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기 빠지던 그림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잘 살다가기 위해선, 가슴에 품고 있어야 할 다양한 모양의 '용기'가 있어야 한다는 것쯤은 알 나이가 되었다. 틀려서 창피하면 어쩌나싶어 쭈뼛거리며 손을 들어올리기를 포기했던 순간, 주변의 눈치를 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말을 삼키던 순간, 그냥 안전하게 익숙한 것을 선택했던 순간, 튀지말자며 '나답게'의 정의를 내리기 어려웠던 순간, 다시 시작하기엔 너무 늦었다고 주저앉던 용기 빠지던 그림들이 내게도 있었다.
관점을 달리하여 생각해 보면 맘에 들지 않고, 부끄럽기도 하고, 때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에도 자신을 지키려는 비겁한(?) '용기'가 있었던 것이다. 무식용감하게 앞으로 나아갈 때도 있었고 미그적거리며 정체될 때도 있었다. 하지만 내게 주어진 유한한 시간은 속도를 내며 앞으로 무심하게 잘도 흘러가 버린다.
지금이야말로 변화무쌍한 환경에 새롭게 적응하며 나답게 꿋꿋이 자신에게 집중하며 앞으로 나아갈 때이며 '허물 벗기'를 잘 해야 하는 시기임에 틀림없다. 지난 것들에 연연해하지 말고 아직 살아보지 못한 시간들에 대한 '두려움'을 벗어던지고 '용기'를 내어 반기는 것이다. '건강관리와 감정관리'를 성실하게 할 필요가 있는 제2막이 시작되었다. 그래서 그럴까? 관리된 나의 감정들은 물결없이 고요하며 방향성이 없고 추진력이 없는 듯하다. 시간의 필터를 지난 '나'라는 자아가 흐물흐물 주저 앉은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더 푸르렀던 지난 날, 나의 붉은 정열은 감정 정돈이 잘 되지 않을만큼 좌충우돌의 에너지를 불순물처럼(?) 품고 있었다. 어찌 생각하면, 그 울퉁불퉁한 하이브리드(혼종)의 힘이 적지않은 추진력을 갖게 한 것 같기도 하다. 가끔은 불순했던 순간들이 그립기도 하다, 조금(?) 늙어보니 알 것 같다. 방송에서 젊은 사람들이 열정적으로 춤을 추는 모습을 보면서 괜시리 눈물을 흘리는 자신을 보았다. 언젠가 가슴 뛰며 누렸던 나의 뜨겁고 치열했던 열정이 떠올랐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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