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럿이 함께 밖으로
어린 학생들이 함께 줄넘기를 하는 수업에 참여하면서, 가물거리는 아주 옛날, 집 밖으로 나가 놀던 어린시절의 '나'와 만났다. 밥 먹으면 집 밖으로 나가 '자연친화적'으로 놀았던 촌스러운 나를 만난 것이다.
맨손으로 나가 적당한 돌멩이를 주워 비석치기를 하고, 흙과 풀을 가지고 밥을 짓고 반찬을 반들어 소꿉장난을 하고, 나뭇가지를 주워 시골의 넓은 마당에서 자치기를 하며, 콩을 넣은 오재미 놀이를 하며, 검은 색 고무줄을 이어 고무줄 놀이를 하였고, 쪼그리고 앉아 자잘한 돌을 모아 손바닥이 닳아질 정도로 공기놀이를 하고, 옷삔에 끼워진 시커먼 전리품을 가슴팍에 더 매달기 위한 전투적인 검은 삔 따먹기를 하고, 동그란 딱지 따먹기를 하고....나의 어린 시절은 집 안에서 공부하며 앉아있지 않았다. ㅋ
공터가 제법 넓게 있던 이웃 동네에 발품을 팔아 원정을 가서 놀았던 함께 줄넘기 했던 기억은 좀 더 단련된(?) 기술이 필요했던 놀이로 기억 난다. 아이들이 바글거리며 모여서 새끼줄이나 밧줄을 잡고서 함께 줄넘기를 했던 그 가슴들과 발들이 함께 뛰던 순간! 넘어가는 줄에 한명 한명 차례로 뛰어들어가 리듬에 맞춰 뛸 때 얼마나 스릴과 재미가 있었던가.
해가 저물어 어둑어둑해져 친구들이 각자 집으로 들어가는 시간이 되어서야 '저녁밥' 먹으러 집안으로 들어갔던 그 시절의 나는 책상에 앉아 '공부'를 하면 가슴이 뛰질 않았다. 뭘 모르는 지 몰랐던 아이, 하긴 모든 것이 배울 것이라...... 어린 나는 그냥 의무적으로 숙제를 하고, 밖에서 뛰어노는 것만큼은 신나게 잘했던 것 같다. ㅋ
돌이켜보니, 그 뛰어놀았던 활동적인 에너지가 헛 것은 아니었던 것 같다. 비교적 튼튼한 몸을 가진 건강한 사람으로 잘 성장하지 않았는가. 놀이를 통해서 알게모르게 배우고 깨달은 것이 있다. 규칙을 잘 지키는 법, 수많은 실패를 극복하는 법! 실패의 원인을 분석하고 열심히 연습하고 익히면 '나의 것'이 되어 더 나은 내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몸으로 익히지 않았는가.
가슴 뛰는 에너지를 담고 있던 '몸'이 늙고 있다. 신나고 즐거운 느낌보다는 차분하고 고요한 기운이 드는 그런 시간, 나는 밖으로 나가 함께 어울리는 것을 그리 좋아하지는 않게 된 것 같기도 하다. 몸의 근육뿐만아니라 마음의 근육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간에 자꾸 집안에 그냥 평화롭게 있고 싶다는 것, 이것이 문제라면 문제이다. 밖으로 나가야 한다~~~


0 Comments:
Post a Comment
<< Ho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