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rsday, June 12, 2025

마늘

비싸지 않은 것을 찾아 보기 힘든 시기라서 각오를 하였지만, 마늘 반 접 값에 놀랐다. 마늘을 먹지 않고 살 수는 없는 일이라서, 틈 나는 대로 마늘을 구입해 베란다에 두었더니 마늘 냄새가 존재감을 알리며 그 냄새가 진동이다. 내게 신호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일주일 빨리 도착한 이른 장마 소식에 서둘러 마늘 껍질을 벗겨 빻아서 냉동고 안으로 집어 넣어야 하는 커다란 숙제가 주어진 마음은 분주하다. 이럴 땐, 코끼리를 냉장고에 넣는 법을 떠올리는 것이다. 냉장고 문을 열고 코끼리를 넣고 문닫고~~~

오늘은 반드시 마늘의 신호에 응답을 해야 한다! 모든 것은 때가 있다.

마늘을 담아둔 박스를 가져와서, 흙이 묻은 뿌리를 잘라내고, 알알이 쪽쪽이를 만들어 물에 조금 불려서 껍질을 벗기고, 물기가 빠진 하얀 마늘을 분쇄기에 넣어 빻아, 봉투에 넣어 냉동고에 집어 넣으면 되는 일이다. 조금은 귀찮고 냄새 나는 일이지만, 일을 마치고 나면 아주 뿌듯할 것이라는 것을 나는 알고 있다. 

오늘은 목요일, 목이 터져라 웃고 싶은데 그럴 일은 없을 것 같고, 일자목 생기지 않게 슬기로운 집안 일을 할 수 있는 지혜를 갖기를 스스로에게 요구해 본다.  손에 장갑 끼고 마늘 껍질 벗기는 것 잊지 않기로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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