아야 할 때인가. 그나저나 날마다 최소한의  성실한 읽을거리가 되어줬던 소중한 아날로그적인 것 하나를 놓아 이별하는 느낌을 모른 척 하고 본다.

꽃샘 추위가 매서워 두껍게 옷을 겹겹이 챙겨입고 동네 치과에 다녀오는 길에 길거리 사람들을 보았다. 나이든 사람들은 한결같이 초록색, 분홍색 등등의 얇은 봄 같은 스카프를 두르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지 싶다. 나선 김에 동네 알뜰장에 들러, 바다가 들어있는 싱싱한 곰취와 푸른 브로컬리를 구입해 들어왔다. 여러 봄채소들이 나와있는 것을 보면서 '봄이구나!'했다. 사실 코다리찜 요리를 하려고 일부러 찾아 갔던 길이었는데 생선을 파는 부부는 장을 열지 않았다. 단백질 식단은 코다리 대신 시장 두부로 대체해야 할 모양이다. 커다란 시장 두부는 이상하게 대형 공장에서 나온 여린 두부와 달리 고소한 맛이 더 난다, 신기하다.

어제 오후, 나의 학생중의 한 명이 영어 단어 노트를 꺼내어 나름의 공부를 하며 길을 걷고 있는 모습을 보고 놀랬던 일은 잊혀지지 않을 것 같다. 길에서도 공부를 하고 있는 모습은 너무 위험천만한 행동이기에  칭찬할 일이 절대 아니었다. 사고라도 나면 어떻게 될 것인지 한참이나 잔소리를 하였다. 다시 한번 학습 방법에 대한 재고려를 해야 할 시점이 지금인 모양이다. 난 이른 잠이 깨면, 열심을 내는 나의 수줍은 학생을 생각한다. (어떻게 도와줘야 하지?)

중고 물품을 판매하는 과정은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는 일이다. 구입의사를 밝혀놓고 바쁜 직장 생활 일정 탓으로 정확한 시간을 정하지 못하겠다며 양해를 구한다며 하루 종일 기다리게 하는 사람은 분명 구매의사가 없는 것이다. 잊었었다!, 별별 인간들이 있다는 것을. 결국 밤이 되어서야 그렇게 행동하는 사람의 의중을 알 것 같았다. 앗, 속았구나, 하루 종일 자신을 기다리게 하는 맛으로 온라인에서 존재감을 느끼는 그런 부류의 인간이 즐기고 있다는 것을. 인간과 인간 사이의 신뢰를 갉아먹는 존재들은 피하는 것이 상책이다. '당신 같은 사람에겐 안 팔기로 했습니다'라고 차마 말 못하고 '개인 사정상 물건을 걷어들인다'며 혹시라도 생길 수 있는 인연을 싹뚝 잘랐나 보다. 사용하지 않은 물건을 필요한 사람에게 전달하진 못했지만, 몰상식한 사람들과 엮이지 않는 사실이 더 가치있는 일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던 것 같다. (난 나 자신을 스스로 구해야 한다!)

내일 하루만 더 겨울 추위를 견디고 나면 따뜻한 봄날이 올 것이란다!!

0 Comments:

Post a Comment

<< Ho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