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가에서
저녁 노을이 내려앉은 바다를 보고 싶었다. 푸른 하늘에 흰구름도 뭉게뭉게 있는 날이기도 하고 해를 가릴 먹구름이 있는 것도 아니고 해서 급하게 저녁 도시락과 돗자리를 챙겨을 싸들고 바다로 향했다. 하지만 얇게 내려 앉은 얄미운 회색 구름은 꼼짝달싹도 하지 않고 기다리고 기다린 붉게 익은 태양을 가리고 만다.
할 수 없이 일몰의 풍경을 포기하고, 바다가 물러가며 드러낸 민들민들하고 부드러운 속살을 밟기로 했다. 바다가 밀렸다가 다시 들어오는 시간, 해안 경비대에서 수영금지 안전 방송을 한다. 그럼에도 바다에 뛰어들며 물놀이를 하는 무식하게 용감한(?)사람들이 있다. 이런 경우 어쩌려나? 잡아가려나? 아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
태양의 여운이 남아있는 저녁시간은 아직은 별을 보여주는 컴컴한 밤이 아니다. 갑자기 어디선가 두 사람이 웽웽 소리를 내며 바닷가를 탐색한다. 낯선 풍경에 쓰레기를 줍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뭐지?' '금속탐지기'란다! 해변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다 보면 귀하고도 비싼 귀금속을 잊어버리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을 것이다. 하긴 나도 수영장에 귀금속 하고 갔다가 몇 번 잃어버린 아픈 기억이 있긴 하다. ㅋ 그들은 바닷가에서 반짝이는 별을 발견했을까?
무지막지 비싼 귀금속을 바닷가에 떨어뜨릴 사람이 없을 것 같고, 동전을 사용하지 않는 작금에 동전을 발견하는 기쁨도 잘 주워지지 않을 것 같은데, 웽웽 소리를 내며 성실하게 바닷가를 탐색한다. 가끔 삽으로 땅도 파고...헐 금 목걸이가 나오려나? 신기해서 한참이나 그들을 바라보았다. 긴장하며 그들을 바라보며 그들의 횡재를 목격하고 싶었으나 그냥 웽웽 소리만 났다.
서쪽에서 부는 바닷 바람이 시원하다~~~
해가 서쪽으로 넘어가고 어둑어둑해지는 시간은 묘하다. 바닷가에서 별을 보려면 한참이나 시간을 보내야 할 것 같은데......바닷가에 누워 밤 하늘과 밤 바다를 즐기고 싶었다. 바닷가에 돋자리를 깔고 바다가 밀려오는 소릴 듣고 드러누워 있자니 '이만하면 행복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드넓은 바다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에 긴장을 풀고 잠들고 싶었지만 낯선 환경에 머리가 총총거렸지 싶다.
돋자리에 누워 있자니 밤 바다는 보이질 않고 아이맥스관에 누워있는 것처럼 하늘이 유난히도 둥글게 느껴지는 것 아닌가. 오래 전 멋진 나비들의 생활을 의자에 드러누워 아이맥스로 보았던 기억이 떠올랐다. 시야가 너무 넓어서 눈이 아무것도 보지 못했던 그 경험.
'보고싶은 것만 보고, 아는 것만큼 보이는 것!'
컴컴한 밤바다에서 별을 찾은 것은 다음으로 미루고 집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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