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June 11, 2025

킁킁 장미향기

 내가 언제부터 꽃구경을 가던 사람이 되었는가 자문해 본다. 평일 오후인데도 붉은 휴일처럼  일상의 일거리들을 뒤로 하고, 한시간 넘게 차를 이동하여 장미가 피어있다는 공원으로 향했다. 

늘상 즐겨가는 나의 동네 공원과는 차이가 있다. 계획하고 물질을 들여 만든 공원은 정갈하다. 맨발로 걸을 수 있는 황토길이 군데군데 있기도 하고, 관리하기 힘들다는 잔잔한 작은 호수도 있고, 여러 종류의 장미들이 만발하고 기분 좋은 장미 향기가 가득하다. 

킁킁 장미 향기~~~

붉은 장미, 노란 장미, 주황색 장미, 핑크색 장미, 하얀 장미 등등의 여러 장미를 보면서 역시 난 내 정원에 땅을 파고 뿌리를 심어 주었던 장미들이 생각났다. 그리고 어김없이 엄마의 담장에 올려진 핑크색 넝쿨 장미까지. 왜 발품을 팔아 장미을 보러 온 것인지 알 것 같았다. 엄마는 돌아가셨지만 장미는 계속 피어나 엄마 생각과 나의 장미들의 기억과 만나는 기쁨을 누리고 있다는 것을. 

6월 초순의 날이지만 태양은 뜨겁다. 아무리 양산을 쓰고 걷는다해도 대낮에 장미 공원을 걷는 일은 '느닷없이' 피곤하다, 이런저런 폼을 잡고 사진을 찍는 것도 귀찮을 정도로. 햇살이 너무 뜨거운 탓일까. 아무래도 전날에 잠을 설친 이유일 것이다. 내리쬐는 뜨거운 햇살에 장미꽃잎들이 탈색되는 것 같기도 하였다. 해가 지는 더 늦은 시간에 장미 정원을 걸어보고 싶다는 욕망을 남기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잊지못할 에피소드 한 개가 생각나 웃는다.

 오전 출근시, 허리에 '챔피언 벨트'라고 하기도 했던 징박힌 넓은 허리띠를 하고 학교에 갔더니, 특이한 허리띠 모습을 보고 어린 친구들이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반응을 하였다. '선생님, 이순신 허리띠를 하셨네요^' 나를 웃게 만든 어린 친구들의 관심과 호기심은 그 고급진 공원의 장미향보다 오래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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