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rsday, July 17, 2025

어쩌라고

 언젠가부터 '은은하고 순한 맛'을 더 좋아하게 된 것 같다. 달달하고 매콤하고 자극적인 맛을 한참이나 질겅거리며 씹었던 시절을 지나 은은하고 순한 맛에 도착한 것이다. 건더기 북어채와 두부만 건져 먹으려고, 슴슴한 북어 두부국을 끓여 놓는 비오는 여름 날이다. 

질겅질겅 단단한 음식을 즐기던 그 시절은 이제 지났다. 감당할 수 있는 단백질과 칼슘이 풍부한 식단을 찾아내야 하는 의무가 있다. '적당함'이란 단어는 얼마나 어려운 낱말인가! 음식뿐이랴, 만사에 순응하며 적당함을 찾아 안주(?)하려는 모습은 시간이 데려온 것이다. 시간의 필터를 지난 나는 일단 저항할 힘이 부족하기도 하고, 치루워야 할 과정이 부담스럽다. 50대를  지난 지금, 난 슬기로운 철학자여야 할 것 같은데, 생각이 많아 주저앉는 것일까 근육이 부족해서일까. 

내 안의 두려움을 극복하는 일이 우선시 되어야 하는 것도 알고는 있지만 현실의 모습은 자꾸 중심을 잃고 흔들거린다. '넌 너를 믿니?' '응'이라고 자신있게 대답하지 못한다. 부질없는 욕심과 걱정을 내려놓고 그냥 그날 그날에 집중하고 만족하고 살 나이가 된 것 같은데, 자꾸 도태되는 기분이 든다. 

아직 나는 젊은 편이라고 한다. '어쩌라고?' '초고령화 사회'에 들어선 지금 젊음이 길어졌다고 한다. 삶의 끄트머리에서 돌아다본다면 분명 오늘은 푸른 여름인 것 같은데 자꾸 나이의 숫자가 걸치적거린다. '이 나이에 무슨......'분명, 나의 벽이 가장 강한 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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